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스 베네딕트가 저술한 문화의 패턴은 쉽게 말해서 문화인류학의 고전이라고 보면 되겠다. 19세기 후반 인류를 연구하던 학자들은 지리, 인종, 환경 같은 물리적인 연구가 주류였으나 베네딕트의 스승 보아스로부터 물리적인 연구에서 정신문화의 연구로 진화하게 된다. 문화의 패턴이나 인류학 같은 학문은 쉽게 접하면서도 우리가 잘 이해하지 못하는 학문이다. 내가 밥을 먹고 직장생활을 하는데 도대체 이런 학문이 왜 필요한가? 라고 질문을 해 봄직도 하다. 이런 학문이 없어도 우린 살아가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하지만, 우리가 가정을 이루고 한 사회를 이루고 그리고 국가를 이루게 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영원히 알 수 없게 되어 버린다. 베네딕트가 연구한 문화인류학은 그 시대적 배경과 함께 어찌보면 비평을 교묘히 숨긴 것일 지도 모른다. 현재의 시대에서 읽으면 그 의미가 퇴색 할 수도 있으나 자유의 나라라고 하는 미국에서 조차 베네딕트가 활동하던 20세기 초반에는 여성에게는 투표권 조차 없을 정도로 여성인권이 미비했다. 그리고 1,2차 대전으로 이어지는 세계전쟁과 나치즘으로 민족 우월주의가 나타났으며 미국의 호황으로 물질 만능주의가 팽배하던 시대였다. 그런 시대에 살던 베네딕트는 문화인류학을 연구함으로 시대의 부조리를 반영하고자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문화라고 하면 쉽게 관습이나 전통 같은 걸 생각하면 되겠다. 베네딕트가 연구한 세 부족 주니, 도부, 콰키우틀족 이야기를 제외 하고도 우리나라만 예를 들어 보도록 하겠다. 관습과 전통이라는 것은 인간이 만들어 내며 그 테두리를 벗어나면 안된다고 배우게 된다. 다른 말로 교육이라고도 하는데 세상 그 어떤 소식도 들을 수 없는 폐쇄된 지역에 홀로 살고 있다면 이 모든 관습과 전통이 무엇 필요 있을까? 문화라고 하는 것은 인간들이 살아가면 서로에게 혹은 자신에게 더욱 이익 될만한 도구를 만드는 것이다. 주니족은 의례를 무척 중요시 하는 서양의 종교문화를 콰키우틀족은 미국의 경제 우월주의를 도부족은 서양의 기독문화에서 위배되는 마녀사냥과 같은 주술 또는 종교 우월주의를 비판한다. 베넥딕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 어떤 문화도 우월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문화인류학을 연구함으로서 잘못된 문화 우월주의를 타파하고 잘못된 관습이나 전통으로 인류가 희생 당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쉬운 예로 우리나라도 민족우월주의가 대단하다. 이 민족주의는 장점도 있으나 단점도 만만치 않다. 최근 2PM 재범의 한국비하와 관련된 사건만 보더라도 옹호하는 측과 비판하는 측의 첨예한 대립이 있었다. 민족주의를 주장하는 사람은 한국 비하를 매국노로 치부하고 2PM 재범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마녀사냥이라며 민족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 누군가가 옳다고 말할 수 없다. 미국에서 자란 재범이 한국 문화를 알기 전에는 미국 문화가 우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클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그만큼 문화의 교육은 같은 인종이라도 다른 환경에 살면 어떻게 변화하는 가를 보여 주는 것이다. 베네딕트가 말하고자 하고 비판하고자 함이 바로 이런 모습들이 아닐까? 나치즘의 민족 우월주의가 유태인 학살을 불러 왔고 미국 경제우월주의는 겉은 화려하지만 더 많은 가난한 사람들을 더욱 가난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자 함이 아닐까? 문화의 패턴이라는 책을 보고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간의 문화를 그리고 그 패턴 속에 숨겨진 모순들을 한번 더 생각해 본다면 베넥딕트가 문화의 패턴을 집필한 이유를 조금이라도 더 알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