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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 브로드 1
팻 콘로이 지음, 안진환 외 옮김 / 생각의나무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없는 일처럼 나에게 다가왔다. 사우스 브로드를 읽는 내내 나의 어린 시절과 지금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인생에 있어서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고 그 일로 인하여 인생의 방향이 많이 바뀌곤 한다. 과연 지금의 내 인생은 언제부터 방향이 바뀌었을까? 그리고 지금 내가 만나는 사람과 겪는 일들이 앞으로 내 인생에 어떤 영향을 줄까? 사우스 브로드는 레오라는 평범한 소년이 형의 죽음을 겪으면서 수 많은 일들을 겪게 되는 소설이다. 미국 남부 찰스턴에 살고 있는 레오는 눈부신 형의 광체 때문에 그의 모든 면이 부족해 보인다. 그러다 어느 날 형이 자살을 하게 되고 레오의 인생은 뜻하지 않는 곳으로 흘러가게 된다. 정신병원에 있어야 했으며 마약 사건에 연루되어 찰스턴의 명물이 된다. 그리고 그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자신의 인생에서 큰 영향을 줄 친구들과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30년이 지난 지금도 그들의 우정은 변함이 없다.
펫 콘로이의 소설 사우스 브로드는 19070년대부터 1990년대 미국의 분위기를 잘 아우르고 있다. 그리고 십대들과 그들이 어른이 된 후에 나누는 유머는 우리나라 문화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다. 과감한 농담과 적나라한 대화는 잠시 이질적인 기분이 들게 하지만 이내 적응이 되고 친구들의 우정이 얼마나 대단한지 이해하게 한다. 70년대 미국은 아직도 인종 차별이 심하다. 특히 남부지방인 찰스턴은 지역 유지와 중산층 그리고 흑인들과의 갈등이 심하다. 그 갈등 속에서 레오라는 소년이 등장하고 사람들의 시선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부유층, 흑인, 고아, 그리고 동성애자까지 친구가 된다. 그들은 평생의 우정을 함께 하게 된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성격이나 취향 혹은 가정환경이 비슷한 사람끼리 많이 어울리게 된다. 사우스 브로드에서도 나오지만 환경이 다른 사람이 친구가 되거나 혹은 결혼하기는 매우 어렵다. 하지만 소설 속 인물들은 시대의 흐름을 잘 타며 모두가 친구가 된다. 과연 내 주위에는 그런 친구들이 얼마나 많을까? 혹은 나는 레오처럼 친구들을 항상 믿어 주고 신뢰할 수 있을까? 이런 저런 생각으로 이 소설을 읽어가게 된다.
펫 콘로이의 소설은 유머러스 하다. 그리고 부드럽다. 문체가 유려하다라는 말은 잘 모른다. 내가 문학을 전공한적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의 유머와 부드러움이 느껴지고 역자가 최대한 저자의 뜻을 살리고자 했다는 것 정도는 느낄 수 있다. 이 소설을 읽으면 존 스타인벡의 에덴의 동쪽이 생각난다. 한 사람의 성장과 더불어 어른이 되었을 때의 감정을 느낄 수 있어서 책을 덮고 나면 그 사람의 인생을 살아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더 많은 독자들이 열광하고 빠져드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제 우리나라에도 본격적으로 문제가 되는 아동 성범죄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망치고 영향을 주는지도 한번 더 생각하게 한다. 그의 인생을 가장 크게 바꿔놓은 형의 죽음도 그리고 1969년 6월 19일 앞집에 이사온 시바와 트레버 쌍둥이도 어른들의 욕심으로 얽룩 저버린 인생이다. 그리고 그들을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하는 레오의 인생 또한 지나친 어른들의 욕심 때문이 아닐까? 우리의 인생에서 어른들의 영향으로 얼마나 많은 방향이 바뀌었고 또 짐을 지고 살아갈까? 그리고 지금 우리들은 어린이들에게 그런 영향을 주고 있지는 않을까? 불쌍한 레오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이 아닐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보면서 명작의 즐거움을 느낀 행복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