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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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사랑을 받은 작품에는 그만큼의 흥미로운 스토리가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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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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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죽음을 맞이한 신경과학자의 죽음을 둘러싼 이야기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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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정세진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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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은 재산을 물려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돈을 버는 방법도 물려받지 못한다. / p.9

이 책은 정세진 작가님의 단편집이다. 제목이 마치 현실처럼 와닿아서 선택하게 된 책이다. 뒤에 물음표가 붙는다면 일부 사람들에게 되묻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요즈음 그런 일로 마음이 뒤숭숭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제목 이외에 다른 정보는 아예 모르는 상태에서 선택하게 된 책이어서 기대보다는 일상의 고민을 잊기 위해 읽게 되었다.

소설은 총 일곱 편이 실려 있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 작품이 가장 인상적으로 와닿았다. 첫 번째는 <죽어도 좋아>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응수라는 인물이다. 노총각이라고 불릴 정도의 나이에, 묘지 근처에서 꽃집을 하고 있다. 어느 날, 그런 응수에게 선애라는 인물이 찾아온다. 전 남편을 보러 온 선애는 응수의 가게에서 꽃을 구매한 것이다. 선애에게 첫눈에 반한 응수는 짝사랑을 시작하게 되는데 선애를 둘러싼 묘한 소문이 돈다. 전 남편들이 전부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이다.

현실성 있는 허무감이 크게 느껴졌던 작품이었다. 사랑이 밥 먹여 주는 것도 아닌데 상대에 대한 안 좋은 사실에 눈과 귀를 막고 열렬하게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그런 면에서 응수라는 캐릭터가 겹쳐서 보였는데 선애의 전 남편들이 죽음을 맞이했음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추진한다. 자신도 어떻게 보면 그렇게 전 남편이 될지도 모를 텐데 말이다. 응수의 생각이 크게 이해가 되지 않으면서도 결말을 읽고 나니 '뭐지?'라는 단어가 가장 크게 머릿속에 달렸다.

두 번째는 표제작인 <내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이다. 스물일곱 살의 주인공은 아이돌 연습생을 꿈꾸던 사람이었다. 12년을 넘게 아이돌이 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노력했는데 결국 멤버들과 함께 보낸 숙소를 나왔다. 배달을 하면서 갑질을 당하면서 울기도 했고, 예전 숙소로 찾아온 아버지의 방문에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그러던 중 주인공의 춤 실력을 알아본 어느 한 사람이 제안을 해 온다. 인기 아이돌 그룹 BTX 대신 모방 그룹의 춤을 가르쳐 주라는 것이다.

가장 공감이 되었단 작품이었다. 아이돌 그룹을 준비했지만 꿈을 이루지 못한 이의 혼란스러움과 함께 새로 하게 되는 일이 인기 아이돌 그룹을 모방하라는 게 참 당황스러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춤을 가르쳐 주고 대신 무대에는 서지 않는 것으로 못을 박았는데 그 이유 또한 너무 이해가 됐다. 그게 말이 안 되는 이야기이기는 하겠지만 그것을 떠나 그동안 갈망했던 무대를 자신의 이름이 아닌 누군가의 아류로서 이끌게 된다면 비참하고 답답하지 않을까. 청춘을 바쳐 노력한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을 텐데 말이다.

전체적으로 뉴스나 매체로서 충분히 볼 법한 인물들 또는 이야기로 시작되지만 마지막에 이르러 환상의 세계처럼 결말이 나는 것처럼 보였다. 예를 들면, 구름 같은 작품이라고 해야 할까. 일상에서 쉽게 구름을 볼 수 있지만 잡을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초반에는 흥미로웠는데 마지막에 이르러 묘하게 허무감이 들었다. 전체적으로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작품들이라는 느낌을 받았던 작품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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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페이지 저자, 송섬별 역자 / 반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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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다양한 경험을 쓰고, 읽고, 나누는 행위는 우리를 침묵시키려는 이들에게 맞서기 위한 중요한 일이다. / p.11

초등학교 다닐 시절에 뉴스에 크게 이슈가 되었던 일이 있었다. 대한민국 최초로 트랜스젠더로 커밍아웃을 한 하리수 씨가 매체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부모님을 비롯한 어른들께서는 세상이 말세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고,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크게 의견이 양측으로 갈린 것으로 알고 있다. 트랜스젠더라는 개념 자체를 모르던 어린 아이였던 나는 남자가 어떻게 여자로 바뀔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표를 띄우면서 그 이슈를 보았던 것 같다.

