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먼저 보는 2019년 경제전망 - 세계 그리고 한국 경제를 관통하는 중대한 흐름과 최신 트렌드 19가지
김광석 지음 / 이지퍼블리싱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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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책 읽는것이 재미있어진 시점이 있다. 올 여름 언저리의 어느 날 부터다. 책에 대한 애정이 달라짐과 동시에 독서의 방식 또한 달라지기 시작했다. 과거의 독서는 정직했다. 책을 받으면 본문의 첫 페이지를 펴고 차근차근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서문과 목차 따위는 가볍게 건너뛰었다. 중요한 것은 '책을 읽는다는 것' 자체였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책을 받자마자 목차에 포스트잇 플래그를 부착한다. 목차를 통해 개괄적인 흐름을 예측하고 서문을 통해서 저자의 의도를 이해한다. 본문을 읽어나가는 와중에도 잊을만 하면 목차와 서문으로 돌아온다. 지금의 독서가 전체적인 맥락에서 어디의 흐름에 위치하는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짚어보기 위해서다. 독서는 한결 재미있어졌고 이해는 두결 깊어졌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던 것은 아니다. 때로는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거나, 큰 맥락과 세부내용의 연관성에 의문을 갖게되는 책들도 만나게 되었다. 큰 그림과 작은 그림의 유기적 연계. 나에게 '좋은 책'을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저자의 전작 <경제 읽어주는 남자>를 흥미롭게 읽었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기초적 경제 상식을 다룬 PART1에서 개별 키워드에 대한 심화 이해를 담은 PART2로 이어지는 전개, 개론적 지식에서 실전적용으로 이어지는 PART2의 흐름. 이처럼 일관되고 잘 짜여진 구성과 흐름이 매끄러운 독서로 이어졌다. 조금은 낯설고 어려운 경제용어에 대한 친숙함을 높일 수 있는 의미있는 경험이었다. 그리고 이런 기대감은 이 책 <한 권으로 먼저보는 2019 경제 전망>의 독서에도 이어졌다.

마찬가지였다. 잘 짜여진 구성과 매끄러운 흐름은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 책은 제목에서 담은 대로, 2019년의 경제를 미리 바라본다. 세계경제 6개, 한국경제 7개, 산업·기술 6개로 구분된, 총 19개의 경제 이슈를 따라가며 내년의 경제를 전망한다. 이러한 구성이 의미있는 이유는 각각의 집합이 서로에게 유기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기업은 산업의 영향을 받으며 산업은 국가 경제의 영향을 받는다. 한국 경제 역시 세계 경제의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돌이켜보면 교과서에서 배운 경제 역시 그랬다. 가계와 기업과 정부의 3대 경제주체는 끊임없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국가경제를 움직인다. 19대 경제 이슈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산업과 국가와 세계경제를 구성하는 다양한 변수들의 유기적 상호작용을 구체적이고 분명하게 배워나갈 수 있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파트는 역시나 한국경제를 다룬 2부, 그 중에서도 <'고용없는 경제', 언제까지 지속되는가?>라는 제목으로 '고용문제'를 다룬 CHAPTER2였다. '청년실업이 심각하다'는 사실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하지만 17년 5월 청년 취업자 증감폭 대비 18년 5월의 증감폭, 16~18년의 연도별 5월 실업률을 수치와 도표와 그래프를 통해서 만나보니 그 심각성이 한결 분명하게 피부로 와닿았다. 고용부진의 배경을 짚어본 부분도 좋았다. 산업 구조조정, 기업의 투자여건 악화, 정책적 원인, 기술적 원인을 짚어가는 과정에서 당면한 문제의 현실적 원인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아가 고용한파를 극복하는 방법을 제안한 부분에서도 앞서의 원인분석과 연결된 맥락에서 좋았다. 당면한 어려운 고용시장에 대응하며, 나는 어떤 인재가 될 것인가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도 떠올려볼 수 있었다.

