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상에서 지리를 만나다 - 생활 속 지리 여행
이경한 지음 / 푸른길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의 일상에서 의미나 이유가 없는 게 없다.
하지만 우리는 그 일상에서의 의미를 생각하지 않고 살아간다.
극장을 가도 단지 데이트나 영화를 보기 위함일 뿐 영화를 좀 더 편안하게 즐기기 위한 명당 자리가 있는지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선호하는 자리가 있을 뿐,
나는 극장에서 대부분 제일 뒷줄 왼쪽 통로를 선호한다.
그 이유는 스크린과 자막이 한눈에 들어 오기 때문이다.
제각각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일상에서 지리를 만나다는 이런 일상에서의 의미를 부여하는 책이다.
메타세쿼이아 산책로를 걸어 본적이 있는가?
아마도 이 풍경하면 떠오르는 건 바로 겨울연가라는 드라마이다.
이 드라마가 히트를 친 이후 담양이나 남이섬의 메타세쿼이아 숲길은 엄청난 인기를 누리게 된다.
하지만 그 숲길을 지키기 위해서 주민들이 얼마나 많은 정성을 들였는지를 알고 걸어 다니는 사람은 없다.
물론 몰라도 사는데 지장은 없다.
하지만 그 의미를 한번 더 새김질을 해 본다면 더욱 아름답고 정겹게 느껴지는 것이다.
나는 한때 사진이라는 취미에 빠져서 여기저기 많이 다녀 보았다.
우리나라 최대의 습지인 우포 늪이나 황혼 무렵 황금물결이 흐르는 순천만의 경이로움도 보았다.
이 책은 자연의 아름다움이나 경이로움뿐 만 아니라 지리학적 관찰이나 또 인간이 자연에 순응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그렇다 그 아름다움을 인간은 자기의 이익을 위해 쉴새 없이 파괴하고 있다.
인간은 자연과 공존하지 못하면 언젠가 그 피해가 인간에게 가장 크게 다가 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책을 보면서 읽는 사람 각자의 마음에 따라 달라 보일 수 있다.
그냥 상식을 쌓기에 좋은 책일 수 있고,
또는 여행을 가거나 할 때 좋은 안내 책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2가지에 중점을 두고 보았다.
첫 번째는 인간이 자연을 파괴하는 이야기다.
새만금 간척 사업으로 인간은 넓은 농토를 얻었을지 모르나 더 많은 자연을 잃었다.
고인 물은 썩게 되고 그로 인해 온갖 생태계의 파괴를 가져 오는 것이다.
나만 아니면 돼. 라는 안일한 의식이 불러온 폐해인 것이다.
두 번째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에 대한 이야기다.
인간은 언제나 자연에서 모든걸 얻으며 생존해 왔다.
단편적인 예로 원시 어업에서 밀물과 썰물을 이용해 어업을 해 왔던 것이다.
가장 자연순화적 어업 법이다.
이제는 양식이나 원양어업으로 원시 어업이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그래도 부안에는 원시 어업 축제가 있다.
다른 여행 책자에서도 자주 보는 광경이다.
그리고 강의 낙차를 이용해 수력 발전을 하고 농업에 필요한 물을 저장하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자연을 이용한 경우이다.
물론 이 책은 더 많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건축물이 보여주는 일상에서의 지혜로움 이라던지,
납골당에 로열층 이야기도 있고,
마이산의 풍화혈도 설명하고 있다.
정말이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형,지물을 과학적이고 재미나게 풀어낸다.
그래서 쉬우면서도 재미가 있다.
단지 아쉬운 점이라면 좀더 세밀하고 깊이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뭐 순전히 이건 나의 개인적인 견해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우리네 삶에 모든 것에 의미를 찾는다는 점에서 아주 유익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