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등 사유 없음 - 세력의 주가급등 패턴을 찾는 공시 매뉴얼
장지웅 지음 / (주)이상미디랩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한줄평]
세력이 돈을 버는 방법을 이해함으로써 시장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 적어도 잃지 않는 투자자로 성장할 수 있다.

[추천합니다]
1.세력이 돈을 버는 방법이라는 흥미로운 주식시장의 뒷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은 분들께
2.세력이 돈을 버는 방법을 이해함으로써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 싶은 분들께
3.투자에 대한 상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더 나은 투자를 위한 정보를 수집하는 방법과 꿀팁을 얻어가고 싶은 분들께

주가를 움직이는 또 하나의 손, 세력
주식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전까지는 그런게 있는줄 몰랐습니다. 주가는 정직하다고 믿었죠. 재무제표로 대표되는 기업의 가치를 반영하며 저평가 우량주를 발굴하여 묻어두는 것이야말로 가장 현명한 투자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 생각이 틀린것은 아닙니다. 다만 주가를 움직이는 요소가 꼭 '기업가치' 하나만 있는것은 아니었습니다. 주식시장을 뒤흔드는 또 하나의 주체, 바로 '세력'입니다.  

더욱 침착하고 현명한 대응을 위하여
<주가급등 사유없음>은 세력의 입장에 서서 주식시장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주가를 움직이는 막연한 집단으로만 느껴지는 세력 역시 욕망을 가진 사람들임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판을 설계하고 수익을 실현하는지의 과정을, 차근차근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세력의 입장에서 시장을 바라보는 경험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 바로 더 나은 판단력입니다. 물론 세력을 이길수는 없습니다. 막대한 자본과 정보력과 사전계획으로 무장한 세력을 상대로 개미 투자자는 너무나도 초라한 존재죠. 하지만 세력의 관점을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적어도 잃지 않는 투자'에 한걸음 다가설 수 있습니다. 거기서 한 걸음 나아간다면 비로소 수익을 내는 투자로 이어질 수 있겠죠. 당장 안보이던 것이 보인다거나, 시야가 탁 트이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세력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옅어짐으로써, 앞으로의 투자에 있어서 보다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은 얻은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 재밌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것 이면의 뒷 이야기는 늘 흥미롭기 마련이지만 이 책은 특히 더 그렇습니다. 저자는 15년간 다수의 인수합병을 주도하는 등 현업에 종사하다가 현재는 주식교육 채널의 대표강사로 있다는데, 그래서인지 현장감과 재미를 느끼게 하는 스토리텔링이 돋보였습니다. 개미 투자자들의 흔한 통념을 뒤집고, 한국거래소 사이트에서 유용한 정보를 찾는 꿀팁을 전하기도 합니다. 세력의 입장에서 시장을 바라봄으로써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 싶은 분들께, 주식시장의 숨은 뒷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어보고 싶은 분들께, 실전투자에 도움이 되는 꿀팁들을 배우고자 하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습니다.

공시, 세력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핵심 포인트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세력의 움직임을 포착하고 우리의 돈을 지켜낼 수 있을까요? 떠오르는게 있으신가요? 흔히 '차트'부터 떠올리실겁니다. 저자의 같은 질문에 어떤 이는 "횡보 후 거래량 터지는 양봉, 쌍바닥, 골든 크로스, 개인 물량 체크하는 피뢰침 양봉"을 꼽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차트는 그저 세력이 지나간 뒤의 '흔적'을 부여줄 뿐입니다. 세력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정보를 얻어낼 수는 없죠.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공시'입니다. 공시에는 세력의 움직임이 고스란히 나타납니다. 특히 중요한 것이 메자닌 채권, 즉 CB, EW, EW처럼 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격을 지닌 채권입니다. 저자는 이러한 채권의 발행결정이나 전환가액조정 등 주요 공시를 해석하는 방법과, 그 안에서 무엇에 주목해야 할지를 알려줍니다. 특히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채권의 전환가액입니다. 그것이 곧 세력의 매집원가가 될 것이기 때문이죠. 이처럼 공시를 이해하고, 세력을 포착하고, 세력의 매집원가를 꿰뚫어봄으로써 주가의 흐름에 앞서 발빠르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KRX사이트에서 최대주주 지분변동 체크하기
책에서 읽은 유용한 정보 중 한가지를 공유하겠습니다. 저자는 최대주주의 지분변동을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를 조회할 수 있는 페이지의 링크를 첨부합니다.

최대주주변경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회사별 대주주 보유주식 주요계약 현황, 회사별 경영참가목적 대량보유 현황 등도 주시해야 할 항목인데요, 이러한 정보들 또한 함께 검색해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현재 3곳의 기업에 나누어서 장기투자중인데요, 특히 한 곳이 최근에 전환사채를 두 차례에 대량으로 발행하여 걱정을 했었거든요. 전환사채 발행은 무조건 주가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알고 있었는데, 단기적으로 오히려 상승세를 유지해서 다행으로 여겼지만, 그래도 마음 한 켠의 불안감은 갖고 있었습니다. 위의 검색페이지에서 해당 기업의 정보들을 자세하게 훑어보았고, 저자가 말하는 악의적인 CB에는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판단되어 마음을 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앞으로 공시와 정보를 꼼꼼히 확인하며 현명하게 대응할 생각입니다.

