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기도의 언어 - 시편을 읽는 40가지 단어
장 피에르 프레보스트 지음, 이기락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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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기도의 언어 장피에르 프레보스트 가톨릭 출판사

 

 

 

말이 막힌 자리에서 시작되는 기도

 

 


저의 하느님, 온종일 외치건만 당신께서 응답하지 않으시니 

저는 밤에도 잠자코 있을 수 없습니다.” 

(시편 22,3)

 

 

 

아이는 어릴 적부터 자주 밤을 건너야 했다. 숨이 갑자기 가빠지는 순간들이 있었고, 우리는 예고 없는 밤길을 달려 병원으로 향하곤 했다. 10 대가 된 지금도 그런 밤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아이는 많이 자랐지만, 호흡을 가늠하며 보내는 시간의 긴장은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다.

 

그 앞에서 기도는 늘 막혔다. 간절함은 분명했지만, 말은 쉽게 이어지지 않았다. 무엇을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시편, 기도의 언어는 바로 그 말 잃은 자리에서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기도를 잘하는 법을 가르치기보다, 기도가 왜 자주 부서지는지를 먼저 묻는다. 내가 만난 시편의 언어는 부르짖음이다. 시편의 기도는 정돈된 고백이나 안정된 찬미가 아니다. 오히려 삶이 감당할 수 없는 순간에 터져 나오는 목소리에 가깝다.

 

 

시편의 화자들은 분노하고 항변하며 때로는 하느님께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그 언어가 기도로 남는 이유는 말의 완결성보다 방향 때문이다. 부르짖음은 언제나 하느님을 향해 있다.

 

 

아이의 호흡이 흔들릴 때마다 나는 상황을 설명할 언어를 찾지 못했다. 병원 대기실에서 떠올린 기도는 문장이 되지 못했고, 같은 말이 반복되다 끊어지기를 거듭했다. 시편, 기도의 언어를 읽으며 그 시간이 다시 떠올랐다. 부르짖음이란 의미가 완성된 언어가 아니다. 그 침묵의 시간에 하느님과의 관계를 놓지 않으려는 몸의 반응이다.

 

우리는 흔히 기도를 신앙의 성숙함으로 판단한다. 그러나 시편이 보여 주는 성숙함은 안정이 아니라 지속이다. 상황이 이해되지 않아도, 결과를 확신할 수 없어도 말을 멈추지 않는 태도 말이다.

 

저자는 부르짖음을 신앙의 결핍이 아니라, 신뢰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가장 원초적인 증거로 읽는다. 고통과 두려움의 한가운데에서도 하느님을 향해 있다는 사실, 그것 만으로 기도는 이미 시작된다.

 

 

시편, 기도의 언어는 시편을 위로의 문장으로 소비하게 하지 않는다. 대신 시편을, 고통 속에서도 관계를 유지하게 하는 언어로 다시 세운다. 기도는 마음이 정리된 뒤에야 가능한 행위가 아니라, 오히려 마음이 가장 어지러울 때 남는 마지막 언어일지도 모른다. 시편이 언제나 답을 주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말을 멈추지 않게 한다. 그 점에서 시편은 여전히, 가장 인간적인 기도의 언어로 남아 있다.

 

 




*가톨릭 출판사 캐스리더스 8기로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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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기도의 언어 - 시편을 읽는 40가지 단어
장 피에르 프레보스트 지음, 이기락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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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언어 순으로 40개의 중심 단어를 뽑아서 언어의 뿌리까지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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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다 생각하고 방법을 찾아봅시다 - 월가 시각장애인 애널리스트 신순규 에세이
신순규 지음 / 판미동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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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다 생각하고 방법을 찾아봅시다 | 신순규 | 판미동





사흘만 볼 수 있다면- 헬렌 켈러

 

첫째 날에, 나는 친절과 상냥함과 우정으로 나의 인생을 살 만한 가치가 있는 삶으로 만들어 주었던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만약 내가 사흘만 볼 수 있다면 무엇을 보고 싶을까? 지긋지긋하게 싸웠던 그 사람도 보고 싶을까? 조금만 의견이 어긋나거나 내 기준에 맞지 않으면 꼴 보기 싫다.’라고 여겼던 사람. 자주 봐서 지겨웠던 사람.

 

만약 사흘만 들을 수 있다면? 무얼 듣고 싶을까? 사흘만 말할 수 있다면? 사흘만 걸을 수 있다면? 사흘만 먹을 수 있다면? 생각만으로 힘들어지는 질문이다.

 

아무 이유 없이 일상을 빼앗긴다면? 며칠 주저앉아 울다가 분연히 일어나 받아들이고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희망을 선택할 수 있을까?

 

저자는 행복은 오늘을 보는 마음이고 말한다. 어떤 경지에 오르신 분이구나 생각했다.

그는 감당하기 어려운 불행을 어쩔 수 없어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품는다라고 표현한다.

 

9살 때 시력을 잃고 1급 시각장애인이 된 저자의 일상 이야기를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 주먹을 쥐고 일어나 이 어려움에 방법이 뭐가 있지?’ 해결해 보려고 일어서게 한다.

