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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Live & Work 1 : 마음챙김 - 내 마음의 주인으로 산다는 것 ㅣ How To Live & Work 1
다니엘 골먼 외 지음, 김효원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10월
평점 :
마음챙김. 몸과 마음의 건강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도대체 마음챙김이 뭐길래 여기저기서 화두로 떠오르는 것일까? 마음챙김의 의미는 정확히 무엇일까?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어렵지 않을까? 어떻게 실천하면 되는걸까? 모든 새로운 배움이 그렇겠지만, 마음챙김 역시 초심자가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나 멀어보인다. 모든 새로운 배움이 그렇듯이, 마음챙김 역시 부담을 낮추고 친근감을 더하는 것이 배움의 첫 걸음이다.
일, 삶, 그리고 마음챙김
책 <마음챙김>은 21세기북스에서 펴낸 ‘HOW TO LIVE & WORK’ 시리즈의 1권이다. ‘직장에서 어떻게 인간적으로 일할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실린 칼럼을 엮어 펴낸 시리즈다. <마음챙김>, <공감>, <행복>, <회복탄력성>, <진정성 리더십>, <영향력과 설득>으로 이어지는 긴 흐름의 첫 번째 이야기다. 하나같이 일과 삶에서 중요한 키워드들임에도 마음챙김이 첫 꼭지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책에 따르면 마음챙김은 '마음의 주인'이 되기 위한 힘을 키워준다. 목적지는 달라질 수 있어도 출발지는 결코 변하지 않는다. 바로 '지금, 여기'다. 마음챙김은 '지금, 여기'의 자각을 깨운다. 방향을 찾기 위한 새로운 관점의 지혜를 선물한다. 가볍고 경쾌한 마음으로 출발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그러니 더 나은 일과 삶을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다.
9명의 전문가들이 보내는 9가지 시선
책은 마음챙김을 구체적이며 체계적으로 파고들지는 않는다. 9명의 전문가들이 각자의 시선으로 마음챙김의 효과를 짚어보고 방향성을 제시한다. 하버드대학교 심리학 교수인 엘렌 랭어 교수는 인터뷰 형식을 통해 '마음챙김이 조직에 미칠 수 있는 긍정적 영향'을 설명한다. 감정지능 전문가인 대니얼 골먼은 마음챙김을 통해 '회복탄력성'을 기를 수 있는 원리와 실천방법을 제시한다. 하버드대학교 심리학 교수인 수전 데이비드는 내면의 감정을 다스리는 '감정 민첩성'을 키울 수 있는 ACT의 적용 방법을 설명한다. 이처럼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마음챙김'을 바탕으로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간다. 내가 좋아하는 마음챙김을 향한 다양한 시선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었던 흥미로운 독서의 시간이었다.
마음챙김, 생산성의 도구?
마음챙김은 본래 동양에서 시작되어 서양으로 건너간 개념이다. 서양의 학자들이 굳이 마음챙김을 차용하여 연구하기 시작한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효과'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거나, 성과를 끌어올리는데 '효과'가 있었기에 연구와 실천이 확산되기 시작되었을 것이다. 이 책의 전반에도 그런 시각이 드러난다. 주의력이나, 리더쉽, 감정조절, 뇌건강, 회복탄력성등의 효과가 강조된다. 물론 효과는 중요하다. 세상에 동기가 없이 시작되는 일은 없다. 누구나 각자의 목적과 이유로 명상을 시작한다. 하지만 명상은 기본적으로 '내려놓음'이다. 목적을 향해 '행위'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로서 '존재'하는 상태다. 그런데 "지나치게 목적과 효과를 기대한다면 제대로 명상에 머물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이는 평소 내가 명상을 할 때 늘 유념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나야말로 '목적'을 갖고, '열심히', '잘' 명상을 달성해내려는 경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각을 이어갈 무렵, 흥미로운 챕터를 만났다. 8장 <결코 성과가 당신의 가치를 결정하지 않는다:마음챙김이 생산성 향상의 도구가 될 떄 잃어버리는 것들>이다.
자비를 기억할 것
108 마음챙김을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완수하기 위해 활용하는 도구라고 생각하면, 현재에 몰입하는 대신 미래지향적인 사고에 갇히게 된다.
이 챕터의 저자인 샬럿 리버만은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이다. 대학시절 '에더럴'이라는 약에 중독되었다가 치유의 방편으로 마음챙김을 시작했다. 시작부터 나의 주의를 끌었다. 내가 명상을 시작한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주의력'이다. 나는 꽤나 산만한 기질을 갖고 있다. 외부의 자극에 이끌려 주의를 빼앗기거나, 내부의 생각에 이끌려 몽상에 빠지기 일쑤였다. 이러한 성향을 극복하기 위한 '도구적 목적'으로 마음챙김을 시작했고 조금씩 그 효과를 체화하고 있다. 물론 시작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명상의 효과를 빨리 보고자 하는 조급함은 마음을 더욱 산만하게 만들었다. 명상의 효과는 목적을 버릴 때 시작되었다. '집중을 잘 하는 나'로 변화하기 위해 안절부절할 때가 아니라, '집중을 못해도 있는 그대로 소중한 나'를 수용하기 시작할 때, 은은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저자의 이야기는 나의 경험을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기업, 스포츠, 교육 등의 현장에서 성과를 위한 도구로서 마음챙김이 주목받고 있다.저자는 작금의 목적론적 마음챙김 열풍을 '맥마인드풀니스mcmindfulness'라고 칭하며 주의를 환기시킨다. 맥도날드와 마음챙김의 합성어다. 마음챙김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효과적인 도구이며, 미래를 위한 노력은 분명히 의미있는 일이다. 하지만 성공보다, 성과보다, 성장보다, 미래보다,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지금 여기에 현존하고 있는 '나'다. 조건없는 자비심으로 돌봐줘야 할 소중한 나다. 그것을 놓치지 않겠다.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알아차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