늘 성장하는 투자자가 되기를
소중한 내 돈이 걸린 투자인데 너무 무책임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돈을 잃고 나면 구체적으로 원인을 분석하지 않고 회피하는 경향이 컸던 것 같습니다. 어차피 시장이나 세력은 제가 이길 수 없는 존재이니 무력하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세력 역시 나와 마찬가지로 수익을 쫓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니, 공시와 정보를 바탕으로 최선을 다해서 대응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승리에 막연히 도취하지 말고, 패배에 대책없이 우울해하지 않는, 모든 투자에서 경험치와 성장포인트를 얻는 투자자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하며 글 마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성실하게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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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법철학 - 상식에 대항하는 사고 수업
스미요시 마사미 지음, 책/사/소 옮김 / 들녘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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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파는 것도 자유일까?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목숨을 팝니다>에는 자신의 목숨을 판매하려는 청년이 등장합니다. 세상의 추악함과 삶의 허무함에 환멸을 느끼고 자살을 시도하지만 실패한 이후, 신문에 광고를 게재합니다. "목숨을 팝니다. 좋은 목적에 사용해주세요."라고 말이죠. 그러자 각가지 사연을 지난 다양한 사람들이 몰려들게 되어 목숨을 팔지만, 운없게도(?) 연달아 맡은일에 실패하게 되어 돈이 쌓여가고, 여기서부터 벌어지는 일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너무나 독특한 발상이죠? 현실에서 이런일이 가능할까요? 목숨계약은 커녕 신문사에서 부터 거절당할 것입니다. 복잡한 법적 문제에 시달리고 싶지 않다면 말이죠. 그런데 자신의 목숨을 판매하면 안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생명은 소중합니다. 생명을 경시하는 문화가 자리잡게 되었을 때의 사회적 파급도 고려해야죠. 이런 식상한 근거들 말고, 새로운 접근은 어떨까요? 이를테면 "현재의 자신은 장래의 자신에게 타자이기 때문이다."처럼 말입니다. 타인의 자유를 함부로 제약할 수 없듯, 미래의 내가 현재의 나에게 있어 타인이라면, '미래의 나'의 자유를 제약하고 목숨을 끊는 계약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입니다.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요? 미래의 내가 현재의 나와 다르다고요? 그렇습니다. 오늘의 결심은 하루가 멀다하고 흔들립니다. 뱃살과 몸무게가 이를 증명하죠. 논리적 비약이라고요? 그렇다면 기간을 길게 잡아보면 어떨까요? 한 달, 1년, 10년. 몸과 생각과 가치관과 신념이 달라졌을 오늘의 여러분을, 10년 전의 여러분과 같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타인'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언제든 생각이 달라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결심만으로 목숨을 파는 계약을 맺는 것은, 타인의 목숨을 놓고 멋대로 계약하는 것과 다를바 없는 것 아닐까요? 실제로 데이빗 흄, 막스 슈티르너 등의 철학자들은 "자기동일성은 환상이다."라고 주장했고, 심지어 고대 그리스에서는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내가 아니므로 어제 빌린 돈을 오늘 갚을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했던 철학자도 존재했다고 합니다. 어때요, 그럴싸한가요? 그렇다면 위험한 법철학의 세계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철학이라는 돋보기로 법을 들여다보기

8 본래 철학이란 기존의 앎을 철저히 의심하고 '존재하는 것'의 근거는 무엇인가를 탐구하는 사고다. 우리가 자명하다고 여기는 상식을 다시 묻고, 확신을 따져 묻고, 진리의 탐구로 향해 간다. 법철학은 법률에 대해 그러한 사고를 들이댄다.

<위험한 법철학>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에 물음표를 던집니다. '철학'이라는 돋보기로 '법'을 들여다보며 의심하고 탐구하고 비판합니다. 인간의 '존엄'이란 무엇이며 어디까지 지켜져야 할까요? 자발적인 매춘은 해도 될까요? 클론인간을 만들어선 안되는 이유는 뭘까요? 고소득자의 소득을 재분배하는 것은 정의로울까요? 법률에 따를 '도덕적 의무'는 존재할까요? 자유의사로 장기를 파는 것은 금지되어야 할까요? 이처럼 저자는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는 '상식'들을 날카롭게 파고들며 이렇게 묻습니다. "정말 당연한거 맞아?" 때로는 냉철하고, 때로는 재치있고 법의 상식을 파고드는 과정은 독자에게 '사유'와 '성장'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렇다면 법을 의심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 바로 '자유'입니다. 법은 사회 문제의 최종적 해결수단입니다. 하지만 세상은 그보다 훨씬 변칙적인 사건들로 이루어져 있죠. 법을 의심하고 탐구함으로써 우리는 '살아가는 힘'을 갖출 수 있습니다. 무작정 규칙에 따르는 것이 아닌, 자신의 머리로 직접 사고하고 행동함으로써 더욱 강력하고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같은 존엄성, 다른 결론?

가장 인상적이었던 파트는 '제2장.클론인간의 제작은 NG인가?-자연법론 vs 실증주의' 중 '인간의 존엄'을 다룬 부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헌법 제10조를 참 좋아합니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는 조문입니다. 저의 존엄이 존중받기를 바라고, 제가 행복하기를 바라고, 따라서 타이인의 행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존중하고 존엄을 지켜주려고 노력합니다. 주변 사람들의 행복을 진심으로 응원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 '존엄'이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지에 대해서 깊게 고민해본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다소 모호한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었죠. 그것만으로도 세상을 살아가고 나의 행복을 추구하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법철학의 세계에 발을 담근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같은 '존엄'에서 어떤 의미를 끄집어내느냐에 따라 해석과 판단의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책 68페이지에서는 '자발적인 매춘은 해도 되는가 안 되는가?'라는 주제로 법에 철학의 칼날을 들이댑니다. 먼저 매춘을 해서는 안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매춘 행위가 신체를 성적 충족을 위한 수단으로 깎아내리는 것이며 이는 인간 안에 있는 '존엄'이라는 가치를 손상시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매춘을 해도 되는 근거는 무엇일까요? 역시 인간은 존엄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존엄하므로 타인에게 간섭당하지 않고 자신의 이성으로 사고하여 자신의 의사에 따라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자는 존엄이라는 가치가 독립적으로 존재하기에 인간이 그것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는 반면, 후자는 인간이 존엄을 갖고 행동하는 것이기에 주체성을 갖고 행동할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즉, 전자는 존엄을 지켜야 하기에 매춘을 해서는 안된다고 말하며, 후자는 인간은 존엄하기에 스스로 자유롭게 매춘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같은 개념에서 다른 의미를 도출하고 다른 결론을 이끌어낸다는 것이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이쯤에서 떠오른 사건이 있었는데요, 얼마 전 이슈가 되었던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입니다.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문에서 발견한 위험한 법철학

곧장 판결문 검색해 보았고 어렵지 않게 전문을 내려받을 수 있었습니다. 컨트롤+F를 누르고 빈칸에 두 글자를 입력해 넣었습니다. 존엄. 역시나 그랬습니다. 25개가 뜨더군요. 그리고 역시 흥미로운 발견을 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헌법불합치 판결의 근거 첫 줄입니다. 헌법 제10조 1문의 '존엄성'으로부터 '자기결정권'을 도출합니다. 낙태죄가 여성의 존엄성,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있음을 강조함으로써 해당 법률이 헌법에 부합하지 않음을 주장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반대의 주장도 살펴볼까요? 합헌 판결의 근거를 서술하는 첫 줄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인간의 생명은 고귀하고 고유한 가치를 가지며, 이 세상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엄한 인간 존재의 근원이다." 역시 존엄입니다. 이번에는 태아의 존엄, 생명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달랐죠. 

<위험한 법철학>의 존엄이 하나의 개념에서 다른 해석을 펼쳤다면, 헌재 판결문은 하나의 개념을 다른 주체에게 무게중심을 둠으로써 다른 판단을 이끌어냈다고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전문을 천천히 읽다보면 위험한 법철학에서 보았던 접근법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헌법불합치의 경우 존엄에서 자기결정권을 이끌어내 강조하고, 합헌의 경우 존엄에서 생명권을 이끌어내 강조한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이래저래 책에서 읽은 내용을 현실에 적용하고 발견하는 과정이 참 흥미롭고 신선했습니다.

