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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셰: 확장자들
김아직 외 지음 / 북다 / 2025년 3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자살이 아닐지도 몰라요. / p.13
클리셰 하면 떠오르는 것은 하나의 밈이었다. '지구오락실'에 등장하는 하나의 오답이었다. 드라마 클리셰, 소설 클리셰 등 자주 접하는 것들에서도 클리셰라는 단어를 자주 들었지만 막상 떠오르는 것은 임팩트 있는 예능이일 뿐이다. 사실 좋아하는 작품들만 읽다 보니 그동안 클리셰 자체를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남들이 클리셰라고 하면 '아, 저게 클리셰구나.'라고 정보를 입력하는 정도이다.
이 책은 김아직 작가님, 박하익 작가님, 송시우 작가님, 정명섭 작가님, 최혁곤 작가님께서 참여하신 앤솔로지 작품집이다. 예전에 송시우 작가님의 <선녀를 위한 변론> 소설집을 읽고 재미와 매력을 느꼈다. 더불어, 추리 스릴러 작품 하면 정명섭 작가님의 작품이 꽤 재미있다는 주변의 추천도 받았다. 다른 작가님들은 이 작품으로 처음 만나게 되는데 소설을 읽으면서 새 작가님들의 작품을 늘 설렘을 주었기에 이번 작품집도 기대가 되었다.
예측이 가능한 클리셰를 뛰어넘는 이야기가 실린 작품집이다. 초반에는 '아, 뻔한 내용으로 시작하네.'라고 생각한다거나 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점점 중후반부로 전개가 되면서 그동안 했던 예상과는 조금 빗나가는 결말을 보인다. 장르 문학에서 두드러진 . 다섯 분의 작가님의 단편소설이 각 한 편씩 실렸고, 그렇게 총 다섯 편의 작품이 있는 앤솔로지 작품집이다.
술술 읽혀졌다. 언급했던 것처럼 클리셰를 크게 따지지 않는 독자 중 한 사람이어서 읽으면서 크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저 이야기 중심으로 하나씩 읽다 보니 마지막 작가님의 작품을 읽고 있었다. 그냥 가볍게 읽기에 좋았던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클리셰를 좋아한다거나 장르 소설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는 어떻게 느껴질지 잘 모르겠다. 초보 독자 입장에서는 전반적으로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 송시우 작가님의 <타미를 찾아서>라는 작품이 인상적이었다. 주인공은 모처럼 평온한 시간을 맞이한다. 좋아하는 파전과 막걸리, 반려견 타미와 넷플릭스를 재생하는 순간에 친구가 이 평온을 방해했다. 일 년 만난 남자 친구에게 이별을 고하고 울면서 주인공의 집을 찾아온 것이다. 내키지는 않았지만 주인공은 친구를 위로했고, 술을 마시다 잠이 들었다. 일어나 보니 주인공의 휴대 전화 뒤에 꽂힌 카드와 반려견 타미, 친구가 사라지고 없다.
장르 소설이기는 하지만 다른 의미로 재미있었던 작품이었다. 혼자 보내는 휴일을 방해하는 것도 모자라 말도 안 되는 이별 이야기를 꺼내면서 엉엉 울고, 내 카드와 반려견까지 가지고 간 친구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독자라는 순간도 잊게 내내 화가 났다. 주인공의 생각이 마치 내 생각인 것처럼 느껴졌는데 '이런 친구라면 그냥 손절이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사건이 전개되면서 범죄 소설로 돌아왔지만 전반부가 너무 공감이 되면서 재미있었다.
그밖에도 학생과 경찰의 조합으로 연쇄 살인 사건을 다룬 김아직 작가님의 <길로 길로 가다가>와 미래로 온 셜록 홈즈의 설정이 흥미로웠던 정명섭 작가님의 <멸망한 세상의 셜록 홈스: 주홍색 도시>도 꽤 흥미로웠던 작품이었다. 클리셰를 파악했더라면 뒤틀린 부분들을 조금이나마 더 빠르게 잘 잡았을 텐데 하나의 스토리만 이해했던 점이 아쉬웠던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