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 - 지두 크리슈나무르티의 가장 위대한 통찰 세기의 책들 20선, 천년의 지혜 시리즈 13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지음, 안진환 옮김, 서진 편저 / 스노우폭스북스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두 크리슈나무르티의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스노우폭스북스, 2026)






우리는 알고 있는 것도 두려워하고, 알지 못하는 것도 두려워한다.

25P

 

우리 대부분은 죽는 것만큼이나 사는 것도 두려워한다.

46P

 

 



철저한 계획을 세우는 '파워 J' 성향인 나는 계획이 어긋날 때를 대비해 플랜 B, 플랜 C까지 마련해 두곤 했다. 하지만 준비가 철저할수록 만족보다는 불안이 컸다. 이 책을 읽으며 그 이유를 깨달았다. 나의 계획은 과거의 경험을 미래로 투사한 결과일 뿐이며, 뇌가 익숙한 패턴 속에 머물고자 새로운 변화를 거부했기 때문에 생긴 두려움이었다.

 



"확실한 것에서 불확실한 것으로의 이 이동, 이것이 내가 두려움이라고 부르는 것이다(75p).“

 

 



지두 크리슈나무르티는 두려움과 맞닿아 있는 또 하나의 축은 쾌락이라고 한다. 우리는 기쁨을 반복하고 싶어 하고, 고통은 피하려 한다. 그러나 쾌락과 고통은 분리되지 않는 하나의 쌍이다. 쾌락을 붙잡는 순간, 그것을 잃을까 봐 두려워진다. 이 구조를 이해하는 순간, 우리가 얼마나 자동으로 살아왔는지가 드러난다. 욕망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붙잡고 반복하려는 생각이 문제라고 말한다.

 



이 구조는 관계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우리는 상대를, 있는 그대로 보지 않는다. 상대에 대한 기억과 해석, 이미지로 관계를 맺는다. 결국 관계는 두 사람이 아니라 두 개의 이미지 사이에서 이루어진다. 그래서 상처도 실제가 아니라 이미지끼리의 충돌에서 생겨난다. ‘누군가를 안다라는 말은 사실 어제의 그 사람을 안다는 뜻일 뿐이다.

 

 


이 책에서 특히 강하게 남는 부분은 폭력에 대한 시선이다. 폭력은 단지 물리적인 행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나를 특정 집단에 소속시키고 나머지 인류로부터 자신을 스스로 나누는 것 자체가 이미 폭력의 씨앗이다. 폭력과 분노에 대해 나도 책임이 있다고 느끼는 것, 이것이 내면의 변화를 끌어내는 핵심이다.

 

92p 세계의 이 모든 분노와 폭력에 대해 내가 책임이 있다고 느낀다.

 

 

426단 한 사람을 쓴 최진영 작가 북토크에 다녀왔다. 질문 코너가 있었는데 질문자는 작가에게 이전 작품들은 대체로 어두웠다. 앞으로 혹시 해피엔딩으로 끝나거나 밝은 소설을 쓸 생각이 없냐고 물었다. 최진영 작가는 자신의 인생은 세월호 참사가 있기 전과 후로 나뉜다.’라고 답했다.

 

2014년에 전 국민이 보는 앞에서 세월호가 가라앉았다. 바닷가 앞에서 아이들을 잃은 부모들은 절규했다. 나는 이제 막 4살이 된 아이를 안고 TV를 보며 울고 또 울었다.

 

최진영 작가는 세월호 참사 때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했던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세상을 만든 책임감을 느꼈다고 한다.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과 그 부모를 향한 악플을 보면서 작가의 삶도 바뀌었다고.

 

작가는 말했다.

이전에는 불안과 어둠 속에서 세상을 탓하며 왜 안 죽지?’라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초기 소설 속 주인공도 끝내 죽였고요.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저의 작품 속에는 아이들을 돌보는 성숙한 어른이 등장합니다.

 

어떤 일이 벌어지면 우리는 욕하고 화를 내고 비관한다. 그럴만한 세상이고 그럴만한 일이 아닌가 하면서. 하지만 세계의 폭력과 분노는 나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 내가 분리된 존재라고 생각하는 순간, 이미 폭력은 시작된다는 것이다. 내 안의 폭력을 직면하고 그것이 온 세상의 고통과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는 순간, 비로소 실질적인 변화가 시작된다.

 




두 수도사가 강둑에 앉아 울고 있는 여인을 만난다.

자매여, 왜 울고 있소?”

강 건너 저 집이 보이죠? 오늘 아침엔 걸어서 건널 수 있었는데 그새 강이 불어서 돌아갈 수가 없어요. 배도 없고요.”

수도사는 여인을 안아 올려 강을 건너 반대편에 내려놓는다.

시간이 흐른 뒤 다른 수도사가 우리는 여자를 절대 만지지 않겠다고 서약했소. 그대가 한 짓은 중한 죄요. 안으면서 쾌락을, 강한 감각을 느끼지 않았소?”

다른 수도사가 답하기를나는 두 시간 전에 그녀를 강둑에 두고 왔소. 그런데 당신은 아직도 그녀를 생각하고 있소?”

 


수도사처럼 우리는 항상 과거라는 짐을 지니고 다닌다. 아는 것, 기억, 신념, 비교, 판단 등은 나를 지탱해 온 것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나를 묶어온 것들이기도 하다.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지려면 이 순간 무엇을 고치려 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자신 안에서 일어나는 것을 살아 있는 눈으로 바라보자.

 



"자신이 두려움이라는 것을 볼 때, 그때 두려움은 온전히 끝난다(83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