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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애드립의 힘 - 스누피 처세철학
히로부치 마스히코 지음, 이양 옮김 / 종이책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스누피 세대라고 하면 바로 지금의 30대가 아닌가 한다.
물론 슐츠의 스누피는 굉장히 오래 전에 그려진 만화이지만 우리나라에 소개된 것은 아마도 20년 정도 전이 아닌가 한다. 물론 더 오래 전에 소개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나의 기억에 스누피는 초등학교 시절에 등장했다.
스누피의 그림이 없는 곳이 없었다. 지우개를 비롯한 학용품과 껌 종이에도 있었고 잡지책에서도 많이 본 것 같다. 물론 피너츠라는 제목으로 소개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요즘 어린이들에게는 피카츄나 원피스 같은 만화가 더 인기 있지만 나의 기억속에는 착한 소년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가 더 크게 각인 되어있다.
그런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가 애드립의 힘이라는 책으로 나에게 다가 왔다.
책을 읽는 시종일관 이 만화가 이렇게 철학적이었어? 라는 놀라움이 생겼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애드립의 힘은 바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어야 할 대인 관계에서 우의를 점 할 수 있고 좀더 서로에게 나은 관계를 유지 시키고자 하는 저자의 해석이 담겨 있다.
단지 4컷 만화를 만화 그 자체로 받아 들인다면 생각의 사고는 멈추어 버리지만, 저자의 의도대로 슐츠의 숨은 의도를 파악하게 된다면 피너츠는 굉장히 철학적인 만화가 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대화의 중요성을 얼마나 깨닫고 있을까?
수없이 쏟아지는 성공서적들을 보고 있자면 대화의 중요성이 차지하는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
물론 독단적이고 추진력을 갖추거나 일에 대한 끊임 없는 동기부여와 노력만이 성공의 지름길이다라고 역설하는 책들도 많이 있지만 시대의 흐름은 변화하고 있다.
뛰어난 리더일수록 대화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으며 무미건조한 업무상의 대화 말고도 위트 넘치는 유머로 주위 사람들을 편안하게 만들 줄 안다.
학생시절에는 잘 모르지만 직장 생활을 하게 되면 우리는 대화의 중요성을 더 절실히 깨닫게 된다. 직장 상사나 후배들과의 대화에서 항상 대화에 동참을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리고 동참하게 되더라도 꼭 큰 목소리로 대화를 방해하는 사람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대화의 주제를 잘 파악하지 못하는데 있다. 회의 시간이 길어지는 이유도 소위 우리가 말하는 삼천포로 빠지기 때문이다. 나는 똑똑하지 않다. 하지만, 회의 시간에 삼천포로 빠지면 곧 잘 이야기의 주제를 환기 시켜주는 경향이 있다. 세상 모든 관계에서 대화는 중요하다. 대화가 단절되거나 오해가 생기면 크나큰 불신이 생기고 관계에서 금이 가기 때문이다.
대화를 하면서 중요한 부분이 많이 있지만, 이 책에서는 애드립의 힘을 강조한다.
우리는 애드립이라는 말을 잘 알고 있다. 음악에서 애드립은 곧 즉흥 연주이다. 정확한 용어는 아니지만 청음을 한 후 그 코드에 맞춰서 내 연주를 즉흥적으로 하는 것이 바로 잼(오브리.째즈) 즉 애드립이라는 것이다. 대단한 능력이 아닐 수 없다. 애드립은 곧 째즈 실력으로 가기 때문이다.
대화에도 애드립이 필요하다. 누군가 화가 나서 말을 할 때도 그 화를 웃음으로 넘길 수 있게 하는 것이 애드립 대화의 힘이다. 회사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는 이유도 있다. 출근이나 퇴근 시간 혹은 휴식 시간에 굉장히 웃긴 이야기를 잘 해 주는 편이다.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것은 절대로 남을 비방하면서 하는 유머는 유머가 아닌 것이다. 꼭 남의 허물을 꼬집어서 웃기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언젠가 나의 허물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보면 된다.
나는 위트 넘치고 유머러스한 사람이 좋다. 그들에게는 여유가 있고 또 농담을 농담으로 받아 들일 줄 아는 센스가 있다. 하지만 고지식하거나 유머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무슨 이야기를 해도 대화를 이끌어 나가기 힘이 든다.
저자는 말한다. 어떻게 애드립의 힘을 키울 수 있을까?
바로 독서와 세상사에 대한 관심이다. 다 그럴 필요는 없지만 특히 영업을 주로 하는 사람은 자기가 판매하는 물건에만 해박해서는 위험하다. 고객이 어떤 취미를 가지고 있는 어떤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를 얼른 파악해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든 후에 영업을 하면 그만큼 대화가 부드러워 진다. 독서나 세상사에 관심이 없이는 이런 애드립은 힘이 든다. 생각하기 나름이기는 하지만 어느 개그 프로나 유행어가 떠돌 때 애써 관심 없을 필요는 없다. 남들이 그 유행어를 할 때 나도 적절하게 받아주는 센스가 필요한 것이다.
솔직히 슐츠의 만화만 보고 그의 철학적인 의미를 다 찾아내긴 힘이 든다. 뭐라고 말해야 하나?
내가 그런 철학적 지식이나 또는 지식을 원할 때는 그 의미가 크게 다가 오지만 아무런 생각을 하기 싫을 때는 그 어떤 좋은 이야기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 이치와 같다.
하지만 저자의 설명이나 충고를 곁들이게 된다면 그 의미가 새삼 달라진다.
한번에 보고 책장에 꽂아 두기에는 아까운 책이다. 생각이 날 때마다 한 컷씩 보고 의미를 되새겨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어차피 인생에 있어서 대인관계는 한번에 이루어 지는 것이 아니다. 가장 큰 스승은 바로 경험. 자신의 경험을 빗대어 슐츠의 피너츠에 대입해 보면 더 큰 의미로 와 닿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