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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후회남
둥시 지음, 홍순도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사람은 살아가면서 매 순간 선택을 하게 된다.
오늘 저녁 메뉴는 무엇을 먹을까?
오늘 누구를 만날까?
물건을 살 때 카드로 결재할까? 아님 현금으로 결재할까?
그런 수많은 선택을 하고 또 후회도 많이 하게 된다.
미스터 후회남은 일평생 동안 잘못된 선택만하여서 후회만 하는 남자의 이야기다.
후회남의 주인공 광셴은 중학교 시절부터 입만 열면 사고를 친다.
심지어 아버지까지 공경에 빠트리게 되고,
그 일로 인해서 집안은 풍비박산이 나게 된다.
그리고 그가 50대가 된 지금 아직도 후회를 하면서 살고 있다.
그런 그가 어느 여자에게 독백하듯이 이야기를 진행해 간다.
먼저 이 책을 읽기 전에 우린 중국의 60년대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
그 중에 핵심은 홍위병과 공산주의다.
중국은 청조가 일본에 의해 무너지면서 극심한 혼란을 겪게 되고 온갖 외세의 침입을 받는다.
그러다가 국민당과 공산당은 힘을 합쳐서 외세를 몰아내지만 국민당과 공산당의 맞섬으로 극심한
내란을 겪게 되고 종국에는 마오쩌둥이 이끄는 공산당이 승리한다.
그리하여 중국은 공산화가 되었고 소련과 함께 공산당의 양대 축으로 떠오른다.
공산당 내부에서도 마오쩌둥을 옹호하는 파와 덩샤오핑을 옹호하는 파로 나뉘고
이 시점에서 홍위병(청년운동단체)이 조직되어 마오쩌둥을 적극 지지하게 되고
홍위병은 공산주의에 위배 되는 모든 것을 말살하고 배척하기 시작한다.
이 홍위병으로 인해 중국의 수많은 문화유산이 소실되었고 조금이라도 공산정권에 반대되는
(교사,사업가,그리고 전통적인 견해와 선진문물을 받아 들이는 견해를 가진)사람들을 박해했다.
이 시기가 바로 광셴이 이야기를 시작하는 시점이다.
최소한의 중국현대사를 알고 있어야 비로소 모든 이야기에 공감대가 형성이 된다.
광셴은 지극히 정직한 인물이다.
너무 정직해서 할말은 하고 살아야 한다.
그리고 거짓말을 할 줄 모르며 그 정직함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생각할 줄도 모른다.
그가 입을 열어서 아버지가 홍위병에 잡혀갔고 그의 어머니는 자살했으면 여동생은 생사여부도 모른다.
그리고 그는 행동의 과감성이 없는 소심파다.
장나오를 좋아하면서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서 그는 8년이라는 세월을 감방에서 보낸다.
그곳에서 그는 사고뭉치일 수 밖에 없다.
탈옥하는 동료를 고발하지를 않나, 그 이야기를 죄책감에 못 이겨 또 말해서 소위 말하는 왕따가 되고,
출소 이후에도 여자문제로 그의 인생은 꼬여만 간다.
참으로 답답하다.
나 같으면 그렇게 하지 않을 텐데.
읽는 내내 그런 생각을 한다.
왜이리 바보 같은 거야~광셴~
좀 똑똑해지거나 독해지란 말이야.
가끔은 한 수 앞을 내다보면서 말을 하고 행동하란 말이야.
하지만 책을 덮을 때 까지는 그는 답답한 행동으로 일관한다.
하지만, 광셴이 그렇게 후회만 하고 사는 사람일까?
나는 그런 적이 없나?
나는 얼마나 바른 선택을 하고 또 후회하지 않을 만큼 행동할까?
그렇게 반문을 하면서 읽었다.
세상에는 참으로 많은 인간들이 있다.
생김새가 다르듯 생각과 행동도 제 각각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양심의 척도를 가지고 있으며 관습이라는 굴레 안에서 벗어 나지 않으려고 한다.
알고 있든 모르고 있든 그런 것이다.
불쌍하게도 주인공 광셴은 그런 척도나 관습의 굴레를 이해하지 못한다.
작가가 어떤 의도로 이 소설을 집필했는지 나는 모른다.
다만 작가는 후회로 얼룩진 광셴에게서 우리들의 모습을 투영하고자 했는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랬을 것이다.
그렇게 광셴은 우리와 닮기도 했고 혹은 안 닮기도 했다.
꼭 책을 보면서 무엇을 깨닫거나 지식을 얻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보면서 후회하지 않는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결론은 내리지 못했지만 어렴풋이 생각해 보는 개기가 되었다.
그래서 주인공 광셴이 더 좋았는지도 모른다.
한편의 코믹영화를 본 것 같은 느낌이다.
어쩌면 영화로 나올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그만큼 이 책을 편 순간부터 덮을 때까지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편식은 금물이지만 그래도 비소설보다는 소설이 재미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미스터,후회남을 덮어본다.
""광셴~~ 난 네가 좋아. 후회밖에 없는 인생을 살았겠지만, 그래도 재미는 있었잖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