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존재는 무리에 섞이지 않는다 - 군중심리
귀스타브 르 봉 지음, 김진주 옮김 / 페이지2(page2)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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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상을 싹 틔운 충적층의 수많은 먼지 알갱이들을 만들어낸 것은 군중의 정신 아니겠는가? / p.17

이 책은 귀스타브 르 봉이라는 프랑스 학자의 인문학 서적이다. 예전에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책을 읽은 기억이 있다. 철학 도서를 조금 읽는 편이라고 자부했지만 결론적으로 너무 어려워서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만 떨어진 채로 덮었다. 같은 출판사의 새로운 시리즈가 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생각보다 얇게 느껴져서 다시 도전해 읽은 책이다.

이번 주제는 <군중심리>이다. 역사적으로 인간들이 모이면 왜 바보가 되는지 또는 의견에 휩쓸리게 되는지를 묻고 있는 책이다. 군중들의 심리를 조종하는 다양한 요인들과 이들의 신념을 만드는 지도자의 요건, 역사적으로 어떤 사건들이 있었는지, 군중들의 특징과 분류, 더 나아가 현대 사회에서의 군중심리는 어떻게 흘러가는지 등 주제처럼 군중심리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렇게 쉬울 것이라고 예상한 건 아니었지만 훨씬 생각보다 어렵게 느껴졌던 책이다. 아무래도 서양의 철학과 역사들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많이 낯설게 다가왔다. 기본적으로 나폴레옹이나 아이히만 등의 존재 자체는 알고 있었지만 역사적으로 구체적인 일화들은 모르고 있기에 군중심리라는 낯선 주제와 연관이 되어 등장하는 내용들이 더디게 읽혀졌다. 하루를 꼬박 써서 완독이 가능했다.

개인적으로 현대 사회에서 군중심리가 약화되고 있다는 내용이 가장 흥미롭게 다가왔다. 피부에 와닿는 것은 오히려 벽을 두는 듯한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예전에 비해 정보의 흐름이 빨라지고 많이 유입이 된다는 이유를 근거로 들어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맞는 이야기라는 생각에 수긍할 수 있었다. 나름 군중심리에 대한 이야기들이 하나하나 신기했고 또 재미있었다.

또한, 군중들은 지도자를 필요로 하고 있으며, 지도자는 군중들의 심리를 이용해 자신들의 이득을 취하거나 권력을 잡는 등의 내용도 흥미롭게 다가왔다. 말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인식을 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새로움보다는 새삼스럽게 다시 자각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경제학이나 사회학에서 군중심리를 활용한 이야기들은 조금 새롭게 다가오기도 했다.

전반적인 내용을 이해했냐고 묻는다면 이 역시 반신반의라고 대답할 수 있을 듯하다. 충분히 매력적이고 재미있었던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모두 이해하기에는 기본적인 상식의 한계를 느꼈던 책이었다. 심리나 사회의 기본 바탕을 어느 정도 세우고 난 이후에 다시 재독한다면 확실히 더 많은 와닿을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렵지만 도전할 가치가 있는 책이어서 그것조차도 의미가 있었던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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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에서 수호천사를 만나 사랑에 빠진 이야기 달달북다 4
이희주 지음 / 북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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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가 기억하는 처음은 언제예요? / p.12

이 책은 이희주 작가님의 단편소설이다. 작가님의 작품은 많이 들었다. 심지어 구매한 책도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읽은 기억은 없다. 언젠가 읽어야겠다는 러프한 계획만 세웠을 뿐 아직 실행에 옮기지 못한 탓이다. 그러다 알게 된 신간이 바로 이 시리즈이다. 몇 번 리뷰에 적은 것처럼 읽기 좋았던 시리즈여서 관심 있게 보고 있었다. 특히 입이 마르게 언급한 김화진 작가님의 단편은 아직도 주변에 많은 추천을 할 정도로 재미있었다. 그거 하나 믿고 선택했다.