지금은 트랜스젠더라고 당당하게 밝히면서 인터넷 방송을 하다가 입소문을 탄 이들이 공중파 매체로 자연스럽게 넘어온다. 얼마 전에 비슷한 나이 또래의 한 트랜스젠더 방송인의 일상을 담은 예능 프로그램을 지나가다 본 기억이 있는데 하리수 씨가 떠올랐다. 그래도 대한민국이 조금씩 개방적인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실감하면서도 이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인다거나 혐오 표현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답답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 책은 엘리엇 페이지의 에세이이다. 사실 할리우드의 외국 배우들에게 큰 관심을 두지 않는 편이다. 요즈음 인기 있는 배우인 티모시 샬라메, 예전부터 인기가 많았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등의 이름만 인지할 뿐 외국 배우의 얼굴을 인식하는 것은 휴 그랜트, 줄리아 로버츠 딱 그 정도 선에서 멈춰 있는 사람이다. 그렇다 보니 엘리엇 페이지 역시도 아예 이름조차 모르는 배우였는데 트랜스젠더로 커밍아웃을 했던 사람에 초점을 맞추어 선택하게 되었다.

처음에 책을 읽기 전에 가졌던 편견은 서구 사회는 적어도 동양권의 대한민국 사회보다는 개방적이라는 점이었다. 거기에 엘리엇 페이지는 캐나다 태생의 배우라는 점에서 더욱 강하게 가졌다. 캐나다가 이민 정책으로 보더라도 다른 나라들이 롤모델로 삼는다는 점에서 성 다양성 측면에서도 포용할 수 있는 사회이지 않을까 싶었다. 서구 사회에서 보통의 성 정체성이 아닌 조금 다른 성 정체성을 가진 이들을 바라보는 측면이 흥미로웠다.

저자의 부모님께서는 이혼하셨는데 아버지는 새로운 배우자와 함께 가정을 꾸몄다. 엘리엇 페이지는 어머니와 거주하다 자주 아버지의 집에 놀러가 의붓 남매들과 시간을 보냈던 듯하다. 새어머니로부터 학대를 받았는데 아버지는 이를 묵인하는 것도 모자라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이해를 바랐다. 심지어 아버지의 집에 가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엘리엇 페이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정서적인 상처를 주었다는 점에서 이기적으로 보였다.

거기에 학창시절 역시도 외롭고 고독하게 보낸 듯하다. 다이크라는 여성 동성애자 혐오 표현과 패것이라는 동성애자 차별 표현을 마치 별명처럼 듣고 살았다는데 나의 입장으로 상상해 보자면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버거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 정체성이 다른 이들과 조금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가족으로부터 보호를 받지 못하고, 학교에서도 오히려 혐오의 대상이 된다는 게 개인적으로는 너무 답답했다. 이 지점이 언급했던 편견을 깨지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인상 깊었던 점은 트랜스젠더와 동성애자라는 키워드에 맞춰진 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엘리엇 페이지라는 인간 자체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이름과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루었다. 성 다양성에 차별하는 사회에서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한 노력들이 너무 마음 깊게 와닿았다. 아마 사전에 알고 있는 정보를 지우고 다른 소재로 맞춰 본다면 그 맥락으로도 읽혀질 수 있었다. 정체성이라는 게 꼭 성적인 측면에서만 혼란을 겪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직장과 일상 속에서 많은 고민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도 많은 여운이 남았다.

성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이 책을 읽었지만 결론적으로 책을 덮고 나니 스스로를 잃지 않으면서 살아야겠다는 용기를 얻었던 책이었다. 그만큼 주는 것보다 받은 것이 훨씬 많았다. 아마 트랜스젠더나 동성애자에 부정적고도 차별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그냥 지나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외부적인 정보를 정보 걷어내고 열린 시각을 가지고 이 에세이를 골라 읽게 된다면 큰 울림을 줄 책임이 분명하기에 많은 이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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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의 살인자
시모무라 아쓰시 지음, 이수은 옮김 / 창심소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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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야마 마사노리는 입술 끝이 올라가는 것을 느끼며, 아이에게 손을 내밀었다. / p.12

흔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대표가 될 정도로 많이 보이는 이름은 아니다. 한 반에 한 명씩은 존재할 것 같은 이름이라고 할까. 학창 시절에는 성을 붙여서 부른다거나 각자의 특징을 붙여서 부르는 호칭을 더욱 많이 들었던 편이었다. 흔한 이름이 스트레스라기보다는 튀지 않아서 오히려 좋았다. 심지어 성 조차도 너무나 흔한 성 중 하나이기 때문에 더욱 존재감이 없었다. 이름으로 받는 스트레스는 없었던 듯하다.

