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나를 찾아라 - 법정 스님 미공개 강연록
법정 지음 / 샘터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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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로 유명하신 법정스님,


일찍부터 그의 글맛은 알고 있었어요.

담백하고 청아하고 맑은 문체를 쓰시기로 유명한 분이잖아요.


그래서 그의 글을 읽노라면을 세속에 찌들고 욕심만 더덕더덕 붙어있는 마음이 씻겨내려가는 느낌을 받았어요. 마음이 많이 치유되고 정화되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이번 책은 그의 말맛을 만끽할 수 있는 책이에요. 이 책은 1970년대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부산, 춘천, 대구, 창원, 청도 등에서 강연 내용을 글로 풀어쓴 내용입니다.


책을 읽노라면 시대를 가늠하게 해요. 유신시대때 사복경찰을 법정스님의 강연에 잠복해 있던 경우가 여러번 있었거든요. 그래서 강연에서 스님이 그 경찰을 오히려 안심시키기도 하고요.

그만큼 큰 어른이셨고 바른 언행으로 우리에게 큰 울림을 주신 분이셨지요.


직업이 승려시기에 강연에서도 불교적인 색채가 많았을거라 지레 짐작했는데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러한 내용도 있었지만 그 내용을 우리의 생활과 연관지어 설명해주십니다.


제목처럼 진짜 나를 찾으라고 알려주세요.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왜 그래야 하는지 말입니다.


지금의 시대는 물질이 넘쳐나고 모든게 바쁘게 돌아가고 여유가 없는데 그럴수록 자신을 비우는 연습, 비워야 한다고 하셨어요.


그게 나를 위하는 길이래요. 내 욕심이나 욕망은 결국 유한한 생명 앞에는 죽음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니까요. 그러니 지금 여기에서 잘 살면 된대요. 지금을 살고 죽음은 때가 되면 준비하듯 받아들이면 된대요.


소유는 행복의 조건이 될수 없고 기준이 되지 않고 인간은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그 마음을 절대 다 따라갈 수가 없대요.


차라리 그보다 이웃과 주변에게 나누고 베풀면 그게 돌고 돌게 된다고요. 그게 부처님의 말씀인 선이라고 하셨고요.


나를 비우려면 고독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고독한 시간을 고립되는 시간이 아니라요. 자신의 청소하는 시간, 정화하는 시간이 된다고 했어요. 그래서 계속 비워내면 맑은 마음이 생긴다고요.


강원도에서 산골의 화전민으로 주인없는 오두막에서 직접 땔감을 구하고 밭을 일구면서 사셨던 무소유의 삶을 사셨던 분이기에 그가 말하는 '맑은 가난'이 깊은 울림을 주더라고요.


결국 자신을 위해,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라는 말씀도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렇다고 생색을 내거나 짐짓 잘난척을 한다면 그것또한 불교의 가르침은 아니라고 합니다.

행함은 행한대로 하면 그 뿐이라고요.


자연에 대한 걱정도 많이 하셨습니다. 아파하는 지구의 원흉은 인간때문이고 인간의 이기심이 낳은 피해는 앞으로의 세대에게도 큰 빚을 지고 있는 거니까요.


제가 느끼기에 "진짜 나를 찾는 법"은 자연스럽게,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 말씀하신 것 같았어요.


뭐 하나 역행하거나 거스르는 법 없이 물처럼 흐르는 대로 하면서 다른 사람과 공감하며 공존하며 사는 삶 말이죠.


어쩌면 너무도 교과서같은 말이고 너무도 도덕적인 말일수도 있지만 법정스님은 말솜씨가 정말 훌륭하시고요. 비유를 기가 막히게 하셔서요. 읽으며 몇번이나 피식거렸는지 몰라요.


어느 강연에서 하신 말인데 남자는 얼굴이 이력서고 여자는 얼굴이 청구서래요. 물론 이제는 남자의 얼굴도 청구서가 될 수 있고 여자의 얼굴이 이력서가 될 수 있지만 그만큼 자신의 얼굴이 중요하다는 거겠지요.


얼굴이라는 것이 정신의 꼴이기 때문에 외면보다 내면의 잘 닦아야 한다는 것도, 마흔이 넘으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는 링컨 대통령의 말도 인용하면서요. 외모지상주의, 성형에 치중되어 있는 세태를 안타까워 하시기도 하셨어요.


