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의 특강으로 끝내는 수학의 기본 원리
제리 킹 지음, 박영훈 옮김 / 동아엠앤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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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1.수학과 예술이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께
2.'수학의 실체'에 대해 이해하고자 하는 분들께
3.학창시절 배웠던 수학에 대해 근본부터 새롭게 접근해보고자 하는 분들께
4.수학의 본질에 대한 전반적 탐구를 기대하는 분들께
5.'수학은 아름답다'는 명제에 동의하는 분들께

[이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수학의 본질
2.진리와 논리
3.수론
4.미적붐
5.패턴과 패러독스

[이 책의 장점]
1.수학에 대한 본질적 이해
서문 첫 구절에서 저자를 이렇게 말한다. "수학자들은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두 가지를 알고 있다. 첫 번째, 모든 수학은 몇 개의 기본원칙으로부터 파생되어 흘러 나왔다는 것이다. 두 번째, 수학 연구에 착수하는 동기와 어떤 연구결과에 대한 평가 기준 둘 다 미학적인 관심에 의해 지배된다는 사실이다. 기본 원칙들은 수학의 근원을 이루고 있으며 아름다움에 대한 이끌림은 수학이 계속될 수 있도록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생각하는 수학의 기본원리들을 다룬다. 기본원칙에서 부터 출발하여 논리와 증명을 통해 발견을 확장시켜 나간다. 그리고 그 논리적 여정에서 한 발짝씩 멈춰서서, 수학의 아름다움을 짚어본다. 수학을 단순히 '시험을 위한 도구'나 '다른 연산을 위한 기술'정도로 생각하기 쉬운반면 그 본질에 대해서는 짚어볼 기회가 적다. 이 책의 독서는 수학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애정을 가져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2.수학을 향한 신선한 접근
"낭만주의 시인들은 아이작 뉴턴의 결정론적 물리학과 이를 창출한 수학적 논의들을 업신여겼다. 존 키츠는 추론에 의해 진리가 확립될 수 있다는 사실조차 의심하였다. 이에 앞서, 알렉산더 포프는 <우인열전>에서 "예술이 차례로 사라지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밤이 되게 하는" 과학 만능 주의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앞서의 문장은 이 책의 일곱번째 강의인 '확률'파트의 도입 부분이다. 확률의 이해를 향한 짤막한 도입부분에서 뉴턴역학에 대한 낭만주의 시인들의 비판적 시각을 짚어보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지나며, 양자역학의 세계에 멈춘다. 결정론의 확실성의 세계에서 불확실성의 세계가 태동한 물리학 역사를 훑어본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의 모든 강의별 두입부는 나름의 '이야기'와 함께 시작된다. 다양한 이야기들과 함께 수학이 결코 '기호 속 세상'의 이야기가 아니며 우리의 삶과 본질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생각]
정말이지 재미가 없었다. 생각만해도 머릿속이 어지러웠다. 짜증과 피로감이 몰려왔다. 학창시절 수학을 바라보던 나의 시선이다. 돌이켜 그 이유를 생각해보니 '어려움'과 '재미없음' 때문이었던 것 같다. 우선 어려웠다. 기본적인 연산부터도 달갑지 않았고 식을 적용하는 과정도 서툴렀다. 반면에 국어는 상대적으로 쉬었다. 문학과 같은 문제들은 그리 어렵지 않게 답을 도출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시'와 '수학'을 비교하며 수학이 오히려 시보다 쉽다고 말한다. 시의 언어는 그 의미가 추상적인 반면, 수학의 언어는 명제와 기호들이 정확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재미'역시 마찬가지다. 책은 수학의 아름다움에 대해 강조한다. 어떤 수학자가 다른 수학자의 연구 성과에 대해 할 수 있는 가장 큰 칭찬은 '우아하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책의 전반에 걸쳐 말한다. 수학은 예술이라고. 높은 경지에 도달한 예술이라고.

책은 10가지 강의를 거치며 비슷한 패턴으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바로 기본원칙에서 출발하여 발견을 확장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마치 나무가 가지를 뻗어나가는 것을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 '아름다움'이라는 표현이 충분히 적절하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학창시절 배웠던 '기계적 공식암기'와 '기계적 공식적용'이라는 문제풀이 패턴과는 전혀 다른 접근 방식이었다. 내가 왜 수학을 어려워했고 왜 수학을 재미없다고 느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대상에 대한 접근방법의 차이가 감정의 차이로, 장기적 성과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음 또한 새롭게 이해하게 되었다.

39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는 우리가 현실 세계의 비밀들 주위를 돌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수학에서는 진리가 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다. 당신은 정면으로 맞서서 진리로 나아가야 한다. 함의 기호가 바로 그 길을 가리키고 있다.

명제논리의 '논리적 함의'를 설명하는 파트의 일부이다. 하나의 명제와 또 다른 명제의 관계를 나타내는 '함의'를 설명하며 로버트 프로스트를 인용한다. 현실 세계의 비밀들을 발견하는 도구로서 함의라는 논리적 도구이자 기호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440 시인의 상상력이 담긴 손 안에서 종교, 무한공간, 하늘, 그리고 영원이라는 추상적 개념은 어두운 숲, 작은 것, 들꽃, 그리고 한 시간이라는 시간에 압축되어 축소되었다. 수학자와 시인들은 아름다움 속에서 그리고 추상화 속에서 맞교환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행하는 것의 순서는 반대이다.
"수학자는 추상적 아이디어 속에 들어있는 모든 구체적인 이미지들을 본다."
반면에
"시인은 구체적인 이미지 속에 들어있는 모든 추상적 아이디어들을 본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수학자와 시인을 같은 카테고리에 묶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전혀 해보지 못했다. 시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는 있어도, 아름다움과 수학을 연결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저자는 10개의 강의를 통해 수학의 기본원리들을 짚어보고, 거기서 출발하는 연결과 확장을 통해 수학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그리고 마지막 정리 부분에서 시인고 수학자를 이렇게 비교한다. 추상에서 구체를 보는 사람과, 구체에서 추상을 보는 사람으로. 그 동안 내가 생각했던 수학과 수학자에 대한 이미지를 단발에 바꿔준 간결하면서 명료한, 아름다운 표현이었다.

이 책이 수학을 잘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 무난하고 쉽다고 말할수는 없다. 나 또한 이 책의 내용 전체를 이해하지 못한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적어도 '수학에 대한 관점'이 달라진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수학을 향한 진입장벽이 한츰 낮아진 만큼, 수학을 향한 낯설음과 거부감이 한결 희석된 만큼, '수학의 아름다움' 이라는 삶의 재미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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