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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이 서로 주고받는 말 - 우리가 모르는 동물들의 은밀한 대화 엿듣기
프란체스카 부오닌콘티 지음, 페데리코 젬마 그림, 황지영 옮김, 김옥진 감수 / 북스힐 / 2025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동물들의 의사소통에서는 정직의 원칙이 승리하기 때문이다. / p.27
시골길을 운전하다 보면 어느 한 강아지가 들어오는 차를 보고 짖기 시작한다. 그 한 마리로 끝나면 좋으련만 시간이 갈수록 옆집의 다른 개, 앞집의 또 다른 개 등 마치 메아리처럼 개들이 삽시간에 짖는다. 강아지를 무서워하는 편도 아니고, 과거 강아지를 키웠던 사람으로서 오히려 좋아하는 축에 속하는 사람이지만 이럴 때는 참 무섭다. 강아지들 또한 하나의 의사소통일 텐데 왜 이렇게 두려울까 모르겠다.
이 책은 프란체스카 부오닌콘티라는 작가의 과학 서적이다. 평소 과학 서적을 거의 읽지 않는 편이다. 작년만 보더라도 여름에 읽었던 <어느 날 택시에서 우주가 말을 걸었다>와 봄에 읽었던 제인 구달의 <창문 너머로>라는 책이 유일했다. 올해는 과학 도서의 비중을 조금 더 높여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신간이었던 이 책이 가장 먼저 눈에 띄어 읽게 되었다. 마침 흥미 있는 소재여서 기대가 되었다.
책은 동물들이 나누는 다양한 의사소통을 다루었다. 인간이 표정과 손짓, 스킨십 등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하듯 동물 역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심지어, 후각을 자극시키는 냄새에 대한 이야기까지도 다룬다. 첫 번째 파트인 '이미지가 생명인 세상'에서는 시각을, 두 번째 파트인 '황금목젖, 물고기 귀, 바이올린 소리'는 청각을, 세 번째 파트인 '뛰어난 후각, 섬세한 터치'는 후각과 촉각을 다룬다.
술술 읽혀졌던 책이었다. 언급한 것처럼 과학 도서를 자주 안 읽는 편이어서 과연 이해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가지고 페이지를 넘겼는데 걱정이 무색하게도 쉽게 잘 설명이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초반에 실린 서문이 가장 어렵다고 느낄 정도이다. 그림도 삽입되어 있어서 훨씬 시각적으로도 와닿았다. 400 페이지가 넘는 작품이었는데 완독까지 세 시간 반이 걸렸다.
개인적으로 늑대 하울링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늑대의 하울링은 무리 사이에 서로 조율하기 위해 하는 경우가 있지만 번식기에는 서로의 위치를 공유하는 의미도 있다고 한다. 물론, 어느 정도 알고 있었던 부분이기는 했지만 하울링이 무리의 결속력을 다지는 측면에서는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동안 매체에서 그려진 늑대 하울링이 공포의 대상으로 다가왔던 탓에 달리 보이는 계기가 되었다.
그동안 과학 도서가 어렵게 다가와서 멀리 했었다. 이 정도의 재미를 가진 책이라면 충분히 다른 책도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자신감이 들었다. 인간 중심으로 생각했던 의사소통을 다른 동물들도 나름의 방식대로 하고 있었다는 점. 알아가는 매력이 있었던 책이어서 과학 도서와 거리를 두었던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그만큼 쉽고도 재미있었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