법정 스님의 강연을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는 없지만 책으로나마 이렇게 만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책이 어렵지 않은데요. 글맛과 말맛을 느끼고 싶어 여러번 곱씹어 읽게 되는 책입니다.


법정스님께 진짜 나를 찾는 법, 찾아 보세요.

귀한 책 재미읽게 잘 읽었습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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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선의 글쓰기 생각력 - 뇌를 확장시키는
황인선 지음 / 이새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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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서울대 국문과, 제일기획 출신 30년차 기획자, 칼림니스트 저자가 알려주는 글쓰기 책입니다.


시중에 글쓰기책은 너무나 많지요. 저자도 그렇게 말하긴 하는데요. 기존 책들과의 차별성은 글쓰기를 생각력을 중심으로 살펴본다는 거예요.


시중의 책들이 문제, 글쓰기 방식, 방법 등 기능적인 측면에서 많이 집중했다면 이 책은 생각력에 중심을 두고 있어요. 쉽게 말해 평상시에 많이 생각하고 사고하라는 건데요. 그래서 생각력을 갖춰 생각금고를 만들라는 거예요. AI는 이제 글쓰기 영역까지 침범하기 때문에 AI가 넘보지 못할 글쓰기 능력이 필요하다는 거죠.

이제는 AI와 공생하는 글쓰기를 해야 한대요.


저자가 말하는 글의 종류는 5가지로 봤어요. 글의 내용과 완성도에 따라 글은 졸문, 평문, 교문, 탁문, 명문 5가지로 나뉩니다.

첫째는 단어, 문법, 어법이 잘 맞지 않은 졸문. sns상에 많이 볼 수 있는 글이죠.

둘째는 정확하게 사실만을 전달하는 글인 평문, 신문기사 뉴스레터가 대표적이고요

셋째는 감정 과잉 문장, 화려한 수사법을 사용하는 교문이래요. 아름다워보이긴 하는데 깊은 울림이 없는 글이지요.

이상의 세 종류의 글은 AI로도 충분히 대체될 수 있는 글이라네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네번째, 다섯번째 글을 쓸수 있어야 하는데요.


네번째 글인 정확한 언어 구사에 자신만의 독특한 식견을 담고 새로운 깨달음을 주어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탁문을 말합니다. 저자는 우리는 탁문 글쓰기를 해야 한다는 거예요. 탁문은 고퀄리티 글쓰기라고도 하는데 쉽지 않지만 훈련으로도 가능하며 기교보다는 생각력과 깊은 관계까 있는 글쓰기니까요.

그렇게 쓰다보면 다섯번째 지식과 교훈, 감동까지 담아 후대에까지 인용되는 글인 명문을, 우리도 어느덧 넘볼 수 있지 않을까요?


인상적인 점은 혹시라도 작가가 되어 책을 쓰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자신이 알고 자신있는 분야가 아니라 모르는 분야를 배워서 책으로 내보라는 거였어요.


배우면서 알아가는 재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초보이기 때문에 열심히 할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독자의 가려운 부분을 잘 긁어줄 수 있다는 거예요. 저자가 여러번 예를 들어 설명한 분이 개그먼 전유성 선생님이었습니다. 실험적이고 개성있는 아이디어로 이미 여러 권의 책, 기획을 하신 분이죠.


또 책 곳곳에 동양, 서양 할 것 같이 명서 구절들이 인용되어 있어요. 국문과 출신이라 다독을 하셨을 거라 짐작하긴 했지만 인용된 책들도 정말 좋은 책이었고요. 인용 마지막 문구에는 이 책의 핵심내용도 간단히 요약해주십니다.


특히 성서 읽기를 추천하셨습니다. 성서 읽기만큼 인간사를 세밀하고 밀도있게 풀어낸 글도 없다는 거예요. 읽으면 반드시 도움이 될테니 읽어보라 강조하셨습니다.

또 설화나 옛날 고전 읽기에서 스토리텔링, 아이디어를 얻으면 반드시 생각금고에 저장해두라고 하셨어요.

메모를 하고 대립항을 만들어 미리 미리 넣어두라고요. 그러면 나중에 필요할 때 꺼내어 쓰면 소재, 주제가 풍성한 글을 쓸 수 있대요. 명사끼리 분류하거나 중요한 건 금고에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지속가능하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저장해 놓으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우리가 알만한 영화, 소설, 만화도 모두 성서, 고전설화에세 착안한 것이 많더라고요.