우리의 '자유의 힘'을 위하여

<위험한 법철학>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것은 당연하다고 믿어왔던 상식을 철학의 논리로 뒤집어보는 '새로운 관점'의 발견이었습니다. 흥미롭고 신선했죠. 한편 질문을 던지고 의심하고 탐구하는 과정에서 저의 이성과 논리도 조금은 성장한 것 같아서 기쁩니다. 법은 사회의 안정적 유지를 위해서 당연히 지켜져야 합니다. 하지만 오늘의 법이 영원히 지켜져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이 마땅한 논거를 갖추지 못하거 있거나, 마땅히 폐지 및 수정되어야 할 근거가 있다면 새로운 입법이 필요하겠죠. 나의 권리가 옳지 않은 법률에 의해 침해받는 일이 발생한다면 철학과 논리의 칼을 빼들고 맞서 싸울 필요도 있을것입니다. 한편 꼭 법이 아니더라도 이러한 태도가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관습'과 '질서'의 이름으로 부조리한 규범을 강요당할 때 입니다. 언제나 의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의심이 무기가 되는 날이 올 것입니다. 철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한 '자유의 힘'을 갖추기를 바라는 분들께 <위험한 법철학>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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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하는 인간 - 타인도 나 자신도 위로할 줄 모르는 당신에게 EBS CLASS ⓔ
권수영 지음 / EBS BOOKS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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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 디키를 아시나요? 1974년 생으로 2012년 최고의 투수상인 사이 영 상을 수상한 미국의 야구선수입니다. 야구선수로서는 전성기를 훌쩍 넘긴 38살의 나이에 20승 6패 233⅔이닝, 230탈삼진, ERA 2.73을 기록하며 명실공히 최고의 투수로 인정받게 된 것이죠. 여기까지만 본다면 디키의 젊은시절은 더욱 빛났을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그의 커리어 대부분은 무명에 가까웠습니다.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며 팀을 옮겨다녔죠. 사실 그는 촉망받는 투수였습니다. 대학시절 올림픽 대표선수로 선발되기도 했고 신인 드레프트에서 18번째로 지명되었죠. 하지만 시련은 갑자기 찾아왔습니다. 신체검사 결과 오른팔 인대가 없다는 사실이 발견된 것이죠. 시속 140후반에서 150초반을 던지는 강속구 투수였던 그는, 부상 이후 눈에 띄게 시속이 저하되었고 서른이 넘어 새로운 도전을 선택합니다. 바로 '너클볼'을 던지는 것이죠. 시속은 느리지만 어디로 날아갈지 예측할 수 없어 마구로 불리는 너클볼을 연마하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물론 쉽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치열한 노력과 배움을 향한 열정, 그리고 3명의 전설적 너클볼 투수와의 만남 덕분에 자신만의 너클볼에 눈을 뜨고, 끝내 최고의 자리에 오릅니다. 그런데 이 모든 '도전'과 '성장'의 과정에서 디키가 손에 꼽는 중요한 사건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심리상담을 통해 자신을 똑바로 마주본 것이죠. 사실 디키는 어린시절 베이비시터에게 성적 학대를 당한적이 있습니다. 동네 불량 청소년에게 수치스러운 일을 당하기도 했죠. 어린 디키가 감당하기에 버거운 일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그는 모든 기억을 묻어두었습니다. 상처와 수치심으로부터 회피했습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진짜 모습을 알게된다면 실망할거라고 걱정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끝내 그는 그 모든 죄책감과 수치심을 털어놓고 정면에서 마주봅니다. 오랜 상처와 고통으로부터 해방된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한 인간으로서 더 이상 숨어 지내지 않게 된 것과 투수로서 더 이상 숨어 지내지 않게 된 것이 과연 우연의 일치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애초부터 우리는, 치유하는 인간입니다

누구나 삶에서 한 번 쯤은 마음같지 않은 시절을 보냅니다. 디키가 그랬듯, 오래된 상처와 수치심 때문에 고통받기도 하죠. 그렇다면 우리는 심리상담을 통해 자유와 기쁨에 다가설 수 있을까요? 저 역시 심리상담을 받아본 경험이 있습니다. 큰 도움을 받았죠. 주변에 상담을 고민하는 지인이 있다면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함께 좋은 상담기관을 찾아나설 것입니다. 하지만 상담이 어렵게 느껴지는 분들도 있을겁니다. 낯선 사람 앞에서 사적인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기 부담스럽다거나, 상처와 고통에 직면하는 과정 자체가 두려울 수도 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시간과 비용이 문제될 수도 있겠죠. 그렇다면 이건 어떨까요? 우리가 직접 힐러가 되는겁니다. '치유하는 인간'으로서 우리 자신을,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돌봐주는 것입니다. 글쎄요, 애초에 주변 사람들로부터 상처받기도 하고, 심지어 스스로를 비난하고 자책하며 학대하기도 하는데, 그것이 가능한 일일까요? 네, 가능합니다. 우리 모두는 애초부터 '치유의 본능'을 지닌, '치유하는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8 우리는 너무나 쉽게, 화가 나면 내면은 분노로 가득 차 있다고 느끼고, 창피를 당하면 세상 모두가 자신을 비웃는다고 여기는, 비합리의 함정에 빠진다. 나를 향한 가혹한 판단을 내려놓으면, 내 안에 있는 분노나 수치심도 그저 수만 가지 느낌 중 하나로 여길 수 있게 된다. 고통과 불편함을 나의 일부로 받아들이면 그 농도가 옅어진다.

책 <치유하는 인간>은 우리가 가진 '치유하는 힘'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누구나 상처받을 수 있는 것이 인간이지만, 누구나 치유하고 회복될 수 있으며, 심지어 그 모든 과정에서 '영적 성장'에 이를 수 있는 것 또한 인간이기에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상처 때문에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처입기 전보다 더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나와 타인의 마음을 바라보는 태도를 바꿔야 하며, 지식을 배우고, 기술을 연습해야 하죠. 연세대학교 신과대학장이자 심리학자인 권수영교수는 holding, empathy, epoche, acceptance, lamentation, intimacy, network, growth의 8개 챕터를 거치며, 치유를 위한 태도와 지식과 기술을 풀어놓습니다. 그럼으로써 자신과 타인을 치유하는 지혜를 가진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8개 챕터의 앞글자를 따면 이 단어가 완성됩니다. 바로 HEALING이죠. 저 역시 이 책을 읽는 과정에서 힐링을 경험했습니다. 내가 스스로에게 얼마나 야박하게 굴었는지를 자각했고, 나 자신을 바라보는 태도를 온화하게 수정했고,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마주볼 때 진심으로 대해야겠다고 다짐했죠. 이 책을 읽는 과정에서 저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세 개의 키워드를 소개하며 글 마치겠습니다. 바로 공감, 수용, 성장입니다.

