세상에는 수 많은 이야기가 있고 수 많은 이야기들이 책 속에 담겨 있다. 아빠의 고래는 14가지의 단편들이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녀가 없거나 동화를 읽으면서 재미없다고 느끼는 그런 어른이라면 유치하기도 하고 그저 그렇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의 이야기는 어른들만을 위해서 존재하지는 않는다. 어른들도 어릴 때 유치하다고 생각하던 전설이나 동화를 즐겨 듣고 읽었으니 말이다. 아빠의 고래도 그런 동화이다. 이 추운 겨울에 따스함을 전해주고 아이들아 읽었을 때 아이들 입장에서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우리는 얼마나 아이들을 이해하고 있을까? 분명한 것은 나도 아이였을 때가 있었는데 도무지 잘 모르겠다. 물론 아빠의 고래를 비롯한 14가지의 이야기는 어른이 지어낸 이야기지만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다. 이 책을 봄으로 인해서 아이들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해 본다. 아마도 일기를 열심히 적었던 사람이라면 그 일기를 지금도 보관하고 있다면 아빠의 고래와 같은 동화가 그 사람의 손에서도 탄생할지 모른다. 동화라는 글은 그 어떤 글보다 어렵지 않을까? 글을 적는 사람이 아이들의 입장에서 혹은 아이들과 같은 동심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야 말로 어른을 위한 동화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본다. 어른들의 이기심 혹은 인간의 이기심을 동물의 눈으로 바라본 누가 썼을까를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도 그 이야기에 나오는 어른 혹은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었던 것이다. 음식물 쓰레기는 당연히 썩으니까 거름이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것 또한 환경을 오염시키고 우리의 입맛을 위해 도토리를 주워가는 것은 야생동물들이 겨울에 먹을 것이 없어지는 것이다. 저자는 아이들이 쉽게 이해하고 좋아할 수 있게 청솔모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환경오염과 인간의 이기심을 살짝 들여다 보게 한다. 환경보호를 백날 외쳐도 관심이 없으면 그 누구도 지키지 못한다. 하지만 의인화된 글에서 역지사지를 생각해 보고 청솔모의 입장이 된다면 산책하다가 버리는 혹은 주워오는 것에 대하여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지 않을까? 나도 어느덧 세상사에 찌들려 버렸고 아이와 같은 동심을 잊어 버린 지 오래라 간만에 조금은 아이들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을 봐서 마음이 따뜻해진다. 자녀가 있다면 무릎에 자녀를 앉혀놓고 옛 이야기를 해 주듯이 이 책을 읽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