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소시오패스의 사정 앤드 앤솔러지
조예은 외 지음 / &(앤드)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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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건 엄마로부터 시작되었다. / p.10

이 책은 조예은 작가님, 임선우 작가님, 리단 작가님, 정지음 작가님, 전건우 작가님께서 참여하신 앤솔로지 소설집이다. 보통 앤솔로지 소설집에는 새로운 작가님 한 분 정도는 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다 작품으로 읽었던 작가님들이어서 반가운 마음으로 선택하게 되었다. 심지어, 리단 작가님 역시도 정신질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비문학 책을 예전에 읽었기에 걱정보다는 기대가 컸다.

이번 앤솔로지의 주제는 '인격장애'이다. 인격장애는 나르시시즘, 히키코모리, 소시오패스, 리플리증후군, 사이코패스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한번쯤 들었을 용어들인데 이 작품집에서는 이러한 인격장애를 가지고 있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인격장애를 가진 이들의 이야기를 작가님들의 세계관과 함께 펼쳐진다. 소설의 인물들은 어떠한 인격장애와 사정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술술 읽혀졌던 작품집이었다. 아무래도 적어도 한 권 이상 읽었던 작가님들의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그렇게 어려운 점도 없었다. 작가님들마다 문체나 배경의 차이가 새로우면서도 신선했다. 특징이 드러나는 것 같기도 했다. 나름 읽으면서 어떤 인격장애를 표현한 작품인지 상상하면서 읽었는데 그 지점도 재미있었다.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면 충분히 완독이 가능할 수 있을 듯하다.

개인적으로 조예은 작가님의 <아메이니아스의 칼>이라는 작품이 가장 인상적으로 남았다. 주인공은 선희라는 인물과 수미라는 인물이다. 쌍둥이 자매이지만 살아가는 삶은 조금 다른 듯하다. 선희는 아픈 어머니를 돌보면서 힘들게 직장인으로서 살아가고 있다면 수미는 명문대를 나와 크리에이터로 이름을 펼치고 있다. 선희가 어두운 음지에서, 수미는 빛나는 무대에서 자라는 상황이었다. 수미는 선희의 권유로 연애 프로그램에 나갔는데 거기에서 선희와 수미 사이의 균열이 생긴다.

가장 묘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었다. 초반에는 어머니의 양육 방식, 중반부에는 자매의 특이한 관계에 의문이 들었는데 후반부에 인격장애가 드러나면서부터 소름이 돋았다. 작품 안에서 어머니는 쌍둥이 두 자매에게 정서적 학대를 해왔다. 단순하게 쌍둥이를 부정할 뿐만 아니라 생일 선물로 다른 방식으로 학대했는데 읽는 내내 충격이었다. 어쩌면 두 자매가 인격장애를 가지게 된 것의 원인이 어머니로부터 온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마지막에 작가의 말로부터 명확한 인격장애 이름이 등장하는데 흥미로웠다.

그밖에도 전작의 연장선으로 보였던 임선우 작가님의 작품과 마지막 결말로 머리를 맞은 듯한 느낌을 주었던 전건우 작가님의 작품도 꽤 기억에 남았다. 전작과 다르게 싸늘한 느낌의 정지음 작가님의 작품과 무엇보다 사실적으로 그리는 느낌을 주었던 리단 작가님의 작품은 어떤 인격장애를 표현한 것인지 조금 헷갈렸다. 그러나 두 분 역시도 몰입도 높은 이야기들이었다. 읽는 내내 모든 작품에 집중해서 읽었다.


책장을 덮고 나니 주인공들이 하나같이 주변에 있을 법한 인물들로 느껴졌다. '주변에 또라이가 없다면 자신이 또라이인지를 돌아볼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를 조금 더 넓혀 인식하게 됐다. 생각보다 흔하게 있는 인격장애를 새삼스럽게 활자로 경험하는 게 재미있었지만 마냥 흥미로만 느끼기에는 오싹했던 앤솔로지 작품집이어서 새로운 느낌을 주었다. 그 지점이 참 내내 머릿속을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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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상사 악령 퇴치부
이사구 지음 / 황금가지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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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일상적으로 공감될 수 있는 이야기가 담긴 작품입니다.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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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상사 악령 퇴치부
이사구 지음 / 황금가지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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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을 조용하게 만들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저주든, 무엇이든. / p.9