기존의 글쓰기 책들이 독자 중심으로 생각하고 어법에 맞춰 간결한 글쓰기를 해라, 말하듯이 쓰는 것을 강조했다면

저자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어법에 맞춰 중언부언 하는 것은 맞지만 독자를 생각하되 너무 따라가지 말라 합니다. 그것 또한 자신의 개성적인 문체가 될 수 있으니까요.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생각력, 글쓰기 능력이니까요.


손석희의 뉴스, 대통령의 연설, CEO의 연설 등 각계각층의 사람들의 글들을 분석하기도 하는데요. 글이라는 게 참 신묘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분명 듣는 목적, 말하는 목적이 있지만 목적 이상을 뛰어넘는 감동, 감흥을 얻게 되니까요. 그러면 청중은 열광하고 움직이고 행동하게 되니까요. 말과 글이 갖는 힘은 대단한 것 같아요.


또 블로그 글쓰는 방법, 칼럼 쓰는 방법도소개해주시는데요.

블로그는 독자가 원하는 정보를 쉽고 간결하게, 경험 중심으로 쓰라고 하고요. 자신의 역량에 방문자가 320%달라질 수 있대요.


이 분야에서 광고기획자, 칼럼니스트, 교수, 작가, 총괄고문 등 여러 활동을 하신 전문가라서요. 글맛을 제대로 아시는 분, 글을 자유자재로 가지고 놀 줄 아는 고수 중에 고수, 상예술인같아요.


이런 분도 현직 작가에게 두달동안 글쓰기 트레이닝을 받았대요. 더 좋은 글을 쓰고 싶은 열망, 그가 말하는 탁문을 쓰고 싶으셔서이겠지요.


확실히 문체가 구체적이고 탄탄합니다. 알려주려는 바가 명확하지만 고루하지 않고 여유가 있는 글이었어요.


글쓰기, 마케팅 관련해서 꽤 많은 책을 쓰신 분이라서요. 다른 책도 믿고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요.


특히 마지막 장은 프레젠테이션, 발표를 준비하시는 직장인분들께는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될 것 같고요.

기획, 발표, 순서, 목적 등 다양한 측면에서 간단명료하게 알려주셔서요. 읽으면서 저도 다음에 이런 기회가 있으면 반드시 이렇게 준비하리라 마음먹었어요.


발표는 15분정도, 질문 시간은 5분 정도가 좋다고 합니다.

기획자가 이 기획에 얼마나 조사, 기획, 분석을 하였는지도 담당자와 만날때 어필해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대요. 조사 방법, 시장조사에 대한 분석, 연구도 미팅에서 부터 계속 어필해야 한대요.


중요한 건 결재권자니까요. 판단자 친화적인 10단계 기획을 제시해주는데 내용이 굉장히 촘촘하고 자세합니다.

제가 결재권자면 큰 고민없이 그대로 실행하게 하겠어요. 정말 세밀하고 구체적인 청사진을 보여주니까요. 그런 직원에게는 무한신임이 갈듯 해요.


번뜩이는 재치, 센스가 담긴 CF 광고부터 블로그, 칼럼, 신문기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퀄리티 글쓰기, 탁문쓰는 법을 알려주는 책!


글신을 영접한 느낌입니다.


귀한 책 재미읽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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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보다 피드백 - 팀을 성장시키는 요즘 팀장의 커뮤니케이션 스킬
백종화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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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백은 항상 두려웠어요.

평가받고 지적받는 느낌이 강해서요. 많은 사람들에게 비난받는다는 느낌과 부정적인 느낌이 있었는데요.

이 책에서 피드백은 성장, 발전의 동력이 된다고 강조하네요.

자신의 발전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성공, 결과로 이어지니까요. 언제 어디서든 피드백 받는 것을 주저하지 말라합니다.

그래서 저자의 경우는 회사의 리더, 대표,경영자로서 구성원들에게 피드백을 주기적으로 받고 있더라고요.

소수의 의견도 귀감아 듣고 있고 문제점이나 해결방안도 연결해서 생각하려고 하고요.

리더가 먼저 오픈해야 구성원들도 피드백에 대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다는 건데요.

그러려면 리더, 구성원들이 먼저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한대요.