모든 것이 연결된 시대다. 경제 역시 예외는 아니다. 나의 일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부의 변화를 어떻게 예측할 것인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현실의 지혜를 위한 경제지식을 더욱 넓혀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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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나로 살아갈 용기 -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모든 순간을 나답게 사는 법
브레네 브라운 지음, 이은경 옮김 / 북라이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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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직면으로부터 시작됐다. 두려웠다. 왜? 스스로에게 수치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왜? 내가 취약성을 갖고 있었고, 그것이 수치스럽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나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회피했기 때문이다. 이 모든 순환의 표면에 위치한 '두려움'이 자각될 때면 나는 반사적으로 도망쳤다. 밖으로 다른 작업을 하거나, 안으로 다른 생각을 찾았다. 당면한 두려움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는 적정수준의 자극이라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회피할 수 있다면, 그걸로 해피하다고 믿었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착각이었다. 회피는 결코 행복으로 이어질 수 없었다. 부정적 감정을 관성적으로 무시하고 비난하던 사이, 긍정적 감정을 포착하는 감각도 서서히 무뎌져갔다. 뿐만 아니다.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커져갈수록 삶의 반경도 줄어들었다. 자연히 기쁨과 마주칠 수 있는 기회도 줄어갔다. 안으로 밖으로 두려움으로부터 회피하는 과정에서, 안으로 밖으로 기쁨으로부터 멀어져갔다. 회피는 결코 해피로 이어질 수 없었다.

모든 것은 직면으로부터 시작됐다. 모든 변화는 직면으로부터 시작됐다. 첫번째, 나의 두려움을 인정하는 것. 두 번째, 나의 취약성을 수용하는 것. 세 번째, 지금 이 순간 그런 나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 두려움을 직면하게 되면서 더는 두려움이 두렵지 않게 되었다. 안으로부터의 기쁨에서 밖으로부터의 기쁨까지, 삶의 기쁨을 마주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도 자연스레 늘어갔다. 그 모든 성장의 과정에서 나는 이 하나의 키워드와 빈번하게 마주치게 되었다. 바로 '경계'다. '세상'과 '나'를, '너'와 '나'를 구분짓는, 그럼으로써 자기자각과 자기돌봄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또렷한 '경계'다. 

취약하다는 것의 힘 _ TED 강의 브레네 브라운

그런면에서 브레네 브라운의 신간 제목이 <진정한 나로 살아갈 용기>라는 사실은 정말이지 반가운 소식이었다. 저자의 TED 강연 '취약하다는 것의 힘'으로부터 공감과 위로와 방향성의 영감을 받은 바 있었기 때문에 기대가 컸다. 아니나 다를까, 저자의 흡입력은 TED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앉은 자리에서 다리가 저려 일어날때까지 포스트잇 플래그를 수도없이 붙여가며 몰입해서 읽어나갔다. 책의 부제인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모든 순간을 나답게 사는 법'을 갖출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겼다. 

