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라는 위로
은현희 지음 / 사람in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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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죄와 벌>, <인간 실격>, <안나 카레니나> 등




언젠가는 읽고 싶었던 세계문학작품,



늘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이십년 넘게 책장에 꽂혀만 있는 불쌍한 내 벽돌책들.



벽돌만큼의 상당한 두께를 자랑하는 책들이라 읽고난 후의 뿌듯함은 상당하겠으나 읽으면서의 지루함을 견딜 자신이 없어 그동안 감히 시도조차 못했었는데...



<문학이라는 위로> 책은 현업작가가 세계문학작품을 쉽고 다정하게 알려주는 책이다.



위로가 필요한 순간, 나를 지켜주는 문학의 힘을 나누고 싶었다는 저자의 다정한 마음이 잘 느껴졌다.



또 작가가 작가로서 성장해 오는 과정에서 만난 명작들과의 교감이 그대로 담겨 있어 글맛이 살아있는 맛있고 멋있는 책이었다.



책에서는 세계문학 작품 21편을 소개한다.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고 그 안에서 느꼈던 자신의 감정과 에피소드 등을 전한다.



줄거리 소개나 내용 요약만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리뷰책이 아니었다.



책을 읽으며 느긴 저자의 감정과 에피소드가 가장 재미있었다.



특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으며 느꼈던 저자의 느낌이 인상적이었다.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고등학생 때, 자신에게만 들리는 환청의 총소리 한 발을 듣게 되었다고,


책을 뚫고 튀어나온 총알의 주인공은 베르테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를 읽으며 들렸던 한 방의 총소리는 한동안 그림자처럼 저자인 그녀를 따라다녔다 한다.


베르테르인 가상 인물과의 그 짧은 교감이 지금에까지도 이야기중독자로 살아가는 힘이요, 원천이라는 말에 역시 문학은 이야기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은 아름다운 문체와 흡입력 있는 서사로 독일 사회에 큰 파장과 인기를 얻었다 한다. 젊은이들에게는 베르테르 옷차림, 베르테르를 흉내낸 모방자살까지 연이어 터지면서 '베르테르효과'라 불리는 사회현상이 생기기도 했다.



작품을 썼을 당시의 시대상과 가정사, 배경 지식을 함께 알려주니 작품에서의 주인공에 대해 더 깊은 공감할 수 있었다.



괴테,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 밀란 쿤데라, 기 드 모파상 등 아픈 생애사 역시 그들의 작품과 맞닿아 있었다.



19세기 러시아 문학의 거장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는 닮은듯 다른 삶을 살았다. 톨스토이는 부유한 백작 가문에서 태어나 어려움이 없었던 반면, 도스토옙스키는 평생 빚, 생활고, 병마에서 불안한 삶을 살았다.



이러한 까닭에 그들의 작품세계는 확실히 다른 특징을 보인다. 톨스토이는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문학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도스토옙스키는 추상적이며 관념적인 문학을 추구했다.



톨스토이의 인생전반은 평탄했으나 후반기에 이르면서 어려움을 겪는다. 부인과의 심각한 갈등, 종교문제로 방랑길에 오르다 82세의 나이에 역의 관사에서 폐렴으로 죽고 만다.



19세기 프랑스 자연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인 모파상의 경우, 친구가 없었으며 여행, 마약, 소설쓰기가 병마로부터 도피하는 유일한 수단이었다 한다. 1892년 자살을 시도하고 다음해 정신병원에 수용돼 전신성 마비로 사망했다.



페미니즘 선구적 역할을 한 버지니아 울프 역시 정신질환으로 1941년 우즈강에 투신해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저자는 "문학은 원료는 고통", "문학을 고통을 향유하는 것", "불행을 읽고 있는 사람이 삶을 영유할 수 있는 조건들을 만들어 간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훌륭한 작가들이 자신의 사람에서 고통스럽게 발견한 비밀들을 타인의 이야기를 빌어 독자들에게 들려준다고, 자신의 불행조차도 정면으로 응시하고 이것을 질료로 사용해 예술을 통해 형상화하는 희생적인 존재로 규정하기도 한다고 역설하였다.


제목만 익숙했던 책들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어 퍽 고마운 책이다.

그리하여 나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베르테르처럼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벤자민처럼

<안나 카레리나>의 안나처럼

<위대한 개츠비의> 개츠미처럼



후회없이 열정적으로 오늘을 살아가야 겠다.

책에서 건네받은 위로에 제법 마음이 묵직하다.