피드백을 하는 사람, 받는 사람은 누구보다 상대에 대한 존중, 인격적으로 대우해야 하고요. 공동체의 목표, 성공, 과정에 대한 진지한 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합니다.

리더가 피드백하는 방법, 구성원이 피드백을 받을 때 방법들이 각각 적혀 있어서요. 좋은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의 통해 평가와 피드백은 엄연히 다른 것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요.

평가는 단순히 잘했다, 못했다로 결과에 대해 말할 수 있지만 피드백은 과정, 행동에 대해서 과거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거고요.

요즘은 피드포워드라고 해서 미래, 기대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대요.

그래야 발전 방향, 결과에 대한 기대, 미래에 대해서도 타진해볼 수 있으니까요.

책에서 프로세스가 잘 나와 있고 표로 정리가 되어서요. 내용이 쉽게 이해가 되었습니다.

일잘러가 되고 싶고 일잘러로 브랜딩하고 싶다면 필요한 것은 역시 "피드백"이라 강조합니다.

피드백을 회사 내에서 한 달에 한번, 적어도 3개월에 한번 정도는 할 수 있는 그런 회사 분위기가 좋다고 해요. 중간 점검에 피드백은 반드시 있어야 하고요.

피드백을 할 때는 반드시 공정하고 자율적인 분위기, 선택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이 되어야 한다고 하고요.

어떻게 기록해야 하는지, 질문해야 하는지도 적혀 있더라고요.

리더, 팀원 모두를 아우르는 책이라 좋았습니다.

단순히 리더나 팀원 한 집단에게만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하지 않고요. 서로 공생하고 협력해야 팀 전체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프로세스가 적혀 있어서 읽으며 많이 공감이 갔습니다.

내용이 구체적이라 질문이나 예시가 많은 점도 좋았고요.

또 부록에 나온 성과 관리 상황별 사례와 해법, 팀장과 팀원 모두 Q&A가 있어 읽으며 상황이 많이 그려지더라고요.

팀원의 입장과 팀원의 입장 모두 말이죠. 전에 봤던 드라마 미생도 떠올랐고요.

저자가 지적하듯 팀장도 팀원도 셀프 리뷰, 셀프 평가를 해보라고 하네요.

피드백을 할 때는 역지사지,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질문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네요.

이 과정이 나를 위한 질문이 아니라 공동체와 상대방을 위한 질문과 피드백이 되도록 말이죠.

팀의 성장을 위해 팀장+팀원 커뮤니케이션 실전 노하우 책입니다.

이 책을 보면 라떼 팀장님, 젊은 꼰대님이 절대 될 수 없을테니까요.

귀한 책,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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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의 행복수업
김지수 지음, 나태주 인터뷰이 / 열림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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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드디어 이런 책을 만났네요.


감히 말씀드리건대, 제 인생의 책을 만났습니다.


기실 풀꽃시인 나태주 선생님은 명성은 일찍부터 알고 있었지요.


항상 자신을 졸렬하다고 표현하는, 작고 보잘 것 없는 사람으로 평가하는 이 시대 가장 큰 어른이시니까요.


이 책은 그런 나태주 선생님과 김지수 작가님이 만나 나누신 인터뷰 내용을 책으로 담았는데요.


책이 너~~~~~~~~~무 좋습니다. 이렇게 좋아도 될까 싶게 말이에요.


김지수 작가님은 앞서 <이어령의 마지막수업>이라는 책을 출판하신 적이 있어서요. 책에서도 나태주 시인과 이어령 선생님을 많이 비교해서 담아 내셨는데요.


이어령 선생님이 이 시대 최고의 지성인, 지식의 우물을 파내는 사람이라면, 나태주 선생님은 우리네 어른으로 우물 그 자체의 사람이 아닐까 하며 평가내리기도 해요.


김지수 작가님이 나태주 선생님이 계신 공주로 내려가 인터뷰를 하기도 하고 이어령길이 있는 평창동에서 말씀을 나누시기도 하는데요.


말씀 하나 하나가 다 좋았습니다.


나태주 선생님은 원래 꿈이 교수셨대요. 공부를 많이 하고 싶으셨지만 가정형편상 그럴 수가 없었다네요. 가난한 가정형편에 장남이셨기에 배움을 더 이어나갈 수 없었다고요.


