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코 반짝일 너에게 - 오늘은 크리에이터 내일은 배우, 서툴지만 분명하게 빛나는 청춘의 기록들
김규남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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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가진 것들을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다. / p.11

이 책은 김규남 작가님의 에세이다.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작가님보다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또는 라디오 게스트로 익숙한 분이다. 예전부터 '웬디의 영스트리트'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진실 혹은 거짓 코너를 재미있게 들으면서 팬이 되어 유튜브 '띱'을 구독하게 되었고, 최근에는 '12시엔 주현영'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목동 리서치 연구소 코너를 매주마다 애청하고 있다. 아무래도 운전하는 일이 잦다 보니 그게 참 익숙하다.

유튜브 채널을 구독한 이후로 불과 오전만 하더라도 새로 올라온 영상을 바로 시청했다. 그만큼 내적인 친밀감이 높은 분 중 하나인데 최근에 에세이를 발간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원래 유명인들의 에세이를 그렇게까지 즐겨 읽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기대가 되었다. 비슷한 연배이기 때문에 더욱 공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선택하게 되었다.

쉽게 술술 읽혀졌던 책이었다. 에세이 특성이기도 하지만 현실감이 크게 느껴진 탓에 금방 완독할 수 있었다. 페이지 수가 얇은 편이어서 한 시간 반에 모두 완독이 가능했다. 크리에이터로서의 애환과 꿈을 쫓아 살아가는 보통의 사람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어서 크게 이해가 필요하다거나 어렵다 느끼는 것 또한 없었다. 금방 읽을 수 있어서 가볍게 완독하기 좋았다.

그동안 매체에서 봐왔던 저자의 모습은 그저 밝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시청하는 입장에서는 방송이고 당사자 입장에서는 일하는 상황에서 감정에 휩쓸리는 모습을 보이는 게 이상하기는 하겠지만 따뜻한 느낌을 많이 받았었다. 그런데 책에서 보이는 저자의 모습은 조금 다르게 보였다. 그렇다고 어두운 분위기의 내용은 아니었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치열하게 살아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그런 측면에서 인상이 깊었다. 배우로서 살아가는 저자가 한계에 부딪혀 절망하거나 위축되는 모습.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을 위해 달려가고, 자신을 믿고 조금씩 이를 깨는 이야기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과연 나는 직업인으로서 한계에 도전적인 모습을 보였을까. 아니, 그것보다 스스로를 믿고 얼마나 행동했을까. 진중하고도 진실된 이야기들이 스스로를 돌아보게 했다.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만은 않았던 책이었다. 유명인의 에세이가 그냥 뻔한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 있겠지만 나름의 여운과 공감된 부분이 있어서 그것 또한 그냥 단순하게 여길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면을 활자를 통해 알게 되어서 앞으로 작가님의 열렬한 팬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나와 마찬가지로 청춘을 응원하게 되는 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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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방은 빛을 쫓지 않는다 - 대낮의 인간은 잘 모르는 한밤의 생태학
팀 블랙번 지음, 한시아 옮김 / 김영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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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당시에는 모든 나방을 동정할 수 없었지만, 우리가 얼마나 다양한 종을 끌어들였는지는 알 수 있었다. / p.26

원래 벌레 자체를 안 좋아하는 편인데 나방은 더욱 불호에 가깝다. 나방이 벌레라고 하기에는 조금 안 맞지만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비슷한 느낌이다. 여름에 하루살이와 함께 나방이 자주 보이는데 그때를 피해서 야구장 관람을 갈 정도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종이나 다른 도구로 살살 다른 쪽으로 유인하는데 그것조차도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고, 아예 얼음이 된 듯 알아서 날아갈 때까지 가만히 있는 경우도 많다. 이 정도 되면 싫다기보다는 무섭다고 말하는 게 조금 더 정확할 듯하다.

이 책은 팀 블랙번이라는 생태학자의 나방에 관한 생태학 도서이다. 나방을 그렇게 무서워하는데 왜 이 책을 선택했는지 모르겠다. 뭔가 끌렸다. 더군다나 올해는 몇 번 언급했던 것처럼 문학에 거의 집중이 되었다. 최근에 들어서 바다 생물에 대한 과학 도서를 읽었고, 그전에는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다. 그 책이 나름 흥미로운 주제를 던졌기에 이번에 새로운 생물에 대한 책을 보다가 알게 된 책이다.

