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금빛 코끼리 - 일본편 ㅣ 문원 세계 청소년 화제작 8
이와세 쇼코 지음, 서혜영 옮김 / 도서출판 문원 / 2003년 3월
평점 :
품절
더도 덜도 아닌 딱 그 또래 아이의 시선으로 이 책은 하나라는 주인공 아이의 일상(?)과 그때 그순간에 느끼는 감정들을 담백하게, 무채색의 느낌으로 조곤조곤히 풀어놓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는 딱 그 또래 아이들의 모습이다. 아주 모범적이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문제아도 아닌, 평범한 아이들의 모습 말이다. 엄마 가발을 쓰고 나가거나 가출을 하는 모습에서는 조금 예외라고나 할까? 그러나 그 가출 이야기를 읽다보면 귀여워서 아나코와 하나를 꽉 껴안아주고 싶다. 처음으로 가출이란 것을 해보지만, 가출했다는 것이 너무나 어색하고, 또 그 와중에도 가출을 소풍처럼 여기며 보내는 하나의 모습도 그렇고 말이다. 물론 다시 집으로 돌와오는 것에는 가짜 마이코 역활을 했던 언니의 말도 큰 이유는 되었겠지만 말이다.
사실 청소년기에 일탈을 꿈꾸지 않는 아이들이 얼마나 될까? 그러나 그네들에게 일탈이란 반사회적인 행동을 뜻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 단지 일탈일 뿐이다. 그러나 그 일탈이 때로는 엇나가서 정말 큰 벗어남으로 가기도 하지만, 사실 그렇게 커다란 어긋남으로 가는 것은 어른들 때문일 때가 더 많다고 나는 생각한다. 순수함 그대로의 아이들이라면 이렇게 스스로 제자리로 돌아오는 가벼운 일탈(?)에서 더이상 가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는 오빠의 친구인 요시유키를 좋아하지만, 그 감정은 막연합니다. 정체불명이고 어떻게 정의하기가 어렵지요. 그래서 모르는 여자를 오토바이 뒤에 태우고 가는 요시유키를 보고 마음이 아팠어도, 정작 하나는 왜 자신이 마음이 아파야 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이웃집 마리 할머니의 젊은 시절 사랑 이야기를 듣고, 하나는 "사랑에 빠졌다"라는 말이 가시처럼 가슴을 찌르고, 두려워지는 것을 느끼기도 한다.
평범한 한 여자 아이의 일상 중에 겪는 소소한 감정과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 오는 느낌이랄까이 책은 그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