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의 특강으로 끝내는 수학의 기본 원리
제리 킹 지음, 박영훈 옮김 / 동아엠앤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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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1.수학과 예술이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께
2.'수학의 실체'에 대해 이해하고자 하는 분들께
3.학창시절 배웠던 수학에 대해 근본부터 새롭게 접근해보고자 하는 분들께
4.수학의 본질에 대한 전반적 탐구를 기대하는 분들께
5.'수학은 아름답다'는 명제에 동의하는 분들께

[이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수학의 본질
2.진리와 논리
3.수론
4.미적붐
5.패턴과 패러독스

[이 책의 장점]
1.수학에 대한 본질적 이해
서문 첫 구절에서 저자를 이렇게 말한다. "수학자들은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두 가지를 알고 있다. 첫 번째, 모든 수학은 몇 개의 기본원칙으로부터 파생되어 흘러 나왔다는 것이다. 두 번째, 수학 연구에 착수하는 동기와 어떤 연구결과에 대한 평가 기준 둘 다 미학적인 관심에 의해 지배된다는 사실이다. 기본 원칙들은 수학의 근원을 이루고 있으며 아름다움에 대한 이끌림은 수학이 계속될 수 있도록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생각하는 수학의 기본원리들을 다룬다. 기본원칙에서 부터 출발하여 논리와 증명을 통해 발견을 확장시켜 나간다. 그리고 그 논리적 여정에서 한 발짝씩 멈춰서서, 수학의 아름다움을 짚어본다. 수학을 단순히 '시험을 위한 도구'나 '다른 연산을 위한 기술'정도로 생각하기 쉬운반면 그 본질에 대해서는 짚어볼 기회가 적다. 이 책의 독서는 수학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애정을 가져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2.수학을 향한 신선한 접근
"낭만주의 시인들은 아이작 뉴턴의 결정론적 물리학과 이를 창출한 수학적 논의들을 업신여겼다. 존 키츠는 추론에 의해 진리가 확립될 수 있다는 사실조차 의심하였다. 이에 앞서, 알렉산더 포프는 <우인열전>에서 "예술이 차례로 사라지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밤이 되게 하는" 과학 만능 주의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앞서의 문장은 이 책의 일곱번째 강의인 '확률'파트의 도입 부분이다. 확률의 이해를 향한 짤막한 도입부분에서 뉴턴역학에 대한 낭만주의 시인들의 비판적 시각을 짚어보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지나며, 양자역학의 세계에 멈춘다. 결정론의 확실성의 세계에서 불확실성의 세계가 태동한 물리학 역사를 훑어본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의 모든 강의별 두입부는 나름의 '이야기'와 함께 시작된다. 다양한 이야기들과 함께 수학이 결코 '기호 속 세상'의 이야기가 아니며 우리의 삶과 본질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생각]
정말이지 재미가 없었다. 생각만해도 머릿속이 어지러웠다. 짜증과 피로감이 몰려왔다. 학창시절 수학을 바라보던 나의 시선이다. 돌이켜 그 이유를 생각해보니 '어려움'과 '재미없음' 때문이었던 것 같다. 우선 어려웠다. 기본적인 연산부터도 달갑지 않았고 식을 적용하는 과정도 서툴렀다. 반면에 국어는 상대적으로 쉬었다. 문학과 같은 문제들은 그리 어렵지 않게 답을 도출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시'와 '수학'을 비교하며 수학이 오히려 시보다 쉽다고 말한다. 시의 언어는 그 의미가 추상적인 반면, 수학의 언어는 명제와 기호들이 정확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재미'역시 마찬가지다. 책은 수학의 아름다움에 대해 강조한다. 어떤 수학자가 다른 수학자의 연구 성과에 대해 할 수 있는 가장 큰 칭찬은 '우아하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책의 전반에 걸쳐 말한다. 수학은 예술이라고. 높은 경지에 도달한 예술이라고.

책은 10가지 강의를 거치며 비슷한 패턴으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바로 기본원칙에서 출발하여 발견을 확장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마치 나무가 가지를 뻗어나가는 것을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 '아름다움'이라는 표현이 충분히 적절하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학창시절 배웠던 '기계적 공식암기'와 '기계적 공식적용'이라는 문제풀이 패턴과는 전혀 다른 접근 방식이었다. 내가 왜 수학을 어려워했고 왜 수학을 재미없다고 느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대상에 대한 접근방법의 차이가 감정의 차이로, 장기적 성과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음 또한 새롭게 이해하게 되었다.