 

내용 구성로는 월가 애널리스트로서 경제와 주식 이야기. 시각장애인으로서 맨해튼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출퇴근을 하거나, ‘스크린 리더로 들으며 일하는 도전과 일상 이야기. 아내와 아이들,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할 수 있다 생각하고 방법을 찾아봅시다는 장애를 극복한 저자의 성공담이 아니다. 시각장애인으로서 겪게 되는 일상의 도전 속에서 희망을 선택하고 관계를 만들어가는 이야기다. 혐오와 갈등이 만연해 있는 시대에 따듯한 빛을 품고 사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인상 깊었던 부분

장애인을 위한 스마트 사회

101P 사용법이 지나치게 복잡한 전자레인지, 기능이 늘어난 전기밥솥도 마찬가지다. 냉장고의 제빙기나 정수기도 쉽게 다룰 수 없다. 예전에 가능했던 빨래조차 이제는 쉽지 않다. 선택지가 지나치게 많은 세탁기와 건조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선택지가 늘어난 전자 제품들이 불편한 사람을 위한 제품이 나왔으면 좋겠다. 간단한 것이 좋을 때도 많다.

 

완전히 틀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257P 언젠가부터 기술의 발전 때문에 오히려 일상이 더 불편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터치 스크린으로 조작해야 하는 현금자동입출금기나 자동판매기, 키오스크 등은 타인의 도움 없이 생활하는 것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치명적이진 않지만 짜증이 날 때가 많다.

 

변화의 과정이야 있기 마련이겠지만 아직도 키오스크는 불편하다. 같은 커피 집 이라도 멤버십이며 주문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무리 눌러봐도 찾는 메뉴가 보이지 않아 슬슬 짜증이 올라올 때 갑자기 든 생각


보지 못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주문하지?’


한 노인 분이 미안해 하며 직원에게 주문했다. 직원은 힘들어 죽겠다는 표정으로 답답해 한다. 저는 늙지도 않고, 완전한 육체를 평생 지닐 것 같은가? 주문이 늦어지니 손님도 인상 쓴다참 못됐다.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그들은 성숙하지 못한 인간이었다



나는 저자를 육체의 한계를 뛰어넘는 완성된 사람이라 생각한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아내 분 인터뷰를 보았다. 그의 아내는 신순규 작가가 이미 완성된 채로 와서 전혀 불편함을 못 느꼈다고 했다. 때로 보지 못한다는 것을 까먹는다고 하면서 웃었다. 아무리 돌아다녀 봐도 이런 분들을 만나기 쉽지 않다. 조금만 불편하고 마음에 안 들면 화내고 불평하는 사람들이 많다.

 




성숙한 사람의 삶이란 이런 것이구나.’

그는 소소한 일상을 소중하게 다루고 감사한 마음으로 관계를 만든다. 어려움이 생기면 품고 희망을 선택한다. 옳은 것보다 나은 것을 선택한다. 자신이 도울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지 발 벗고 나선다. 어른이 실종된 요즘 진짜 어른 이야기를 만났다.

 



* 도서를 제공 받아서 쓴 솔직한 리뷰입니다.

며칠 동안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무엇을 만들며 살고 있는가. 내가 작성하는 기업 분석 자료나 글보다 더 가치 있는 ‘만듦’은 결국 관계일 것이다. 아내와의 관계, 자녀와의 관계, 가족‧친구‧동료들과의 관계가 내게 더 우선적으로 ‘메이크’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을 향한 관심과 배려와 보살핌은 수고와 희생이 필요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예술이라 믿기 때문이다. - P37

외부의 위협 때문에 움츠린 삶을 살고 싶진 않다. 그런 삶이 안전할 수는 있겠지만, 친절한 말 한마디나 도움의 손길 같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들을 경험하지 못하게 가로막는 장벽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는 워런 버핏을 존경하는 이유로 유머러스한 재치와 겸손과 장기적 관점이라 말한다. - P59

남을 비판하고 무시하는 것이 표준이 되어 가는 시대, 우리는 캐슬 컬쳐(유명인이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을 하면 그의 지위를 박탈하려는 소셜미디어 운동)를 경험하고 있다. 경쟁자나 의견이 다른 사람을 깎아내리며 자신의 우월함을 주장하는 이들이 인기를 얻는 세상이다. 이런 흐름에 휘말리지 않는 워런 버핏처럼, 나도 참된 겸손을 보여 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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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다 생각하고 방법을 찾아봅시다 - 월가 시각장애인 애널리스트 신순규 에세이
신순규 지음 / 판미동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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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으로서 겪게 되는 일상의 도전 속에서 희망을 선택하고 관계를 만들어가는 이야기다. 혐오와 갈등이 만연해 있는 시대에 따듯한 빛을 품고 사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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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 - 유전과 환경, 그리고 경험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케빈 J. 미첼 지음, 이현숙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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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니까."

