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사들은 어떻게 어학의 달인이 되었을까? 시즌2
김병두 외 지음 / 투나미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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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등학생 때 꿈이 일본어 통역사였다.

교내 일본어 경시대회에서 1등도 했고, 정지은 은사님께서 어려운 환경에서도 일본어를 열심히 공부하려는 내게 많은 용기를 주셨고, 늘 곁에서 가르침을 주시고 응원해 주셨다.

어른이 되어 일반회사에 취직했다.

여전히 일본어, 영어에 대한 감각은 놓지 않은 채, 앞으로도 계속 공부해야만 한다는 목표가 있었다.

할아버지께서도 일제시대 당시 3개국어를 하시던 분이고, 부모님도 외국어에 재능이 대단하신 것으로 보아,

나도 그 피를 물려받은 것 같다.

애살도 있지만,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발음이나 학습 진보 속도가 타 학생에 비해 좋다는 칭찬을 늘 들어왔다.

어디가서 그런 칭찬을 듣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내 스스로는 전혀 놀랍지 않으나, 다른 사람들 입을 통해 칭찬에 칭찬을 들으며,

나에게 재능이 있나보다 어렴풋이 생각은 했다.

이제 나는 안다.

난 외국어 능력으로 먹고 살 팔자구나. 이게 내 밥줄이고 밥그릇이구나.

그런데 세상엔 놀라울 정도의 대단한 언어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늘 내게 롤 모델이고, 그들의 학습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하여, 투나미스에서 나온 <<통역사들은 어떻게 어학의 달인이 되었을까? 시즌2>> 를 들어봤다.

9명의 통역사 저자들은 각자 어떤 학습법, 외국어 공부 태도, 마음가짐을 소개해 줄까?

2020년 새해엔 기똥찬 한 해를 보내고 싶어 일단 무턱대고 이번달부터 시작한 베트남어 입문과정.

모든 외국어가 그렇지만, 초급자에겐 더 빨리, 더 많이 단어를 외우고, 문장을 해석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이 책을 통해 습득한 팁들을 내 베트남어 공부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흥분된다.

                            

영어 - 저자 김병두 님

영어를 잘한다는 건 '독해력'이 좋다는 것.

영어에 대한 직관력은 영영사전을 통해 습득하자.

'이코노미스트'나 '뉴욕타임스' 등 신문, 잡지, 다양한 고전을 많이 읽으며 배경지식을 많이 늘리자.

앞으로는 특정 시험에 맞추어 공부하지 말고 "전천후로 적용할 수 있는 '범용 독해력'을 기르기 바란다.".

독일어 - 저자 김원아 님

독일어를 잘하고 싶다면 리스닝부터.

독일 고전을 집중적으로 읽고 토론하고 분석했다.

독일에서 생활하는 동안 언어적 능력뿐 아니라 독일의 선진화된 시스템과 합리주의에 의거한 경영철학 및 제도 등을 체득했다. 통번역 업무란 개인적인 경험과 능력을 발전과 도약으로 삼을 수 있는 기회를 의미.

"장인은 숙달해야 탄생한다!"

스페인어 - 곽은경 님

핵심은 전달력.

일대일대응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 우리말에 정확하게 대응하는 스페인어 표현은 고급으로 갈수록 찾아보기 어렵다.

사전에만 의존하지 말고 구글 검색과 친해져라.

뉴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여러번 듣고 핵심내용 파악 후, 처음으로 돌아가 2~3문장씩 듣고 바로 한국어로 통역해 본다.

"일단 시작하자."

러시아어 - 김지은 님

유튜브를 적극 활용하라.

책, 텍스트 읽기.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 혹은 이미 한국어로 예전에 읽어서 내용을 잘 알고 있는 책부터 시작하자.

SNS를 통해 원어민 친구 사귀기.

"너도 사람이고 나도 사람이다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비우고 외국인과 대화를 일단 시작해보자."

프랑스어 - 문소현 님

당신이 외향적인 사람이라면,

원어민이 있는 환경으로 본인을 자꾸 노출한다.

당신이 내향적인 사람이라면,

자투리 시간에는 듣기, 따로 빼놓은 시간에는 읽기와 쓰기, 섀도잉를 한다.

