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상회
유키 하루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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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주도 종교적인 면과 어느 정도 관련 있었다는 측면에서 흥미로웠는데 그 작품보다 더 흥미로울 주제인 듯해 더욱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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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 없음 - 삶의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기 위해 쓴 것들
아비 모건 지음, 이유림 옮김 / 현암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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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야만 다시 숨을 쉴 수 있다. / p.16

이 책은 아비 모건이라는 영국 작가의 에세이다. 제목에 흥미롭게 느껴져서 읽게 된 책이다. 에세이를 읽으면서 위안을 받거나 생각을 달리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예전보다 에세이를 읽는 비중을 조금씩 높이려고 계획하는 중인데 그 사이에 만나게 된 신작이다. 거기에 극작가의 에세이라면 조금 더 깊이가 있지 않을까 하는 나름의 편견도 한몫했다.

저자인 아비 모건이라는 분에게는 남편 제이콥이 있다. 다정하고 가정적인 분으로 보이는데 희귀병으로 갑자기 쓰러지면서부터 긴 투병 생활이 시작된다. 심지어 초반에는 어떠한 병명조차 듣지 못한 상태로 지내다 뇌신경 쪽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치료를 병행하지만 쉽지 않았다. 심지어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의사의 말까지 듣게 됐다. 그러다 작가님께도 암이 발생하면서부터 더욱 안 좋은 방향으로 진행된다. 에세이는 남편의 간병과 작가님의 투병으로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무거운 일상을 다루고 있는 내용이어서 처음에는 더디게 읽혀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아무래도 감정적으로 많은 공감이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술술 읽혀졌다. 그만큼 작가님의 문체가 술술 와닿았고, 번역 자체도 크게 불편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 물론, 번역체에 크게 예민한 편이 아니다 보니 이해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금방 완독할 수 있었다.

읽으면서 감정적이지 않아서 오히려 더 크게 와닿았다. 사실 가족의 구성원이 희귀병에 걸린 상황이라면, 그것도 자신이 간병을 할 상황이라면 절망적이었을 텐데 작가님께서는 암으로 절제술과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되는 상황에서도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으셨다. 속은 썩어 문드러질지언정 적어도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문체만큼 건조하고 담담하게 느껴졌다. 아픈 남편에게 자신의 암 선고 사실을 전달하는 것조차도 그냥 일상을 말하는 듯했다.

그러면서도 남편이 증상이 악화되면서 작가님을 부정하는 부분은 마음이 아팠다. 앞에 있는 사람은 '아비 모건'이 아니라는 사실. 만약 내 가족이 같은 상황에서 나를 그렇게 부정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그야말로 마음이 쿵 하고 내려앉을 일, 아니 그것보다 더 강렬한 느낌을 주었을 것 같다. 남편 제이콥은 계속적으로 작가님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작가님께서는 절망하지 않고 증상 중 하나로 이해하고자 노력하셨다. 참 인상적이었다.

나의 어머니께서도 작가님과 같은 암으로 투병하셨기에 더욱 크게 와닿았다. 그것보다 불과 어제 같은 핏줄인 동생과 전화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어머니께서는 종종 동생에게 죽을 병을 이겨냈다는 이야기를 말씀하시지만 정작 동생은 어머니의 이야기에 70~80% 정도만 와닿는다는 말. 나도 공감을 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어머니의 그 말씀이 허풍이 아닌 사실이라는 게 실감이 되었다.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여러모로 깊이 남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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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가 발생했습니다 안전가옥 오리지널 32
이산화 지음 / 안전가옥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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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이 무른 살을 넘어 단단한 의체에까지 고스란히 전해졌다. / p.19

이 책은 이산화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그동안 작가님의 작품들은 앤솔로지 단편소설집에서 자주 읽었던 작품이었는데 이렇게 장편소설로 읽기는 처음이다. 꽤 인상적이었던 작품도 있었지만 시간이 오래 흘러서 어느 정도 스토리 정도만 기억하고 있는 작품도 있다. 그래도 장편으로는 처음이기 때문에 세계관이 어떻게 펼쳐질지 그 지점이 가장 큰 기대가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도나우벨레라는 이름의 조사원이다. 일부 신체 부위를 의체로 활용한다. 도나우벨레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 자체가 과학적 기술이 많이 발달되어 사람의 살갗보다는 기계의 촉감이 더욱 익숙한 듯하다. 도나우벨레에게는 같이 살고 있는 할루할로가 있다. 미스터리를 가진 인물이기도 한데 도나우벨리가 위험에 처할 때마다 다양한 도움을 주면서도 애정을 갈구하는 묘한 스타일이다. 도나우벨레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 벌어지는 사건들과 그 사건들의 오류를 잡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읽는 내내 낯선 이질감을 느꼈던 작품이었다. 항상 현실적인 문제와 연관지어 생각하는 스타일이라 보니 주인공이 살고 있는 공간적 배경 자체가 머릿속으로 그려지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SF 장르의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고 시작했음에도 사이버상에서 벌어질 법한 일들이 너무 낯설었다. 그동안 단편소설집으로 나름 작가님의 세계관을 경험했다고 생각했는데 장편소설은 또 하나의 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배경보다는 등장인물이 가지고 있는 감정과 독자들에게 전달해 주는 메시지에 더욱 초점을 맞춰서 읽었다. 초반에 등장했던 고기 도둑으로부터 사랑이라는 주제에 대해 깊게 생각했고, 도나우벨레가 자신의 의체를 맞추기 위해 고민하는 부분에서는 어느 평범한 직장인들의 월급과의 수지타산을 생각했다. 아마 이 지점은 배경을 떠나서 누구나 떠오를 법한 부분이지 않을까.