39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는 우리가 현실 세계의 비밀들 주위를 돌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수학에서는 진리가 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다. 당신은 정면으로 맞서서 진리로 나아가야 한다. 함의 기호가 바로 그 길을 가리키고 있다.

명제논리의 '논리적 함의'를 설명하는 파트의 일부이다. 하나의 명제와 또 다른 명제의 관계를 나타내는 '함의'를 설명하며 로버트 프로스트를 인용한다. 현실 세계의 비밀들을 발견하는 도구로서 함의라는 논리적 도구이자 기호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440 시인의 상상력이 담긴 손 안에서 종교, 무한공간, 하늘, 그리고 영원이라는 추상적 개념은 어두운 숲, 작은 것, 들꽃, 그리고 한 시간이라는 시간에 압축되어 축소되었다. 수학자와 시인들은 아름다움 속에서 그리고 추상화 속에서 맞교환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행하는 것의 순서는 반대이다.
"수학자는 추상적 아이디어 속에 들어있는 모든 구체적인 이미지들을 본다."
반면에
"시인은 구체적인 이미지 속에 들어있는 모든 추상적 아이디어들을 본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수학자와 시인을 같은 카테고리에 묶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전혀 해보지 못했다. 시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는 있어도, 아름다움과 수학을 연결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저자는 10개의 강의를 통해 수학의 기본원리들을 짚어보고, 거기서 출발하는 연결과 확장을 통해 수학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그리고 마지막 정리 부분에서 시인고 수학자를 이렇게 비교한다. 추상에서 구체를 보는 사람과, 구체에서 추상을 보는 사람으로. 그 동안 내가 생각했던 수학과 수학자에 대한 이미지를 단발에 바꿔준 간결하면서 명료한, 아름다운 표현이었다.

이 책이 수학을 잘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 무난하고 쉽다고 말할수는 없다. 나 또한 이 책의 내용 전체를 이해하지 못한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적어도 '수학에 대한 관점'이 달라진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수학을 향한 진입장벽이 한츰 낮아진 만큼, 수학을 향한 낯설음과 거부감이 한결 희석된 만큼, '수학의 아름다움' 이라는 삶의 재미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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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의 종말, 그 너머의 세계
사카키바라 에이스케.미즈노 가즈오 지음, 김정연 옮김 / 테이크원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이런 분들께 추천 합니다]
1.우리를 둘러싼 '자본주의'라는 경제체제를 이해하고자 하는 분들께
2.우리를 둘러싼 '시스템의 위기'에 대해 배우고자 하는 분들께
3.패러다임의 전환, 특히 '자본주의의 위기'에 관심을 갖고있는 분들께  
4.자본주의 이후의 시대는 어떤 모습을 띄게될지 호기심을 갖고있는 분들께

[이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자본주의'의 발전사와 역사적 위기들
2.우리시대의 '자본주의'가 위기에 빠져있다고 볼 수 있는 이유
3.'자본주의 이후의 체제에 대한 예상
4.아베노믹스의 명암 등 일본 경제에 대한 평가
5.현대 '자본주의'와 미래에 대한 저자들의 대담 

[이 책의 장점]
1.일관된 전개
'자본주의의 종말, 그 너머의 세계'라는 제목에 걸맞게, 이 책은 현대 자본주의가 종말에 다가왔음을 주장하며 그 이후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본격적 이야기의 시작에 앞서서 가깝게는 프랑스혁명부터 길게는 기원전 2348년 노아의 대홍수까지 거슬러 간다. '경제'를 이야기하며 '역사'를 이야기하는 것, 그것은 자본주의가 단순한 교과서적 경제체제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을 둘러싸고 있는 삶의 체제로 자리잡았기 때문일 것이다. '로마제국의 붕괴'와 '비잔틴제국의 붕괴'와 '프랑스혁명'이라는 역사의 위기를 짚어보며 이를 지금의 제4역사적 위기와 연결하고 자본주의 위기의 심각성을 주장한다. 이처럼 역사적 사례와 연결된 일관적 전개는 풍성한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저자의 주장을 자연스럽게 부연한다. 