첫 번째 키워드: 공감 "해결하려 들지 말고, 감정과 함께 머물 것"

89 진정한 공감을 위해서는 우리가 미리 판단하지 않고 아주 천천히 상대방의 마음의 웅덩이에, 그 고통의 자리에 서서히 발을 디디려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첫 번째 키워드는 공감입니다. 저자는 '2장 empathy-감정의 웅덩이 밑바닥까지 내려가는 법'에서 '동감'과 '공감'을 비교하며 공감의 의미를 선명하게 합니다. 먼저 동감은 'sympathy'에 가깝습니다. 본래의 뜻을 파고들다 보면 '고통'에 이르게 되죠. 웅덩이에 빠진 사람과 '같이 고통을 느낀다'가 sympathy의 의미입니다. 함께 고통을 느끼기에 도와주고 싶고, 막대기 같은 것을 내밀어 웅덩이에서 꺼내주고자 하는 것이 sympathy의 태도입니다. 구원을 위해 손을 내밀어주다니, 물론 고마운 일입니다. 하지만 도움을 주는 사람이 위에 있는 시혜자이며, 도움을 받는 사람은 아래에 있는 수혜자라는 느낌이 들 수 있기 때문에 조금은 불편함과 거리감을 느낄수도 있습니다. 반면 공감은 'empathy'에 가깝습니다. 본래의 뜻을 파고들면 '고통 안으로'라는 의미가 되죠. '동감'의 태도가 웅덩이 밖에서 똑같이 고통을 느끼는 반면, '공감'은 웅덩이에 직접 내려가서 상대방의 고통을 함께 경험합니다. 잠깐, 너무 비효율적인 것 아닌가요? 누군가가 웅덩이에 빠져있다면 도구를 써서 구해주는 것이 생산적이지 않을까요? 겉으로 보이는 문제해결의 측면에서만 바라본다면 물론 그럴겁니다. 하지만 우리의 삶에는 신속한 문제해결보다 훨씬 중요한 일이 있을지 모릅니다. 성적이 안나와서 토라진 아이에게 "공부하면 되겠네"라고 말한다면, 마음이 풀릴까요? 연인과 헤어지고 아파하는 친구에게 "잊어버리고 다른사람 만나"라고 말한다면 기분이 나아질까요? 본질은 공부나 이별이 아닙니다. 그로 인해 웅덩이에 빠져버린 우리의 '마음'이겠죠. 필요한 것은 고통 안으로 들어가 함께 머물러주는 것입니다. 수학 문제가 안풀려 불안해하는 아이를 다그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어떤지 묻고, 자존심이 상함을 알아주고, 그 안의 열등감과 수치심을 털어놓고 해소할 수 있도록 함께 머물러주는 것이죠. 차근차근 함께 상대방의 마음 밑바닥까지 내려가주는 것, 그것이 바로 '공감'의 태도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주변사람들에게 꽤나 잘 공감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마음을 편하게 털어놓는 친구들이 많았죠. 그런데 정작 저 자신에게는 그러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부정적 감정이 섞인 나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것이 듣는이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망설였죠. 나에게 실망할것이라는 걱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마치 R.A 디키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타인에게 털어놓을 수 없다면 나 자신이라도 나의 편이 되어주어야 할텐데 그마저도 못했습니다. 늘 스스로를 검열하고, 비판하고, 다그쳤죠.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 자신을 공감해보려 애썼습니다. 웅덩이 밖에서 나를 비판하고 다그치는 것이 아니라, 웅덩이에 함께 머물며 차근차근 밑바닥까지 내려가보았죠. 과거의 나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더군요. 그 누구보다 나 자신이 가장 속상했었더군요. 그런 나를 보니 더 이상 비판하고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공감을 통해 자연스레 이해와 수용에 이르게 되었죠. 마음이 한결 편안해짐을 느꼈습니다. 과거의 내 행동과 결과를 판단하고 분석하고 비판하기에 앞서서, 그 날의 내 감정을 공감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함을 배웠습니다. 앞으로 나의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대하며, 섣불리 동감으로 해결하려 나서기보다는, 한걸음 한걸음 마음의 바닥까지 함께 걸어가 진심으로 공감하며 치유의 손길을 건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두 번째 키워드: 수용 "모든 경험과 감정을 기꺼이 끌어안을 것"

132 두 번째 화살은 맞지 마라. 무슨 뜻일까. 불가에서 전하는 유명한 격언인데, 첫 번째 화살을 신체적인 불쾌감이라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두 번째 화살은 마음의 불쾌감, 즉 심리사회적인 해석적 감정으로도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두 번째 키워드는 수용입니다. '4장 accptance-두 번째 화살은 맞지 마라'에서 강조되는 키워드입니다. 배고픈 두 사람이 있습니다. 한 사람은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배부른 타인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에 절망하죠. 다른 한 사람은 오늘의 배고픔을 거룩한 소명으로 여기며 오히려 심리적으로 고양됩니다. 신의 뜻을 따르기 위해 금식을 하는 수도사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행위도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어떤 태도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내적경험은 확연히 달라집니다. 너무 비교가 극단적이라구요? 배고픈 현실을 어찌 수도사의 자발적 금식중인 수도사와 비교할 수 있겠냐구요?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때때로 배고픔 그 이상으로 고통과 좌절을 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경을 이겨내고 성장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하죠. R.A 디키가 과거의 수치심과 연이은 실패에 매몰되어 자신을 하찮은 존재로 여기며 본연의 존엄을 외면했다면, 마운드에서 결코 당당하게 자신만의 공을 뿌리며 승리를 거둘 수 없었을겁니다. 현실만 그러한가요? 우리가 동경하는 히어로들은 어떤가요? 그들이 본래부터 강했던가요? 모두가 나름의 사연과 아픔과 좌절의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에 나름의 방식으로 의미를 부여하며 극복하고 성장하고 승리하죠. 우리의 감동이 '막연히 강함'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함'에 더 극적으로 감응하는 것은 그것이 우리현실의 삶과, 우리가 동경하는 모습과 닮아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말했습니다. "나를 죽이지 못한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들 뿐이다." 따라서 결심했습니다. 앞으로 경험할 모든 고통과 시련과 좌절을 진심으로 수용해야겠다고 말이죠. 그러한 경험을 통해 저는 더욱 강해지고 성장할테니까요. 그런 의미부여를 통해 나의 경험과 감정을 온전히 수용하고, 희망과 더불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을테니까요.