읽으면서 가장 크게 생각했던 지점이 성별이었다. 그동안 성별을 벗어난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를 많이 읽었지만 유독 이 작품을 읽으면서 도나우벨레와 할루할로의 성별이 궁금해졌다. 두 사람의 성애적인 사랑을 나누는 문장들이 종종 등장하기는 했지만 성별을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은 없었던 것 같다. 과연 두 사람은 주류의 헤테로 관계일까. 그렇다면 도나우벨레가 남자일까, 아니면 할루할로가 남자일까 등 그 부분에 대한 궁금증이 가장 컸다. 그런데 작가의 말에서 관련 내용이 등장하는 순간 해답을 얻었는데 편견에 사로잡힌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두 사람의 로맨스 관계가 읽는 독자를 흐뭇하게 만든 작품이었다. 지극히 사적인 생각이지만 성애적인 사랑을 암시하는 부분에서 피부에 와닿는 따뜻함보다는 의체에 전달되는 차가움을 먼저 느꼈다는 게 흥미로웠다. 의도와 다르게 내용의 오류를 발견하는 것에는 실패했지만 그것보다 사람 사이의 사랑에 대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어서 흥미로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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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몫의 밤 1
마리아나 엔리케스 지음, 김정아 옮김 / 오렌지디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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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지금껏 이 그림을, 이 달을, 이 개들을 간직하고 있었다. / p.55

이 책은 마리아나 엔리케스라는 아르헨티나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공포 고딕 하면 떠오르는 외국 작가 이름이 몇 명 떠오르기는 하는데 지극히 사적인 취향과는 거리가 먼 스타일이어서 그동안 많이 읽지는 못했다. 그나마 분량이 짧은 단편소설집만 한두 권 정도 기억에 남을 정도이다. 종종 경험하지 않았던 장르의 작품들을 읽자는 생각으로 하나씩 접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이 작품이어서 선택하게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후안과 가스파르 부자이다. 갑자기 사고로 부인이자 어머니인 로사리오가 세상을 떠나고 두 부자는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처음에는 여행하는 길에서 오지랖 넓고 무례한 식당 아주머니를 만나기도 하고, 어떻게든 긴 여행의 여정을 건너가고 있다. 그런데 후안은 평범한 인간이 아닌 어둠과 관련된 능력을 지닌 메디움이기도 한데, 이는 가스파르에게도 고스란히 유전이 된 듯하다. 메디움은 기사단에게 이용을 당하는 위치이기에 후안은 가스파르가 되물림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이 능력을 최대한 숨기고자 한다.

전반적으로 너무 읽기 어려웠던 작품이었다. 아마 읽은 작품 중에서는 거의 다섯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읽는 것이 더디게 느껴졌다. 우선, 아르헨티나 문학 자체를 처음 경험하다 보니 용어나 문체가 조금 낯설게 다가왔다. 이는 번역의 문제라기보다는 작품에 드러난 문화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또한, 고딕 장르가 익숙하지 않아 조금이라도 무서운 내용이 등장한다면 책장을 덮고 잠시 환기하는 시간을 가져야 했기에 그것 또한 조금 오래 걸리는 데 한몫했다. 그러나 내용 자체는 흥미로웠다.

어둠을 소환한다거나 기사단과의 대치 등 판타지처럼 느껴지는 배경보다는 후안과 가스파르 사이에 느껴지는 부성애나 관계성에 더욱 집중해서 읽게 되었던 것 같다. 어느 부모가 되었든 자식들에게는 안 좋은 점들을 물려 주지 않으려는 생각은 너무나 현실적이었다. 그게 꼭 국적을 떠나 대한민국의 부모, 더 나아가 나의 부모만 하더라도 좋은 것만 물려 주고 싶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던 터라 누구보다 후안의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반면, 후안의 심정은 누구보다 이해가 되었지만 그 결과로 드러나는 것은 오히려 가스파르에게 악영향을 미쳤다는 측면에서는 안타까웠다. 기사단은 이기적인 존재로 보여지기는 했지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새로운 메디움을 발견해야 살아갈 수 있기에 어쩌면 가스파르를 찾는 게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후안은 먼저 메디움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으로서 막고 싶었을 것이다. 뭔가 묘하게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어떻게 보면 작품 자체를 흥미나 재미로서 느껴야 하는 법인데 공포 고딕 장르조차도 현실적인 면을 찾아 공감하는 스스로가 조금 웃기게 느껴졌던 작품이었다. 온전히 흥미진진하게 상황 자체에 몰입했으면 또 다른 매력을 경험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스토리 자체는 너무 재미있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고딕 장르를 즐길 수 있는 내공이 없어 아쉬웠던 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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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드롭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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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서 느꼈던 생각과 감정들이 에쿠니 가오리 작가의 문체와 결합되어 어떤 느낌을 줄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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