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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뚱이랑 놀 사람 여기 붙어라 - 열두 달 놀며 노래하며
오진희 지음, 신영식 그림 / 파랑새 / 2008년 2월
평점 :
제목부터 정겹고 표지 그림부터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이 책의 부제는 “열두 달 놀며 노래하며”이다. 말 그대로 열두 달 놀이와 노래들이 재미나고 구수한 이야기와 함께 잘 버무려져있다. 무엇보다도 그림이 너무나 정겹고 그리운 그림들이다.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한 그림 속에서 아련한 향수도 맛볼 수 있게 하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책을 펼쳐보면 어린 시절 추억이 그대로 새록새록 떠오르게 만드는 것도 이 책의 매력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에 걸쳐서 소개되는 놀이들 또한 그렇다.
작가가 풀어내는 말은 왜 이리 구수한지, 예쁘고 구수하게 잘 버무려진 글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할아버지 지고 가는 나무 지게에 분홍색 진달래가 한아름 얹혀 있습니다. 어디선가 하늘하늘 노랑나비가 날아와 꽃 위에 사뿐사뿐 내려앉습니다. 짱뚱이와 친구들은 고무줄놀이에 맞춰 노래를 부릅니다. ”봄바람은 살랑살랑 장난꾸러기야!“
고무줄놀이에서 빠질 수 없었던 노래
고향 땅이 여기서 얼마나 되나
푸른 하늘 끝닿은 저기가 거긴가
이 노래외에도 여러 고무줄 놀이가 소개되고 노래가 나온다. 그리고 역시 고무줄놀이를 훼방하던 그 시절의 악동 남자아이들이 고스란히 등장한다.
4월의 놀이는 바로 어깨동무 내동무, 미나리를 뜯으러 엄마 따라 온 친구를 만나 서로 열심히 노래하는 어깨동무 내동무, 신나게 신나게 노래하다보면 어느새 엄마 바구니에 미나리는 가득가득.
찔레 먹고 맴맴이라는 노래 부르면서 가위바위보하는 것은 마치 예전에 잘 하던 아카시아잎을 따면서 했던 가위바위보 놀이를 연상케하고, 지금도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배워오는 나무타령도 반갑기만 하다.
놀이를 소개해주는 것도 반갑지만 놀이와 함께 나오는 이야기들은 더 반갑다.
1학기를 시작할 때 선생님은 책 껍데기를 씌웠는지 검사를 하셨다. 달력종이로 예쁘게 싸 간 짱뚱이의 책을 보고 아이들은 다 부러워하고, 짱뚱이는 오히려 튼튼한 부대종이로 쌀 걸 하고 후회한다. 그랬다, 그 시절에는 정말 달력으로 책 껍데기를 많이 씌웠다. 비닐 표지가 나온 것은 아무래도 좀 뒤였던 것 같다. 그때 그 시절, 그리운 선생님의 모습도 이 책을 보면서 떠오르게 된 아름다운 추억이다.
숫자노래를 부르면서 그림 그리는 것도 예전에 많이 했었지만 까먹고 있었다. 다시 보니 내심 반갑고 열심히 배워서 우리 아이에게 가르쳐줘야지 하는 생각이 절로 난다.
지금의 아이들은 자연속에서 놀기가 정말 어렵고, 그나마 친구들이랑 놀이터에서 노는 것도 호사고, 하나의 스케줄이다. 정작 놀이터에 가도 놀 친구가 없기 때문에 놀이터 가는 것도 시간을 맞춰가야 하고 말이다. 그런 점에서는 이렇게 자연 속에서 원없이 노는 예전 아이들의 모습은 정말 부러운 모습이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런 모습을 찾아주어야 할 텐데. 마음껏 놀고 마음껏 자연을 즐기게 해주어야 할텐데.. 늘 안타까운 마음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