143 로저스는 심리치료에서 자신이 만나온 아동이나 성인 환자도 모두 소위 '조건부 자기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건 무슨 뜻일까? 한 개인이 어떤 조건을 갖추면 자신의 존재감이 올라가지만, 어떤 조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 타인에게나 사회에서 저평가되고 말것이라는 불안감을 가진 상태를 의미한다.

한편 이 챕터에서 소개된 '조건부 자기 존재감'이라는 개념도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조건부로, 특정한 조건을 갖춰야만 자신의 존재감이 선명해진다고 느끼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를테면 좋은 대학, 좋은 직장, 많은 돈, 좋은 차와 같은 조건을 갖추지 못한다면 스스로를 하찮게 여기며 불안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왜 제가 이 개념에 꽂혔냐하면, 저야말로 가장 강력한 '조건부 자기 존재감'을 가진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면 안된다, 합격을 하여 좋은 직장을 가져야 한다 등의 '당위'에 묶여서 살아왔고 딱 그만큼 스스로를 검열하고 비난하고 공격하고 평가절하했습니다. 높은 '외적 기준'은 낮은 '내적 자아'로 이어졌습니다. 외부의 기준을 쫓다보니 나만의 기호와 취향과 신념과 가치는 모호해져갔죠. 흐릿한 자아는 회피성향으로 이어졌습니다. "하고싶다"보다는 "해도되나?"를 자문하며 쭈뼜거렸고, 망설이던 사이 새로운 경험과 만남과 인연의 기회는 멀어지고, 성장과 기쁨의 기회도 함께 놓치게 되었죠. 그런데 저는 왜 스스로를 평가하고 높은 기준을 제시했던 것일까요? 왜? 누굴 위해서? 당연히 저 자신이죠. 내가 좋은것을 얻고, 좋은 평가를 받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음으로써 내가 편안한 감정을 느끼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스스로를 검열하고 평가하고 비난하는 과정에서 부정적 정서를 느끼고, 기쁨의 경험을 놓치고, 성장의 기회를 빼앗음으로써 나 자신에게 '나쁜 것'을 주는것은 심각한 모순이죠. 좋은것을 주겠다며 독약과 칼날을 들이미는 셈이니까요. 무언가 단단히 잘못되었던 겁니다. 내가 좋은것을 이룸으로써 나를 사랑하게 되는것이 아니라, 나를 사랑하기에 나 자신에게 좋은것을 주고싶은 것입니다. 자기사랑은 이미 차고 넘칠만큼 충분했고, 그것이 머물 수 있는 나의 존재감 또한 이미 선명했죠. '조건부 자기 존재감'이 아닌 '무조건적 자기 사랑'으로, 사랑하는 나 자신에게 기쁨의 경험과 성장의 기회를 아낌없이 선물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세 번째 키워드: 성장 "비로소, 거기서부터 시작할 것"

287 <상처 입은 치유자>라는 책을 쓴 헨리 나우웬은 이런 말을 남겼다. "우리는 자신이 입은 상처로 인해서 다른 사람에게 생명을 주는 원천이 될 수 있다" 그렇다. 상처가 생명의 숨으로 변화되는 것이 영적 성장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키워드는 성장입니다.'8장 growth-자신의 상처는 치유될 수 없을 거라는 사람에게'의 중심 키워드입니다. 8번째 챕터에서 소개되는 키워드로 이 책의 종착점이기도 하죠. 저자가 미국에서 임상훈련을 받던 시절, 아내의 외도로 고통받는 남성의 상담을 맡게 되었습니다. 트라우마의 늪에 빠져 가만히 TV를 보다가도 아내의 외도가 떠올라 고통받던 남성이 이렇게 물었습니다. "어떻게 아내가 외도를 하기 전으로 돌아갈 수 있죠? 어떻게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이렇게 상담을 받으면 그게 가능한가요?" 이에 저자는 당황스러운 마음에 일단 가능하다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상담이 끝난 후 슈퍼바이저에게 조언을 구하며 저자가 물었습니다. "교수님, 저 대답 잘한 것 맞나요? ...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해도 되는거죠?" 그러자 교수가 예상치 못한 대답을 해왔습니다. "무슨 소리? 당연히 못돌아가지!" 이게 무슨 날벼락같은 말인가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면 왜 애써 시간과 에너지를 써가며 상담을 받아야 할까요? 네, 그것은 앞서 살펴보았던 '수용'과도 관계있는 이야기입니다. 슈퍼바이저가 말했다고 합니다. "생각해봐. 어떻게 예전으로 돌아갈 수가 있어. 상담이란 건 예전과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새로운 관계를 맺어가도록 돕는 거야." 그렇습니다. 이미 벌어진 일은 결코 돌이킬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사건을 수용하고, 의미를 부여하고, 지금 여기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의연하게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저자는 상처를 수용하고 의연하게 나아가는 것을 넘어서, '상처입은 자의 특권'이 존재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아갑니다. 역경 후에 우리는 '영적 성장'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경험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이해합니다. 역경을 겪음으로써 자신의 세계를 초월해서 타인을 위한 이타적인 사람이 되어가고, 진정으로 타인의 아픔에 공감할 줄 아는 '상처 입은 치유자'로 바뀌어갈 때 영혼이 성장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돌이켜보니 저 역시 애초부터 누군가의 고통에 잘 공감하는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누군가가 고민을 이야기하면 상황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최적의 해결방법을 찾아주려 애쓰는 편에 가까웠죠. 앞서 말한 '동감'의 태도였습니다. 그렇게 문제라는 방정식을 해결하기 위한 나름의 최적해를 도출하고 나면, 잘했다는 생각에 조금은 우쭐하기도 했었죠. 타인의 고민에 진심으로 공감했다면 느낄 수 없었을 감정니다. 하지만 오래된 교만이 꺾이고 난 뒤에야 비로소 마음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고통과 절망으로 가득찬 살기 위한 몸부림이었지만, 그 처절한 경험 덕분에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되었죠. 나의 마음을 이해하고,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 공감하는 것입니다. 타인의 고통을 함부로 평가하거나 누군가의 마음을 멋대로 단정짓지 않는 태도입니다. 모름지기 온 몸과 마음을 다 하는 경험을 통해서가 아니라면 얻을 수 없을, 소중한 영적 지혜일 것입니다.

