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주린이가 경험한 9개월간의 좌충우돌 투자과정
지난 3월 첫 주식투자를 시작했습니다. 시작은 삼성전자였습니다. 42000원 언저리에서 매수했고 다음 날 가격에 떨어지자 덜컥 겁이나 손절해버렸습니다. 처음이 어렵지, 그 다음부터는 매수매도가 한결 과감해졌습니다. 카카오, 네이버, JYP엔터테인먼트 등 섹터별 대형주를 매매해서 약간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그렇게 한 달 뒤, 저는 곱버스에 올라탔습니다.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던 사이 손실은 불어갔고, 이제껏 소소하게 벌었던 모든 수익을 홀라당 날림은 물론, 더 큰 손실을 입게 되었습니다. 오기가 생기더군요. 나의 판단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우량주에 장기투자해서 수익을 내리라 마음먹었습니다. 그렇게 발굴한 것이 '씨젠'이었습니다. 확신이 들었죠. 9만원에 매수하서 15만원 가량에 매도했습니다. 이 때 다짐했습니다. 적어도 잃지 않는 투자를 하자고. 투기를 하지 말고 투자를 하자고. 급등 테마주에 올라타는 일은 절대로 하지 말자고. 그렇게 두어달 뒤, 저는 올라탔습니다. 신풍제약에 말이죠. 근거는 매동이었습니다.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수세가 너무나도 강력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죠. 나보다 정보도 많고 판단력도 뛰어난 외국인 투자자들이 허튼짓을 할리 없고, 그것도 지속적으로 분명하게 매수한다면 나도 동참해도 되겠다고 생각했죠. 결과적으로 아주 틀린 판단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신풍제약에 투자함으로써 적잖은 수익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욕심을 부리다 더 큰 수익을 올릴 기회를 놓쳤습니다. 신풍주주라면 누구나 기억하고 있을, 12월 10일 코스피200지수 리밸런싱 이후의 하락세 와중에 매도했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한참이나 하락한 뒤에서야. 무척 아쉬웠습니다. 이후 잠시 숨을 고르고 저의 투자를 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매수를 멈추자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얼마나 안절부절못하며 투자했는지 말입니다. 행여나 주가가 폭락할까 틈만나면 핸드폰을 쳐다보며 일상의 집중력이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평가손실이 발생하더라도 편안한 마음으로 추세전환을 기다리게 되는 종목도 있었습니다. 무엇이 그런 차이를 만들었을까요? 바로 나만의 '기준'입니다. 철저한 고민과 분석을 통해 종목에 확신을 갖고 투자했을 경우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었고, 행여나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스스로 납득할 수 있다고, 거기에서 새로운 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반면 급등 테마주는 언제 주가가 곤두박질칠지 모르니 항상 불안하고 걱정됐죠. 제 투자의 가장 큰 문제는 손익의 여부에 앞서, 일상의 평온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행복하기 위해 돈을 벌고 투자를 하는 것인데, 불안과 스트레스에 '순간'을 놓친다면 더는 투자를 이어갈 이유가 없었죠.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나만의 투자 원칙을 세워야겠다. 호가창을 들여다보며 불안해하느라 순간을 놓치지 않도록,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투자를 해야겠다."
자신만의 투자원칙을 갖춘 사람이 되기 위하여
적어도 잃지 않는 투자, 불안에 떨지 않는 투자, 건강한 일상과 시너지를 이룰 투자전략이 필요했습니다. <주식 공부 5일 완성>은 그런 저에게 정확하게 필요한 책이었습니다. 책의 지향점은, 제가 되고자 하는 투자자와 정확히 일치했고, 그것이 올바른 방향임을 확신하게 해주었습니다. 바로 자신만의 투자원칙을 갖고 자신있게 투자함으로써, 불안에 떨지 않고, 평온한 일상과 시너지를 이루는 건강한 투자입니다. 스스로 고민하고 분석하고 투자함으로써 나날이 성장하는 투자자입니다.
영 번째 목차, 샤크전자의 일대기 스토리텔링: 주식시장과 친해지기
<주식 공부 5일 완성>은 6개의 챕터로 이루어진 주식투자 입문서입니다. 하루에 하나씩 주요 투자비법을 공부함으로써 단계적으로 성장해나가며 궁극적으로 자신만의 투자원칙을 갖춘 투자자로 나아가도록 이끕니다. 첫째 날이 시작되기 전에 '기초 지식 쌓기'챕터가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샤크전자(주)라는 가상의 기업이 창업하고, 성장하고, 몰락하는 일대기를 그린 스토리인데요, 이 과정에서 기업의 성장과 몰락이 유가증권시장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알기쉽게 보여줍니다. 창업하고, 유상증자 및 무상증자를 하고, 거래소 상장을 위한 IPO를 하고, 유동성 확대를 위한 액면분할을 하고, 물적분할을 시도하고, 무상감자에 이어 상장폐지와 정리매매에 이르는 이야기는, 낯선 주식용어들이 실제로 시장에서 어떤 이유로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직관적으로 이해시켜줍니다. 본격적인 공부에 들어가기에 앞서서 이러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주식시장에 대한 친밀함을 높이는 과정이 저에게는 매우 유익하게 느껴졌습니다. 투자자의 관점이 아닌 기업의 관점에서 공시를 바라보는 것도 매우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첫 번째 목차, 주식 고르는 비법 공부하기
이제 본격적으로 첫째 날이 시작됩니다. 주제는 "종목 고르는 비법을 공부하자." 이 책의 하이라이트인 '종목선정 10단계 프로세스'가 소개됩니다.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종목을 고르는 방법이죠. 10단계 절차를 단계적으로 설명한 뒤, '효성오앤비'라는 기업에 위의 프로세스를 그대로 적용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고수의 시선에서 종목을 분석하는 과정을 따라가볼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사례적용 과정을 하나쯤 더 보여주었다면 더 유익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을만큼 유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