책은 하나의 문장으로부터 시작한다. '마야 안젤루'라는 상담가가 한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다.
"어디에도,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깨달을 때 비로소 자유로워집니다. 그럴 때 어디에나 속한다고 느끼죠. 비싼 값을 치러야 하지만 커다란 보상을 얻게 됩니다."
저자는 이 이야기를 처음 듣고 분노를 느꼈다고 한다. 이유는 두 가지인데 그 중 하나가 '어디에도 속하지 않음'을 자유라고 느낀다는 표현에 대한 이질감이었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기 때문에 고통받았던 어린시절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저자는 겉모습은 백인이면서도 이름에는 흑인의 흔적을 갖고 있었다. 인종차별을 당하며 어느 집단에도 온전하게 어울리지 못했다. 이러한 유년기의 경험은 '속하지 못함'의 고통을, '속하고 싶음'의 갈증을 남겼다. 그런 저자가 안젤루의 표현을 듣고 공감하지 못하며 분노까지 느끼게 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런데 이는 과연 저자만의 이야기일까? 책에는 저자의 이야기와 사회 현상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놀랍도록 우리 사회와 닮아있다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다. '파벌'하면 떼어놓을 수 없는 사회가 바로 우리나라 아니던가? 유망한 학교에, 기업에, 조직에, 집단에, 사교모임에 소속되기 위해서 악을쓰며 노오력하는 것이 요즘의 일반적인 우리 모습이 아니던가? 자신이 속한 집단은 무조건적 신앙으로 지지하며, 대척점의 집단을 향해서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비난하고 저주하고 혐오하는 것이 빈번한 현상 아니던가? 꼭 이렇게 살아야만 하는 것일까? 관성적으로 우루루 몰려다니던 사이, 우리는 소중한 그 무엇을 놓치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50 진정한 소속감이란 우리 마음속에 있다. 일단 우리가 철저하게 자신에게 속하고 자기 자신을 완전히 믿으면 진정한 소속감을 느낄 수 있다.
 우리 자신에게 속한다는 말은 홀로 서야 한다는 뜻이다. 불확실성과 취약성, 비판이라는 황야에 용감히 맞서야 한다는 뜻이다. 정치적으로나 이념적으로나 전쟁터처럼 느껴지는 세상에서 이렇게 하기란 대단히 힘들다. 우리는 철저하게 혼자일 때조차 집단, 정치, 이념보다 더 거대한 사랑과 인간 정신으로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잊은 듯하다. 아무리 사상과 신념에 따라 갈라서 있다해도 우리는 같은 정신을 공유하는 역사의 일부다.

저자가 말하는 진정한 소속감은 특정한 엘리트 집단에 소속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집단에 소속되기 위해서 자신을 잃는다면 결국 남는것은 공허함 뿐이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진정한 소속감은, '자기 자신에게 속하는 것'으로써 얻을 수 있다. 온전한 자신으로 우뚝 섬으로써 명확한 경계를 설정하고, 자신있고 진실하게 타인과 교감할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책의 전반을 관통하는 '진실을 담은 역설'이다. 저자는 이처럼 진정한 소속감을 얻기 위한 방법으로써 '신뢰의 일곱 가지 요소'등 다양한 방향성을 제시한다. 똑같은 일곱가지 요소를 가지고 다방면으로 적용함으로써 '타인 신뢰', '자기 신뢰', '용기 근육 키우기'등 적재 적소에 활용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일곱가지 키워드를 기억함으로써 스스로를 조각하는 여정에서 요긴하게 활용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한다'는 오래된 진리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 '연결된 우리'가 되기 위해서 '용감한 나'부터 되어야겠다는 역설의 지혜도 배울 수 있었다. 스스로를 신뢰하는 강건한 등으로, 있는 그대로의 나와 타인을 수용하는 온화한 가슴으로, 강하지만 부드럽고 맹렬하지만 친절한 역설을 담고 있는 용맹한 심장으로, 분명하며 온전한 나를 다듬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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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울렁증 32세 이승환 씨는 어떻게 재무제표 읽어주는 남자가 됐을까
이승환 지음, 최병철 감수 / 흐름출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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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와 재무제표. 돈을 만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배워보기를 욕심내봤을 영역이다. 그렇다면 재무제표는 어떻게 작성하는 것일까? 거래가 발생하면 거래를 식별하고, 분개장에 분개한 뒤 원장에 전기하며 수정 전 시산표를 작성하고, 결산 및 수정 분개를 한 뒤 수정 후 시산표를 작성하고 최종적으로 재무제표를 작성한다. 정말 쉽다. 참 쉽다. 이렇게 재미있는 회계를 회들 어려워하는지... 그렇다. 많은 사람들이 회계의 문 앞에서 좌절하는 것은 그것이 너무 복잡하다는 것이다. 긴 흐름으로 하나의 재무제표가 완성되고, 각각의 재무제표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과정은 화려하고 멋지지만 복잡하고 어렵다. 재무제표의 작성과정은 그토록 낯설게만 느껴진다.

