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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행복 - 버지니아 울프와 함께 정원을 걷다 ㅣ 열다
버지니아 울프 지음, 모명숙 옮김 / 열림원 / 2025년 5월
평점 :


제목 : 모두의 행복 | 지은이 : 버지니아 울프 | 펴낸 곳 : 열림원
<지은이 소개 > 버지니아 울프
1882년 영국 런던 중 상류층 지식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내면의 의식 흐름을 정교하게 포착해낸 20세기 대표 모더니즘 작가.
<책소개>
『모두의 행복』은 울프의 생애를 돌아본다. 그녀의 일기와 편지, 여행했던 곳과 문학 작품 속에서 정원, 풍경, 자연을 섬세하고 감각적으로 표현한 글을 엮은 산문집이다.
【그녀가 사랑했던 몽크스 하우스】
『등대로』, 『올랜도』, 『자기만의 방』, 『파도』 등 그녀의 후반기 대표작 대부분이 몽크스 하우스에서 탄생했다고 한다.
몽크스 하우스를 경매 매물로 보던 순간부터 그 안에 있는 정원까지 섬세하고 생동적으로 묘사한다.
그녀가 얼마나 그곳을 사랑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생을 마감하고 그녀의 유해는 사랑하던 몽크스 하우스의 정원에 뿌려졌다고 한다.
【남편 레너드】
미술·문학·사회경제 분야를 아우르는 모임 ‘블룸즈버리 그룹’에서 레너드 울프와 만나 1912년 결혼하는데, 책을 읽다 보면 레너드가 종종 나온다. 그녀 곁에서 얼마나 따듯하게 있어 주었는지 알 수 있다. 그녀가 죽기 전에 레너드에게 남긴 글이 생각나서 슬퍼졌다.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울프만의 필터】
버지니아 울프가 보고 느낀 바람, 구름, 하늘, 나뭇잎, 꽃과 동물들의 빛깔과 소리, 모양의 아름다움이 손에 잡힐 듯하다. 계절마다 바뀌는 날씨, 매 순간 느끼는 모든 것을 담았다.
영국,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네델란드,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를 여행하며 풍경의 아름다움을 상세히 묘사했다.
전쟁 중인 일상의 두려움과 날씨로 ‘글을 쓰기 어렵다.’ 여러 번 이야기 하는데 작가의 고뇌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문학 작품에 묘사된 정원과 풍경도 담겨 있는데 어머니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우울증과 정신병적 증세에 시달리던 버지니아 울프가 쓴 글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
그녀의 글을 읽고 나면 새로운 세상이 들어 온 기분이 든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문장 발췌】
⇨ 이상적인 날씨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쿠션처럼 부드럽고, 마음속까지 파랗다. 89p
⇨ 공기는 소곤거리는 소리로 가득 차 있었다. 145p

⇨ 초록빛과 위풍당당한 나무들이 그녀를 둘러쌌는데, 흡사 그녀가 오기 때문에 나무들이 앞으로 나선 것 같았다. 『밤과 낯』 170p
✎ 가장 좋아하는 소설에서 발췌한 문장을 읽으며 주인공 데넘과 캐서린의 가슴설레지만 조마조마했던 사랑 이야기가 떠올랐다. 생생하게 느껴졌던 이유를 생각해보니 큐 가든에 대한 섬세한 묘사 덕분이 아니었을까?
⇨ 길에 내리비치는 햇빛이 발을 간지럽혔다. 『델러웨이 부인』193p
⇨ 밤의 어둠이 낮 위로 포개지며 번져갔다. 『출항』 218p
⇨ 나는 어떤 갑작스러운 문장을 그물처럼 나뭇잎들 위로 던졌다. 나는 그 잎들을 형체가 없는 상태에서 언어로 되찾았다. 『파도』 279p
⇨ 그것은 이른 아침의 목소리, 여름의 목소리였다. 『세월』 280p
⇨ 한순간 해가 뚫고 나왔다. 각각의 꽃, 각각의 잎을 사로잡는 끝없는 환희였다.『막간』 288p
<가장 좋았던 문장>
콘월―세인트아이브스
➡나는 기억-과거-을 내 뒤에 있는 하나의 도로로, 장면들, 즉 감정들로 이루어진 하나의 긴 하루하루는 존재보다 비존재를 더 많이 담고 있다. (...) 언제나 그랬다. 매일 매일의 상당 부분은 의식적으로 살아지지 않는다. (...) 운수 나쁜 날이면 비존재의 비중이 훨씬 더 크다. 19p
<놀라운 점>
지난날을 이토록 섬세하게 기억하고 표현할 수 있다니. 작가의 대단한 관찰력과 감성!!!
<아쉬운 점>
울프는 내면의 의식 흐름을 정교하게 포착해낸 모더니즘 작가라고 하는데 글을 읽다 보면 나른할 정도로 고요하고 마음을 달래주어 긴장이 풀어진다.
깔끔한 해결책이나 명확한 구분 없기에 따라가지 못하면 한참 뒤에나 각성하고 다시 글을 읽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아름다운 문장과 표현에 푹 빠져 읽다 보면 찰나에 맨 마지막 장과 마주하게 된다.
❀ 서평단에 선정되어 책을 제공 받아 쓴 주관적인 글입니다.
구름이 옷자락을 걷어들고 빛줄기를 풀어준다. - P307
우리가 있는 언덕의 나무들은 마치 붓으로 그 위에 노란색 물감을 칠한 것처럼 타오르는 듯 빛난다. - P320
나는 기억-과거-을 내 뒤에 있는 하나의 도로로, 장면들, 즉 감정들로 이루어진 하나의 긴 하루하루는 존재보다 비존재를 더 많이 담고 있다. (...) 언제나 그랬다. 매일 매일의 상당 부분은 의식적으로 살아지지 않는다. (...) 운수 나쁜 날이면 비존재의 비중이 훨씬 더 크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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