통째로 외워라.

다시 말해보기. 즉, 프랑스어를 프랑스어로 다시 옮겨본다.

"화려한 관광지에서 잠깐 사진 찍고 즐겁게 퇴장하는 것과 같은 마음으로 시작해서는 오래 지속할 수 없다."

<<통역사들은 어떻게 어학의 달인이 되었을까? 시즌2>>는 외국어 학습태도와 방법 그 자체에 관한 꿀팁이 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외국어를 좋아하는 내가 외국어를 더 깊이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하도록 자극했고,

더 깊이 공부하고자 하는 마음을 일게 했다.

외국어 학습 초기엔 멋모르고 일단 배워두는데 혈안이지만, 중급수준 이상이 될 때, 참으로 고민으로 다가오는,

언어문화 환경 차이로 인한, 뉘앙스의 정확한 번역, 해석에 관한 작업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경험담이 특히 흥미롭게 다가왔다. 나는 할 수 없는 부분이니까, 이런 답으로 번역에 결론을 짓는 저자들을 보며, 대단하단 생각이 절로 들었다.

또, 현직 통역사분들이 직장에서 마주하게 되는 상황들, 만나게 되는 다양한 사람들, 외국어를 공부하기 위해 선택한 공부과정 등,

나와는 다른 길을 가고 있는 분들의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세상엔 대단한 사람들이 많구나.

아무튼 일정 정도의 외국어 공부를 하다 잠시 손을 놓은 사람에게 이보다 더 큰 채찍질이 있을까?

"너가 공부해온 길보다 앞으로 더 가야할 길이 많다?"라며 야무지게 속삭여오는 책 덕분에,

올해 나의 외국어 부심은 치솟을 것 같다.

저자들의 경지에 도달할 정도까지 빡시게 공부해서 베트남어 달인이 되자.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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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바침 - 결코 소멸되지 않을 자명한 사물에 바치는 헌사
부르크하르트 슈피넨 지음, 리네 호벤 그림, 김인순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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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내 마음을 끈 책.

부르크하르트 슈피넨의 <<책에 바침>>.

쌤앤파커스에서 책과 예쁜 코르크 코스터가 함께 도착했다.

이름을 한 번에 외우기도 힘든 독일인 저자.

책을 얼마나 사랑하기에 책에 대한 헌사를 책으로 낸 것일까?

기발하고 독특한 상상력이다.

제목부터 마음에 훅-하고 들어와서,

기대하고 펼쳤는데, 역시나.

첫 페이지부터 책을 손에 들고 있는 내 자신이 좋아지고, 그 시간이 행복했다.

책을 좋아하는 독자에게 벅찬 행복을 주는 책이구나.

전자책이 시장에서 괜찮은 호응을 얻고 있는 시대에, 종이책이 그 명맥을 영원히 이어갈 수 있을까?저자는 이러한 질문을 던진다.

나는 전자책은 눈에 피로감이 들어 일단 못 읽겠다. 알라딘 중고서점에 전시되어 있는 전자책 리더기에 도전했다 약간 어지러워서,

역시 난 종이책이다 싶었다.

종이책은 종이책 자체로 고귀한 존재감이 있다.

상상도 못했는데,

책의 역사, 그 역사가 펼쳐지던 시대의 책을 읽던 사람들의 모습, 풍경, 문화, 언어, 그 고고한 정신을 이어받은 현대의 우리 독자들까지, 행복한 옛날여행에 잠시 갔다

겨우 현재로 돌아온 듯한 황홀한 느낌이 든다.

책이란 사물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던 견해와 비슷한 부분이 많아 공감갔다.

이 책을 읽지 않으면 알 수 없었을,

알프레드 폴가르,

오스트리아 작가 페터 알텐베르크 등을 들어보는 계기도 되었다.

생각해 본 적 없는, 책이란 우리의 주인공이 처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들,

예를 들어 서평용 견본으로서의 책의 신분(위치)라든가, 학대를 당한 책이라든가,

버려지게 된 책이라든가 하는 것들은

흥미로웠다.

무의식적으로 독자인 내가 주인공이지,

책이 주인공이란 생각을 해본적은 없는 것 같다.