그런데 말이다. 재무제표를 공부하기 위해서 꼭 재무제표의 '쓰는 법'을 배워야만 할까? 글을 읽기 위해 작문을 공부할 필요가 없고, 음악을 듣기 위해 작곡을 배울 필요까지는 없으며, 음식을 맛있게 먹기 위해서 요리법 조리법을 공부할 필요까지는 없는 것인데. 꼭 복잡한 재무제표의 작성 과정을 온전하게 이해해야만 하는 것일까? 이것이 바로 이 책 <숫자 울렁증 32세 이승환 씨는 어떻게 재무제표 읽어주는 남자가 됐을까>의 전반을 아우르는 문제 의식이다. 저자는 한국 공인회계사회의 홍보팀을 거쳐 현재 연구2본부 선임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정치외교학과 출신으로, 공인회계사회로 이직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회계에 대해 거의 문외한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홍보팀에 근무하며 회계지식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고 이후 공부를 시작, '재무제표 읽어주는 남자'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의 지식을 쌓기에 이른다.

저자의 공부가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긴 시행착오의 이유는 그가 회계사가 공부를 하듯, '쓰는 회계'에 중심을 두고 공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자의 입장에서, 회계정보 이용자의 입장에서 '읽는 회계'의 관점으로 회계를 공부하기 시작하며 빠르게 배움을 넓혀나갈 수 있었다. 이 책에는 그런 저자의 노하우가 담긴 '회계 입문서'다. 회계정보 이용자가 알아야 할 필수 지식들을 담백하게 정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개념들을 초심자의 언어로 쉽게 풀어냈다. 워밍업에서 STEP4로 이어지는 단계적 구성을 통해서 배움의 효과를 극대화했다. 사례와 연습을 통해 스스로 배운 내용을 체계화하고 다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더 나은 직장 생활을 위해, 주식투자 등의 자신관리를 위해, 지적 호기심을 위해 등, 평소 어렵게 느껴왔던 회계와 친근해지기를 원하는 독자들에게 강력하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무엇보다 매력적이었던 것은 '쉬운 표현'이다. 70페이지에는 경제기사를 독해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국내 30대 그룹에서 자본잠식 및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 재무 위험수위에 놓인 계열사가 25%가 넘는다. ..."의 기사를 "30대 그룹은 남의 돈 (부채)이 내 돈(자본)보다 두 배 이상(200%) 많아 재무적으로 문제가 되고 위험하다. 특히 부실기업은 빚(부채)이 내가 팔아서 돈으로 만들 수 있는 자원(자산)보다 많고, 그 정도가 내 돈(자본) 수준을 넘어서서 더욱 위험하다."로 번역한다. 마치 외국어를 번역하듯 경제기사를 풀어내며 정보를 해석하는 과정은, 회계 공부의 의욕을 이끌어내기 충분했다. 73페이지에서는 연예 기획사인 YG와 SM이 '연습생'과 '연예인'을 어떻게 다르게 회계처리하는지를 보여준다. 익숙한 소재들로 회계를 공부하는 시간이 매우 흥미로웠다. 128페이지에서는 '회계 접두사'를 정리하며 당기, 이연, 충당, 상각 등 낯선 회계개념의 접두사들과 친근해지는 시간을 갖는다. 어려운 계정과목들을 이해하는 것은 회계공부의 큰 장벽인데, 이처럼 도매로 묶어서 개념의 의미를 이해하는 과정이 재미있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매력적이었던 것은 5부에서부터 시작되는 '나만의 재무제표 분석표 만들기'다. 저자가 재무제표 4대 천왕이라고 칭한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주석을 한꺼번에 꿰뚫어볼 수 있는 분석 툴이다. 이와 함께 핵심정보를 우선적으로 캐치할 수 있는 '재무제표 3단계 정리법'도 유용했다. 자신만의 뚜렷한 목적으로 필요한 정보만을 엄선하여 골라내는 독해 방법이다. 이는 (큰 숫자에 주목하라 - 주석 골라보기 - 3단계 분석표 만들기)의 과정으로 이어진다. 실제 기업들의 재무제표와 함께 독자 스스로 연습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에 더욱 흥미롭게 몰입할 수 있었다.