2.시각자료
경제체제를 다루는 책이니만큼 구체적 수치와 자료와 도표들이 등장한다. 책 전반을 관통하는 수치의 중심에 '이자율'이 있다. 10년만기 국채이율, 1인당 실질 임금의 추이, ROE와 가계의 자산축적률 등 구체적 수치와 도표들은 문자언어로 서술된 주장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챕터마다 빈번하게 등장하는 시각자료들이 독서의 흥미를 보태준다.

3.구체적 근거
저자들이 주장하는 근대 자본주의 종말의 근거 중 핵심은 '이자율 하락'이다. 역사적으로 이러한 추세적 현상은 곧 '실물투자 공간'의 소멸을 의미하며 주류 경제체제의 종말을 가져온다는 것. 이를 부연하기 위해 경제대국의 역사적 금리추세나, 역사적 위기상황에서의 변화 사례 등 구체적이고 직관적인 근거들을 제시한다. 구체적 근거와 논리적 기반이 자칫 어려울 수 있는 주제의 가독성을 높인다.

4.대담
이 책에서 가장 흥미있게 읽은 부분은 사실 본문보다는 3부의 대담이었다. 이 책의 3부는 '자본주의는 어디로 향하는가'라는 주제로 두 저자가 대담을 나눈다. '완결성'과 '명료함'을 따진다면 서술적 글쓰기가 유요하겠지만 대화형식의 글이 갖는 장점도 많다. 무엇보다 탁구를 치듯 말을 주고받으며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이야기의 흐름이 주는 흥미다.  매끄러운 대화를 통해 1부와 2부에서 다뤘던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재정리하며 세계경제의 현황을 짚어본다. '흥미'와 '정리'라는 면에서 꽤나 매력적인 파트였다고 생각한다.

[생각]
시스템은 절대선이 아니다. 소집단을 이루가 시작하면서 필연적으로 체제를 구성하기 시작한 인류의 역사는, 상대선을 부수고 보완해가며 발전해왔다. '자본론'을 통해 자본주의의 필연적 붕괴를 예언했던 칼 마르크스의 주장이 적어도 아직까지 실현되지 않은 것은, 바로 그 보완의 노력이 보태진 덕도 있을 것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몇 몇 나라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나라들이 큰 틀에서 '자본주의'라는 체제를 채택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른 변수들을 채택하고 있다. 사회안전망, 세율, 기업집단에 대한 규제, 노동권에 대한 보장, 공적영역의 시장개입정도 등 다양한 경제적 사회적 변수들을 통해서다. 그러니 세계적 경제체제를 '자본주의'라고 뭉뚱그려 규정하는 것은 어쩌면 지나치게 한 쪽 면에만 주목하는 편향적 태도일지도 모른다. 하나의 인간이 사소한 변수를 통해 성숙해 나가듯, 우리의 경제체제도 작은 변수에서 출발하여 상대선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104 21세기에는 무엇을 첫 번째 가치로 둘 것인가를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21세기가 '테러의 시대'로 향하고 있다면 '문명의 충돌'을 얼마나 막을 수 있는가가 최대의 과제입니다. 그 경우 중심에둘 수 있는 것은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사상가인 스즈키 다다시가 말했듯 다른 민족 사이에서 공통된 커뮤니케이션을 이뤄왔던 유일한 것이 '예술'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근대 자본주의'의 종말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이후의 세계를 풀어간다. '합리성'의 시대에서 '관용주의' 시대로의 전환을 이야기한다. '보다 천천히, 보다 가깝게, 보다 관용적으로'의 이념을 바탕으로 한 사회가 구축되어야 함을 주장한다. 예술과 인문학이 힘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저자의 주장과 별개로 자본주의는 결코 영속적인 진리가 아니다. 긴 역사의 한 시점에서 인간이 채택한 상대선일 뿐이다. 그러므로 필연적 붕괴와 관계없이 '더 나은 것'을 추구하는 자세는 시대를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인간이 갖춰야 할 필연적 태도일 것이다.

자본주의의는 어떻게 변화해 나갈 것인가? 그리고 그 안에서 나는 어떠한 사람으로 변화해 나갈 것인가? 동적 시스템안에 살아가는 동적 인간으로서, 능동적으로 방향성을 모색하고 결정하는 주체로서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한다. 

