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세계 - 두뇌 속 저장장치의 비밀 한림 SA: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13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편집부 엮음, 홍경탁 옮김 / 한림출판사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1. '기억이란 무엇인가' 라는 호기심을 갖고있는 분들께
2. 기억에 작용하는 뇌의 물리적 구조와 화학적 작용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있는 분들께
3. 더 나은 기억력을 갖기위한 방법론과 과학적 근거를 알고싶어하는 분들께
4. 과학잡지 읽기를 즐겨하는 분들께
5. 가설과 실험과 증명으로 이어지는 과학적 논리적 글 읽기를 즐겨하는 분들께

[이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 '기억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과학적 접근
2. 기억의 저장과정, 어떻게 단기기억이 장기기억으로 변환되는가
3. 학습적 측면에서의 기억에 대한 접근
4. 인간 기억의 독특하고 기이한 측면
5. 기억과 관련된 질병들의 치료에 대한 이야기
6. 기억과 나이의 문제, 기억력 저하를 방지하는 방법
7.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방법

[이 책의 장점]
1. 전문성과 대중성
이 책은 과학전문가들에 의해서 쓰여졌다. 또한 '뇌와 기억' 이라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더하여 한국인이 쓴 책이 아니라 번역서이다. 이에 일반 대중이 읽기에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를 갖고 첫 페이지를 펼쳤다. 그러나 이는 불필요한 고민이었다. 이 책은 분명하게 대중을 대상으로 쓰여졌다. 실험 내용과 생소한 용어들이 시선을 멈추게 해기도 하지만, 저자들은 독자들을 위해 친절한 사례와 부연을 덧붙여 두었다. 곳곳에서 독자들을 배려한 흔적들을 찾을 수 있었다. 만약 실험과 증명에 관한 부분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가볍게 건너 뛰면 된다. 뇌에 대한 사전지식이 적은 사람들도 충분히 어렵지 않게 뇌와 기억에 관한 지적 호기심을 채울 수 있을 것이다.
 
2. 다양한 저자
이 책의 저자는 다양하다. 각각의 저자가 하나의 소주제에 관하여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에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소주제를 읽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이는 긴 글을 읽는 부담을 줄여주고, 단계적 흥미와 만족을 가져다준다. 또한 각 저자마다 조금씩은 다른 서술방식과 문체는 새로운 독서의 흥미로 작용한다. 즉, 논리적 일관성을 갖춘 각각의 소주제별 짧은글들을 단계적으로 읽어나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3. 흥미, 풍부한 읽을거리
'뇌와 기억' 어찌보면 기계적으로 풀어갈수도 있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다양한 사례와 이야기들이 여러 각도에서의 접근과 함께 다뤄진다. 하나의 주제를 두고도 이렇게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다는 신선함과, 우리가 일상속에서 무심코 행하는 '기억' 에 대한 구체적, 과학적 탐구를 통한 새로운 자극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4. 논리적 구조, 명확한 근거
이 책의 저자들은 과학전문기자, 연구원, 대학교수 등으로 다양하다. 이에 '필력'에 대한 의구심을 가질수도 있다. 그러나 각각의 글을 읽어나가는 과정은 충분히 매끄럽게 이어져갔다. 특히나 과학을 하는 사람이어서 그런지 '논리적 일관성' 면에서 매끄럽다는 인상을 받았다. [가설-실험-증명]으로 이어지는 발견에 대한 부연은 독자로서 글의 주장을 이해하는데 충분한 이해의 근거가 되었다. '왜?'라는 생각이 들 즈음이면 어김없이 부연과 근거제시가 이어졌다. 이에 글의 내용을 이해하는 재미뿐만 아니라, '매끄러운 글'을 읽는 재미또한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생각]
'기억을 못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나는 누구인가' 라는 정체성을 구성하는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기억' 일 것이다. 내가 누구인지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 '나' 를 설명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테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기억' 에 대해서 깊게 호기심을 갖지는 않는다. 우리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가장 자연스러운 일이기에, 굳이 깊게 파고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기억력에 문제가 생기는 상황이 닥치고 나면, 비로소 기억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은 기억에 대한 통념부터 기억과 관련된 뇌의 세부구조, 기억에 작용하는 뇌의 화학적 작용, 학습이나 노화나 질병, 기억력 향상에 이르기까지 '뇌와 기억' 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간다. '나는 누구인가'에 관한 철학적 의문을 갖고있는 사람부터 '기억력 향상' 이라는 현실적 목표를 갖고있는 사람까지, 다양한 사람들에게 흥미있는 읽을거리가 될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한다.

30 캔들: 불행하게도 요즘 사람들은 학문적 배경이 다르면 서로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경우가 많지 않아요. 늘 그런 건 아니었지요. 예를 들면 19세기 말 빈에서는, 무의식의 비밀을 파헤치는 프로젝트에 과학자와 미술가, 작가 들이 동등하게 참여했습니다. 작가이자 의사였던 아르투어 슈니츨러,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와 에곤 쉴레, 미술가이자 시인, 극작가였던 오스카 코코슈카 등은 과학자나 기타 지식인, 문단의 학자들과 생각을 나누었죠.

뇌도 뇌지만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의외의 영역에서 나타났다. 바로 노벨상 수상자 에릭 캔들과의 대화편에서다. '인문학과 자연과학은 서로 독립적 영역일까요, 아니면 사로 통합될 수 있는 영역일까요'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 중 일부이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탐구하는가?' 근본적 질문에 대한 대답은 직업의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이해관계' 나 '편견' 에 따라 대립과 갈등이 많은것이 현실이다. 보다 열린마음과 함께한다면 우리에게 의미를 주는, 우리에게 행복을 주는 더 많은 발견들이 가능하지 않을까?

114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뇌의 소수의 영역에서만 흔하게 미엘린을 볼 수 있다. 미엘린은 어떤 곳에서는 25세나 30세 이후에야 가장 많이 나타난다. 미엘린 형성은 일반적으로 성인으로 성장하면서 대뇌 피질 뒤편에서 앞부분으로 파도 형태로 펼쳐져 있다. 전두엽에서는 미엘린 형성이 가장 늦게 일어난다. 이 부위는 고도의 추론이나 계획, 판단 등 경험이 필요한 능력과 관련되어 있다. 연구원들은 전뇌에 미엘린이 많지 않은것은 10대에게 성인 같은 의사 결정 능력이 없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추론한다. 그러한 관찰한 미엘린이 지적 능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기억력은 '신경세포' 뿐만 아니라 그것의 연결과 관련된 '미엘린' 형성과 깊게 관련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추론, 계획, 판단과 관련된 중추인 전두엽은 30세 이후까지 발달된다는 것. 일부 청소년들이 망나니같은 행동을 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도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행위 자체를 정당화 할 수는 없다. 다만 문제의 원인이 '인격' 의 문제가 아닌 '성장' 의 문제라면, 문제의 예방을 위한 접근방법 또한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는 비단 청소년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사회적 문제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통해 보다 근본적인 예방법이 도출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때때로 나는, 돌이켜보면 한심하기 짝이없는 말을 내뱉거나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이는 '나' 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뇌' 의 문제에서 기인했을지도 모른다. 보다 깊은 자기이해를 통해 더 나은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나가며]
'뇌' 의 이해를 통한 '나' 의 이해를 지향하며 뇌를 배워나가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 책의 독서는 나를 이루는 핵심 요소 중 하나인 '기억' 에 대한 배움을 얻을 수 있는 의미있는 경험이 되었습니다. '뇌와 나' 에 호기심을 갖고있는 분들께 의미있는 독서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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