내년부터는 짬짬이 주식투자를 시작해볼 생각이다. '목적이 있는 읽기'로 현명한 투자자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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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Live & Work 1 : 마음챙김 - 내 마음의 주인으로 산다는 것 How To Live & Work 1
다니엘 골먼 외 지음, 김효원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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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 몸과 마음의 건강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도대체 마음챙김이 뭐길래 여기저기서 화두로 떠오르는 것일까? 마음챙김의 의미는 정확히 무엇일까?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어렵지 않을까? 어떻게 실천하면 되는걸까? 모든 새로운 배움이 그렇겠지만, 마음챙김 역시 초심자가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나 멀어보인다. 모든 새로운 배움이 그렇듯이, 마음챙김 역시 부담을 낮추고 친근감을 더하는 것이 배움의 첫 걸음이다.

일, 삶, 그리고 마음챙김
책 <마음챙김>은 21세기북스에서 펴낸 HOW TO LIVE & WORK’ 시리즈의 1권이다. ‘직장에서 어떻게 인간적으로 일할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실린 칼럼을 엮어 펴낸 시리즈다. <마음챙김>, <공감>, <행복>, <회복탄력성>, <진정성 리더십>, <영향력과 설득>으로 이어지는 긴 흐름의 첫 번째 이야기다. 하나같이 일과 삶에서 중요한 키워드들임에도 마음챙김이 첫 꼭지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책에 따르면 마음챙김은 '마음의 주인'이 되기 위한 힘을 키워준다. 목적지는 달라질 수 있어도 출발지는 결코 변하지 않는다. 바로 '지금, 여기'다. 마음챙김은 '지금, 여기'의 자각을 깨운다. 방향을 찾기 위한 새로운 관점의 지혜를 선물한다. 가볍고 경쾌한 마음으로 출발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그러니 더 나은 일과 삶을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다.

9명의 전문가들이 보내는 9가지 시선
책은 마음챙김을 구체적이며 체계적으로 파고들지는 않는다. 9명의 전문가들이 각자의 시선으로 마음챙김의 효과를 짚어보고 방향성을 제시한다. 하버드대학교 심리학 교수인 엘렌 랭어 교수는 인터뷰 형식을 통해 '마음챙김이 조직에 미칠 수 있는 긍정적 영향'을 설명한다. 감정지능 전문가인 대니얼 골먼은 마음챙김을 통해 '회복탄력성'을 기를 수 있는 원리와 실천방법을 제시한다. 하버드대학교 심리학 교수인 수전 데이비드는 내면의 감정을 다스리는 '감정 민첩성'을 키울 수 있는 ACT의 적용 방법을 설명한다. 이처럼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마음챙김'을 바탕으로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간다. 내가 좋아하는 마음챙김을 향한 다양한 시선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었던 흥미로운 독서의 시간이었다.

