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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스 :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제나 새터스웨이트 지음, 최유경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4년 1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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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 신스는 진정으로 사랑을 할 수 있을 것인가? / p.11
이 책은 제나 새터스웨이트라는 미국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출판사 소개만 읽으면 SF 장르의 작품이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미스터리 장르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해서 선택한 책이다. SF 하나로만 읽어도 어렵고, 미스터리로 머리를 쓰는 일이 많은데 두 가지 장르여서 긴장이 되면서도 나름 흥미로울 듯했다. 거기에 최근 영미 작가의 소설을 멀리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그 부분이 하나의 선택 요인이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줄리아라는 이름의 인물이다. 신스라는 최초로 임신과 출산이 가능한 인조인간이기도 하다. 보통 인간들과 함께 연애 프로그램에 출연해 많은 관심을 받는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조쉬의 선택을 받아 결혼까지 해야 되는 내용을 담았다. 조쉬의 모습을 보자 줄리아는 사랑에 빠졌고, 저돌적으로 조쉬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심지어 그에게 신스라는 사실을 알리기도 한다. 결국 조쉬와 결혼해 아이까지 출산했다. 그녀에게는 행복한 삶만 기다린 줄 알았다.
그러다 조쉬가 캠핑을 간다는 이야기를 남기고 실종된 사건이 벌어진다. 전날 줄리아와 조쉬는 크게 싸웠는데 돌아오지 않는 조쉬를 기다리면서 불안함을 느낀다. 거기에 경찰은 조쉬의 실종 사건을 수사하면서 줄리아를 수상하게 바라본다. 마치 조쉬에게 살인을 저지른 범인이 줄리아인 것처럼 말이다. 줄리아는 자신이 인간에게 해를 가할 수 없도록 설계가 되었기에 절대로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사라진 조쉬를 찾아야만 한다.
술술 읽혀졌던 작품이었다. 사실 SF 장르를 어렵게 생각하는 독자로서 많은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SF보다는 스릴러의 느낌이 강한 작품이어서 그렇게 어렵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쉽게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어서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500 페이지가 되지 않는 분량이었는데 세 시간 반에 걸쳐 완독이 가능했다. 무엇보다 줄리아의 입장에 몰입해서 읽다 보니 흥미로워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개인적으로 인조인간의 모성애에 대한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줄리아는 조쉬를 사랑한다고 하지만 아이를 위해 살아간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조쉬와 줄리아의 결혼 생활이 그렇게까지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쉬의 의심과 폭력을 받으면서 줄리아가 그와 갈라서지 않았던 것은 단지 아이 때문이었다. 인조인간인 자신에게 양육권이 있을 이유가 없을 것이며, 아이를 지키기 위해 그저 참기만 했다. 물론, 설정값이 인간을 죽일 수 없도록 되어 있지만 그것보다 더 큰 모성애가 느껴졌다.
분명 인조인간의 이야기인데 왜 읽는 내내 뉴스에서 보았던 가정 폭력 이야기들이 떠올랐는지 모르겠다. 뭔가 현실감이 크게 와닿았던 작품이었다. 아마 우리가 알고 있는 피해자들도 상대방의 폭력에 참는 이유가 줄리아와 다르지 않을 것 같았다. 이 점 때문에 SF의 거리감보다는 현실의 불편함이 더 강렬하게 느껴졌다. 읽고 나니 마음이 씁쓸하면서도 아팠다. 그래서 더욱 가까웠던 이야기처럼 그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