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클래식 라이브러리 6
조지 오웰 지음, 배진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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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설마라고 할 수 있는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이다. / p.27

자유가 억압된 사회를 산다는 것은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한국사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기회가 있었지만 사회에 나오면서부터는 크게 생각을 할 일이 없는 듯하다. 물론, 직장인으로서 신분에 맞게 자유보다는 공익을 먼저 생각해 행동할 때는 있지만 통제를 당했던 적은 많지 않았기에 이제는 상상하기 힘들다.

그래도 나름 생각을 해 보자면 많이 답답할 것 같다. 보통 규칙과 주어진 일에 큰 불만 없이 행동하는 스타일이기는 하지만 자유가 억압된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이렇게 책을 읽고 개인적인 의견을 표출할 자유, 무언가 잘못된 일을 당당하게 언급할 수 있는 자유 등 침해될 게 많으면 아마 못 견디지 않을까. 그렇다고 해서 전면에 나서서 이를 바꾸기에는 용기가 부족해 뒤에서 서포트할 듯하다.

이 책은 조지 오웰의 장편소설이다. 너무나 유명한 고전이어서 꼭 한 번은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독서 모임으로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읽었던 적이 있는데 그와 비슷하게 디스토피아를 그린 작품으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멋진 신세계를 너무나 감명 깊게 읽었기에 스테디 고전인 이 소설을 선택하게 되었다. 취향에 맞는다면 다른 작품인 <동물농장>도 읽을 예정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윈스턴이라는 인물이다. 그는 자유가 통제되어진 사회에서 살고 있다. 심지어 다이어리 하나 살 자유마저 없는 시대이며, 정치적인 의견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전쟁은 평화이며, 자유는 예속이고, 무지는 힘이라는 말도 안 되는 구호 아래에서 억압을 받고 있다. 윈스턴은 이러한 사회에 강한 불만을 가지고 있으며, 다이어리에 눈에 보이지 않는 통제자이자 권력자인 '빅 브라더를 타도하라.'라는 문구를 도배한다.

고전 자체를 어렵게 느끼는 편이지만 유독 읽혀지지 않았던 작품이다. 그동안 익히 읽었던 문체가 아닐 뿐더러 윈스턴에게 감정 이입이 되어 마치 그 상황에 처한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자유를 빼앗긴 주인공이 이를 바꾸기 힘든 상황과 그 안에서 느끼는 절망감들이 유독 절절하면서도 강렬하게 와닿았다. 모든 것 하나하나 감시를 받는다는 고통이 무엇인지 활자로 그대로 살아오는 듯했다.

개인적으로 현실감이 느껴졌는데 지금 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여졌다. 물론, 현재는 아무렇지 않게 소신 발언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뭐가 같은가 싶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뉴스 기사를 볼 때마다 국민들의 여론이 통제가 되고 있음을 느끼고, 기술의 발달로 모든 것이 드러나는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또한, 무언가에 날조가 되는 거짓 사실이나 이에 선동이 되어 와해되는 현실도 있다. 아마 윈스턴에게 몰입이 되었던 이유 중 하나가 이러한 점일 것이다.

이 정도 되니 조지 오웰이 이러한 사회를 미리 예견한 것은 아닌지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여러 가지로 생각이 많아지고, 현실에 대입해서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독서 모임 또는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작품이었다. 아마 다시 읽을 때에는 그만큼 생각할 거리가 많아지지 않을까. 조금은 어려우면서도 감정적으로 힘들었지만 그만큼 꼭 읽었어야 하는 작품이어서 읽는 내내 감상과 별개로 만족을 느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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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드 에어포트
무라야마 사키 지음, 이소담 옮김 / 열림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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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적절한 시기야. / p.15

얼마 전 업무상 제주도로 출장을 나간 적이 있다. 작년 가을에 자원봉사자 신분으로 갔기에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다. 나름 익숙한 제주도 공항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공항에 발을 내딛으니 설렜다. 물론, 인솔을 해야 하기에 정신없이 바빠 공항을 즐기지는 못했지만 마음만은 여행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공항 하면 설렘이 자동으로 연결이 된다. 적어도 개인적인 생각으로 공항이라는 공간은 출발과 시작이라는 의미를 주는 듯하다. 공항에서 여행의 시작을 한다는 점이 그렇다. 서점과 도서관이 주는 편안함에 비해 약간 부족하기는 하지만 공항도 나름 긍정적인 기억으로 남아 있는 장소이다.

