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크라임 이판사판
덴도 아라타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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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사람들 사이에 편견으로 차마 보지 못했던 점을 끄집어낼 작품이라는 생각에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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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너머로 - 곰베 침팬지들과 함께한 30년 사이언스 클래식 40
제인 모리스 구달.제인 구달 연구소 지음, 이민아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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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구달이라는 분을 침팬지 연구가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침팬지와 인간의 교류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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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손에 쥐어야 했던 황금에 대해서
오가와 사토시 지음, 최현영 옮김 / ㈜소미미디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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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내가 믿는 것과 소설 속에 쓰는 건 완전히 별개지. / p.112

이 책은 오가와 사토시라는 일본 작가의 연작소설이다. 예전에 <너의 퀴즈>라는 추리 장르의 작품을 읽었다. 일본 문화나 지식들이 조금 어렵게 느껴지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 새로운 시각을 보여 주었던 작품으로 각인이 되어 있다. 그동안 작가의 작품을 읽을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신작이 발간되었다는 소식에 궁금증이 들어 읽게 되었다. 기대가 되는 것보다는 어디까지나 흥미 위주의 선택이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나라는 인물이다. 나는 작가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첫 소설에서는 출판사 입사지원서의 첫 문항으로부터 시작되었고, 두 번째 소설은 친구들과 큰 지진이 났던 날에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이야기를 나눈다. 다음 소설에는 연락이 끊겼던 친구와 우연히 목욕탕을 가게 되면서 과거를 회상하게 되고, 그 다음에는 만화가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흐름에 따라 내가 만난 이들과의 일, 그들과 있었던 과거, 더 나아가 그로부터 자신에게 영향을 주었던 것들까지 전체 줄거리로 표현할 수 없는 흐름으로 펼쳐진다.

술술 읽혀진 듯하지만 그렇다고 확실한 답을 내릴 수 없는 작품이었다. 내용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다. SF 장르의 작가이기는 해도 큰 배경 지식을 요구하는 용어는 등장하지 않는다. '황금률', '은율' 등 일상에서 쉽게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이 나오기는 해도 친절하게 다 설명해 주고 있기 때문에 모른다고 해도 금방 스토리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럼에도 완독까지 세 시간이 걸렸다. 아마 소설 하나하나 읽으면서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이 필요했기에 그럴 것이라고 예상이 든다.

개인적으로 <프롤로그>라는 작품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주인공은 나름 명문대를 졸업했고, 현재는 강사로 부족하지 않은 수입을 얻고 있지만 어떤 이유인지 모르게 출판사에 입사 지원을 하기로 결정한다. 대형 출판사의 입사지원서를 다운받아 작성하려고 하니 첫 문항부터가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당신의 인생을 원 그래프로 설명하시오." 어떤 주제조차도 없는 문항이었다. 고민하는 주인공에게 여자 친구는 조언을 해 주는데 이게 바로 해답이 된다. 스토리는 그 문장으로부터 시작해 여자 친구와 만나게 된 과거와 자신의 깨달음으로 흘러간다.

초반부터 숨이 탁 막혔다. 단순하게 '어? 독특한 문항이네.' 수준이 아니었던 것이다. 독자로서 소설을 읽기에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그러면서 소설에 등장한 나처럼 나 역시도 스스로를 원 그래프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읽었다. 주인공은 인체의 구성 요소까지 생각했는데 나는 뭘로 표현할 수 있을까. 차라리 과거 한때 유행했던 뇌구조라면 더욱 쉬울지도 모르겠다. 역시 자신을 아는 길이 제일 어렵다는 어디에선가 들었던 말이 거짓말은 아닌 듯했다. 이 작품 때문에 내내 혼란스러움으로 이 책을 대하게 되었던 것 같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주인공은 MBTI 'N'에 가까운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어느 한 작품에서는 소설가인 주인공에게 읽어 달라고 요청하는 한 남자의 소설을 말하는 내용이 등장하는데 그 표현하는 방법이 웃기면서도 소설가는 다르다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들었다. 아무 생각을 하지 않으면 그냥 평범한 일들을 사고의 흐름으로 펼쳐가는 것 같았다. 초반 읽을 당시에는 '왜 이렇게 어렵게 생각해.'라는 물음이었는데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나니 삶을 대하는 태도나 생각들이 어느 정도 맞물려 있다는 진리를 얻게 된 작품이었다. 철학의 향기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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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상 식탁
설재인 지음 / 북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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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모든 사람이 저런 건 아니야. / p.18


이 책은 설재인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예전에 작가님의 <그 변기의 역학>이라는 작품을 읽었다. 내용도 기억하지만 그 작품이 주는 축축한 분위기와 으스스한 느낌이 지금도 떠오를 정도로 깊은 특별함을 주었다. 원래 그렇게 기괴한 작품을 선택해 읽는 편이 아니어서 더욱 인상적이었다. 이번에 신작 발간 소식을 접해서 바로 읽게 되었다.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독보적인 스타일을 구축한 작가님 중 한 분으로 뇌리에 박혀 있다 보니 더욱 궁금했다.


소설의 주인공은 빈승이라는 인물이다. 미미라는 이름을 가진 목소리를 듣는다. 미미는 빈승에게 복권 당첨을 주었고, 일종의 거래를 제안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연구에 응하라는 것이다. 연구를 위해 만든 식당이 바로 뱅상 식탁이다. 뱅상 식탁은 점심에 네 팀, 저녁에 네 팀만 받는다. 휴대 전화를 가지고 들어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손님은 같은 곳을 보고 식사를 하게 되는 구조 또한 독특하다.