저자는 제자들과 함께 나방 덫을 설치해 나방을 연구했다. 나방 덫에는 총 82 마리의 개체가, 28 종에 이르는 나방이 있었다. 연구를 토대로 나방이 어떻게 살아남는지, 또는 어떻게 이주하는지 등 그동안 사람들이 몰랐던 나방에 많은 이야기들이 전반적인 내용이 실려 있다. 저자가 나방을 연구하면서 독자들에게 전하는 환경에 대한 문제와 경각심으로 이어지는 생태학적인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생각보다는 많이 어려웠던 책이었다. 띠지 문구에 "생태학 입문서"라고 적혀 있어서 생태학을 아예 모르는 독자들에게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예상했는데 페이지 수를 넘기다 보니 과학 산술식이나 생물학 용어 등이 등장해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나름 고등학교 시절에 생물을 배웠던 사람인데 시간이 흘러 다 잊었는지 다 초면에 가까운 단어들이었다. 이를 그냥 넘겨도 전체적인 이야기의 맥락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지만 그래도 난이도가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섯 시간 정도에 모두 완독이 가능했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파트인 8 장과 9 장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으로 남았다. 나방으로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라는 내용이 서문에 등장하지만 보호색을 띈 나방, 또는 다른 방법으로 자신을 보호하는 나방 등 전반적으로 나방에 집중이 되어 그 문장에 크게 공감이 되지는 않았다. 나방에 특화된 생태학 책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마지막에 환경과 연관지어 경각심을 주는 부분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라는 종이 생태계의 혼란을 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도움 이주를 통해 조금이나마 일부 생물들의 번식을 도울 수 있다는 내용이 참 흥미로웠다.

몇 시간이 되지 않아 완독한 책이지만 뭔가 긴 호흡으로 여유를 가지고 읽어야 하는 책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내용의 부족함보다는 조금 옆에 두고 천천히 하나하나 이해하면서 읽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던 것이다. 너무나 흥미로웠는데 그만큼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 이 책을 덮으면서 완전히 이해했는지 스스로에게 되묻는다면 아마 절반 정도라고 대답할 수 있을 텐데 그 정도밖에 받아들이지 못한 점이 너무나 큰 아쉬움으로 두고 남을 듯하다. 내년에 재독 목록에 포함시켜야 할 책이라는 미련이 남았던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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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스 :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제나 새터스웨이트 지음, 최유경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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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소설인데 왜 현실감 있게 느껴졌는지 모를 소설. 인조인간도 결국 인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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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스 :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제나 새터스웨이트 지음, 최유경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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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과연 이 신스는 진정으로 사랑을 할 수 있을 것인가? / p.11

이 책은 제나 새터스웨이트라는 미국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출판사 소개만 읽으면 SF 장르의 작품이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미스터리 장르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해서 선택한 책이다. SF 하나로만 읽어도 어렵고, 미스터리로 머리를 쓰는 일이 많은데 두 가지 장르여서 긴장이 되면서도 나름 흥미로울 듯했다. 거기에 최근 영미 작가의 소설을 멀리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그 부분이 하나의 선택 요인이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줄리아라는 이름의 인물이다. 신스라는 최초로 임신과 출산이 가능한 인조인간이기도 하다. 보통 인간들과 함께 연애 프로그램에 출연해 많은 관심을 받는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조쉬의 선택을 받아 결혼까지 해야 되는 내용을 담았다. 조쉬의 모습을 보자 줄리아는 사랑에 빠졌고, 저돌적으로 조쉬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심지어 그에게 신스라는 사실을 알리기도 한다. 결국 조쉬와 결혼해 아이까지 출산했다. 그녀에게는 행복한 삶만 기다린 줄 알았다.

그러다 조쉬가 캠핑을 간다는 이야기를 남기고 실종된 사건이 벌어진다. 전날 줄리아와 조쉬는 크게 싸웠는데 돌아오지 않는 조쉬를 기다리면서 불안함을 느낀다. 거기에 경찰은 조쉬의 실종 사건을 수사하면서 줄리아를 수상하게 바라본다. 마치 조쉬에게 살인을 저지른 범인이 줄리아인 것처럼 말이다. 줄리아는 자신이 인간에게 해를 가할 수 없도록 설계가 되었기에 절대로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사라진 조쉬를 찾아야만 한다.