소설은 하나의 사건이 벌어진 뒤에 시작된다. 도쿄에서 고령의 운전자가 아이와 어른을 치어서 사망하게 한 사건이었다. 주인공 나루세는 죽음을 부르는데 그곳에서 인간의 욕망을 먹는 한 영혼을 만나게 된 것이다. 영혼은 나루세에게 자신을 천사라고 부를 것을 요구했고, 둘은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나루세가 누나에게 천사를 소개하고, 그와 사랑에 빠진 이야기를 편지 형식으로 전하는 작품이다.

채 100 페이지가 되지 않는 작품이어서 금방 읽을 수 있었다. 삼십 분 정도에 모두 완독이 가능했는데 퀴어 소재의 작품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인간과 영혼의 사랑이라는 내용이어서 신선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의 새로움이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소재 자체에 크게 거부감이 없는 독자라면 아마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초반에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분명히 서두에 언급했던 것처럼 퀴어 소재를 이미 알고 있었는데 이성인 누나에게 남성인 동생이 이야기를 전한다는 게 생각하기에는 의문점이 들었기 때문이다. 몇 페이지를 넘기고 나서야 남성의 영혼을 가진 이와 나루세의 사랑 이야기라는 점을 인지하게 되어 자연스럽게 오해는 풀렸다. 계속 읽다 보니 이 지점이 오히려 새로움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사랑의 감정을 나누었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깊은 관계처럼 드러나지는 않는 듯하다. 오히려 중후반부에서 상대방의 모습을 보면서 나루세가 조금 거리를 두는 것 같았다. 퀴어의 느낌만 주는 작품처럼 읽혀져서 약간 사랑이라는 관계 안에서는 순한맛처럼 느껴졌다. 반면, 누나의 정체가 그려지는 중후반부에서는 얼얼한 약간 매운맛의 감정을 경험했다. 그렇다고 해서 감정을 뒤흔들 정도의 센 이야기는 아니다.

퀴어에 중점을 두고 읽는다면 심심하게, 다른 부분으로 눈을 돌린다면 흥미롭게 읽을 작품이었다. 아무래도 퀴어 소재가 예전에 비해 쉽게 읽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나루세가 영혼을 먹는 이와 만나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모습들을 보면서 이렇게 인물이 성장할 수도 있다는 새삼스러운 깨달음을 얻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연애 소설이어서 아마 작가님의 다음 작품들도 하나씩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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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무서운 꿈을 꾼다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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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소리를 듣다 라는 작품을 너무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판타지가 가미된 미스터리 더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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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진실이라는 거짓을 맹세해
헬레네 플루드 지음, 권도희 옮김 / 푸른숲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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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하면 믿지 못하시겠죠? / p.11

이 책은 헬레네 플루드라는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인터넷 서점을 둘러보다 흥미로워서 선택한 책이다. 진실과 거짓은 대치가 되기 마련인데 이를 어떻게 맹세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아마 이야기 자체에 대한 흥미도 있었겠지만 제목이 주는 호기심이 들었다고 해야 더욱 정확하지 않을까 싶다. 주인공이 어떤 진실을 가지고 거짓을 맹세할까.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졌다.

소설의 주인공은 리케라는 인물이다. 단란한 가정을 누리고 있는 듯한 사람이다. 어느 날, 이웃집 남자인 요르겐이 살해되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요르겐은 리케와 불륜 관계를 맺고 있는 내연남이었는데 리케는 요르겐을 살인한 사람을 찾는다. 리케가 요르겐의 부재로 이를 찾아가 발견한 것이기 때문에 리케는 사건을 해결하면서 자신과 요르겐의 관계를 최대한 숨겨야 하는 상황에 이른다. 과연 요르겐을 살인한 사람은 누구일까.

오백 페이지가 넘는 작품이면서 조금은 생소하게 느껴졌던 북유럽 문학이어서 조금 걱정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심리 스릴러라는 장르이기 때문에 긴장감 있게 읽은 작품이었다. 리케의 상황에 몰입해서 읽다 보니 주말에 나누어 네 시간 정도에 모두 완독이 가능했다. 멈추지 않고 읽었더라면 더욱 흥미로웠을 텐데 그렇지 못해서 그건 조금 아쉬웠다. 그만큼 흐름이 중요하게 느껴졌던 작품이었다.