어느 날, 뱅상 식탁에는 네 팀이 방문한다. 교장 선생님 수창과 평범한 중년 여성 애진, 엄마 정란과 딸 연주, 오랜만에 만난 친구 상아와 유진, 직장 동료 성미와 민경.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같은 공간에서 총성을 듣는다. 그리고 경악하게 만드는 빈승의 목소리가 들린다. 각 테이블에서 한 명만 살 수 있다는 것. 살고 죽을 사람은 합의를 통해 정하라는 것이다. 이들의 사연과 살아남기 위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술술 읽혀졌지만 어려웠던 작품이었다. 스토리의 몰입도가 굉장이 높았다. 230 페이지가 조금 넘는 이야기인데 한 시간 반 정도에 완독했다. 심지어 첫 장을 펼치는 순간부터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 긴장감이 내내 책장을 넘기게 했다. 흥미로운 스토리지만 심리적으로는 굉장히 혼란스럽고 어려웠다. 읽으면서 혼이 빠지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이다. 제정신을 찾기가 힘들었다.


개인적으로 인간의 군상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누구나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런데 여기 등장하는 인물들은 진짜 하나같이 추악하다. 심지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빈승마저도 그 느낌에 거리감이 생겼다. 자신들이 깨끗하고 선한 사람이라고 하지만 제 3자인 독자의 입장에서는 다 비슷하게 보였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 딱 그 꼴이었다. 그런데 '과연 이들을 추악하게 느끼는 내가 깨끗한 사람인가?'라는 죄책감도 들었다.


책장을 덮고 나니 영화 '완벽한 타인'이 떠올랐다. 영화는 이 소설처럼 피비린내 나는 스토리는 아니었지만 인간이라면 숨기고 싶은 치부를 들춰낸다는 점이 비슷한 감정을 들게 했다. 완벽한 타인은 인생 영화라고 생각할 정도로 인상 깊었는데 비슷한 결로 꽤 오랫동안 머릿속에 각인이 될 듯하다. 솔직히 찝찝하면서도 더러운 느낌으로 책장을 덮었던 작품이었다. 어쩌면 이게 바로 인간들의 '거울 치료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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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위로를 요리하는 식당
나가쓰키 아마네 지음, 최윤영 옮김 / 모모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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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하늘을 다시 올려다봤다. / p.12

이 책은 나가쓰미 아마네라는 일본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다른 장르는 몰라도 추리 스릴러와 힐링 장르의 작품들 중에서 일본 작가의 작품들이 꽤 취향에 맞았다. 특히, <우선 이것부터 먹고>의 하라다 히카라는 작가의 작품을 꽤 좋아하는 편이다. 가장 유명한 <낮술> 시리즈도 언젠가 읽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중인데 같은 장르의 작가이니 만큼 기대가 되었다. 이렇게 새로운 작가가 취향에 맞는다면 더 좋지 않을까.

소설의 주인공은 미모사라는 인물이다. 큰 프렌차이즈 레스토랑의 점장이다. 젊은 여성이 점장이라는 이유로 직원 간의 드러나지 않는 갈등과 손님들의 하대에 상처를 많이 입는 편인 듯하다. 거기에 점장이라는 자리의 책임감 또한 그녀를 누르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집을 잃게 되는 상황까지 벌어지면서 점점 그녀는 버거움을 느낀다. 회사의 배려로 비품 창고에 임시로 거주하게 된 미모사는 한 식당을 찾아가게 된다.

야간에 열어서 아침에 문을 닫는 식당 '키친 상야등'이라는 곳의 분위기, 다소 과묵한 스타일의 요리사 케이와 편안함을 주는 성향의 직원 쓰쓰미로부터 좋은 느낌을 받는다. 퇴근 이후 힘든 몸과 마음을 달래기 위해 키친 상야등에 자주 방문하게 되었고, 쓰쓰미에게 자신의 가진 고민들을 털어놓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현재 가지고 있는 상황의 해답들을 하나씩 찾아가는 미모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반적으로 술술 읽혀졌던 작품이었다. 300 페이지 정도의 내용이었는데 두 시간에 모두 완독이 가능했다. 주말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손에 잡은 책이었는데 점심을 먹기도 전에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다. 아무래도 비슷한 장르의 작품들을 워낙에 많이 읽다 보니 읽는 노하우가 생긴 듯하다. 스토리 또한 허구적이기보다는 일상적인 이야기들이어서 이해가 크게 어렵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소설의 흐름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내용 자체로만 보면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미모사가 식당에서 마음의 상처를 치유받고, 스스로 성장하는 이야기. 그런데 옴니버스의 방식으로 식당에서 다른 인물의 새로운 상황을 마주하는 보통의 힐링 소설과는 조금 다른 전개가 눈에 들어왔다.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 미모사가 이끌어간다는 점이었다. 물론, 새로운 사람들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들은 조연이었다. 그렇다 보니 미모사의 감정이 다른 작품들보다는 더 잘 드러나서 쉽게 공감할 수 있었다.

비슷한 나이 또래의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겪을 법한 현실적인 소재여서 좋았다. 특히, 미모사가 직장 동료와의 보이지 않는 스트레스를 받는 지점이 더욱 현실처럼 와닿아서 많은 생각이 들었던 작품이었다. 뭔가 버라이어티하게 확실한 해결책을 주지 않지만 늦은 밤에 다이어트 걱정없이 집처럼 드나들고, 상처난 마음을 위로해 줄 수 있는 식당이라면 나 역시도 찾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키친 상야등이 소박하지만 크게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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