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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심리학 - 일 년, 열두 달 마음의 달력
신고은 지음 / 현암사 / 2025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별을 준비하는 단계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p.21
이 책은 신고은 작가님의 심리학 도서이다. 꽤 오랜 시간을 소설에만 푹 빠져서 살았다. 아마 올해에는 아예 소설만 읽은 달도 있는 것 같다. 지금도 추리 스릴러 장르가 끌리기는 하지만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선택한 도서이다. 비문학 장르 중에서는 그래도 가장 익숙한 게 사회학과 심리학인데 관심 있는 분야부터 하나씩 다시 리듬을 되찾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열두 달에 챕터 하나씩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런데 심리학을 전문적으로 다루기보다는 작가님의 에피소드에 툭 심리학 지식들이 등장하는 편이다. 너무나 익숙한 심리 용어가 있는 반면, 요즈음 심리학 쪽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용어까지 다양하게 실렸다. 또한, 달마다 감정을 테마로 잡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뽑아 읽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 않을까.
술술 읽혀졌던 책이었다. 심리학 용어를 너무 전문적으로 다루었더라면 조금 벽이 느껴졌을 법도 한데 언급한 것처럼 너무나 쉽고 친절하게 다루었던 책이어서 크게 어렵지 않았다. 특히, 전기를 이용한 사회심리학 실험을 비롯해 대학교 전공을 배우던 시기에 사회심리학과 발달심리학 등을 배웠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라서 오히려 더 익숙하게 와닿았다. 350 페이지가 조금 안 되는 책이었는데 완독까지 두 시간 반이 걸렸다.
개인적으로 <개구리화 현상>이 등장했던 3월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머리로는 이해가 안 되지만 마음으로 공감이 되었던 게 바로 좋아했던 사람이 자신에게 고백하면 마음이 식는 것이었다. 과거 연애를 돌아보았을 때 스스로가 너무 이상하게 생각이 들 정도로 왜 그랬나 싶었다. 이게 바로 개구리화 현상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개구리 왕자라는 동화에서 시작된 용어라는데 몰랐던 사실이어서 흥미로웠다. 과거 내 행동이 정당화된 기분도 들었다.
또한, <블루먼데이>가 언급된 1월도 인상적이었다. 육체적으로는 수요일이 가장 힘든 날이지만 감정 상태로만 보면 월요일이 가장 우울했던 것 같기도 하다. 책에 따르면 토요일과 월요일이 가장 사망률이 높다고 한다. 토요일은 사고로 인해 높은 편이고, 월요일은 자살률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일요일만 오후가 되면 초조해지는 게 비슷한 맥락이지 않을까. 쉽게 넘어갈 블루먼데이는 아닌 듯했다.
단순한 심리학 도서가 아니어서 좋았다. 읽는 내내 약간의 자기계발서의 느낌도 받았다. 그렇다고 무작정 성공을 외치는 차가움보다는 매일 지치고 힘든 감정을 어루만지는 따뜻함이 와닿았던 책이었다. 매달 마지막에는 가장 키워드가 되는 심리학 용어와 작게 실천할 수 있는 세 가지의 팁도 실려 있었는데 그게 가장 마음에 들었다. 단 한 가지의 아쉬움이라면 매달마다 이 책으로 시작하고 싶은데 이미 완독했기 때문에 나에게는 안 본 눈이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