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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건너는 교실
이요하라 신 지음, 이선희 옮김 / 팩토리나인 / 2025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일지 기록: 24화성일째, 화성에서 지구로 무사히 생환. / p.143
이 책은 이요하라 신이라는 일본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전작이었던 <달까지 3킬로미터>라는 작품을 읽었다. 과학적 소재를 다룬 소설집이어서 대부분의 단편들이 어렵게 다가왔다. 그럼에도 표제작이 너무 인상 깊게 남았다. 달과의 거리에 대한 내용이지만 약간 일본어 언어 유희를 응용한 작품이어서 이해가 그나마 쉬웠던 것도 있었다. 삶의 끝을 생각하는 남자에게 택시기사의 위로는 나에게도 크게 와닿았다.
그 지점을 생각하고 선택한 작품이다. 장편소설이어서 조금 걱정이 되는 부분도 있었다. 그동안 SF 소설은 이해하다가 서사를 놓치거나 과학적 배경을 싹 다 날려버리는 게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특히, 유명한 SF 소설인 앤디 위어의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우주선의 구조는 싹 날려버리고, 등장하는 인물들의 서사만 남았다. 그렇다 보니 이 작품을 고를 때에도 걱정과 부담이 많이 되었다. 그저 서사만 와닿기를 바랄 뿐이었다.
소설의 배경은 도쿄에 있는 히가시신주쿠 고등학교이다. 주요 인물들은 야간에 고등학교를 다닌다. 글을 읽지 못해 스스로를 비하하는 이십 대 청년 다케토, 이주여성으로 많은 차별을 받았던 사십 대 여성 안젤라, 자율신경에 이상이 있어 양호실에서 살다시피 하는 십 대 소녀 가스미,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하다 늦은 나이에 공부에 뜻을 찾은 칠십 대 노인 나가미네다. 이들이 후지타케 교사를 중심으로 과학부를 꾸리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려우면서도 술술 읽혀졌던 작품이다. 과학적 지식이 자주 등장한다는 점은 나름 하나의 장벽이기는 했다. 중후반부에 이르러 언급했던 <프로젝트 헤일메리>처럼 중요한 과학 실험은 싹 날리고 고등학교를 다니는 이들의 서사 위주로 읽게 되었다. 그래도 이미 첫 부분부터 실험의 내용들을 머릿속으로 그리고 있었기 때문에 이해가 크게 어렵지는 않았던 것 같다. 350 페이지 정도로 기억하는데 대략 한 시간 반에 모두 완독이 가능했다.
개인적으로 다케토의 서사가 인상적으로 남았다. 다케토는 서두에 이야기했던 것처럼 스스로를 패배자로 생각하고 있다. 특히, 글을 쓰거나 읽지 못해 회사에서 동료들의 조롱을 듣고 위축되었다. 초반부터 응원했던 인물이었는데 후지타케와의 만남으로 변화되는 모습이 반가웠다. 거기에 문맹이었던 이유를 알게 되면서부터 더욱 의지를 가지고 노력하는 게 진심으로 와닿았다. 수업은 빠져도 과학부 활동에 열정적인 모습 하나하나 상상되었다.
SF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힐링이나 성장 소설로 착각이 들 정도로 흥미로웠다. 외부에서는 저마다의 이유로 배제가 되었던 이들의 이야기가 너무 따뜻했다. 바깥에서는 돌을 던지지만 이들은 누구보다 성실하게 사회인으로서 본분을 충실히 수행했고, 학구열만큼은 주간반 못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이면은 또 다른 법이다. 읽는 내내 타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편협되지는 않았는지 스스로를 점검할 수 있는 거울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