책을 많이 읽기 시작하면서 유명한 작가님과 같은 동명이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흔한 성씨에 이름이니 없을 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이렇게 되니 많은 상상을 했었다.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먼훗날에 어느 정도 실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일 중 하나가 소설이나 에세이를 쓰고 싶다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예명을 하나 정해야 하나 싶었다.

이 책은 시모무라 아쓰시의 장편소설이다. 주제 자체가 흥미로웠다. 살아가면서 동명이인을 많이 보고 들은 터라 별생각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지만 이야기가 현실로 된다면 조금 끔찍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고, 느끼지 않았던 동명이인의 삶이 궁금했다. 무엇보다 현실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추리 장르의 소설임에도 끌렸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의 시작은 한 남자가 여자 아이를 유괴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리고 다음 장에서 유망주 축구 선수이지만 이름 하나로 미끄러진 한 남자가 등장하는데 그의 이름은 오오야마 마사노리이다. 충분히 능력이 있어 감독님과 구두로 어느 정도 진전이 된 상태였지만 결국 감독님은 오오야마 마사노리가 아닌 다른 학교의 라이벌 학생을 선택한다. 당시 여자 아이를 유괴해 살인한 범인의 이름과 동명이인이라는 점에서 오오야마 마사노리는 이름 때문이라고 추측한다. 그밖에도 같은 이름을 가진 이들이 모여 그 남자를 복수하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처음에 느꼈던 감정 그대로 이어갔던 작품이었다. 마치 나의 이름이 극악무도한 살인자의 이름과 같다면 어떤 느낌일지 상상하면서 읽었는데 등장인물들의 애로사항이 피부로 와닿았다. 차라리 연기자 이름이었다면 그냥 놀림감 정도에서 끝났을 텐데 범죄자와 동명이인이다 보니 뜻하지 않게 오해를 받는 일이 많이 생겼고, 놀림을 받는 것을 떠나 인격적으로 동일시하는 사람들로부터 상처를 받기도 했었다. 어떤 친구는 심지어 따돌림을 당하는 이야기로까지 이어져서 읽는 내내 스토리의 흥미로움과 반대로 마음이 쓰이기도 했다.

그러다 중반에 이르러 어떻게 보면 우연의 일치고, 그게 결과와 관련성이 없음에도 범죄자의 이름 때문에 면접에서 떨어지고, 따돌림을 당하고, 더 나은 미래에서 멀어졌다고 느끼는 것은 아닌지, 너무 이름에만 매몰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면서 소설의 주인공들과 심리적 거리감을 느꼈다. 대중의 지탄을 받는 사람과 동명이인이라고 해서 모든 그 사람들이 실패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각자 가지고 있는 피해의식이 존재하지 않았나 싶다.

현실적으로 하나 연결고리를 찾자면 범죄자의 신상정보 공개에 대한 생각이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무조건 찬성한다고 보는 입장이다. 오히려 매체에서 나오는 애매한 정보로 다른 사람을 오해할 수 있고, 악행을 저지른 범죄자들에 대한 정보는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작품을 읽으면서 그러한 신상정보 공개가 다른 이들에게 피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정부나 경찰에서 신상정보를 신중하게 여기는 이유를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다. 물론, 큰 이유는 범죄자의 인권 보호이겠지만 이 점도 무시할 수 없을 듯하다.


여러 모로 참 재미있는 작품을 만나 읽어서 만족스러웠다. 사실 같은 이름의 등장인물들이어서 특징을 붙여 설명해 주는 내용들이 초반에는 헷갈렸는데 몰입되어 읽다 보니 이것조차도 나름의 읽는 즐거움이었다. 보통 인물이 많아 헷갈리는 경우들은 많았는데 동명이인이었던 것은 처음이라 재미있기도 했었다. 어느새 범죄자 찾기가 뒷전으로 느껴졌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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