우리의 회복과 성장을 위하여

우리는 사람으로부터 상처받습니다. 하지만 결국 사람을 치유하는 것 또한 사람입니다. 그 사람에는 '나 자신'도 포함됩니다. 예고없이 들이닥친 상황에 흔들리고 좌절하고 상처받지만, 무력했던 스스로를 책망하고 저주하며 두 번째 화살을 쏘아붙이죠. 그러니 나 자신에게 상처주는 것 또한, 나 자신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나 자신을 치유하는 것 또한 내가 될 수 있습니다. '조건부 자기 존재감'이 아닌 '무조건적 자기사랑'으로 나 자신을 온전하게 안아주고, 모든 경험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며, 내 감정의 밑바닥에서 나와함께 울어주는 공감을 통해서 말입니다. 물론 처음부터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잘 된다면 잘 되는대로, 잘 되지 않는다면 잘 되지 않는대로 우리에게 경험이 되고, 의미가 되고, 치유와 성장의 기회가 되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의 고통과 불안에 마음이 조급해진다면 소중한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어보시기 바랍니다. 서툴지만 분명하게, 당신의 마음을 알아주기 위해 애쓰고 있는 누군가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애초부터 우리는, 치유하는 인간으로 태어났으니까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성실하게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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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고시넷 초록이 NCS 피듈형 1 통합기본서 - 워크북 핵심 이론 정리 | 모듈형, 피셋형, 피듈형 통합문제 수록 | 10개 영역 최신 기출예상문제 수록 2021 고시넷 초록이 NCS 피듈형 1
고시넷 NCS 연구소 지음 / 고시넷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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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식 시험을 대비할 때 빠지지 않고 강조되는 기술이 있습니다. 바로 '양치기'입니다. 많이 풀어야죠. 무조건 많이 풀어야 합니다. 주어진 시간 내에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많은 문제를 풀어낼 수 있도록 반복해서 연습하는 것, NCS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방식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서'는 필요합니다. 많은 문제를 풀다보면 반드시 이론적으로 취약한 부분이 포착되기 마련이고,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서 이론적 기초를 탄탄하게 다질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객관식 문제를 최대한 많이 풀어보되, 그 안에서 발견된 나의 취약점을 기본서를 통해 보완하는 것. NCS를 포함한 객관식 시험에 대비하는 저의 방식입니다.



나의 풀이
그런면에서 <고시넷 피듈형 종합 기본서>를 풀어본 것은 매우 유익한 경험이었습니다. 공기업 NCS 기본서로서, 기본서 치고 많은 문제를 담고 있었고, 기본서에 걸맞게 이론적 기초도 충분하게 다루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PSAT와 NCS를 동시에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의사소통능력, 수리능력, 문제해결능력에 중심을 두고 풀었는데요. 역시나 짐작하고 있던 취약영역에서 실수를 하거나 풀이가 막혔고, 그에 해당하는 이론파트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사고의 비약이나 논리적 오류를 점검하며 보완할 수 있었습니다.

피듈형이란?
그렇다면 제목의 '피듈형'은 도대체 무슨 뜻일까요? 피듈형은 공식적으로 쓰이는 단어는 아닙니다. 수험생들 사이에서 흔하게 쓰여지는 표현이죠. 전형적인 모듈형을 벗어나 응용형태를 띄는 유형을 피듈형이라고 부릅니다. 피셋형과 모듈형의 사이에 위치하기 때문에 이를 혼합하여 피듈형이라고 칭하는 것이죠. 피셋 문제를 많이 풀어본 저로서는 이 문제집을 풀어본 뒤 피듈형이 무엇인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순한맛 피셋이라고 할까요? 피셋의 이해력과 직관력은 필요하되, 계산과정이나 선지풀이의 난이도가 한단계 낮았습니다. 따라서 공기업NCS를 준비하는 분들은 물론, PSAT를 준비하는 분들께도 어느정도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기업NCS를 준비하는 분들이라면 어려운 문제를 풀어봄으로써 전반적인 문제해결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고, PSAT를 준비하는 분들이라면 상대적으로 쉬운 문제로부터 출발하여 실력을 키워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될테니까요. 

책의 구성
책은 총 3개의 분책으로 나눠집니다. '파트1.의사소통능력'~'파트4.자원관리능력'까지 분책 1, '파트5.조직이해능력~파트10.직업윤리'까지 분책 2, 나머지 정답과 해설이 분책 3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각각의 파트의 경우 유형별 출제비중을 분석한 뒤, 핵심이론을 정리하고, '모듈확인학습'에서 주요개념을 복습한 뒤, '기출예상문제'에서 최종적으로 문제를 문제를 풀어보며 학습을 마무리합니다. 책의 순서대로 풀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고요, 저처럼 문제를 먼저 풀어본 뒤 취약한 부분의 이론을 선별해서 읽어보시는 것도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공기업 NCS 기본서를 찾는 분들께 무난하고 유용한 입문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인상적이었던 한 문제를 함께 풀어본 뒤 소개글 마무리 하겠습니다.



피듈형의 대표적 문제. P200 40번 풀어보기
수리능력의 기출예상문제 40번입니다. 개인적으로 '피듈형'이란 무엇인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문제라고 생각해서 선택했습니다. 개당 단가가 높은 순서대로 바열하는 문제입니다. 개당단가는 총 매출금액에 매출비율을 곱하고, 그것을 매출수량으로 나눠서 산출합니다. 따라서 단가는 매출비율이 높을수록, 매출수량이 낮을수록 커집니다. 따라서 저는 매출비율/매출수량을 어림산하여 계산했습니다. A는 9이상, B는 6이상, C는 7이상, D는 8입니다. 따라서 정답은 A>D>C>B입니다.



반면 해설지에서는 조금 다르게 풀더군요. 하나의 기준점을 잡고 각각의 선지를 비교하는 방식입니다. 어림산 나눗셈이 단순했기에 망정이지 숫자가 복잡했다면 답안지의 방식이 더 빨랐을 것입니다. 이처럼 기준점을 잡고 비교하는 방식은 PSAT에서도 자주 활용되는 방식입니다. 이에 답안지의 방식으로도 정답을 구해보겠습니다. 기준은 D로부터 시작합니다. 매출수량 1만개로 배수를 구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먼저 D-C를 비교했을 때, C의 매출수량이 3배인 반면, 매출비율은 3배에 못미칩니다. 따라서 D 단가가 더 큽니다. 마찬가지의 방식으로 D-B와 A-D를 비교했을 때 D>B, A>D를 구할 수 있습니다. 이 때 B-C는 구할 필요가 없는데, 선지를 소거법으로 접근했을 때 이미 구한 정보만으로도 정답을 도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PSAT라면 B-C또한 구해야 하도록 선지를 구성했을 것입니다. 이에 B-C또한 따로 계산해보았습니다. 