[나가며]
경제에 대한 기초상식이 없다면 다소 어렵게 느껴질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각자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자본주의체제를 살아가는 현대인으로서 짚어볼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이 어렵게 느껴지는 분들은 3부의 대담편을 먼저 읽어보시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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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토밍
앨런 웨이스.마셜 골드스미스 지음 /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 2017년 7월
평점 :
품절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1.삶의 긍정적 변화를, 나 자신의 긍정적 변화를 원하는 분들께
2.삶의 변화를 위한 '코칭'을 원하는 분들께
3.자기계발을 위한 구체적 지침을 원하는 분들께

[이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 '지속적 변화'를 위한 저자의 제안
2. 내게 맞는 행동변화의 구체적 지표를 작성하는 법
3. 인성을 구성하는 6가지 요소
4. '자존감'과 '인격'을 갖추기 위한 저자의 제안
5.책에 담긴 메세지에 기반한 100가지 자가 진단 문항

[이 책의 장점]
1. 일관성
350 페이지라는 짧지 않은 분량을 담고 있지만 책을 한 번 읽는데 걸리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일관된 흐름을 갖추고있던 덕이 클 것이다. 이 책의 1장 제목은 '나만의 포부를 설정하기'이다. 포부의 설정이 끝나면 변화를 막는 요인들을 짚어보고, 변화를 지속하기 위한 방법들을 알아보며, 정형화된 신념을 깨부수고, 자신만의 신념체계를 수립하기 위해 중요한 것들을 살펴본다. 내면의 인성을 갖추는 길을 제시하고 그렇게 새로워진 나로서 더 나은 삶을 지속하기 위한 핵심요소들을 제시한다. 한 인간의 성장과정을 긴 호흡으로 제시하면서도 방법론의 구체성을 잃지 않는다.
 
2. 구체적 지침
이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론은 매우 구체적이다. 하나의 단계적 절차를 이루고 있다. 방향성 제시부터 점검, 지속의 가능성까지 검토한다. 따라서 독자들의 현실 적용에 있어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3. 풍부한 사례 case study
빈번하게 등장하는 case study는 풍부한 읽을거리와 흥미를 제공한다. 저자의 개인적 경험에서부터 역사적 사례까지, 다양한 사례들이 제시되며 이해와 재미를 더한다.

4. 스스로 채우는 항목들
이 책에는 종종 공란이 등장한다. 저자가 구성한 구체적 질문에 따라 독자의 대답을 유도한다. 이러한 질문답변을 통해 독자는 자신의 신념이나 취약점들을 발견할 수 있고 장기적 방향성 수립을 위한 지표로서 활용할 수 있다.

5. 실전 가이드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100문항으로 구성된 실전 가이드가 첨부되어 있다. 책의 목차와 동일한 형식으로, 문항에 답하는 과정을 통해서 복습과 함께 자가진단을 진행할 수 있다. 저자는 이 항목을 매일 확인하며 진척 상황을 점검하기를 권한다. 자기계발서의 독서가 '뿌듯함'만으로 그치는 경우가 잦은데, 저자의 제시대로 주기적으로 자가진단을 수행한다면 배운내용을 삶으로 가져가는데 유용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생각]
이상적 인간이란 어떤 사람일까? 지덕체를 갖춘 사람? 용기와 도전정신을 갖춘 사람? 도덕성과 청렴함을 갖춘 사람? 이순신장군? 세종대왕? 종교적 성인? 지식과 지혜로 무장한 철학자? 끊임없이 자기자신을 극복하는 위버멘쉬? 두 가지 접근방법을 떠올려본다. 첫쩨, 이상적 인간의 조건을 먼저 떠올리고 그 조건을 갖춘 완성형 인간을 떠올리는 것이다. 자신이 중요하다고 믿는 가치를 떠올린 뒤, 그 가치의 서열을 매기며, 그 중 주요가치를 갖춘 사람을 마지막으로 조합해내는 것이다. 둘째는 실존하는 이상적 인간을 직감적으로 떠올린 뒤 그가 갖춘 요소들을 되짚어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가 이상적 인간이 갖춰야할 요소라고 믿는 덕목들을 귀납적으로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다. 두가지 중 어떤 방식을 취하든, 각자가 떠올리는 가치들은 다를 수 있으며 통계적으로 분류했을 때 공통적으로 지지되는 가치들도 존재할 것이다. 즉, 다를수도 같을수도 있다.