마음챙김, 생산성의 도구?
마음챙김은 본래 동양에서 시작되어 서양으로 건너간 개념이다. 서양의 학자들이 굳이 마음챙김을 차용하여 연구하기 시작한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효과'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거나, 성과를 끌어올리는데 '효과'가 있었기에 연구와 실천이 확산되기 시작되었을 것이다. 이 책의 전반에도 그런 시각이 드러난다. 주의력이나, 리더쉽, 감정조절, 뇌건강, 회복탄력성등의 효과가 강조된다. 물론 효과는 중요하다. 세상에 동기가 없이 시작되는 일은 없다. 누구나 각자의 목적과 이유로 명상을 시작한다. 하지만 명상은 기본적으로 '내려놓음'이다. 목적을 향해 '행위'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로서 '존재'하는 상태다. 그런데 "지나치게 목적과 효과를 기대한다면 제대로 명상에 머물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이는 평소 내가 명상을 할 때 늘 유념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나야말로 '목적'을 갖고, '열심히', '잘' 명상을 달성해내려는 경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각을 이어갈 무렵, 흥미로운 챕터를 만났다. 8장 <결코 성과가 당신의 가치를 결정하지 않는다:마음챙김이 생산성 향상의 도구가 될 떄 잃어버리는 것들>이다. 

자비를 기억할 것
108 마음챙김을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완수하기 위해 활용하는 도구라고 생각하면, 현재에 몰입하는 대신 미래지향적인 사고에 갇히게 된다.

이 챕터의 저자인 샬럿 리버만은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이다. 대학시절 '에더럴'이라는 약에 중독되었다가 치유의 방편으로 마음챙김을 시작했다. 시작부터 나의 주의를 끌었다. 내가 명상을 시작한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주의력'이다. 나는 꽤나 산만한 기질을 갖고 있다. 외부의 자극에 이끌려 주의를 빼앗기거나, 내부의 생각에 이끌려 몽상에 빠지기 일쑤였다. 이러한 성향을 극복하기 위한 '도구적 목적'으로 마음챙김을 시작했고 조금씩 그 효과를 체화하고 있다. 물론 시작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명상의 효과를 빨리 보고자 하는 조급함은 마음을 더욱 산만하게 만들었다. 명상의 효과는 목적을 버릴 때 시작되었다. '집중을 잘 하는 나'로 변화하기 위해 안절부절할 때가 아니라, '집중을 못해도 있는 그대로 소중한 나'를 수용하기 시작할 때, 은은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저자의 이야기는 나의 경험을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기업, 스포츠, 교육 등의 현장에서 성과를 위한 도구로서 마음챙김이 주목받고 있다.저자는 작금의 목적론적 마음챙김 열풍을 '맥마인드풀니스mcmindfulness'라고 칭하며 주의를 환기시킨다. 맥도날드와 마음챙김의 합성어다. 마음챙김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효과적인 도구이며, 미래를 위한 노력은 분명히 의미있는 일이다. 하지만 성공보다, 성과보다, 성장보다, 미래보다,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지금 여기에 현존하고 있는 '나'다. 조건없는 자비심으로 돌봐줘야 할 소중한 나다. 그것을 놓치지 않겠다.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알아차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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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 철학, 법학의 눈으로 본 인간과 인공지능
조승호.신인섭.유주선 지음 / CIR(씨아이알)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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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중엽, 영국 런던 및 뉴캐슬 지역에서는 심각한 콜레라가 창궐했고 이로인해 약 만여명이 목숨을 잃게 된다. 원인은 상하수도의 위생상태였다. 당시는 산업혁명의 여파로 농촌 지역의 인구가 도시를 향해 대규모로 유입되던 시기였지만 상하수도의 설비규모는 급속히 늘어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 당시 런던의 런던의 상수도 시설은 특별한 정화처리 없이 우물에 고인 물을 시민들에게 공급하는 수준이었고, 오염된 물이 콜레라를 대규모로 퍼뜨렸던 것이다. 문제는 보건당국이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콜레라가 공기를 통해 전염된다고 믿고 있었다. 콜레라는 몇 년 주기로 나타나며 많은 시민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이 바로 '빅데이터'다. 존 스노 박사는 콜레라의 공기전염에 의심을 품고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날짜별 발병자 수, 사망자 수, 사망자 발생 장소, 지하수용 펌프의 위치 등을 토대로 콜레라 환자 발생 지도를 작성했고, '펌프 A'를 당시 콜레라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이후 펌프 A는 폐쇄되었고 콜레라 확산은 진정된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역사적 사례'로서 이 책에 담긴 이야기다.

