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 1 - 神秘
하병무 지음 / 밝은세상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신비는 두절이라는 호위총관이 광개토태왕의 어린 시절부터 제위시절 그리고 그가 사라진 시점까지 그의 업적과 인간적인 면을 1인칭으로 묘사한 소설이다. 물론 허구임을 밝힌다. 이야기의 시작은 중국 길림성으로 여행을 간 사람이 우연히 조선족을 만나고 그 조선족 할아버지에게서 신비라는 책을 보게 되면서 시작된다. 사진으로 촬영해 국내 사학자인 친구에게 번역을 의뢰했고 두절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백두산 자락에서 살고 있던 두절은 일족이 비적들에게 죽임을 당하고 우연히 방문한 담덕에게 목숨을 구원받게 된다. 그때부터 두절은 담덕의 그림자이자 동생이자 친구로 살아가게 된다. 대 고구려의 왕인 담덕은 그 위치 때문에 사랑하는 여인을 품지 못하고 두절에게 맡기게 된다. 두절 또한 그 여인을 사랑하나 자신의 품에 한번 안아 보지 못한다. 광개토태왕비에는 광개토태왕이 서른아홉에 죽었다고 했다. 너무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광개토태왕… 과연 그는 정말로 죽은 것일까? 소설에서는 그의 죽음을 다르게 해석한다.


광개토태왕이 재위하던 시절의 고구려는 동북방의 최강국으로 떠오른다. 북 중국 최강자인 연과의 잦은 마찰과 한반도 남단에 있던 백제의 침략으로 고구려는 편한 날이 없었다. 고국원왕은 백제 근초고왕의 침입으로 죽임을 당했고 연 나라에게 끊임없는 굴욕과 침입을 당한다. 그런 국제적 정변기를 거친 고구려는 막강한 군사력을 키워 언젠가 중원을 제패하리라는 소명을 만들었고 담덕은 이런 환경 속에서 자라나게 된다. 한 집안의 가장이 힘이 없으면 힘이 강한 자에게 모든걸 빼앗기고 소중한 사람을 지키지 못한다. 한 나라의 왕이 힘이 없으면 힘이 강한 나라에게 모든걸 빼앗기고 소중한 백성을 지키지 못한다. 그리하여 강한 왕으로 자라나 담덕은 왕위에 오르자 마자 백제를 토벌한다. 백제 10성을 번개같이 빼앗고 3개월 후 무적의 관미성을 점유하게 된다. 재임 5년에는 직접 수군을 이끌고 백제를 쳐 18개의 성을 함락시키고 이후 백제 아신왕의 항복을 받고 40개의 성을 차지하게 된다. 왜의 해적들로부터 신라를 구원하기도 했고 후연의 숙군성을 쳐 사실상 후연을 멸망의 길에 이르게 한다. 이처럼 강한 왕이었던 광개토태왕은 대 고구려 천 년의 역사의 중심에 서게 된다.


지금 우리 나라에는 고구려 역사에 대한 고증이나 발굴이 매우 어렵다. 분단된 남북한의 상황으로는 도저히 고구려 역사에 대하여 알 수 없다. 그래서 백제나 신라의 역사나 유물을 발굴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고구려가 머나먼 상상속의 나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 지금의 북한땅과 만주 그리고 중원 북부를 휩쓴 광개토태왕의 업적을 중국이 좋아할 수 없을 것이다. 동북공정을 통해 고구려 역사를 중국 역사로 만들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닌가? 위대한 천년의 역사를 가진 나라 대 고구려를 이대로 왜곡된 역사로 바라 봐야 한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발굴과 고증만할 수 있다면 광개토태왕의 업적이나 신비로운 죽음을 더욱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본다.


남자의 향기라는 소설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작가 하병무씨는 굵직한 남자다운 문체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여성의 섬세함은 부족하지만 남자의 짐승 냄새가 난다고 할까? 사랑도 애절하기 보다는 화끈하고 아련하다고 하겠다. 남자의 향기를 읽으면서 한 남자가 한 여자를 그렇게 사랑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소설 신비에서도 광개토태왕이 한나라의 제왕에서 물러나 자신의 사랑과 함께 떠난다는 이야기로 마무리 한다. 과연 그 중대한 임무와 무거운 자리에서 벗어나 자신의 사랑을 찾아 떠나는 왕… 하병무작가가 아니면 그려내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절대 지루하지 않는 남자다운 소설 신비.. 그 재미와 감동을 오래 기억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