덕분에 어렵고 지루했던 세계문학이 살포시 제게 다가왔어요.

이제는 책장에 꽂혀 있는 다른 고전벽돌책에게도 안부를 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위로가 필요한 순간, 나를 지켜줄 문학의 힘을 믿어 보려고요.




귀한 책,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세계문학으로 인생수업을 받고 싶으신 분,

작가가 알려주는 세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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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장례식에는 케이크를 주세요 - 매일 죽음을 꿈꾸던 소녀가 삶을 항해하기까지
사계 지음 / 사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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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장례식에는 케이크를 주세요.

제목부터 호기심이 일었다.

낚시성 제목이겠거니, 하하호호 웃을 수 있는 유쾌한 에세이라고 생각이 들어 집어든 책이었는데

누구보다 죽음과 삶에 대한 깊은 성찰과 사유가 담겨있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박완서 소설 <옥상의 민들레꽃>이 생각이 났다.


저자는 열 한살, 박완서의 소설 주인공은 일곱살 남짓한 어린 아이들.


보호받고 사랑받아 마땅한 아이들이 일찍부터 어른들의 죽음을 목도하여 큰 충격을 받는다.

또 무관심, 냉대 및 폭행을 견디다 못해 옥상에 올라와 자신도 같은 선택을 하려 했다가 아이러니하게도 옥상에서 스스로 간절한 희망을 찾는다.


박완서의 아이는 옥상에서 핀 작은 민들레꽃으로, 저자는 새벽을 지나 아름답게 피는 일출을 보며 그날 죽지 않은것을 다행이라 여긴다.


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죽음, 2장은 삶, 3장은 그리고 나.

1장에서는 제목 그대로 죽음에 대한 이야기,

죽음에 대한 자신의 경험, 매일 죽음을 생각하던 어린시절, 학대와 폭행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던 어린시절과 상처, 예기치 않은 죽음을 언제든 준비하려는 마음가짐 등 꽤 좋은 내용들이 많아 공감하며 읽었다.


저자는 지속되는 폭행, 폭언으로 지독하게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낸 듯 하다. 너무도 안타까웠다.

문체가 차분하고 담담해서 더 슬펐다.

선명하게 그려지는 장면들이 많았으나 마치 자신의 경험이 아닌듯, 최대한 객관적인 서술을 하려는 노력이 느껴졌다.


혹시나 자신과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에게 위로와 위안이 되고 싶어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마음이 고왔다. 진정성을 느꼈다.


2장, 3장에서는 그동안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 자신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대학교에 들어가 좋은 벗들을 사귀며 긍정적이고 밝은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사랑을 주고 받고 좋은 추억을 많이 쌓는다.


희망의 아지랑이가 몽글몽글 피어 오르는 느낌. 읽으며 마음속으로 많이 응원했다.


고향으로 돌아가 자신에게 상처준 사람을 만나 용기있게 사과를 해달라 부탁해보지만 돌아오는 것은 여전한 욕설과 인신공격, 변한 것은 없었다. 단지 자신이 변했다는 것.


저자는 상처는 받았지만 무너지지는 않았다. 자신을 지키고 단단해지는 법을 알고 있기에.

그 때문에 절뚝거리며 살지라도 괜찮다 한다. 절뚝거리며 살아도 당신은 아름답고 소중하다고.


또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흘려보낸 무수한 시간을 이제는 아까워하지 않는다 한다.

심연 속 바다같이, 침잠해 있던 그 시간을 통해 지금의 자신이 있음을 안다고.

쓸모없는 시간은 없다고, 어둠이 필요한 시간도 있다고.


성찰의 무게로 여기는, 가볍지 않은 마음에 깊은 존경을 표하고 싶다.



문체가 상당히 아름답고 예쁘다. 시어같은 은유표현도 좋고.

마냥 염세적이고 부정적인 정서만 담겨 있지 않고 좋았다.

내용도 길지 않아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다.


'죽음', '삶', '나'라는 트라이앵글을 차분하고 담담하게 쓴 에세이책이었다.

좋은 책이니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있다.


그리 멀지 않을, 내 장례식에는 저자처럼 맛있는 케이크를 두련다.

슬프고 아프기만한 장례식은 싫다.

케이크처럼 달콤하고 달달하게 나를 기억해주었으면 하니까.

