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의 종말, 그 너머의 세계
사카키바라 에이스케.미즈노 가즈오 지음, 김정연 옮김 / 테이크원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이런 분들께 추천 합니다]
1.우리를 둘러싼 '자본주의'라는 경제체제를 이해하고자 하는 분들께
2.우리를 둘러싼 '시스템의 위기'에 대해 배우고자 하는 분들께
3.패러다임의 전환, 특히 '자본주의의 위기'에 관심을 갖고있는 분들께  
4.자본주의 이후의 시대는 어떤 모습을 띄게될지 호기심을 갖고있는 분들께

[이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자본주의'의 발전사와 역사적 위기들
2.우리시대의 '자본주의'가 위기에 빠져있다고 볼 수 있는 이유
3.'자본주의 이후의 체제에 대한 예상
4.아베노믹스의 명암 등 일본 경제에 대한 평가
5.현대 '자본주의'와 미래에 대한 저자들의 대담 

[이 책의 장점]
1.일관된 전개
'자본주의의 종말, 그 너머의 세계'라는 제목에 걸맞게, 이 책은 현대 자본주의가 종말에 다가왔음을 주장하며 그 이후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본격적 이야기의 시작에 앞서서 가깝게는 프랑스혁명부터 길게는 기원전 2348년 노아의 대홍수까지 거슬러 간다. '경제'를 이야기하며 '역사'를 이야기하는 것, 그것은 자본주의가 단순한 교과서적 경제체제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을 둘러싸고 있는 삶의 체제로 자리잡았기 때문일 것이다. '로마제국의 붕괴'와 '비잔틴제국의 붕괴'와 '프랑스혁명'이라는 역사의 위기를 짚어보며 이를 지금의 제4역사적 위기와 연결하고 자본주의 위기의 심각성을 주장한다. 이처럼 역사적 사례와 연결된 일관적 전개는 풍성한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저자의 주장을 자연스럽게 부연한다. 

2.시각자료
경제체제를 다루는 책이니만큼 구체적 수치와 자료와 도표들이 등장한다. 책 전반을 관통하는 수치의 중심에 '이자율'이 있다. 10년만기 국채이율, 1인당 실질 임금의 추이, ROE와 가계의 자산축적률 등 구체적 수치와 도표들은 문자언어로 서술된 주장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챕터마다 빈번하게 등장하는 시각자료들이 독서의 흥미를 보태준다.

3.구체적 근거
저자들이 주장하는 근대 자본주의 종말의 근거 중 핵심은 '이자율 하락'이다. 역사적으로 이러한 추세적 현상은 곧 '실물투자 공간'의 소멸을 의미하며 주류 경제체제의 종말을 가져온다는 것. 이를 부연하기 위해 경제대국의 역사적 금리추세나, 역사적 위기상황에서의 변화 사례 등 구체적이고 직관적인 근거들을 제시한다. 구체적 근거와 논리적 기반이 자칫 어려울 수 있는 주제의 가독성을 높인다.

4.대담
이 책에서 가장 흥미있게 읽은 부분은 사실 본문보다는 3부의 대담이었다. 이 책의 3부는 '자본주의는 어디로 향하는가'라는 주제로 두 저자가 대담을 나눈다. '완결성'과 '명료함'을 따진다면 서술적 글쓰기가 유요하겠지만 대화형식의 글이 갖는 장점도 많다. 무엇보다 탁구를 치듯 말을 주고받으며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이야기의 흐름이 주는 흥미다.  매끄러운 대화를 통해 1부와 2부에서 다뤘던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재정리하며 세계경제의 현황을 짚어본다. '흥미'와 '정리'라는 면에서 꽤나 매력적인 파트였다고 생각한다.

[생각]
시스템은 절대선이 아니다. 소집단을 이루가 시작하면서 필연적으로 체제를 구성하기 시작한 인류의 역사는, 상대선을 부수고 보완해가며 발전해왔다. '자본론'을 통해 자본주의의 필연적 붕괴를 예언했던 칼 마르크스의 주장이 적어도 아직까지 실현되지 않은 것은, 바로 그 보완의 노력이 보태진 덕도 있을 것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몇 몇 나라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나라들이 큰 틀에서 '자본주의'라는 체제를 채택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른 변수들을 채택하고 있다. 사회안전망, 세율, 기업집단에 대한 규제, 노동권에 대한 보장, 공적영역의 시장개입정도 등 다양한 경제적 사회적 변수들을 통해서다. 그러니 세계적 경제체제를 '자본주의'라고 뭉뚱그려 규정하는 것은 어쩌면 지나치게 한 쪽 면에만 주목하는 편향적 태도일지도 모른다. 하나의 인간이 사소한 변수를 통해 성숙해 나가듯, 우리의 경제체제도 작은 변수에서 출발하여 상대선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104 21세기에는 무엇을 첫 번째 가치로 둘 것인가를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21세기가 '테러의 시대'로 향하고 있다면 '문명의 충돌'을 얼마나 막을 수 있는가가 최대의 과제입니다. 그 경우 중심에둘 수 있는 것은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사상가인 스즈키 다다시가 말했듯 다른 민족 사이에서 공통된 커뮤니케이션을 이뤄왔던 유일한 것이 '예술'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근대 자본주의'의 종말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이후의 세계를 풀어간다. '합리성'의 시대에서 '관용주의' 시대로의 전환을 이야기한다. '보다 천천히, 보다 가깝게, 보다 관용적으로'의 이념을 바탕으로 한 사회가 구축되어야 함을 주장한다. 예술과 인문학이 힘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저자의 주장과 별개로 자본주의는 결코 영속적인 진리가 아니다. 긴 역사의 한 시점에서 인간이 채택한 상대선일 뿐이다. 그러므로 필연적 붕괴와 관계없이 '더 나은 것'을 추구하는 자세는 시대를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인간이 갖춰야 할 필연적 태도일 것이다.

자본주의의는 어떻게 변화해 나갈 것인가? 그리고 그 안에서 나는 어떠한 사람으로 변화해 나갈 것인가? 동적 시스템안에 살아가는 동적 인간으로서, 능동적으로 방향성을 모색하고 결정하는 주체로서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한다. 

[나가며]
경제에 대한 기초상식이 없다면 다소 어렵게 느껴질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각자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자본주의체제를 살아가는 현대인으로서 짚어볼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이 어렵게 느껴지는 분들은 3부의 대담편을 먼저 읽어보시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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