인공지능을 바라보는 세 개의 시선
<공학,철학,법학의 눈으로 본 인간과 인공지능>은 다양한 시선으로 인공지능을 들여다본다. 언제나 흥미로운 '통섭'의 시도다. 인공지능 그 자체로도 재미있는 소재인데, 독자적이며 전문적인 세 개의 눈으로 인공지능을 들여다본다는 것이 매우 참신하게 느껴졌다. 1부는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이라는 제목아래 '공학'의 눈으로 인공지능을 들여다본다. 인공지능의 역사와 원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 실질적이고 물리적인 접근 방식이다. 2부는 '인공지능과 철학자의 판타지'라는 제목아래 '철학'의 눈으로 인공지능을 바라본다. 철학자 콩트가 제시한 '인류 의식발달의 3단계'에서 출발하며 '라이프니츠'와 '메를로퐁티'의 견해를 결합하여 문제를 풀어간다. 여기서 문제란 인공지능 시대를 맞이하는 인간과 로봇의 존재론적 문제의식이다. 3부는 '인공지능의 발전과 법률적 탐구'라는 제목 아래 '법학'의 눈으로 인공지능을 관찰한다. 인공지능 시대에 나타날 '책임'과 '권리' 등 법률적 쟁점을 다룬다.

인공지능. '인간'과 인공지능
인공지능. 흥미로운 소재다. 거기에 통섭까지 시도한다니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호기심이 동했다. 인공지능의 원리는 무엇인지, 그들을 어떤 주체로 바라볼 것인지, 그들이 일상화되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법적 갈등의 상황들은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이러한 면에서 충분히 흥미롭고 유익한 독서였다. 하지만 책을 읽어나가며 내가 "제목을 잘못 읽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꼼꼼하지 못한 나는 <공학, 철학, 법학의 눈으로 본 '인공지능'>이라고 제목을 읽었다. '인간과'를 놓친 것이다.' 인공지능'에 대해서 배웠다. 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인간'에 대해 더 많은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인공지능은 인간을 비춰주는 거울이 되었다. 공학적 관점이라는 거울을 통해 인간의 사고와 학습구조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었다. 철학적 관점이라는 거울을 통해서 "인간과 인공지능이 다르다면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특별함은 무엇인가?"라는 실존적 의문을 떠올려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법학적 관점이라는 거울을 통해서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권리와 책임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새롭게 바라볼 수 있었다.

강화학습, 우리의 걸음마
33 기계학습이란 이런 경우에는 이렇게 하고 저런 경우에는 저렇게 동작하라고, 가능한 모든 경우를 프로그래머가 정의해주지 않더라도, 데이터를 통해서 사람이 학습하는 것처럼 최적의 판단이나 예측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론을 말한다.