귀한 책,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차분하고 따뜻한 에세이를 좋아하시는 분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을 원하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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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늘도 떠나지 않습니다 - 코드블루 현장에 20대 청춘을 바친 중환자실 간호사의 진실한 고백
이라윤 지음 / 한빛비즈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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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전반적인 느낌 & 생각

저자는 중환자실 담당 베타랑 간호사,

중환자실에서 벌어지는 간호사의 일상을 담담하게 그려낸 책이다.

문체가 너무 좋아서 프로필을 찾아보니 이미 신입 간호사의 과도기를 쓴 <무너지지말고 무뎌니지도 말고>를 쓰신 작가님이셨다.

쉽지 않은 길이기에 자신의 떠나가는 동료, 후배들을 보면서 지난날을 자신과 조우하기도 했다고 고백한다.

그럼에도 저자는 포기하지 않고 버티고 건뎠다 한다.


몸보다 마음이 더 아픈 환자들에게 당하는 폭언과 폭행 수위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병원은 늘 어려웠다. 의사, 간호사들의 표정과 고저없는 말투에서 차갑고 삭막하다 느꼈는데 의료진에 대한 이해가 없어 생긴 내 편견이었나 보다.


또 간호사 선생님들에 대한 예우, 처우, 복지 또한 나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족한 인력을 신입 간호사, 간호조모사로 채우고 메꾸고 있는 현실은 문제가 있다.

아픈 사람을 치료해주는 사람들을, 더 아픈 환경에서 일하게 해서는 안 된다.

결국 그 모든 서비스는 환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의료진을 위한 최소한의 복지는 필요하다 느꼈다.

간호사는 YES24처럼, 환자가 부르면 24시간 총알처럼 날아가야 한다는 비유에 웃펐다.

YES24 천사님, 의료 사각지대에서 오늘도 떠나지 않고 버텨주셔서 감사합니다.

귀한 책,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간호사의 일상이 궁금하신 분,

베테랑 중환자실 간호사가 알고 싶으신 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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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오십부터는 왜 논어와 손자병법을 함께 알아야 하는가 - 이 나이 먹도록 세상을 몰랐다는 걸 깨닫는 순간 100 최고의 안목 시리즈 1
모리야 히로시 지음, 김양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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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한번도 끝까지 읽어본 적이 없었던 <논어>와 <손자병법>.


군사전문가뿐만 아니라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마이크로소프트의 빌게이츠 같은 경영자의 필독서라 전세계에서 읽힌다 하나, 나는 한번도 완독을 못 했다.


고리타분하고 천년전의 이야기가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다행히 오십 전, 논어와 손자병법을 다시 만났다.


논어 : 공자의 언행록, 제자들과 논하고 가르침을 주었던 말을 후대에 기록한 글.


손자병법 : 손무라는 장수가 쓴 병법서.


이 책에서는 공자의 50가지 지혜, 손무의 50가지 전략이 담겨 있다,



저자는 논어와 손자병법의 공통점을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를 들었다.


인생이 흔들리고 있다면, 불안하다면 함께 읽어 안목을 높이고 사람을 얻으라는 것이 이 책의 요지.


 


내용이 절대 어렵지 않아 좋았다.


고전은 고리타분하고 어렵다는 편견을 단번에 박살낸 책.


내용도 내용이거니와 동양고전 일인자라는 91살의 저자의 생생한 경험이 녹아있다.


읽으며 한번도 하품이 나오지 않았다.


정말 좋은 책이니 많은 사람들이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간단하고 쉽게 내용을 기술한 점, 각 장마다 내용 전후로 핵심키워드, 요약을 한 점도 인상적이었다.


 


 


공자에 대해서 새롭게 알게 된 점도 좋았다.


공자는 악기를 프로 수준의 실력으로 잘 다루었으며 노래를 잘 불렀다는 점.


술을 즐겨 마셨고 신분이 낮아 젊은 시절 다양한 경험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점.


젊은 시절 특정 선생님에게 학문을 기록을 배운 적이 없으며 대부분 독학을 해 왔다는 점.


 


공자는 누구보다 인간에 대한 이해가 높은 사람이었다 보여진다. 덕을 기르고 배움을 게을리 하지 말고 둥글둥글하게 살라 강조한다.


 


 


손자병법에서는 잘 싸우는 법, 싸워서 이기는 법을 알려주는 책인줄 알았는데 되도록 싸우지 말고 싸우려면 머리를 써서 전략을 세우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분명 손자병법은 병법서인데 신기하게 인간관계와 실무에 적용하여 생각할 부분이 많았다.


때로는 냉철하고 합리적인 판단, 때로는 인정과 관용을 베풀라는 섬세한 감성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인간학의 보물창고인 <논어>,<손자병법>


오늘도 선인들의 지혜를 캐내 봅니다.