자기계발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은것으로 알고 있다. 각자의 다른 삶 속에서 정형화된 방향을 단언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가에 관한 의문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충분히 공감하는 대목이다. 삶은 교과서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닌 스스로의 의지로 창조해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자기계발서의 도움이 필요하기도 하다. 과연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할까? 창조를 위해서는 참조가 필요하기도 하다. 무언가에 긍정하며 자신의 것으로 수용하기도 하고, 무언가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영감이 피어오르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책을 주체적으로 읽는 태도일 것이다. 수용과 비판의 적절한 균형을 통해 새로운 영감을 얻고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면에서 이번 '라이프스토밍'의 독서는 나에게 의미있는 경험이었다. 이 책은 저자들이 강조하는 가치와 방향성을 제시한다. 그러나 그보다 강조하는 것이 바로 '나만의 포부'다. 이 책의 독서는 '진정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를 자문해보고, 성취를 향한 방향성을 모색해보는 성찰의 시간이 되었다. 내가 알고는 있었으나 주의를 놓치고 있었던 주요 가치들을 되짚어보고, 새로운 가치들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게된 성장의 기회가 되었다. 

35 우리의 행동을 더 나아지게 바꾸는 근본적인 일은 궁극적으로 우리 자신이 오롯이 책임져야 할 일이다.
77 상대가 승리해도 나는 끌어내려지는 것이 아닐 똑같이 나아지고 좋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풍요로운 사고방식을 가질 수 있다.
87 도움을 거절하는 것은 쓸데없는 허영심일 뿐이다. 행동을 달리하고 변화를 만들어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고 하는 소리에 불과하다.
90 모든 일을 혼자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나의 약점이나 실패를 다른 사람에게 드러내지 않겠다는 생각은 실패의 커다란 계기가 될 수 있다.
96 행동 변화를 이루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신념 체계를 바꾸거나 신념 체계 자체를 이용해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심(사욕)에 호소하면서 자신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103
"매일 세 번씩은 싸우는데?"
"그런데도 여전히 같이 사는거야?"
"그래서 여전히 같이 사는 거야."

책에서 제시하는 몇가지 주장들은 깊은 공감과 이해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성장 사고방식', '필요할 경우 도움을 요청할 줄 아는 태도', '갈등의 회피가 아닌 갈등의 직면을 통한 관계개선'은 나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나는 갈등에 미숙하다. 타인과의 갈등을 회피하고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미뤄오고는 했다. 그러나 회피한 문제는 언젠가 필연적으로 다시 만나게됨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싸우는데도' 같이 사는것이 아닌, '싸우기에' 같이 사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마지막으로,
자신만의 신념을 갖춘 사람. 그 신념을 끊임없이 개선해 나가는 사람. 그 신념을 실현하기 위한 의지와 힘을 갖춘 사람.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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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세계 - 두뇌 속 저장장치의 비밀 한림 SA: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13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편집부 엮음, 홍경탁 옮김 / 한림출판사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1. '기억이란 무엇인가' 라는 호기심을 갖고있는 분들께
2. 기억에 작용하는 뇌의 물리적 구조와 화학적 작용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있는 분들께
3. 더 나은 기억력을 갖기위한 방법론과 과학적 근거를 알고싶어하는 분들께
4. 과학잡지 읽기를 즐겨하는 분들께
5. 가설과 실험과 증명으로 이어지는 과학적 논리적 글 읽기를 즐겨하는 분들께

[이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 '기억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과학적 접근
2. 기억의 저장과정, 어떻게 단기기억이 장기기억으로 변환되는가
3. 학습적 측면에서의 기억에 대한 접근
4. 인간 기억의 독특하고 기이한 측면
5. 기억과 관련된 질병들의 치료에 대한 이야기
6. 기억과 나이의 문제, 기억력 저하를 방지하는 방법
7.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방법

