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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국가 ㅣ 호시 신이치 쇼트-쇼트 시리즈 6
호시 신이치 지음, 김진수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1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제야 이 남자의 얼굴에서 사라지지 않는 우울한 표정의 원인을 알 수 있었다. / p.17
이 책은 호시 신이치라는 일본 작가의 단편소설집이다. 몇 년 전에 쇼트-쇼트 시리즈 두 권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첫 번째로 읽은 작품은 <완벽한 미인>이었고, 그로부터 일 년 뒤에 <희망의 결말>을 읽었다. 소설 한 편이 짧게 수록이 되어서 인상적이었다. 조금씩 시간이 생길 때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다는 게 참 매력적인 작품이었는데 이번에 새로운 시리즈가 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해 바로 선택하게 되었다.
소설집에는 서른한 편의 작품이 수록되었다. 페이지 수에 비해 꽤 많은 작품이었고, 한 편당 대략 다섯 페이지 전후의 소설이었다. 물론 금방 끝나는 작품이 있었고, 반대로 평균보다 페이지 수가 많았던 작품들도 있었다. 일상에서 한 줄기 빛처럼 내린 기이한 일 또는 평소에 생각하지 않을 법한 판타지가 펼쳐지는데 이런 분위기가 호시 신이치 작품들의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술술 읽혀지기는 하지만 묘하게 시간이 걸렸던 작품들이 많았다. 언급한 것처럼 일상적인 이야기라는 측면에서 현실감은 있었다. 그런데 마지막 결말을 읽고 나면 머릿속이 멍해지거나 물음표가 생겼던 작품들이 너무나 많았다. 화자의 의도나 생각을 곱씹어야 온전히 작품을 이해할 수 있었다. 360 페이지 전후의 작품이었는데 대략 네 시간 정도가 소요되었다.
<대상 당첨자>라는 작품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화자는 화장품 회사의 직원으로 동료와 함께 회사의 당첨 이벤트 당첨자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수입산 술 백 병을 대상으로 받는 사람이었는데 자신은 월급쟁이에 싸구려 술만 먹다 보니 당첨자에 대한 시기와 질투를 느꼈다. 그래도 가면 한 병이라도 얻을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말이다. 막상 당첨자 집에 도착해 그를 만나는데 묘한 반응을 보인다.
읽는 내내 불편하면서도 흥미로웠다. 솔직히 나의 입장으로 보더라도 대상 당첨자가 꽤 부러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대상 당첨자 집에 방문했을 때 창고에는 그동안 받았던 경품으로 가득했다. 운을 타고났다는 부러움이 소설 너머 들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마지막 결말에 이르러 부인의 이야기가 씁쓸하면서도 불편했다. 이 부분에서는 약간 고리타분한 사상이 느껴졌다.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 작품집을 온전히 이해했는지 스스로에게 의문이 들기는 한다. 너무나 독창적인 이야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상상력이 부족한 게 약점이어서 더욱 어려움이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괴리감이 느껴지는 것은 분명하지만 다음에 다른 시리즈를 접할 의향을 묻는다면 고민도 없이 Yes를 외치게 될 것 같다. 그만큼 색다른 도전 의식을 주었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