시집을 내실때도 교육대학원 등록금을 낼때도 부친께서 은행에 대출을 받아 어렵사리 근근이 자신이 갚아나가야 했다고요. 하지만 한번도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는 않으셨던 것 같아요. 그저 선망하셨대요. 자신과 달리 유명해지는 서울의 문인들을 보며 자신도 그들과 가까워지기를 바라시면서 선망하셨다고 하네요.


그러다 자신이 정년퇴임을 하고 70세가 되셔서 이제야 유명해지신거라고 하네요.

박목월 선생님이 주례를 설만큼 아끼셨던 분이기도 하고요.


중간 중간 윤동주, 박목월 시 등을 읊어주시는데요. 마치 선생님의 육성이 들리는 것같아요.

내용이 깊이가 있고 울림이 있어 더 그렇겠지만 그 연세에도 시에 대한 간절한 열망, 진심이 느껴저서요. 여러번 말씀하셨던 선망도 느낄 수 있고요.


단순히 인터뷰 형식의 글이 아니라 더 좋아요. 질문하면 답하고 그냥 그렇게만 읽으면 재미가 없을텐데요. 작가는 자신과 태주, 이렇게 3인칭으로 등장시켜 글을 진행합니다.


그날의 분위기, 감정, 날씨 등도 전해지고요. 글을 참 무섭도록 잘쓰고 잘 풀어내요. 정말 부러운 필력을 지니셨어요.


나태주 선생님과의 대화는 독자 뿐만 아니라 김지수 작가에게도 큰 공명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아요.


나태주 선생님의 가정사를 통해 자신의 가정사를 돌아보게 되니까요.

나태주 선생님은 부모님을 통해 반면교사한 삶을 사신다고 하더라고요. 부모님은 먹기 위해 사셔야 할만큼 어려운 생활을 하셨고요. 부모님과 자식이지만 서로가 서로를 좀 어려워 했대요. 마치 손님처럼 서로를 대했다고 하는데요. 그러한 자신에게 마음을 내준건 외할머니와 자신의 아내였대요.


김지수 작가님도 10년간 겨울잠을 자던 남편과 이혼을 하는데요. 안타까운 것은 그 남편을 따라 간 딸이 한번씩 자신을 대할때마다 너무도 깍듯하고 손님같이 대한다고 하더라고요. 부모와 아이 마음, 모두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아픈 마음이 전해졌습니다.


나태주 선생님은 언어의 마술사, 힐링전도사셨어요. 안 예뻐도 예쁘게 보면 더 예뻐진대요. 안 고마워도 고맙게 보려고 하면 고마운 마음이 생기고 그렇게 행동하게 된대요.


우리는 서투니까 서툴면 서툰대로, 떨리면 떨리는 대로 살면 된대요.

흔들려야 안 무너지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하셨고요.


새삼 대단한 내공을 지니신 분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교수의 꿈을 포기하고 장학사가 되셨대요. 5년정도 근무하셨는데 그 당시 장학사는 교사 경찰이라는 느낌이 강했대요. 선배, 동료들이 자신을 우러러 보고 대접받고 접대받는 분위기에 취해가는 자신을 보고 역겨움을 느꼈대요. 식사를 하고 나면 당연히 자신의 신발을 꺼내서 예쁘게 챙겨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보면 화가 나기도 하셨대요. 자꾸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단박에 장학사 자리를 걷어차고 자신이 가르쳤던 아랫 사람의 학교에 교감으로 가셨대요.


장학사를 포기하고 2시간씩 울면서 학교를 걸어 갔다는 길 위에서 만난 인연으로 공주문화원장이 되시기도 하고요. 알고 보니 차를 태워준 사람은 어린시절 선생님 특강을 학생이었고 그 당시 건양대 교수님이셨고 나중에 시장이 되셔서 선생님께 문화원을 맡기신 것 같아요.


전부터 지금까지 초, 중, 고등학교 강연은 특강 금액에 상관없이 가셨다고 하고요.


자신이 문학상을 받는 것보다 사비를 털어 젊은 시인들에게 문학상을 주는 것에 대해 더 큰 기쁨을 느낀다는 나태주 선생님,


풀꽃시인이라기 보다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은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름드리 고목나무 나태주 선생님, 많이 많이 존경합니다.


김지수 선생님이 내신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책도 꼭 읽어보겠습니다. 선생님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선생님의 마음은 이미 하늘까지, 바다까지 닿았습니다.