[이 책의 장점]
1. 전문성과 대중성
이 책은 과학전문가들에 의해서 쓰여졌다. 또한 '뇌와 기억' 이라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더하여 한국인이 쓴 책이 아니라 번역서이다. 이에 일반 대중이 읽기에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를 갖고 첫 페이지를 펼쳤다. 그러나 이는 불필요한 고민이었다. 이 책은 분명하게 대중을 대상으로 쓰여졌다. 실험 내용과 생소한 용어들이 시선을 멈추게 해기도 하지만, 저자들은 독자들을 위해 친절한 사례와 부연을 덧붙여 두었다. 곳곳에서 독자들을 배려한 흔적들을 찾을 수 있었다. 만약 실험과 증명에 관한 부분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가볍게 건너 뛰면 된다. 뇌에 대한 사전지식이 적은 사람들도 충분히 어렵지 않게 뇌와 기억에 관한 지적 호기심을 채울 수 있을 것이다.
 
2. 다양한 저자
이 책의 저자는 다양하다. 각각의 저자가 하나의 소주제에 관하여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에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소주제를 읽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이는 긴 글을 읽는 부담을 줄여주고, 단계적 흥미와 만족을 가져다준다. 또한 각 저자마다 조금씩은 다른 서술방식과 문체는 새로운 독서의 흥미로 작용한다. 즉, 논리적 일관성을 갖춘 각각의 소주제별 짧은글들을 단계적으로 읽어나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3. 흥미, 풍부한 읽을거리
'뇌와 기억' 어찌보면 기계적으로 풀어갈수도 있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다양한 사례와 이야기들이 여러 각도에서의 접근과 함께 다뤄진다. 하나의 주제를 두고도 이렇게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다는 신선함과, 우리가 일상속에서 무심코 행하는 '기억' 에 대한 구체적, 과학적 탐구를 통한 새로운 자극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4. 논리적 구조, 명확한 근거
이 책의 저자들은 과학전문기자, 연구원, 대학교수 등으로 다양하다. 이에 '필력'에 대한 의구심을 가질수도 있다. 그러나 각각의 글을 읽어나가는 과정은 충분히 매끄럽게 이어져갔다. 특히나 과학을 하는 사람이어서 그런지 '논리적 일관성' 면에서 매끄럽다는 인상을 받았다. [가설-실험-증명]으로 이어지는 발견에 대한 부연은 독자로서 글의 주장을 이해하는데 충분한 이해의 근거가 되었다. '왜?'라는 생각이 들 즈음이면 어김없이 부연과 근거제시가 이어졌다. 이에 글의 내용을 이해하는 재미뿐만 아니라, '매끄러운 글'을 읽는 재미또한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생각]
'기억을 못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나는 누구인가' 라는 정체성을 구성하는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기억' 일 것이다. 내가 누구인지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 '나' 를 설명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테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기억' 에 대해서 깊게 호기심을 갖지는 않는다. 우리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가장 자연스러운 일이기에, 굳이 깊게 파고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기억력에 문제가 생기는 상황이 닥치고 나면, 비로소 기억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은 기억에 대한 통념부터 기억과 관련된 뇌의 세부구조, 기억에 작용하는 뇌의 화학적 작용, 학습이나 노화나 질병, 기억력 향상에 이르기까지 '뇌와 기억' 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간다. '나는 누구인가'에 관한 철학적 의문을 갖고있는 사람부터 '기억력 향상' 이라는 현실적 목표를 갖고있는 사람까지, 다양한 사람들에게 흥미있는 읽을거리가 될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한다.

30 캔들: 불행하게도 요즘 사람들은 학문적 배경이 다르면 서로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경우가 많지 않아요. 늘 그런 건 아니었지요. 예를 들면 19세기 말 빈에서는, 무의식의 비밀을 파헤치는 프로젝트에 과학자와 미술가, 작가 들이 동등하게 참여했습니다. 작가이자 의사였던 아르투어 슈니츨러,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와 에곤 쉴레, 미술가이자 시인, 극작가였던 오스카 코코슈카 등은 과학자나 기타 지식인, 문단의 학자들과 생각을 나누었죠.