이 책은 무라야마 사키의 장편소설이다. 공항을 주제로 한 힐링 소설이라는 점에서 선택하게 된 책이다. 특히, 서두에 언급했던 것처럼 공항이라는 이미지 자체가 좋게 남아 있는 사람이기에 활자로 읽는 것만으로도 나름의 힐링을 줄 것이라는 기대가 되었다.

소설은 크게 네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가장 첫 파트에는 료지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한때 이름을 알렸던 인물이지만 지금은 연재를 하고 있는 만화가이다. 시오리라는 여자와 연애를 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이별하게 되었는데 가장 친한 친구와 결혼했다. 그렇게 기대 하나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다 형이 아프게 되어 일을 돕고자 고향인 나가사키로 내려가기로 결심한다.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던 중 자화상을 그려 준다는 노신사와 서점 직원을 만난다.

두 번째 파트에는 서점 직원 유메코가 등장한다. 주된 이야기는 유메코가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내용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만화 작가를 만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공항에서 근무하는 언니를 떠올린다. 항상 어른스럽게 다정한 모습을 보이던 언니에게 고마움과 함께 존경심마저도 드는 듯하다. 자신 역시도 성인으로서 밥벌이를 하기 위해 서점 직원이 되었고, 꿈을 가지고 살아간다. 세 번째 파트에서는 메구미와 마유리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중학교 때 친구인 두 사람은 현재 배우와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종종 철도를 타고 공항에서 데이트를 했지만 사소한 오해로 멀어지게 된다. 그리고 서로를 그리워하면서 지냈는데 공항 내 서점에서 두 사람은 조우한다. 그리고 마지막 파트에서는 매지션 마치코의 이야기가 나온다.

읽으면서 기대만큼이나 힐링이 될 수 있는 포인트가 많았다. 거기에 현실적이면서도 소소한 이야기들이어서 후루룩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개인적인 경험에 빗대어 상상하면서 읽으니 그때의 기억이 살아서 돌아오는 듯했다. 등장 인물 한 명씩 전부 공감이 되었고, 그들이 접하고 있는 상황에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 가볍게 기분 전환으로 읽기에 딱 좋았다.

료지가 만화가라는 직업을 포기하고자 마음 먹었을 때의 그 마음 아픈 심정이 누구보다 가장 인상 깊게 남았으며, 유메코가 자신이 좋아하던 만화가를 보았을 때의 설렘,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았던 메구미와 마유리의 깊은 우정까지 인물들이 처한 상황과 생각에 많은 공감이 되었던 작품이다. 공항에서 펼쳐지는 따뜻한 이야기들이 내내 온도를 올리는 듯했다. 공항이 주는 긍정적인 감정이 되살아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이는 제주도 출장지에서 읽었다면 더욱 생생하게 와닿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언급했던 것처럼 상상하면서 읽으니 더욱 여운이 남았지만 공항에서 읽었다면 느낌이 지금보다 더욱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남지 않았을까. 시기상 안 맞는 것은 어쩔 수 없기에 무언가를 탓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조금만 빨리 읽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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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소설
앙투안 로랭 지음, 김정은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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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렌은 다시 눈을 감았다. / p.18

예전에 소설의 내용이 현실로 이루어진다는 내용의 작품을 읽은 적이 있다. 그것도 추리 장르의 소설이었는데 나름 인상적으로 보았던 기억이 난다. 이후로 종종 소설을 읽으면서 현실에서 그대로 사건으로 벌어진다면 어떻게 될지 궁금증과 호기심이 생겼다. 물론, 추리나 스릴러 장르에서의 단골 소재인 살인과 범죄 이야기는 허구로만 남았으면 하는 사건들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현실에서 등장한다면 조금 놀랄 것 같기는 하다.