첫번째 방식은 분자를 분모로 나누는 것입니다. 6.4<7.2로 B<C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책의 이론파트에서 등장한 '증가율'로도 계산할 수 있습니다. 분모의 증가율은 2에서 3으로 50퍼센트 증가한 반면, 분자의 증가량은 50%인 6.4보다 크기에 50%이상의 증가율을 보입니다. 이에 분자 증가율이 더 큰 C가 큽니다. 따라서 B<C임을 알 수 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성실하게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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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공부 5일 완성 - 마흔 살에 시작하는, 2021년 최신개정판
박민수(샌드 타이거 샤크)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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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요약]

미래PER를 중심으로 '10단계 프로세스'를 따라 종목을 선정하고 투자한다면 자신만의 투자원칙을 세울 수 있고, 시세판을 확인하며 불안에 떨지 않는, 확신에 찬 투자자가 될 수 있다.

[세줄평]

-안전한 주식투자를 위한 '10단계 프로세스'를 잡아주기에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주식공부책.

-무작정 따라하는것이 아니라 주체적 투자원칙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도움이 될 책.

-'좋은 습관'을 들이며 '실용적 틀'에 따라 주식투자를 시작한다면 꾸준히 성장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초심자에게 매력적인 책.

[추천합니다]

1. 주식공부를 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배워야할지 막막한, 주식매매의 필수지식과 기초전략을 배우고자 하는 주린이

2. 중구난방 좌충우돌 충동적 투자가 아닌, 짜여진 '프로세스'에 따라 안정적으로 투자하고 싶은 투자자

3. 틈만나면 불안한 마음에 MTS를 들여다보고 스트레스를 받는 분. 그래서 자신있게 묻어두고 안봐도 되는 안정적인 투자를 하고싶은 분

4. 전두엽을 활용하는 '자신만의 투자원칙'을 가진 투자자로 성장하고 싶은 분

5. 차트나 테마가 아닌, 기업가치를 중심으로 한 '기본적 투자'방법의 정석을 배우고자 하는 분

[서평]

주린이가 경험한 9개월간의 좌충우돌 투자과정

지난 3월 첫 주식투자를 시작했습니다. 시작은 삼성전자였습니다. 42000원 언저리에서 매수했고 다음 날 가격에 떨어지자 덜컥 겁이나 손절해버렸습니다. 처음이 어렵지, 그 다음부터는 매수매도가 한결 과감해졌습니다. 카카오, 네이버, JYP엔터테인먼트 등 섹터별 대형주를 매매해서 약간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그렇게 한 달 뒤, 저는 곱버스에 올라탔습니다.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던 사이 손실은 불어갔고, 이제껏 소소하게 벌었던 모든 수익을 홀라당 날림은 물론, 더 큰 손실을 입게 되었습니다. 오기가 생기더군요. 나의 판단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우량주에 장기투자해서 수익을 내리라 마음먹었습니다. 그렇게 발굴한 것이 '씨젠'이었습니다. 확신이 들었죠. 9만원에 매수하서 15만원 가량에 매도했습니다. 이 때 다짐했습니다. 적어도 잃지 않는 투자를 하자고. 투기를 하지 말고 투자를 하자고. 급등 테마주에 올라타는 일은 절대로 하지 말자고. 그렇게 두어달 뒤, 저는 올라탔습니다. 신풍제약에 말이죠. 근거는 매동이었습니다.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수세가 너무나도 강력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죠. 나보다 정보도 많고 판단력도 뛰어난 외국인 투자자들이 허튼짓을 할리 없고, 그것도 지속적으로 분명하게 매수한다면 나도 동참해도 되겠다고 생각했죠. 결과적으로 아주 틀린 판단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신풍제약에 투자함으로써 적잖은 수익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욕심을 부리다 더 큰 수익을 올릴 기회를 놓쳤습니다. 신풍주주라면 누구나 기억하고 있을, 12월 10일 코스피200지수 리밸런싱 이후의 하락세 와중에 매도했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한참이나 하락한 뒤에서야. 무척 아쉬웠습니다. 이후 잠시 숨을 고르고 저의 투자를 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매수를 멈추자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얼마나 안절부절못하며 투자했는지 말입니다. 행여나 주가가 폭락할까 틈만나면 핸드폰을 쳐다보며 일상의 집중력이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평가손실이 발생하더라도 편안한 마음으로 추세전환을 기다리게 되는 종목도 있었습니다. 무엇이 그런 차이를 만들었을까요? 바로 나만의 '기준'입니다. 철저한 고민과 분석을 통해 종목에 확신을 갖고 투자했을 경우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었고, 행여나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스스로 납득할 수 있다고, 거기에서 새로운 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반면 급등 테마주는 언제 주가가 곤두박질칠지 모르니 항상 불안하고 걱정됐죠. 제 투자의 가장 큰 문제는 손익의 여부에 앞서, 일상의 평온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행복하기 위해 돈을 벌고 투자를 하는 것인데, 불안과 스트레스에 '순간'을 놓친다면 더는 투자를 이어갈 이유가 없었죠.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나만의 투자 원칙을 세워야겠다. 호가창을 들여다보며 불안해하느라 순간을 놓치지 않도록,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투자를 해야겠다."

자신만의 투자원칙을 갖춘 사람이 되기 위하여

적어도 잃지 않는 투자, 불안에 떨지 않는 투자, 건강한 일상과 시너지를 이룰 투자전략이 필요했습니다. <주식 공부 5일 완성>은 그런 저에게 정확하게 필요한 책이었습니다. 책의 지향점은, 제가 되고자 하는 투자자와 정확히 일치했고, 그것이 올바른 방향임을 확신하게 해주었습니다. 바로 자신만의 투자원칙을 갖고 자신있게 투자함으로써, 불안에 떨지 않고, 평온한 일상과 시너지를 이루는 건강한 투자입니다. 스스로 고민하고 분석하고 투자함으로써 나날이 성장하는 투자자입니다.