술술 읽혀졌던 작품이었다. 사실 SF 장르를 어렵게 생각하는 독자로서 많은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SF보다는 스릴러의 느낌이 강한 작품이어서 그렇게 어렵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쉽게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어서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500 페이지가 되지 않는 분량이었는데 세 시간 반에 걸쳐 완독이 가능했다. 무엇보다 줄리아의 입장에 몰입해서 읽다 보니 흥미로워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개인적으로 인조인간의 모성애에 대한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줄리아는 조쉬를 사랑한다고 하지만 아이를 위해 살아간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조쉬와 줄리아의 결혼 생활이 그렇게까지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쉬의 의심과 폭력을 받으면서 줄리아가 그와 갈라서지 않았던 것은 단지 아이 때문이었다. 인조인간인 자신에게 양육권이 있을 이유가 없을 것이며, 아이를 지키기 위해 그저 참기만 했다. 물론, 설정값이 인간을 죽일 수 없도록 되어 있지만 그것보다 더 큰 모성애가 느껴졌다.

분명 인조인간의 이야기인데 왜 읽는 내내 뉴스에서 보았던 가정 폭력 이야기들이 떠올랐는지 모르겠다. 뭔가 현실감이 크게 와닿았던 작품이었다. 아마 우리가 알고 있는 피해자들도 상대방의 폭력에 참는 이유가 줄리아와 다르지 않을 것 같았다. 이 점 때문에 SF의 거리감보다는 현실의 불편함이 더 강렬하게 느껴졌다. 읽고 나니 마음이 씁쓸하면서도 아팠다. 그래서 더욱 가까웠던 이야기처럼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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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천재들 - 물리학의 한계에 도전하는 바다 생물의 놀라운 생존 기술
빌 프랑수아 지음, 발랑틴 플레시 그림,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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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은 경이로움 그 자체이다. / p.9

바다 자체는 좋아하지만 그 안에 살아가는 생물들은 크게 관심이 없다. 맑은 물에서 보이는 물고기들과 바위에 붙어 있는 조개류를 보면서 신기하다는 생각은 하지만 그것 또한 순간이다. '아, 얘네들도 살아가는 애들이구나.' 딱 이런 상황에서 끝난다. 요즈음 본의 아니게 바다를 보게 될 때가 많은데 그 안의 무언가를 유심히 본 적은 과거나 지금이나 없는 것 같다.

이 책은 빌 프랑수아라는 작가의 생물학 도서이다. 언급했던 것처럼 바다 생물에는 크게 관심이 없는데 올해 유독 소설과 에세이 등 문학 분야에 치중해서 읽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선택한 책이다. 얼추 확인해 보니 거의 90 %가 넘게 문학이었는데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쏠린 적은 없었다. 이왕이면 전혀 모르는 분야의 책도 괜찮을 듯했다. 적당한 선에서 고른 책이어서 기대가 되었다.

바다 생물에 대한 정보를 알려 주는 책이다. 그것도 일러스트로 그림이 함께 수록되었다. 생물학 도서이기는 하지만 저자가 물리학자라는 점에서 물리학과 바다 생물의 연관성을 다루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연어에 대한 이야기부터 조금은 생소한 바다 생물인 피낭동물에 이르기까지 어떤 면에서는 다시 되새길 수 있는 지식들, 또한 새롭고도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있었다.

전반적으로 술술 읽혀졌다. 그림이 있어서 따로 구조를 상상하지 않아도 되는 점이 가장 좋았다. 거기에 저자의 문체 자체가 어려운 물리학 지식을 나열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방법이어서 전혀 모르는 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챕터 하나당 열 페이지도 안 되는 분량이어서 조금씩 읽다 보니 일주일 정도가 소요되었다. 아마 한 호흡에 읽는다면 두 시간 반 정도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연어와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연어는 흔히 본래 태어난 강으로 다시 거슬러 오는 생물로 알고 있다. 모 가수의 노래처럼 말이다. 초반에 바다에서 사는 생물과 강에서 사는 생물의 차이점이 새로웠다. 서식지에 따라 크게 구분이 안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삼투압 현상에 따라 바다 생물이 강으로 이동하게 되면 살아가는 게 힘들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그러면서 연어는 바다와 강을 모두 살아갈 수 있는 생물이라는 점도 유익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조카들과 함께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었다. 아직 초등학교 저학년과 유치원생이기 때문에 내용을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바다 생물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어서 이야기와 덧붙여 함께 읽는다면 좋은 추억이자 공부가 되지 않을까. 어른이었던 나조차도 바다의 천재들의 매력에 빠졌던 책이었다. 너무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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