아마도 저자처럼 책을 책장에 엄청나게 모아놓으며, 책을 모시기 위해 사람이 있는 건지, 사람이 책을 데리고 사는 건지, 헷갈리는 경지가 될 때에야 저러한 생각에 도달하게 될 것 같다.

결국 이 세상의 수많은 사물 중 '책'과 친해질 수 있었던 내 상황에, 내 처지에, 내 성품에 감사하게 된다.

이런 멋진 나로 클 수 있게 한없는 사랑을 베풀어 주신 부모님께 감사하게 된다.

그리고 책 읽는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동생을 낳아주신 부모님께 다시 한 번 더 감사하게 된다.

동생은 정말이지 나의 영혼의 동반자이다.

 

책이란 귀한 물건을 만들어내기 위해,

보이는 곳에서,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과 자원이 동원되는지,

새삼 깨닫는다.

이렇게까지 세밀하게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출판사 업계에 종사하시는 분들, 대단하시다.

새 책은 새 책대로, 헌 책은 헌 책대로 매력이 있다는 저자.

새 책에서는 새 것의 냄새가 난다는 책 속 구절을 읽을 때는, 나도 모르게 <<책에 바침>>의 냄새를 킁킁 맡아보았다.

새 책의 좋은 냄새가 난다.

잉크냄새인지 종이냄새인지 모르겠는,

신선하고 상쾌한 냄새.

마치 책 자신이 되어 책이 사는 곳, 잠시 머무르는 곳, 영원히 잠자고 있는 곳에서의 책의 특성, 책의 기분을 설명해주는 듯한 저자의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재밌기만 하다.

그리고 역시 서점, 헌 책방, 중고서점, 도서관 등 책이 있는 곳에 당장이라도 가고 싶어진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콕중이지만.

내가 집에서 책을 펼쳐들고 있는 그 순간에 존재의 행복감을 전해준 <<책에 바침>>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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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 과녁을 비껴간 내 인생의 또 다른 시작
유명현 지음 / 글라이더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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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들이 많다.

행복한 책 읽기 시간이다.

부산의 미라클북드림센터에서는 의미있는 강연과 서평이벤트를 자주 개최해 주신다.

동생과 그곳의 기적작가님 강연에 몇 번 간 적이 있는데,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부디 모두 건강하시면 좋겠다!

<<나로 태어나줘서 고마워>>란 책 제목에 마음이 동했다. 진심을 다해 이렇게 말할 수 있기 위해서는 정말 내가 더욱 성장해야겠구나 싶었다. 사람들 모두 각자 자신에게 얼마나 많은 사소한 불만과 불평이 있을 것인가?

유명현 작가님은 뉴욕 주립대 교육학석사 학위 취득 후 동시통역가, 영어교육 전문가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시는 분이다.

세상엔 정말 대단한 분들이 많구나.

우물안 개구리여~~:-)

나보다 대단한 시각을 가진 분들을 책을 통해 만나뵐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일이고, 일상의 행복이다. 감사합니다.

목차가 나오기 전,

저자 유명현 작가님의 내 생의 단 한 문장이란 프롤로그에 나오는 누가봐도 외국인인 외국인 노부부의 닭살스런 대사가 부럽다.

내가 당신을 더 사랑하기에,

당신이 나를 더 사랑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는....

사랑스러운 부부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한 레시피'에

'풉'하고 미소지었다.

행복의 마법은 소박한 배려와 노력에 있구나.

저렇게 몇 스푼, 몇 스푼 계량만 해서 뚝딱 휘저어 놓으면 행복이 완성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귀여운 비유다.

착한 사람 증후군.

회사에서도 어릴 때 집에서도 착한 사람 증후군을 앓은 사람이다 나는.

공감이 갔다.

자신이 착한 사람 증후군에 해당하는 사람인지 알아보는 체크리스트는 한 번 쯤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세상 모든 일이 그러하듯이 대인관계에서도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것을 내 탓하지 말고,

그러려니 나랑 인연이 거기까지겠거니 내려놓는 마음이 필요하다.

그래야 생존할 수 있다.

하나하나 일일이 다 신경쓰다가는 머리가 터져나갈 거다.

자유롭고 싶어 나두~~

작가님이 들려준 아픈 통역의 일화.