영 번째 목차, 샤크전자의 일대기 스토리텔링: 주식시장과 친해지기

<주식 공부 5일 완성>은 6개의 챕터로 이루어진 주식투자 입문서입니다. 하루에 하나씩 주요 투자비법을 공부함으로써 단계적으로 성장해나가며 궁극적으로 자신만의 투자원칙을 갖춘 투자자로 나아가도록 이끕니다. 첫째 날이 시작되기 전에 '기초 지식 쌓기'챕터가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샤크전자(주)라는 가상의 기업이 창업하고, 성장하고, 몰락하는 일대기를 그린 스토리인데요, 이 과정에서 기업의 성장과 몰락이 유가증권시장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알기쉽게 보여줍니다. 창업하고, 유상증자 및 무상증자를 하고, 거래소 상장을 위한 IPO를 하고, 유동성 확대를 위한 액면분할을 하고, 물적분할을 시도하고, 무상감자에 이어 상장폐지와 정리매매에 이르는 이야기는, 낯선 주식용어들이 실제로 시장에서 어떤 이유로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직관적으로 이해시켜줍니다. 본격적인 공부에 들어가기에 앞서서 이러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주식시장에 대한 친밀함을 높이는 과정이 저에게는 매우 유익하게 느껴졌습니다. 투자자의 관점이 아닌 기업의 관점에서 공시를 바라보는 것도 매우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첫 번째 목차, 주식 고르는 비법 공부하기

이제 본격적으로 첫째 날이 시작됩니다. 주제는 "종목 고르는 비법을 공부하자." 이 책의 하이라이트인 '종목선정 10단계 프로세스'가 소개됩니다.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종목을 고르는 방법이죠. 10단계 절차를 단계적으로 설명한 뒤, '효성오앤비'라는 기업에 위의 프로세스를 그대로 적용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고수의 시선에서 종목을 분석하는 과정을 따라가볼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사례적용 과정을 하나쯤 더 보여주었다면 더 유익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을만큼 유익했습니다.

두 번째 목차, 주식 매매 원칙 공부하기

둘째 날의 주제는"주식 매매 원칙을 공부하자." 저자가 제인하는 주식 매매의 기본원칙을 소개하는데요, 안전성과 수익성을 추구하며 실전에서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는 내용이라서 유익했고, 흔히 알고있는 상식과 배치되는 것들도 있어서 신선했습니다. 특히 1원칙인 '손절매는 없다'가 기억에 남습니다.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과감한 손절이 중요할텐데 이게 무슨소리일까요? 손절매가 습관화되면 내 생각이 없어집니다. 전략분석과 판단을 하는 전두엽을 이용한 투자습관을 익히기 어려워지죠. 애초에 손절매하지 않기 위해 처음부터 이기는 싸움만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저평가된 우량회사를 매수한 다음, 진득하게 기다려서 수익을 내면 됩니다. 그 구체적인 방법은 책에서 소개됩니다. 물론 최악의 경우 손절을 해야할 경우도 있죠. 바로 큰 폭의 적자가 누적되거나 분식회계를 하는 등 기업가치가 흔들리는 경우입니다. 이럴때는 미련없이 과감하게 손절해야 합니다.

세 번째 목차, 호재뉴스 공부하기

셋째날은 호재뉴스에 대해 공부합니다. 계절주와 정치테마주 등 디데이 투자, 신규 지수편입, PEF인수, 정부의 강력한 정책 추진 등 다양한 뉴스를 이용하는 투자전략을 소개합니다. 개이적으로 신규 지수편입을 다룬 챕터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지난 해 MSCI, FTSE, KOSPI 200 지수 편입 때 투자를 시도해 보았고 1승 1무 1대패의 기록을 남겼기 때문입니다. 2021년 지수편입 이벤트때는 작년의 경험과 책에서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잡아보자고 의욕을 불태웠습니다.

네 번째 목차: 악재 뉴스 공부하기

넷째 날은 악재뉴스에 대해 공부합니다. 관리종목 지정과 상장폐지, 공매도의 증가, 신용융자 잔고 증가 등 조심해야 할 신호를 다룹니다. 종목공부를 위해 몇 개의 단톡방에 들어가있는데요, 거기서 다른분들이 공매도나 신용융자 잔고를 체크하고 토론하는 것을 보고 "이런것들이 중요하구나."라고 짐작해본적은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공부해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앞으로는 긍정적인 신호와 부정적인 신호를 모두 체크함으로써 손실의 가능성을 최소화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다섯 번째 목차: 주의해야 할 이슈 공부하기

마지막으로 다섯째 날은 주의해야 할 이슈를 공부합니다. 증자와 감자, 경영권 분쟁, 52주 신고가, 신규 상장 주식투자 등 빈번하게 등장하는 이슈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응해야 할지에 대해 알아봅니다. 개인적으로 52주 신고가를 다룬 파트가 기억에 남는데요, 저는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경우 무조간 좋은 신호라고 생각했거든요. 매물대가 없으니까요. 굳이 상한가 따라잡기에 나서지는 않더라도, 보유종목이 신고가를 기록한다면 가급적 홀딩하려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이 경우 반드시 체크해야 할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미래PER입니다. 신고가의 주가가 기업가치를 적절하게 반영한 것인지 직접 계산해본다면 투자의 위험성을 체크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가장 도움이 되었던 '종목선정 10단계 프로세스'

글을 마치기에 앞서, 저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종목선정 10단계 프로세스'를 간략하게 소개하겠습니다. 저평가 우량회사를 선정하는 최소한의 기준이죠. 가장 중요한 항목은 '미래 PER'와 '시가배당률'입니다. 마치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선택보다 탈락에 방점을 둔 선별과정입니다.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죠. 10단계 프로세스를 활용한다면 기술적 분석은 불필요합니다. 실제로 책에서는 거래량, 이동평균선, 캔들 등 기술적 분석과 관련하여 아주 기초적인 내용만을 소개하죠. 중요한 것은 기업가치에 기반한 '기본적 분석'입니다. 분석 기간은 3~5년간의 히스토리. 소요되는 시간은 한시간 남짓입니다. 네이버 증권정보를 주로 이용하며 필요에 따라 예외적으로 금감원 다트(dart.fss.or.kr) 및 거래소 공시 사이트를 이용합니다. 10단계 프로세스는 이처럼 가성비를 추구하는 빠른 분석방법입니다. 1단계에서 '3년간 당기순이익'을 확인하고, 3단계에서 '미래 PER'를 확인하며, 6단계에서 '3년간 시가배당률'을 확인하고, '10단계'에서 매수 사유와 매도 디데이 등을 스토리텔링합니다. 확실한 근거를 갖고 분명한 절차에 따라 모든 과정을 기록하는 투자법이죠. '10단계 프로세스 분석표'를 들고 투자에 나선다면 분명한 자신감을 갖고 투자할 수 있을 것 같았고, 그 과정에서 불안하거나 안절부절못하지 않으며, 행여나 결과적으로 투자에 실패하더라도 더 많은것을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력한 무기를 갖추고 주식시장에 뛰어들 날을 기대하며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도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주식투자라는 전쟁터에 뛰어들었던 것일까요? 제가 그동안 얻었던 약간의 수익은 모두가 운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그토록 불안하고 걱정되고 안절부절못했던 이유도 알게 되었습니다. 자신만의 투자원칙이 없었고, 따라서 종목과 투자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죠. 이제 당분간 신규매수를 중단하려합니다. 적어도 '10단계 프로세스 분석표'를 직접 작성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말입니다. 승리해서 돌아오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성실하게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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