살인 사건의 범인을 잡는 다른 작품들에 비해 한 사람의 감정과 생각을 기준으로 진행되는 작품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리케의 시점으로 그녀의 눈으로 모든 일을 볼 수 밖에 없어서 그게 흥미로우면서도 답답했다. 특히, 불륜이라는 소재의 특성상 별로 좋아하지 않다 보니 흔히 말해 곱게 보이는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리케의 모든 것을 비판적으로 보고 있게 되었지만 계속 그녀의 입장으로 읽어서 어느 정도 공감이 되는 부분이 있었다. 아마도 사람이기에 감정적인 면에서 오는 동정이지 않았을까.

심리학에 관심을 가지는 독자로서 심리 스릴러라는 장르의 이 문학이 새로우면서도 재미있었다. 사실 그 장르의 작품들이 많기는 했었지만 그동안 그럭저럭 읽을 수 있을 정도의 느낌만 받았다면 이 작품은 묘했다. 그래서 더욱 재미있었던 작품이었다. 종종 떠오르게 될 작품이 아닐지 하는 생각이 들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진실과 거짓 그 사이에서 표현할 수 없는 다양한 생각들이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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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건 죽음
앤서니 호로위츠 지음, 이은선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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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허설은 대실패였다. / p.13

이 책은 앤서니 호로위츠라는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분명히 작년에 같은 표지의 작품을 인터넷 서점에서 본 기억이 있는데 신작으로 나와서 재발간이라는 착각을 했던 작품이었다. 알고 보니 전작은 <중요한 건 살인>이라는 제목으로 출간이 되었고, 이번에는 같은 인물이 등장하는 시리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작을 아직 읽지 못했지만 그래도 흥미로운 주제를 담고 있어서 기대를 가지고 읽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호손이라는 인물의 전직 경찰이다. 그에게는 호로위츠라는 이름의 작가가 있다. 호로위치는 호손을 주제로 하는 소설을 집필하는 중이었고, 호손을 따라 다닌다. 어느 날, 이혼 전문 변호사의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변호사는 와인잔으로 살해하겠다는 협박을 받고 있던 중이었는데 실제로 와인잔에 맞아 살인을 당한다. 변호사를 죽인 여섯 명의 용의자. 그들은 각자 거짓말을 한다. 과연 호손은 현직 경찰들의 눈초리와 이들의 거짓말 사이에서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처음에는 걱정했던 부분이 하나 있었다. 언급했던 것처럼 전작이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시리즈물로 나왔던 작품들은 대부분 등장하는 인물만 같을 뿐 새로운 이야기들을 파헤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그래도 혹시나 이해하지 못하면 전작을 구매해서 다시 처음부터 읽어야 하나 싶었다. 그런데 전작은 대략적인 줄거리만 찾는다면 그렇게까지 어려운 부분이 없는 작품이었다. 대략 두 시간 반 정도에 완독이 가능할 정도로 푹 빠져서 읽었다.

개인적으로 등장하는 인물의 콤비가 신선하게 와닿았다. 아마 전작을 읽었더라면 내용 전체에 또 다른 느낌을 받았을 텐데 전직 경찰을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을 쓰는 작가와 불명예를 안고 퇴직한 전직 경찰의 콤비가 흥미로웠다. 특히, 호로위츠는 저자의 이름과 똑같다는 점에서 자전적인 소설인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는데 이 지점이 재미있어서 나도 모르게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다.

같이 붙어 있지만 곁을 두지 않는 것 같은 호손과 호손의 일거수일투족을 메모하지만 정작 아는 것이 많지 않은 듯한 호로위츠의 다음 사건 해결이 궁금해지는 작품이었다. 결론적으로 변호사를 죽인 범인은 결국 추리하지 못했는데 아마 전작을 읽고 다시 다른 작품을 읽는다면 그래도 추리력이 올라가지 않을까. 무엇보다 콤비의 케미스트리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어서 너무 재미있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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