35페이지에는 기계학습의 세 가지 유형으로 '지도학습', '비지도학습', '강화학습'이 제시된다. 지도학습은 출력값이 지정된 입력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되는 학습방법이다. 회귀분석, 의사결정 나무 등이 포함된다. 지도학습은 출력값이 지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입력 데이터가 주어졌을 경우 진행되는 학습방법이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규칙이나 유사성을 파악하는 경우다. 마지막으로 강화학습은 지정된 목표값을 향하여 '행동'과 '보상'을 토대로 나아가는 학습방법이다. 이 챕터를 배우며 무심코 행해왔던 나의 학습패턴을 구분하고 상황에 따른 개별적, 구체적 적용을 기대해볼 수 있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이 바로 마지막의 '강화학습'이었다. 이세돌을 이긴 알파고에 적용된 학습방법이다. 아이가 걷는 방식을 빗댄 비유 덕분에 쏙쏙 이해되었다. 아기가 걸음마를 배울 때 '최상의 걷기법' 교재를 바탕으로 디딤발의 상황에 따른 다리의 각도를 미세조정하지 않는다. 그저 걸을 뿐이다. 그 과정에서 좋은것은 취하고 나쁜것은 버린다. 수만가지 경우의 수에서 취해야 하는 '필승법'을 하나하나 지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무수한 대국 경험 속에서 좋은 것을 취하며 자가발전하도록 설계한 것이 알파고의 성장비법이다. 돌이켜보면 인간의 삶도 원래 그렇다. 걷기법 학원을 배운이도, 옹알이법 강좌를 다닌 이도 없다. 그저 경험하며 배워나갔을 뿐이다. 그런데 요즘의 우리 사회는 '실패'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성장의 필연적 과정으로 바라보는가, 아니면 무능의 증거로 심판하는가. 나는 나의 실패를 어떻게 바라보았는가. 무능감과 수치심에 빠져 허우적거렸는가, '배웠다'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성장으로 나아갔는가. '완벽한 한 걸음'을 위해 조바심 내기보다는, 반가운 실패를 향해 과감히 성큼 내딛을 수 있는 내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나의 불완전성
178 기계의 속성인 완전성이라는 관성에 젖은 로봇이 이해하지 못한 것은 인간의 불완전성이다. 나아가 기계의 또 다른 속성인 필연성에 익숙한 로봇은 자유의 차원에 무지하다. 그러므로 인간이 풍길 수 있는 개성이란 주름, 덧니, 흉터 같은 불완전한 흔적에서 나오고 이것들이야말로 모든 인간을 각자 특별하고 유일한 존재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불완전성. 176페이지에 적힌 소제목이다.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을 통해 인공지능과 로봇인간의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챕터의 일부다. '바이센터니얼 맨'은 어느 '인간다운'기계의 일대기를 다룬 공상과학영화다. 평범한 로봇이었던 앤드류는 우연한 사건으로 신경계의 변화를 경험하고, 보통의 로봇에게는 없던 고급지능과 호기심을 갖게 된다. 주인 가족과의 갈등과 사랑을 경험하던 앤드류는 인간과 같으면서 다른 자신의 존재에 의문을 품고, 인간과 닮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게 '인간적인 로봇'이 되어가던 앤드류는 어느 날 인간적인, 그 무엇보다 인간적인 요소인 '불완전성'에 대해서 깨닫게 된다. 완벽한 로봇이던 앤드류는 사랑하는 이에게 인간적인 조언을 듣게 된다. 실수하고, 모험을 시도하고, 사고를 치라는. 그 과정과 이후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의 스토리, 그리고 저자의 해설은 '인간'으로서의 나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정확히 말하면 '인간적이지 않은 인간'이 되고자 하는 인간으로서의 나에 대한 생각이다. 잘 하고 싶다. 성공하고 싶다. 멋지게 해내고 싶다. 그 좁은 시야에 매몰돼 앞만 보고 달리며 자학과 자책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기도 했다. 인간이 되고 싶어하던 앤드류에 비해 나는, 로봇이 되고 싶었던 걸까? 나의 삶은 유한하며, 나의 선택은 미숙하고, 나의 능력은 서툴다. 그렇게도 나는 인간적이다. 그러니 나도 이제, 스스로를 좀 더 친절하게 대해도 되지 않을까? 나를 특별하고 유일한 존재로 만들어주는 나의 불완전성을 팔벌려 맞이하며 말이다.

새로운 거울을 기대하며
인공지능에 대해 배우려다가 인간에 대해 배웠다. 인식의 한계를 넘어설 수 없는 우리 모두에게, 역시 스스로를 비춰줄 수 있는 거울이 필요하다. 신화와 연극이, 시와 노래와 희곡과 소설이 했던 역할을 이제는 인공지능이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인공지능에 비춰진 인간에 대한 인식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남기게 될까? 무엇이 됐든 거기에서부터 시작되겠지. 정답 없는 우리의 걸음마가 그래왔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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