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해녀입니다 - 해녀 김복례 할머니 이야기
김여나 지음, 장준영 그림 / 키큰도토리(어진교육)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전체 스토리

이 책은 해녀 김복례할머니 이야기를 담은 책.

제주도 출신 아흔여섯살의 해녀 김복례 할망의 살아온 궤적이 담담한 어조로 읽혀져요.

할망은 아픈 아이를 위해 제주도에서 이곳 부산 기장 신암군에 오게 되었고 일등해녀로, 인어처럼 열심히 물질을 합니다. 할망은 욕심없이 바다가 주는 대로 받는 안분지족의 삶을 살아요.

오래전 바다로 떠난 남편을, 얼굴에 저승꽃이 핀 아흔여섯 치매걸린 노인이 된 지금까지도 그리워 기다린다는 내용이 이 책의 골자.

*책의 전반적인 느낌 & 생각

짧지만 절대 가볍지 않은 내용, 스토리라인이 돋보임.

담담하면서도 묵직한 문체, 담백하면서도 섬세한 그림이 잘 어우러진 그림책.

문장에서 특유의 은유, 비유, 환유가 참 맛있고 멋있게 느껴짐. 이 역시 작가의 노력이자 고심한 흔적으로 느껴져서 곱씹고 곱씹어 읽게 되는 책.

바다가 주는 대로 큰 욕심없이 바닷길을 열었던 할망을 보면서 얼마 전 끝난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의 고두심 <현춘희역>이 생각이 났어요.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현춘희 할망도 물질을 한지 60년된 해녀 중에 해녀, 상군해녀로 나오잖아요. 큰 욕심없고 아들 셋과 남편이 모두 죽고 홀로 살아가는 고단한 삶이 김복례할망과 닮아 있었어요. 제주도출신 해녀라는 것도 똑같고요.

책에서 바닷가는 해녀에게 단순히 일터가 아니라 놀이터이자 눈물터라는 표현에 좀 먹먹한 느낌이 들기도 했고요.

무엇보다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 색감때문이었어요.


​쨍한 발색, 탁한 원색이 아닌 부드러운 색감인데요. 특히 푸른 바다색이 정말 예쁘더라고요. 또 다분히 의도적인 연출의 동백꽃 색감과 대비가 되어 인상에 남았어요. 해녀 할망의 모습, 삶, 궤적이 과장되지 않게 그려져있어요.

짧은 글이지만 함축적인 표현, 해녀의 삶을 생활밀착형으로 잔잔 은은하게 풀어내는 그림책.

부드럽고 섬세하면서도 세세한 표현력에 한 장도 터부시할 수 없더라고요.

아이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따뜻한 감성을 자극하는 책이라 추천드려 봅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난장마녀김여나 2022-09-10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이 아름답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