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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 마늘에서 초콜릿까지 18가지 재료로 요리한 경제 이야기
장하준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23년 3월
평점 :
이 책은 마늘에서 초콜릿까지 우리에게 친숙한 18가지 재료와 음식으로 가난과 부, 성장과 몰락, 자유와 보호, 공정과 불평등, 제조업과 서비스업, 민영화와 국영화, 규제 철폐와 제한, 금융 자유화와 금융 감독, 복지 확대와 복지 축소 등 우리에게 밀접한 경제 사안들을 풀어내고 있다.
저자인 장하준 교수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90년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케임브리지대학교에 임용되어 경제학과 교수로 근무하였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2003년 신고전학파 경제학에 대안을 제시한 경제학자에게 주는 군나르 뮈르달 상을, 2005년 경제학의 지평을 넓힌 경제학자에게 주는 바실리 레온티예프 상을 최연소로 수상함으로써 세계적인 경제학자로 명성을 얻은 경제학자라고 한다. 이처럼 경제학 분야에서 인물이나 나는 이 책을 통해 그를 처음 알게 되었다.
'경제학'이라고 하면 어디 강연에서 교수가 이야기하거나 국제사회 포럼 같은 류의 제목을 달고 전문가들이 강의를 하는 것이 떠오르곤 한다. 그만큼 내게는 낯선 분야였다. 하지만 생각을 조금만 바꾸어 보면, 경제만큼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엮여 있는 것도 없다. 우리가 돈을 주고 먹고사는 모든 것부터 일하고 받는 월급에 붙는 세금, 최근 유행하는 다양한 아이템들까지. 모두 경제학과 관련되어 있다.
무겁지 않고 편안한 문체로 진행되기 때문에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경제학을 우리 주위의 음식들과 연결함으로써 거부감을 줄였다. 저자 역시 그를 의도하고 글을 쓴 것이 느껴졌다.
보수적인 영국 식문화에서 세계에서 마늘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한국인에 대한 이야기로, 그리고 동아시아 국가들이 부강해진 이유까지. 하나의 소제에서 여러 이야기가 흐름과 문맥을 타고 흐른다. 이러한 전개 방식은 키워드가 '마늘'이라면 마늘과 관련된 경제학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약간은 의외의 방식이었다. 다소 어색한 부분도 있었으나 충분히 도전적이면서 새로운 시도였다고 느껴졌다.
이 책을 통해 신고전학파가 전부가 되어버린 경제학 상황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으며, 저자가 바라보는 경제학의 방향과 함께 여러 사실들에 대해 알 수 있었다.
경제학이라는 낯설기만 했던 분야에 대해 온전히 한 권을 읽어 내렸다는 만족스러움이 있는 책으로, 익숙한 주제들로 낯선 개념들까지 읽어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