이 책은 앙투안 로랭의 장편 소설이다. 익명 소설이라는 제목에 흥미를 가지고 읽게 된 책이다. 사실 소재 자체는 나름 자주 접하는 줄거리여서 크게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저 익명의 작가가 쓴 이야기라는 점이 어떻게 사건으로 전개될지 그 지점이 궁금했다. 거기에 스릴러 장르인 만큼 긴장감 있는 전개를 기대하면서 읽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비올렌으로 출판사의 원고 검토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어느 날, 그곳으로 소설 투고 메일이 도착한다. 제목은 설탕 꽃들이었으며, 네 명의 남자를 죽이는 내용이다. 원고를 보자마자 직감적으로 히트를 예감했던 비올렌은 소설 투고자와 접촉하기 위해 만남을 요청하거나 개인 연락처를 알려 달라고 했지만 이를 거절한다. 결국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수단은 메일 주소 하나뿐이었으며, 계약서도 런던으로 우편을 보내 달라고 했다.

이후 소설은 발간되었고, 예감은 적중했다. 설탕 꽃들은 크게 성공했으며, 문학상 중 하나인 콩쿠르 상의 후보에도 오르게 된다. 후보로 오르면서 콩쿠르 상의 담당자와 여러 사람들은 작가에 대한 궁금증을 가진다. 당연히 원고를 검토했던 비올렌에게 이러한 질문이 쏟아졌는데 그때마다 비올렌은 난감함을 느낀다. 거기에 소설의 내용처럼 남자가 살해되고 있다는 경찰의 주장도 등장한다.

처음에는 설탕 꽃들 작가의 정체에 대해 나름 추리를 하면서 읽었지만 페이지 수가 넘어갈수록 스릴러라는 장르보다는 개인의 서사에 더욱 몰입하면서 읽었던 것 같다. 특히, 비올렌의 연대기가 펼쳐졌다는 점에서 추리보다는 주인공의 말과 행동에 집중했다. 얇은 페이지 수에 나름 익숙한 이름들이 많이 등장하다 보니 어렵지 않게 완독할 수 있었고, 이야기 자체도 흥미롭게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은 지점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공간적 배경이다. 익명 소설가의 시점에서 풀어낸 이야기일 것이라는 예상을 가지고 읽었는데 결론적으로는 출판사 직원의 시점으로 전개가 되어서 이 부분이 새롭게 느껴져서 더욱 인상적이었다. 출판사의 이야기를 다룬 한국 드라마가 떠올랐는데 그동안 몰랐던 책이 발간되어서 나오는 내막을 이 작품을 통해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주인공이다. 비올렌의 이야기 위주로 흘러가다 보니 나도 모르게 감정적으로 이입해서 보았는데 참 다사다난한 삶을 살아온 듯하다. 그래서 더욱 마음이 갔던 부분이 있었다. 우선, 비올렌은 비행기 사고로 신체적인 장애를 얻었음에도 일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 퇴원한 다음 날 바로 출근한 모습만 봐도 그렇다. 거기에 대형 출판사의 원고 검토부 책임자 자리에 오르기까지 부단한 노력을 했었고, 직원들 사이에서 이를 인정받기도 했다.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직업 의식과 책임감에 대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추리나 스릴러를 기대하고 읽었다면 아마 실망감이 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충분히 만족스러울 것이라고 자신한다. 특히, 프루스트와 스티븐 킹 등 익숙한 작가들의 이름이 자주 등장해 반가움을 느꼈고, 마지막에 이르러 사회적인 문제를 하나 깊게 생각할 수 있는 소재가 등장하는데 이 지점이 가장 여운을 남겼다. 역시 상처는 평생 지울 수 없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끼기도 했다. 장르를 떠나 나름의 무게감을 주었다는 점에서 뇌리에 오래 남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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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월드
야즈키 미치코 지음, 최고은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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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당연하다고 느꼈을 가부장적 제도를 이 세계관에서는 어떻게 역전시켜 표현할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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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사라진 세계
모리타 아오 지음, 김윤경 옮김 / 모모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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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사랑을 '시한부의 사랑'이라고 불렀다. / p.104