이혼에 이른 국적이 다른 한 부부의 부부싸움(?)을 통역한 작가님의 일화가 마음 아팠다.

한편으론 영어를 잘 하신다는 능력이 있기에,

약자의 처지에 있는 다른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는 힘이 있어 감사하기도 한 것이지만.

나 또한 이러한 류의 영어 통역을 의뢰받아 한 적이 있다.

베트남 여성분과 결혼한 한국 남성분의 이혼 관련 대화를 통역해 드리는 알바였다.

 

유명현 작가님은 주무대가 아메리카인 만큼, 참으로 다양한 경험담을 내게 들려주었는데,

개비를 돌보는 알바를 하며 개비, 개비 부모에게 일어난 일들을 천천히 읽어내려가는 것은 조금 고통스러웠다...

부부 관계 악화로 알코올 중독에 빠져 재활치료를 받는 진짜 맘을 대신해,

보모 역할을 하는 작가님에게 Mom이라 불렀다는 이야기는 너무 아프고 슬펐다.

사랑, 부모, 아이, 육아 등에 관해 조용히 내 생각을 정리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아이는 이런 환경에서 커야 해요,

부모는 이렇게 아이를 돌봐야 해요, 하는 정석을 소개하는 책이 아닌,

실제 저자가 겪고 느낀 바를 기록으로 읽으니,

절로 내 태도와 자세를 가다듬게 되는 효과가 있었다.

한국 기업을 잘 쳐주지 않는 미국 현지의 문화를 여러 일화를 통해 알 수 있어 한 편으론 씁쓸한 현실이기도 했다.

현지에서 직접 겪으신 분이기에 이런 말씀도 해주실 수 있구나.

워낙 나와 다른 경험들을 많이 쌓으신 분이라,

우물안 개구리인 나에게 "꼭 그렇게 살지 않아도 돼. 다른 행동의 패턴들도 있어."라고 다정하게 말해주는 언니같았다.

사회생활, 가정 내에서 마음을 자주 다치고 상처를 잘 입는 독자들에게 <<나로 태어나줘서 고마워>>는 귀한 친구가 되어 줄 것이다.

이렇게 대단한 이력을 가진 유명현 작가님 또한 사회 생활을 하며 이런저런 상처를 똑같이 입는 연약한 한 인간임에 공감이 되었다. 우리 모두는 같은 인간인 것이다. 내가 귀하듯이, 남도 귀하다. 남이 귀하듯이, 나도 귀하다.

내가 불완전하다는 인식에서부터 출발해,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성장시킬 수 있는 저력을 가진 자만이

세상의 난관을 잘 극복해 나갈 것이다.

모든 것은 나의 마음으로부터 출발한다.

나는 지금 내가 나여서 행복하다.

유명현 작가님을 이렇게 소소하게 알게 되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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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이 상하이 : 항저우.쑤저우 - 2020 최신개정판 인조이 세계여행 23
이나미.민보영 지음 / 넥서스BOOKS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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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019년 7월, 모 대회의 금상 수상자 특전(전국 1등)으로 중국에 간 적이 있다. 이름하여, '중국 장보고 답사'.

작년은 특별히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하여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매원 등을 둘러보러 상하이에 들르는 귀한 일정이 추가되어 더욱 뜻깊었다.

나의 귀한 역량 덕분에,

나는 언젠가는 가보리라 했던 상하이에 조금 더 빨리 당도할 수 있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

돌아보면 뽁이를 임신했을 때 귀하고 좋은 일들이 정말 많아서 행복했다.

당첨운 없던 내가 당첨도 곧잘 되고,

선물도 많이 받고,

좋은 말들도 많이 듣고,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행복했다.

나는 여행을 가기 전에는 여행 뽐뿌 이런 것이 일체 없다가,

막상 여행을 다녀오면,

그곳에서의 아름다운 시간과 추억에 힘입어,

또 가고 싶어져서 다음 여행을 갈망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상하이도 마찬가지다.

가기 전에는 어마어마하게 크고 잘 발달된 대륙이라는 막연한 이미지만 가지고 있었는데,

막상 가보니

'와! 잘 왔다. 왜 이제야 왔지? 중국 넘나 매력있는거!'.