귀한 책,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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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때론 로맨스 소설 속 주인공처럼 살고 싶다 - 나이가 들어도 로맨스 덕후로 사는 법
정다은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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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현재 공립유치원 교사이고 로맨스소설 덕후입니다.


일찍부터 로맨스소설을 읽기 시작하셨더라고요.

소개해주시는 소설이 정말 낯설지가 않더라고요.


로맨스소설 뿐만 아니라 이 언니 만화도 제법 읽으신 것 같더라고요.

천계영의 언드러그드 보이, 오디션, 원수연의 <풀하우스>, 이미라의 <은비를 위하여>,카미요 요코의 <꽃보다 남자> , 정말 침을 튀기며 밤 새워 수다떨고 싶은 라떼 학창시절인데요.


중학교때부터 도서관 열람실에서 하병무 소설 <남자의 향기>를 시작으로 첫사랑을 시작하셨다니

얼추 저와 비슷한 연대인 40대 초중반일 것으로 짐작합니다.


이 언니 정말 로맨스소설 덕후가 맞아요.


자신이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로맨스소설을 소개하면서 일상을 풀어내고 그 안에서 소소한 깨달음도 얻고 있으니까요.


가사와 육아에 지친 와중에 생기 잃지 않고 즐겁고 행복하게 지내고 싶어 로맨스소설을 꾸준히 읽었다네요.


아이를 재우고 맥주를 한 캔 따서 로맨스소설을 읽으면 하루의 고단함이 눈녹듯 사라진다고 하니까요. 저도 왜 진작 이런 방법을 알지 못했나 하는 아쉬움이 들더라고요.


작가님은 책 첫장에 자신의 썼던 로맨스글을 싣어 놓으셨는데요. 글도 유쾌하고 재미있게 잘 쓰시는 분이라 나중에 작가로 데뷔하지 않으실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단순히 로맨스소설을 읽으면 좋다, 장점이 많다로 그치지 않고 그 안에서 좀더 주변에 좋은 사람, 유쾌하고 행복한 정서를 많이 전달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무엇보다 좋더라고요.


그리고 자신이 해 왔던 연애와 사랑에 대해서도 진솔하게 이야기하는데요. 상대와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하고 치기어리게 굴었던 점, 자존심만 세우고 돌아서서 후회했던 적 등이 적혀 있는데 너무 공감이 가더라고요. 저 또한 그랬어요. 제가 나중에 상처받는 게 두려워 아예 벽을 치거나 자존심만 세운 적이 많았는데 어쨌든 결국에는 다 후회로 남더라고요.

작가님도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게 표현하라고 조언해주시더라고요.


또 자만추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셨는데요.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한다고하면서 매일 집, 회사, 집, 회사 같은 동선으로 하면 연애하기 힘들다고 하셨어요. 동호회든 정기적인 모임이든 적극적이고 사람이 있는 곳으로 뛰어들어야 사랑도 연애도 가능하다고요.


로맨스소설에서는 남자주인공의 조금은 거친 표현 방식이 집착이나 광기, 구속이나 이런 것들로 표현이 되는데 현실에서는 절대 통용되어서는 안된다고요. 자신을 낮추어야 하는 연애는 하지 말라고요. 당당하고 동등한 연애를 해야지, 열등감이나 비하, 자격지심이 드는 연애는 시작과 끝, 모두 힘드니까요.


작가님이 네모와 세모가 만나 동그라미가 되는 것이 결혼이래요. 네모와 세모가 얼마나 힘들겠어요. 작가님도 중매로 만난 뒷태 예쁜 남편분을 만나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계시다네요.

남편분도 무던하시고 좋은 분이신 듯 같더라고요. 글에서 행복함이 무럭무럭 피어나더라고요.

물론 남편분 흉을 조금 보시긴 하셨어요. 답답하다, 많이 먹는다, 등등.


로맨스소설 덕후 작가님 덕분에 많이 설레고 행복했습니다.

소개해주시는 남자 주인공은 왜 이리 멋있고 잘 생기고 능력자에 성격도 좋은건지요.


부록에 알려주신 귀한 묻따읽 로맨스소설 리스트 60권! 너무 너무 감사드립니다.

제 마음의 보석상자 리스트가 추가되었어요.



로맨스소설을 감성 장수를 최고로 높여주는 에세이책입니다.




귀한 책,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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