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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보는 세계 사상사
허윈중 엮음, 전왕록.전혜진 옮김 / 시그마북스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사상이라는 말은 곧 생각하고 생각한다는 뜻이다. 종교를 믿던 철학을 믿든지 간에 우리 사람은 항상 생각하는 존재이다.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고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벌써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주나 지구의 역사에 비교하면 인간이 살아온 삶은 아주 짧다. 하지만, 인간은 생각하는 존재이다. 그리고 그 생각들은 세월이 흐를수록 발전하고 계승하며 더욱 탄탄한 사상으로 변천해 왔다. 입에 풀칠 하기 힘든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철학이니 종교니 하는 사상이 왜 필요하냐고 반문하겠지만, 우리는 존재의 의미를 항상 생각해 왔다. 사상은 머나먼 학문적인 의미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상은 곧 우리의 삶이고 우리의 역사인 것이다. 그만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 사상의 변천사에 대하여 조금만 알아보기로 하자.
인류 초기의 사상은 종교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겠다. 이 말은 곧 태양이 대지를 비추고 바람이 불며 비가 내리고 그러한 자연현상으로 인해 인간의 삶이 풍족해 지느냐에 따른 삶의 본질에서 인간은 자연을 동경하게 된다. 그 동경은 신앙으로 변하였고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자연현상에 대하여 제천의식으로 굽어 살핌을 바라게 된다. 태양을 섬기고 하늘을 섬기며 또 대지를 생명의 근원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유목 및 수렵 생활을 하던 인류가 정착하고 농경 사회로 들어서면서 인간은 삶과 죽음이라는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죽음은 살아 숨쉬는 인간에게 가장 큰 난제가 되었던 것이다. 삶과 죽음을 어떻게 바라볼 것이냐 라는 문제에서 인간은 더욱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세상이 존재하는 이유와 또 인간 상호간의 관계에서 더욱 본질적인 질문을 하게 된 초기 철학자들과 종교인들은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나름대로의 결론에 도달하게 되고 그 결론을 배운 제자들은 더욱 정진하고 숙고하여 인간 본질에 조금씩 다가서게 된다.
세계 사상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가 있다. 바로 서양 사상과 동양 사상이라는 큰 기류이다.
본질적 의미는 비슷할지 모르나 서양과 동양 사상은 발전과 그 형식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서양이나 동양이 자연현상에 대하여 동경을 가지고 그를 숭배하고 연구했다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본질적으로 서양은 인간관계에 대하여 발전을 했고 동양은 자아성찰이라는 목적을 두고 발전하기 시작했다.
그럼 서양 사상사부터 간략하게 살펴보면 서양 사상은 자연관찰과 토론에 의한 사상이 대부분을 이루었다고 보면 되겠다. 그리스의 사상철학은 서양의 철학을 이루는데 근간이 되었고 그 후 중세 시대로 들어서면서 서양은 가톨릭의 영향으로 철학의 모든 역량은 종교적인 것으로 집중이 된다. 종교적인 면이 나쁘다 좋다고 말할 수 없지만 현재의 학자들은 그 시기를 철학 중세 암흑기로 본다. 종교의 뜻에 위배되는 사상은 이단이며 이단은 곧 죽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서양 사상은 신과 인간의 관계 그리고 인간과 인간사이의 관계에 집중하게 된다. 천국과 지옥 그리고 인간의 구원에 관한 연구가 대부분의 주류를 형성한다. 중세시대가 걷히고 산업혁명 시대로 들어오면서 서양철학은 자본과 인간의 관계 그리고 인간 본질 자체에 대한 사상이 발전하게 된다.
종교적인 사상보다는 인간 자체에 대한 고찰로 현재 세계 사상의 근간을 이루게 된다.
동양은 중국과 인도 사상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도에 발전한 불교와 중국에서 발전한 유교,도교 사상은 아직도 동양 사상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중국의 사상은 수많은 전쟁으로 인하여 국가의 흥망성쇠에 대하여 인간의 죽음 이전에 국가관이 주류를 이루었다고 보면 된다. 사람은 누군가가 구원을 해주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깨달음을 얻고 그 깨달음이 경지에 이르면 스스로가 신이 된다는 사상이다. 나라를 위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는 예절과 스스로를 깨달음의 경지로 이끄는 정진이야 말로 동양 사상의 정수라고 보면 된다.
물론 지도로 보는 사상사를 짧디 짧은 서평으로 줄여서 이야기하기에는 너무나도 벅차다.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는 재주도 또 중요한 이야기를 줄여서 하는 재주도 부족한 나에게 세계 사상사를 이렇게 줄여서 이야기 하려고 하니 어렵기만 하다. 하지만 이 책은 소장가치가 분명이 있다. 한번에 보고 말기에는 아깝다는 이야기와도 같다. 누구나 마찬가지이지만 내가 존재하는 이유나 또 살아가야 하는 이유에 대한 궁금증은 책으로 배우는 방법 밖에 없다. 자주 보고 들어서 아는 사상가도 있고 또 생소하게 알게 된 사상가들도 많이 있다. 그리고 사상이란 그 시대의 환경에 맞춰서 변화했고 또 그 옛날 그런 사상을 가지고 연구한 그들의 업적이 놀랍기만 하다. 올 컬러에 잘 구성된 책은 읽는 내내 나의 마음을 즐겁게 했다. 무엇보다도 시간의 순서와 또 지역에 따라서 잘 구분해 놓아서 일목요연하게 사상에 대하여 공부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점이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마지막으로 아쉬운 점은 중국 저자가 쓴 책이라서 그런지 우리나라 사상사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이 아쉽고 또 우리나라의 사상이 빈약함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계기가 아니었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