난 오히려 우리나라 사람들 만큼이나

시끌벅쩍하게 오가는 중국인들에 친근함과 매력을 느꼈다. 그런 분위기가 불편하지 않았다. 비슷해서 놀랬을 뿐.

그리고 남이 이미 짜놓은 동선대로 움직여야 하는 일정이었으므로, 그 당시 나의 중국 여행은 장보고와 관련된 역사를 테마로 한 루트였으나, 다음에 개인적으로 중국을 방문한다면,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 중국 고유 문화를 둘러보는 관광을 테마로 한 루트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넥서스북에서 나온 이나미님 민보영님의 <<인조이 상하이>>가 필요했다.

<<인조이 상하이>>를 일단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보는데 내가 간 곳은 정말 일부였구나 싶을 정도로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가 많았다.

이미 내 마음은 상하이 그 거리에 있는듯 했다.

여긴 내가 가본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매원.

한국인이라면 한국인의 얼이 담긴 장소를 찾아 애국심을 고취해보는 여정이 필수라는 생각이다.

선조들의 투쟁과 열정, 혼이 있었기에 내가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누리고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이리라. 감사합니다.

유적지, 박물관, 자연풍경, 카페, 맛집, 쇼핑가 등 각 장소에 대해 지루하지 않게 거의 한 두 줄로 소개하고 있어서,

빠르게 후루룩 넘기며 나와 결이 맞는 관광루트를 짜는데 도움이 된다.

이런 책을 정독할 건 아니잖아.

이번엔 이 루트가 마음에 들고, 다음 여행 땐 저 루트가 마음에 들어오고.

이러한 재미가 있는 책이 여행안내서지 싶다.

상하이에 가봤으나, 가봤다고 할 수 있을까 싶게,

어마어마하게 많은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 살거리가 있어 다시 한 번 놀랐다.

쇼핑 아이템도 다기부터, 차, 전통의상에 이르기까지 많기도 많았다.

지난 상하이 여행에선 상하이의 눈썹 만큼 본 거였구나. ^^;;;

또한 호텔, 교통수단 등 여행 전체 일정을 짜는데 손색이 없게끔 상세하게 정보가 나와 있어,

이 책만으로도 상하이 항저우 쑤저우 여행은 문제가 없겠다!

호텔 컨디션, 각 호텔의 특징, 장점 등을 한 눈에 알 수 있어 편했다.

특히, 책 속에 나오는 모든 관광지를 다 찍을 계획은 당연히 없으므로,

책을 통해 내가 안 갈, 못가볼 관광지에 관한 역사, 문화 정보 안내는 유익했다.

모든 장소를 다 찍지 않아도,

이 장소 저 장소가 연계되어 머릿속에 일정한 특징들이 쏙쏙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내가 가보고 싶은 서점. 책 좋아하는 책쟁이가 들를 곳으로 각 국의 서점이나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만큼 흥미로운 곳이 있을까?

가고 싶다~~ 설렌다~~

이 방대한 자료를 조사하고 자료를 취합한 저자 이나미 님, 민보영님 대단하다.

내가 직접 조사하지 않아도 이 많은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고,

이 정보에 근거해, 여행 동선 짜는데 오히려 내 에너지를 쏟을 수 있으니 얼마나 득인가!

지금은 코로나19때문에 해외여행은 물론 국내여행도 무리지만,

다시 여행할 수 있는 타이밍이 오면,

주저하지 않고 상하이 항저우 쑤저우로 떠나고 싶다.

여행을 통해 내가 보던 세상이 이 지구의 전부가 아님을 깨닫고 크고 깊은 마음과 혜안을 지닌 한 사피엔스가 되길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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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어린 시절이 울고 있다 - 몸에 밴 상처에서 벗어나는 치유의 심리학
다미 샤르프 지음, 서유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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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잘 만났다 싶은 책이 있다. 다미 샤르프 심리치료사 다미 샤르프의 <<당신의 어린 시절이 울고 있다>>라는 치유심리학 책이다.

내가 보는 세계관, 내가 느꼈던 그동안의 감정을 적나라하게 알려준 책이다.

책 전체에 줄을 얼마나 그었는지 모른다.

