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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피리 - 색이랑 글이랑 7
그레고리 로저스 그림, 리비 하톤 글, 황애경 옮김 / 도서출판 문원 / 2002년 9월
평점 :
절판
이 글은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를 재해석해 쓴 뒷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이 글을 먼저 소개해야 될 것 같아요.
"그는 우리를 기쁨의 나라로 데려간다고 말했다. 시냇물이 졸졸 흐르고 과실나무가 자라는 곳, 갖가지 꽃들이 신선한 향내를 풍기는 곳,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로운 곳으로 제비들이 여기 공작새보다 화려하고 강아지가 우리 황갈색 사슴보다 빨리 달리는 곳, 꿀벌에 침이 없고, 말들이 독수리의 날개를 달고 태어나는 곳으로, 그런데 내가 절름거리던 내 다리가 금방 나을 거라고 확신하던 순간, 갑자기 음악이 멈추고, 발걸음이 떼어지지 않았다. 나는 언덕 바깥에 홀로 서 있었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로버트 브라우닝,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 중에서
이 글의 주인공 아이는 절름발이였습니다. 키도 작고 볼품없는 아이였지요. 피리 부는 사나이를 따라 열심히 따라갔지만, 지팡이를 짚고 갔기에, 아무리 열심히 가도 빨리 달리지는 못했지요. 그래서 그 아이 앞에서 문은 쾅 닫히고 말았어요. 잠시 본 틈새속의 세상은 너무 멋져서 마치 봄의 나라 같았지만, 다른 아이들은 모두 들어갔는데, 주인공 아이만 바깥에 세워 둔 채 바위 문은 쿵 하고 그만 닫혔답니다.
홀로 남겨진 아이. 무척 슬프고 쓸쓸했지만, 마을에서 자기 혼자 아이라는 사실이 때론 좋은 점도 있었습니다. 놀림받지 않아도 되고, 못살게 굴던 아이도 사라지고, 마을 어른들의 사랑도 독차지하게 되었으니 말이지요. 일등도 언제나 그 아이차지였구요. 하지만 혼자 있으니 외로울 때도 많았지요.
어느날 아이는 이상한 할아버지를 만납니다. 할아버지는 이런 노래를 부르지요
"하멜른 소년만 아이들을 볼 수 있다네. 하멜른 소년만 아이들을 풀어 줄 수 있다네.
아이들이 돌아오려면 누군가 피리를 불어야 한다네
다른 노래를 배워야 한다네\
너그럽고 착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 배짱 두둑한 사람이 필요하다네
하지만 시간을 너무 끌어도 안된다네
올해가 지나가버리면 안된다네
그대 피리 소리를 듣지 못하면 아이들은 거기서 나올 수 없다네
피리 부는 사람은 마음 속에 있는 것을 분다네
그대가 그 노래를 불 수 있다네. 그대만이 할 수 있다네"
그리고 할아버지는 어떤 상자를 아이에게 줍니다. 거기에는 사나이의 피리와 같은 작은 은피리가 있었지요. 아이는 놀랍기도 했지만, 용기를 내서 피리를 불어봅니다. "아, 이 피리를 불어 아이들을 풀어 줄 수 있다면 나는 마을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게 되겠지요"라고 생각하면서요.
서툰 소리로 피리를 불자 피리 부는 사나이가 나타났어요. 그런데 그 사나이를 봐도 예전처럼 겁도 나지 않았죠. 소년은 그 사나이를 따라다니면서 피리 부는 것을 배웁니다. 그래서 이제는 썩 잘 부르게 되었지요.
어느날 , 그 사나이는 사라지고, 피리만 남겨져있었지요. 소년은 용기를 내서 그 피리를 붑니다. 그러자 아름다운 가락과 함께 동굴 한켠에 있는 벽이 열리면서 아이들이 보였답니다. 나는 힘을 다해 피리를 불었습니다. 아이들을 다시 나오게 하려고요. 그런데 젖먹던 힘까지 다해 피리를 부는 그 순간에 한 아이가 고개를 돌려 아이의 얼굴을 보게 됩니다. 그 아이는 바로 소년을 주먹으로 치고, 발로 차던 가장 못된 아이였지요.
순간 소년은 갈등합니다. 피리를 불지 않고 그대로 마을로 돌아가면 마을 사람들의 사랑도 독차지하고, 예전처럼 놀림받을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데 하고 말이지요. 아이들을 마을로 데려온다면, 아이들은 이제 자신을 좋아할까? 다시 꼴찌가 되는 것은 아닐까? 하고 고민합니다.
벽이 서서히 닫히고, 소년은 마음을 정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일단 집으로 갔다가 다시 오기로 합니다. 망설이는 동안 벽은 닫히고, 피리는 손에서 떨어지고, 피리 부는 사나이가 다시 와서 보는데 순간 아이은 소름이 확 끼칩니다.
천둥이 치고 동굴 밖으로 밀려나온 아이의 손에 들려진 상자. 그 상자 속의 은피리는 깨져있었읍니다. 이제 더이상 아이들을 구할 수가 없게 된 것이죠.
모든 것이 꿈이었다고 부모님은 이야기하십니다. 원래 그 상자속 피리는 부러져있었다고요. 그러나 소년은 괴로와하지요. 그러다 결심을 합니다. 금속세공가가 되기로요. 후회만 하고 있으면 안될 것 같았으니까요. 그리고 소년은 평생 피리를 만듭니다. 피리를 만들어서 하멜른 아이들을 구하리라 생각합니다. ....
마지막 장면이 아주 인상적이에요. 지팡이를 짚은 할아버지의 모습. 늙어갈때까지 피리를 만들지 못한 걸까요? 아님 마음 속 노래를 잊어버린 걸까? 하멜른의 아이들을 보고 싶어하는 마음이 사라진 걸까? 아니면 피리를 만들었지만 그때의 그 소리는 나오지 않은 걸까? 아님 피리를 만들어서 다시 그 동굴로 가고 있는 걸까?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했던 책이에요.
아이들과 피리 부는 사나이를 읽은 다음에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아이들과 "네가 소년이었다면 어떻게 하겠니?"하고 물어보고 같이 이야기하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양한 아이들의 생각이 쏟아져 나올 것 같은데요... 사실 아이가 겪었던 상황은 지금 아이들이 겪을 수 있는 상황도 되니까요. 물론 그 모습은 다를 수도 있지만 본질은 비슷할 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