배우는 기쁨으로 눈부시게 반짝반짝할 그날까지!


 



귀한 책,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건강한 중년을 준비하시는 분,


논어, 손자병법을 쉽게 빨리 읽고 싶으신 분,


공자와 손자의 50가지 지혜를 배우고 싶으신 분께


추천드리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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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려치는 안녕
전우진 지음 / 북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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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초능력'이라 하면,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무빙'처럼, 하늘을 난다거나 엄청난 힘을 자랑하는 초자연적이고 초감각적인 능력을 갖춘 사람들을 말할터.

이 책의 주인공 '병삼'과 '보라'가 가진 초능력은 그에 비하면 너무도 초라하다.


병삼인 그에게 따귀를 맞으면 자신의 속내를 줄줄 털어놓게 하는 능력이 있다.
떠돌다 지금은 동네 작은 교회의 셔틀버스를 운전하는 40대후반 평범한 아저씨일 뿐이다.

보라는 자신의 땀냄새를 맡은 성인 남자들이 폭력적으로 변하게 하는 능력이 있다.
그래서 어린시절 운동도 제대로 할 수 없었고 대인기피, 공항장애를 경험했다. 아버지조차 자신의 땀냄새를 맡고 공격적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 상처가 많다.
미국에서 살았으나 자신으로 부모님의 재결합을 위해 홀로 한국행을 택한다.

보라는 한국에서 운동강사로 일하다 틈틈이 자신의 땀냄새를 이용해 나쁜 남자들을 자극해, 합의금을 뜯어낸다. 정의 구현을 핑계로한 보라에게 그동안 상처준 남자들에 대한 복수이기도 했다.

그날도 신라호텔에서 40대 초반의 남자가 보라와 비슷한 또래의 여자에게 폭압적인 행동을 보고 겨느랑이 냄새를 손가락에 찍어 나비처럼 날아간다.

벌처럼 쏘아대려 했지만 남자도 호락호락 당하지 않는다.
남자의 정체는 강남의 유명한 재일교회 목사, '재일'이었다.
서로의 정당방위를 주장한채 옥신각신하다 결국 경찰서에 가게 된다.

경찰서에 가자 재일에게 여러모로 불리했다. 보라는 이미 경찰서에게 의로운 시민으로 정평이 나 있었고 나쁜 남자들을 진압해 데려온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침 경찰서에 우연히 방문한 '병삼'은 꽥꽥거리며 욕을 하는 '보라'를 보자 화가나 '병삼'은 '보라'의 따귀를 후려친다.
그러자 상황은 이내 역전된다.
보라는 일어나 재일에게 사과하고 눈물을 줄줄 흘리며 참회한다.
그동안 합의금을 받아냈던 것, 먼저 폭행을 행사한 것 등을 모두 시인한다.

'재일'은 무사히 경찰서에게 풀려나고 자신을 구해준 '병삼'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사건이 산뜻하게 마무리될 줄 알았던 순진한 병삼과 달리 재일은 진흙탕싸움을 시작하고 있다.

보라를 고소하고 그녀가 일하는 운동센터에 게시란에 사기꾼, 꽃뱀이라는 글을 올려 그녀를 해직당하게 한다. 병삼을 자신의 교회에 데려오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병삼이 원래 다니던 교회의 목사인 '바울'도 재일과는 해외선교를 통해 친분이 있던 사이였다. 병삼을 찾아온 보라의 딱한 사정을 듣고 바울은 취직을 알아봐주고 재일을 찾아가 선처를 구한다.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대상 수상작이라 읽기전부터 상당히 기대했던 소설이었다.
역시 내용, 전개, 등장인물의 진득했고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찌질하고 절대 나쁘기만한 인물은 없었다.
주인공인 병삼, 재일, 보라, 바울. 모두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혹은 사회로부터 보호받지 못한 채 혹독하게 자신을 지키는 방법부터 배워야 했다. 그래서 언행이 거칠었지만 마음은 말랑말랑 따뜻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를 어떻게 살아왔는지로 충분히 설득해주고 있어 유쾌하고 재미있게 읽었다.
또 '우진'이라는 인물은 작가 자신을 작품 안에 투영시킨 점도 제법 신선했다.


다정하고 따뜻한 일상 판타지 난투극.
오늘은 무료한 일상에서 꽤 괜찮은 찌질한 초능력자 소설 한편을 만난 날.
겨울밤이 길어 좋다.

귀한 책,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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