뇌도 뇌지만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의외의 영역에서 나타났다. 바로 노벨상 수상자 에릭 캔들과의 대화편에서다. '인문학과 자연과학은 서로 독립적 영역일까요, 아니면 사로 통합될 수 있는 영역일까요'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 중 일부이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탐구하는가?' 근본적 질문에 대한 대답은 직업의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이해관계' 나 '편견' 에 따라 대립과 갈등이 많은것이 현실이다. 보다 열린마음과 함께한다면 우리에게 의미를 주는, 우리에게 행복을 주는 더 많은 발견들이 가능하지 않을까?

114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뇌의 소수의 영역에서만 흔하게 미엘린을 볼 수 있다. 미엘린은 어떤 곳에서는 25세나 30세 이후에야 가장 많이 나타난다. 미엘린 형성은 일반적으로 성인으로 성장하면서 대뇌 피질 뒤편에서 앞부분으로 파도 형태로 펼쳐져 있다. 전두엽에서는 미엘린 형성이 가장 늦게 일어난다. 이 부위는 고도의 추론이나 계획, 판단 등 경험이 필요한 능력과 관련되어 있다. 연구원들은 전뇌에 미엘린이 많지 않은것은 10대에게 성인 같은 의사 결정 능력이 없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추론한다. 그러한 관찰한 미엘린이 지적 능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기억력은 '신경세포' 뿐만 아니라 그것의 연결과 관련된 '미엘린' 형성과 깊게 관련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추론, 계획, 판단과 관련된 중추인 전두엽은 30세 이후까지 발달된다는 것. 일부 청소년들이 망나니같은 행동을 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도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행위 자체를 정당화 할 수는 없다. 다만 문제의 원인이 '인격' 의 문제가 아닌 '성장' 의 문제라면, 문제의 예방을 위한 접근방법 또한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는 비단 청소년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사회적 문제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통해 보다 근본적인 예방법이 도출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때때로 나는, 돌이켜보면 한심하기 짝이없는 말을 내뱉거나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이는 '나' 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뇌' 의 문제에서 기인했을지도 모른다. 보다 깊은 자기이해를 통해 더 나은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나가며]
'뇌' 의 이해를 통한 '나' 의 이해를 지향하며 뇌를 배워나가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 책의 독서는 나를 이루는 핵심 요소 중 하나인 '기억' 에 대한 배움을 얻을 수 있는 의미있는 경험이 되었습니다. '뇌와 나' 에 호기심을 갖고있는 분들께 의미있는 독서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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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대를 만날 때보다 그대를 생각할 때가 더욱 행복합니다
김정한 지음 / 오렌지연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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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1.시를 통한 일상의 위안을 기대하는 분들께
2.많은 이들에게 위안을 준 유명한 시들을 만나보고 싶은 분들께
3.시와 삶이 연결되어 있다고 믿는 분들께
4.시에 대한 시인의 해설을 만나보고 싶은 분들께
5.시와 친해지고 싶었으나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막막함을 느꼈던 분들께

[이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희망, 사랑, 취하라 등 5가지 주제로 엮은 '시'의 모둠
2.'서시', '진달래꽃', '목마와 숙녀', '낙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등 유명한 '시'들
3.각각의 '시'마다 함께하는 시인의 해설과 이야기

[이 책의 장점]
1.다양한 유명시들
시의 서열을 매기기는 어렵다. 하지만 널리 알려진,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은 시들은 그 나름의 이유를 갖고있을 것이다. 이 책에는 '서시', '진달래꽃', '목마와 숙녀', '낙화', '귀천',  등 다양한 유명 시들을 수록하고 있다. 시집을 보유하고 싶으나 저자별 시집까지 따로 보유하기에는 부담감을 느끼는 분들께, 이 책은 다양한 유명 시들을 함께 간직할 수 있는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2.다섯가지 주제
이 책의 소목차는 [1.희망은 날개를 가지고 있다 - 2.사랑이 어떻게 너에게로 왔는가 - 3.취하라 - 4.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줄 것이다 - 5.이 또한 지나가리라]의 다섯가지다. 시는 삶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희망, 사랑, 취함, 삶이 주는 해답, 지나갈 것이 주는 위안은 삶에서 결코 떨어트릴 수 있는 필연적 단면들일 것이다. 그런 주제들로 엮인 시들은 지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깊은 영감과 위안을 줄 수 있을 것이다.
 