소설 작품을 읽다 보면 현실적으로 와닿아서 몰입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원래 성향 자체가 그런 이야기를 편하게 느끼기도 하고, 피부에 와닿아야 이해가 쉽게 되기 때문이다. 요즈음 SF나 추리 장르 등 다양하게 읽으면서부터 온전히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화자의 감정선을 따라 조금씩 이야기를 읽어나가는 습관이 생겨서 취향과 다르더라도 흥미롭게 읽는 스킬들이 생기기는 했다.

이 책은 이사구 작가님의 연작소설집이다. 주변에서 추천을 많이 받아 선택하게 된 책이다. 별 기대 없이 읽었는데 마치 국수를 먹듯 후루룩 읽혀졌다는 것이다. 퇴마나 귀신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그렇게까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어서 관심 밖이었다. 오죽하면 천만 관객을 돌파한 퇴마를 주제로 했던 최신 영화조차도 주변 추천에도 끝까지 안 보고 버틸 정도로 불호 장르였는데 책이면 뭔가 다르지 않을까 싶어 읽게 된 책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김하용이라는 인물이다. 작은 디자인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여성인데 상사가 참 이상한 사람이다. 일을 더럽게 안 하기로 유명한 팀장이 어느 순간 갑자기 개과천선이 됐다. 그것도 모자라 탕비실에서 기이한 행동을 하는 팀장에게 이상한 낌새를 느꼈고, 이를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렸다. 그 글에서 악귀가 들었다며, 용한 해결사를 추천해 주겠다는 댓글을 읽게 된다. 하용은 용한 해결사를 찾아갔는데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유명 무당 유튜버인 용일이었던 것이다. 명일은 하용에게 같이 퇴마하자는 조건으로 섭외했고, 팀장과 관련된 일이 겹쳐 결국 용일의 아래에서 퇴마 보조로 일하게 된다.

주변의 추천만큼이나 후루룩 읽혀졌다. 무엇보다 서두에 언급했던 것처럼 현실감이 뛰어난 작품이어서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 인터넷 용어나 현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지점이 흥미로웠다. 일 안 하고 아랫 사람에게 떠맡기는 상사, 매일 같은 쳇바퀴 안에서 살아가는 직장인의 고민, 무례한 옆집 사람 등 주변에서 흔히 경험하거나 생각할 수 있는 주제들이어서 그렇게 어렵다는 느낌은 없었다. 오히려 친근해서 좋았다. 한 시간 반 정도면 완독이 가능할 정도로 재미있었던 작품이었다.

개인적으로 <벽간 소음 상호 결렬부>라는 내용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이는 하용이 팀장의 이야기를 용일에게 전하기 전부터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502호에 거주하는 하용의 밤은 참 길다. 이유는 옆집에 거주하는 한 남자 때문이다. 여자 친구와 밤새 통화하는 것은 물론, 그녀가 남자의 집에 들어오는 날에는 온갖 신음 소리로 벽간 소음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덕분에 하용은 피곤한 상태로 잠을 못 이루고 출근하는 날이 비일비재하다. 그러던 어느 날, 부적을 직접 만든 가짜 전단지에 붙여 옆집에 붙여 놓았는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가장 몰입하게 된 작품이었다. 사실 이 부분은 지극히 사적인 일과 연관이 되어 있기도 하다는 점에서 현실감이 크게 와닿았다. 지금 거주하고 있는 자취집의 방음 상태가 좋지 않다 보니 비슷한 일로 몇 번 고통을 받았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나도 가짜 전단지를 붙일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장 큰 고민이 벽간 소음이어서 읽는 내내 하용의 심정을 누구보다 격렬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시공사의 문제도 크겠지만 읽으면서 이웃집을 배려할 줄 아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이 너무 강하게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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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들마치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7
조지 엘리엇 지음, 이미애 옮김 / 민음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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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사랑을 받는 고전 문학의 매력을 활자로 느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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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들마치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6
조지 엘리엇 지음, 이미애 옮김 / 민음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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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들을 위한 영미소설이라는 추천사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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