"그 아이는 타고나길 그런 성격이야.“

"성별은 왜 있지?“

성적 지향은 손잡이 성향처럼 선택할 수 없다고?“

 

 

 

 


 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 유전과 환경, 그리고 나

케빈 J. 미첼 지음 | 이현숙 옮김 | 오픈도어북스

 

 



오래된 질문에 대한 최신 과학의 답변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대로 살까, 아니면 살면서 만들어지는 걸까?" 수백 년간 이어져 온 이 질문, '본성 대 양육' 논쟁에 신경 유전학자 케빈 J. 미첼이 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를 통해 명쾌하고도 깊이 있는 해답을 제시한다.

 

저자는 이 논쟁을 단순히 유전자와 환경 중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로 보지 않는다. 대신, 유전자, 환경, 그리고 '발달 과정의 무작위성(잡음)'이라는 세 가지 요인이 상호 작용을 하며 우리를 만들어 낸다고 설명한다.

 




우리 안의 '잡음', 놀라운 우연의 힘

이 책의 가장 흥미롭고 핵심적인 통찰은 바로 '잡음(noise)'의 역할이다. 우리는 유전자가 모든 것을 철저히 설계한다고 생각하지만, 미첼은 당신의 유전자형은 당신과 같은 인간을 만드는 프로그램으로 부호화하지만, '당신'을 구체적으로 만드는 지시까지 포함되어 있지는 않다라고 강조한다.

 

'잡음'은 배아 발달 과정에서 일어나는 무작위적인 미세한 변이를 뜻한다. 뇌의 신경망이 연결되고 배선 되는 과정이 지극히 확률적이기 때문에, 심지어 같은 유전자를 가진 일란성 쌍둥이조차 다를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 우연과 불확실성의 힘이야말로 모든 사람을 세상에 하나뿐인 유일무이한 존재로 만드는 근본 원리가 된다.

 



성향, 경험, 그리고 '증폭'의 메커니즘

저자는 유전자가 우리의 구체적인 행동 자체가 아닌 '행동의 성향'을 결정한다고 말한다. , '범죄 유전자''지능 유전자'처럼 단순하게 모든 것을 결정하는 유전자는 없다고 한다.

 

더 중요하게는, 우리의 선천적인 성향(유전적 차이)은 환경과 경험을 만나 평준화되거나 무력화되기보다, 오히려 "강화하고 증폭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우리의 타고난 성향에 맞는 환경이나 경험을 스스로 선택하게 되고, 그 경험이 다시 선천적 차이를 더욱 확고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상호 작용을 한다고 한다. 지능이 좋은 예이다. 선천적으로 잘 구축된 뇌와 효율적인 신경망(지능)은 학습을 더 쉽게 만들고, 그 쉬워진 학습이 다시 지적 잠재력을 더 증폭시키는 과정을 설명한다.

 



다양성을 환영하는 너그러운 시선

이 책은 현대 과학의 성과를 바탕으로 인간 사회에 대한 깊은 성찰을 던진다. 유전자가 우리의 미래까지 결정하지는 않는다고 말하며, 과거 우생학을 비판한다.

 


 20세기 초 미국, 독일 등에서는 이민 제한, 강제 불임, 장애인·한센인 격리 등 우생학 정책이 자행되었다. 한국에서도 일제강점기부터 민족개조론조선우생협회등 우생학이 확산되었다. 과학적 근거도 부족하거니와 유전적 차별과 사회적 배제의 정당화에 악용된 대표적 사례로 비판받았다. 저자는 사람을 우생학적으로 판단하더라도, 지능은 언제까지나 인간성을 구성하는 여러 특성과 인격 요소 중 하나일 뿐이라 말한다.

 

266p 우리는 영양과 전반적인 건강 상태, 교육 수준의 차이가 모두 IQ 점수에 강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이미 알고 있다.

 

267P 지능은 다른 형질보다 점진적 방향성을 띤다. 더 많이 배우고 이해할수록 그것이 훨씬 쉬워진다는 것이다.(...) 지적 잠재력에 내재한 유전적 차이가 증폭되는 과정도 포함한다.

 

279P 지능은 뇌가 얼마나 잘 구축되어 있는가, 신경 발달을 조율하는 유전적 프로그램이 얼마나 견고했는가, 그 결과로 만들어진 신경 네트워크가 얼마나 효율적인지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미첼은 "우리는 인간 본성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인정하며, 받아들이기를 넘어 환영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역설한다.

 

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는 유전과 환경, 그리고 우연이 빚어낸 '라는 유일무이한 존재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이 책은 복잡한 과학을 쉽게 풀어내면서도, 우리 모두의 차이를 이해하고 포용하는 너그러운 시선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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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제공 받아서 쓴 솔직한 리뷰입니다.

- 누군가는 세상을 쉽게 헤쳐 나간다. 그러나 다른 이는 세상에 적응하고, 주위 사람과 잘 어울리거나 정신을 붙들고 사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러한 차이를 부정한 채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변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에 우리는 인간 본성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인정하며, 받아들이기를 넘어 환영할 수 있어야 한다. - P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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