3.저자의 해설과 이야기
각각의 시마다 저자의 해설과 이야기가 이어진다. 혼자서 보는 공연이 아쉬운 이유는, 그에 대해서 나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교감할 수 있는 상대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저자의 이야기는 친절한 벗이 되어준다. 시에대한 나의 감상과 저자의 감상을 비교하며 교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에 담긴 저자의 이야기는 일반적인 딱딱한 해설과는 다르다. 해설이라기보다는 이야기에 가깝다. 시와 시인의 이야기, 사회적 배경, 그리고 우리의 삶과 연결될 수 있는 이야기 등을 자유롭게 풀어나간다. 시를 읽는 위안도 있지만, 시를 풀어가는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위안도 클 것이라고 생각된다. 

[생각]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이에게 시와 노래는 애달픈 양식.' 김광석의 '나의 노래' 가사 중 일부이다. '행복'이 충만할 때 부르는 시와 노래도 물론 가치가 있다. 하지만, 그럴때는 시와 노래가 아니어도 다른 즐길거리가 충분히 많다. 하지만 아무것도 가진것이 없을 때, 희망과 위안이 필요할 때, 깊은 사랑에 마음이 흔들릴 때 시가 주는 위안은 그 어느 것들과 다른 울림을 준다.

10
희망은 날개를 가지고 있다
희망은 우리의 영혼 속에 머무르면서
비록 가사 없는 노래일지라도
결코 멈추지 않는다
-에밀리 디킨슨, 희망은 날개를 가지고 있다 中
12
누구의 삶이든 가본 적이 없는 가시밭길이에요
희망이라는 생명의 주머니가 있기에 견디며 사는 거에요
희망은 어둠 속에서 시작되죠.
일어나 옳은 일을 하려 할 때, 고집스런 희망이 느껴지죠

에밀리 디킨슨의 시 일부와 이에 대한 저자의 해설 중 일부를 발췌했다. 은유와 상징으로 쓰여진 시를 읽으며 추상의 영감을 받고, 구체적 언어로 쓰여진 저자의 해설을 통해 현실의 위로를 얻었다. 그래서 좌절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갖기도 한다. 깜깜한 어둠속에서도, 고집스럽게 옳은 일을 행해나가는 것, 희망의 태도를 갖자고 다짐해본다.

108
항상 취하라
그것보다 우리에게 더 절실한 것은 없다
시간의 끔찍한 중압이 네 어깨를 짓누르면서
너를 이 지상으로 궤멸시키는 것을 느끼지 않으려거든
끊임없이 취하라
111
견딜 수 없는 것까지 견디도록 취해 있어야 해요.
몸과 마음에 그림 채우듯 꽉 채워질 때까지!
하얀 옷을 입은 마법사가 당신을 목적지까지 데려다줄 때까지!
그래서 내 마음의 창고에 그 무언가가 충만해질 때까지!
세상의 중력이 가볍게 느껴질 만큼 환희가 내 뺨을 후려칠때까지!
사진에, 그림에, 시에, 운동에, 일에, 사랑에, 쉬지 않고 취하세요!

'몰입' 요즘 나의 삶에 가장 큰 화두이기도 하다. 다수의 인지과학자들, 인지심리학자들이 몰입을 강조한다. 몰입의 태도를 통해 성과를 끌어올리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19세기의 어느 시인은 이 사실을 진작에 이해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언어로 말한다. '취하라.' 이는 결코 도피의 태도가 아니다. 온몸과 온마음으로 삶에 충실하는 것이다. '지금'과 '여기'에 온몸을 던지는 담대한 체험의 태도다. 보들레르의 시처럼 항상 취해 있자고 다짐한다. 시에, 노래에, 배움에, 일에, 성장에, 신념에, 모든 나의 삶에.

김광석의 노래는 이러한 가사 역시 담고 있다. '나의 노래는 나의 힘, 나의 노래는 나의 삶'
시와 노래의 힘으로 삶에 더욱 충실한 사람이 될 수 있기를, 삶을 충분하게 향유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래본다.

[나가며]
처음부터 읽어도 좋고, '해결의 책'을 읽듯이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후자의 방법으로 읽었고, 앞으로도 종종 그렇게 다시 집어들 계획입니다. 추상의 위안과 현실의 위안을 함께 받는 행복한 독서의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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