시간이 참 빠르다. 올해도 벌써 중반을 향해 흘러가고 오지 않을 것 같던 봄도 이제 마지막에 닿았다. 겨울에 입사했는데 그동안 벚꽃이 피고 지는 것도 보았고, 지금은 모내기 하는 풍경들을 매일 보고 있다. 이제 그 모습들도 사라질 것이고, 매미 소리가 가까워 오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모리타 아오의 장편소설이다. 표지가 참 강렬했다. 마치 종종 하는 게임의 일러스트를 보는 듯했는데 그래서 더욱 익숙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거기에 지금 상황과 딱 맞아떨어지는 제목이어서 더욱 눈길이 가서 선택하게 된 책이다. 곧 여름이 오겠지만 어떻게 보면 올해 봄이 사라질 텐데 적어도 2023 년이라는 시간적 내경에서는 봄이 사라지는 세계일 테니 말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아키토라는 남자와 하루나라는 여자이다. 아키토는 아무렇지 않게 살아오다 어느 날 갑자기 몸의 이상 증세를 느껴 병원을 방문했더니 심장에 종양이 생겨 일 년이라는 시한부를 선고받았다. 병원에 있는 날이 길어질수록 절망감에 빠져들어 죽음을 먼저 생각하는 상황에 이르렀는데 퇴원하는 날에 우연히 그림을 그리고 있는 하루나를 보게 된다. 그림 그리는 게 삶의 낙이었던 아키토는 하루나에게 눈길이 갔고, 그대로 첫눈에 반했다.

하루나와 친해진 아키토에게 학교를 다니는 중에도 하교 후 병원을 찾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그것도 자신의 진료가 아닌 하루나를 보기 위해서 방문했는데 그때마다 하루나에게 꽃을 사서 병문안을 갔다. 거베라라는 꽃을 구매했는데 꽃의 색깔에 따라 의미가 다르고, 심지어 갯수에 따라서도 또 의미가 다르다. 반년밖에 남지 않은 하루나를 위해 과거에 그녀와 절교했던 친구를 찾아가 부탁을 하는 등 헌신하는 모습을 보인다.

읽으면서 구구절절 사랑 이야기가 상반된 감정을 느끼게 했다. 두 사람이 청소년이기에 풋풋한 청춘 로맨스처럼 그려짐과 동시에 애달픈 러브 스토리처럼 보이기도 했다. 모든 이별이 어떻게든 끝이 있겠지만 두 사람은 이미 끝이 정해졌다는 사실이 더욱 그런 감정을 느끼게 했을지도 모르겠다. 심지어 두 사람의 끝이 같은 날이 아닌 한 사람은 공허하게 남은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에 마음이 아팠다.

개인적으로 하루나보다는 아키토 입장에 대입해 상상력을 펼쳤던 것 같다. 크게 두 가지 지점을 상상했었는데 첫 번째는 반년 남은 하루나와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문제이다. 아키토는 하루나가 원하는 것이라면 같이하려고 노력했다. 물론, 자신 역시 환자이기 때문에 약속을 못 지키는 일도 있었지만 최대한 들어주었다. 나라면 어떻게 시간을 보냈을까. 그동안 연인이 생기면 하고 싶었던 버킷 리스트를 만들어 추억을 남기고자 노력했을 것 같다. 신체적인 문제를 감안해 모든 일들을 할 수 없다는 게 조금 아쉬움이 들지 않았을까.

두 번째는 하루나에게 나의 사실을 고백했을까에 대한 문제이다. 소설 속에서 아키토는 자신의 정보를 하루나에게 주는 것이 아닌 하루나의 이야기들을 들어주는 역할을 자처했던 것으로 보여졌다. 내가 하루나라면 이 지점에서 배신감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이 꼬리를 물면서 나라면 말하지 않았을까 하는 결론에 닿았다. 사실 아키토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했다. 나름의 이유로 말을 아꼈던 것이겠지만 아마 나라면 애초에 하루나에게 다가갈 때 너와 같은 처지라는 것을 어필해 친구를 하려고 하지 않았을까.

어떻게 보면 흔한 클리셰와 설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전형적인 로맨스 소설의 공식에 딱딱 들어맞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읽는 내내 이야기에서 받았던 생각도 그와 비슷했다. 그러나 끝을 알고 시작한 사랑이라는 점에서 뭔가 짠하면서도 아픈 감정들을 많이 느꼈고, 감정이입이 꽤 잘 되었던 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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