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 워크

블러드 워크 - 원죄의 심장,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23 ㅣ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1월

다시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을 처음부터 접한다면 나는 블러드 워크부터 읽고 시인과 시인의 계곡을 읽을 것이다. 랜덤 하우스에서 출판한 코넬리의 작품 중에서 이제 남은 것은 링컨 자동차를 타는 변호사만 남았다. 누군가가 블러드 워크부터 소개를 해주었으면 정말 좋았지 않았을까? 장르물 혹은 스릴러라고 하는 이 소설들은 마이클 코넬리의 진가를 다시 보여준다. 10년전만 하더라도 프로파일링이나 FBI 행동분석팀에 대한 지식이 매니아가 아니면 용어 자체를 몰랐는데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미국 드라마를 접하기 쉬워졌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CSI 그리고 크리미널 마인드와 같은 드라마로 스릴러가 많이 보급되었고 나 같은 사람도 스릴러를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오래전 세븐이라는 영화 (모건 프리먼 , 브래드 피트 주연)를 보고 연쇄살인이라는 걸 처음 접했다. 우리나라는 지역적, 문화적 특성으로 연쇄살인은 거의 없다. 하지만 인터넷 보급과 개인주의화에 따른 인성교육 부족으로 점점 서양화된 강력 범죄가 늘고 있는 추세다.


"자신이 평생 싸웠던 '악' 그러나 그 '악'의 수혜자가 바로 자신이라는 사실은 테리를 일대 혼란에 빠뜨린다." FBI에서 최고 요원으로 활동하던 메케일럽은 과도한 업무로 심장에 이상이 생겼고 죽는 날만 바라보는 시한부 인생에서 기적적으로 자신과 혈액형이 맞는 심장을 이식 받게 된다. 그 후 그는 은퇴하고 고향으로 돌아가 아버지가 물러주신 "더 팔로잉시"를 고치며 조용한 날들을 보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미모의 여인이 메케일럽을 찾아오고 다시는 악을 수사하지 않으리라는 자신의 신념을 깨고 그 여인의 여동생 그레이스의 죽음을 조사하게 된다. 은퇴한 FBI라는 것과 몸이 성치 않는 메케일럽은 수많은 고난에 빠지게 되고 하나씩 해결할 때마다 점점 커지는 악의 그림자에 경악하게 된다. 과연 그레이스를 죽인 범인은 누구일까?


블러드 워크는 시인의 계곡의 초석이 된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시인에서 범인이 메케일럽을 죽임으로 그의 친구 해리 보슈를 끌어들이게 된다. 이로써 시인의 계곡은 시작된다. 시인을 읽었을 때 전율과 시인의 계곡 그리고 블러드 워크를 읽었을 때의 느낌 중에서 블러드 워크가 가장 강렬하지 않았나 한다. 독자의 최고 즐거움은 페이지를 한 장씩 넘길 때 마다 이 사람이 범인일까? 하고 예측해 보는 것이다. 그런데 시인과 블러드 워크는 사정없이 독자를 우롱한다. 아니 외면한다. 범인의 범죄가 이렇게 큰 그림을 그리고 있고 메케일럽을 그 길로 따르게 하는 자체가 너무 놀랍니다. 플롯의 천재라는 말을 들을 만하다. 다시 한번 읽어도 재미있는 소설이 블러드 워크가 아닌가 한다.


마이클 코넬리같은 작가가 있다는 것은 매우 행복한 일이다. 그의 창의력이 독자들을 잠 못 이루게 하는 것이다. 그의 책은 한번 손에 잡으면 절대 놓을 수 없다. 블러드 워크, 시인, 시인의 계곡, 실종을 읽었으니 이제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만 남은 셈인가? 다른 코넬리의 작품도 얼른 번역 출판 되었으면 좋겠다.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싸움 속에서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우리가 괴물의 심연을 오래 동안 들여다 본다면 그 심연 또한 우리를 들여다 보게 될 것이다."
-니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