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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천재들 - 물리학의 한계에 도전하는 바다 생물의 놀라운 생존 기술
빌 프랑수아 지음, 발랑틴 플레시 그림,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4년 1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은 경이로움 그 자체이다. / p.9
바다 자체는 좋아하지만 그 안에 살아가는 생물들은 크게 관심이 없다. 맑은 물에서 보이는 물고기들과 바위에 붙어 있는 조개류를 보면서 신기하다는 생각은 하지만 그것 또한 순간이다. '아, 얘네들도 살아가는 애들이구나.' 딱 이런 상황에서 끝난다. 요즈음 본의 아니게 바다를 보게 될 때가 많은데 그 안의 무언가를 유심히 본 적은 과거나 지금이나 없는 것 같다.
이 책은 빌 프랑수아라는 작가의 생물학 도서이다. 언급했던 것처럼 바다 생물에는 크게 관심이 없는데 올해 유독 소설과 에세이 등 문학 분야에 치중해서 읽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선택한 책이다. 얼추 확인해 보니 거의 90 %가 넘게 문학이었는데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쏠린 적은 없었다. 이왕이면 전혀 모르는 분야의 책도 괜찮을 듯했다. 적당한 선에서 고른 책이어서 기대가 되었다.
바다 생물에 대한 정보를 알려 주는 책이다. 그것도 일러스트로 그림이 함께 수록되었다. 생물학 도서이기는 하지만 저자가 물리학자라는 점에서 물리학과 바다 생물의 연관성을 다루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연어에 대한 이야기부터 조금은 생소한 바다 생물인 피낭동물에 이르기까지 어떤 면에서는 다시 되새길 수 있는 지식들, 또한 새롭고도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있었다.
전반적으로 술술 읽혀졌다. 그림이 있어서 따로 구조를 상상하지 않아도 되는 점이 가장 좋았다. 거기에 저자의 문체 자체가 어려운 물리학 지식을 나열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방법이어서 전혀 모르는 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챕터 하나당 열 페이지도 안 되는 분량이어서 조금씩 읽다 보니 일주일 정도가 소요되었다. 아마 한 호흡에 읽는다면 두 시간 반 정도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연어와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연어는 흔히 본래 태어난 강으로 다시 거슬러 오는 생물로 알고 있다. 모 가수의 노래처럼 말이다. 초반에 바다에서 사는 생물과 강에서 사는 생물의 차이점이 새로웠다. 서식지에 따라 크게 구분이 안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삼투압 현상에 따라 바다 생물이 강으로 이동하게 되면 살아가는 게 힘들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그러면서 연어는 바다와 강을 모두 살아갈 수 있는 생물이라는 점도 유익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조카들과 함께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었다. 아직 초등학교 저학년과 유치원생이기 때문에 내용을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바다 생물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어서 이야기와 덧붙여 함께 읽는다면 좋은 추억이자 공부가 되지 않을까. 어른이었던 나조차도 바다의 천재들의 매력에 빠졌던 책이었다. 너무 흥미로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