다 내 얘기같고, 내가 태아 때 분리당한 기억때문에 이러한 감정을 느꼈을 수 있겠구나 싶고, 충격적일만큼 적나라한 가르침에 '신체 심리치료'의 세계에 푹 빠져들었다.

신체 심리치료란 단어가 낯설었는데, 보통 마음, 정신세계에 집중해서 개인의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에서 나아가,

몸이 느끼는 감정, 몸이 기억하는 아픔에서부터 출발해 근원으로부터 치유하는 과정이 일리있어 보였다.

교보문고 대구점에 가니 이 책이 신간 코너에 있던데,

내가 30대 중반 지금 이 시기에 이 책을 알게 되고 다미 샤르프를 알게 된 건 다행스럽다. 감사하다.

책을 읽는 내내 내 몸에서 치유가 일어나는 듯 했다.

태아, 신생아 때의 경험, 그로부터 발생한 기억은 우리의 몸에 저장되고, 비록 어른이 되어 그것을 기억하지 못할 지언정,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세상은 위험한 것 투성이라든가, 사람을 믿을 수가 없다던가, 나와 다른 사람은 뭔가 다르다고 생각한다던가 하는)를 결정하고, 이 때의 기억이 평생 간다는 이론은 14개월 아기를 키우는 엄마인 내게 충격적이었다!

병원에서 자연분만이나 제왕절개를 하고 엄마와 아기는 원치 않아도 갈라진다.

아기의 인권이나 태아, 신생아 때의 기억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무시하는 현재의 의료업계 풍조 속에서 태어난 뽁이 또한,

이미 몸에 큰 상처를 입었을 터.

무서웠다, 이 아이에게 정말 잘 해줘야겠구나.

아기 때의 일을 기억이나 하겠나 싶었지만,

책을 읽다보면 절로 그렇겠구나, 싶어진다.

이 세상의 에너지는 서로 연결되어 있고 이 아이를 이루는 일생 또한 이 아이의 몸과 마음에서 상호작용을 통해 만들어진 생이란 생각에 이르자, 엄마인 내가 반드시 성숙해야겠단 사명감이 생겼다.

정말 잘 키워야겠구나.

아이 키우는 엄마에게 이보다 더 좋은 책이 있을까.

내가 겪은 트라우마를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는 방법을 공부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있을까.

이 책은 나의 육아관이나 아기의 주양육자로서의 책임감에 깊은 영감을 주었다.

특히, 신생아를 키우는 엄마, 아빠들이라면 이 책은 꼭 읽어보면 좋겠다고 권하고 싶다.

시중에 여러 육아서가 나와 있지만,

내가 진정한 어른이 되고 나서 내 아이를 진심으로 돌볼 수 있는 법.

일단은 부모 본인의 상처치유부터 우선이 되어야 하겠다.

어린 시절, 아니 지금까지도 트라우마나 상처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면,

<<당신의 어린 시절이 울고 있다>>를 꼭 읽어보면 좋겠다.

난 두고 두고 치유가 필요할 때마다 읽어볼 거다.

아기가 울 때 그냥 내버려둬야 독립심을 기른다던가 하는 말 다 무시해야 한다, 저자에 따르면.

아기가 울 때 제 때 욕구충족 해주고 스킨십 해주고 함께 있어줘야 아기가 세상에 대해 진정한 애착을 형성한다고 한다.

신생아를 부모가 자는 방과 다른 방에 별도로 재우는 것도 저자는 경고한다.

저자에 따르면, 내가 잘 하고 있구나. :)

내 몸이 자꾸 아픈 이유, 내가 자꾸 불안한 이유, 내가 잠을 설치는 이유 등 의사와 심리치료사에게 묻고 싶었던 내용이 이 책에 다 나와 있었다.

결국은 정신의 세계에 갇혀 몸의 세계에 집중하지 못한 결과로 일어나는 증상들이었다.

얕은 호흡(책에서는 '절약 호흡'이란 용어가 나온다)에서 깊은 심호흡으로 전환하자.

내 머릿속에 넘쳐나는 에너지를 내가 꼭 돌봐야 하는 몸에 흐르게 하자.

교감 신경계와 부교감 신경계의 자가조절능력 저하로 불면증, 불안, 외로움, 우울증이 올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 몸이 하찮은 것, 혹은 기본적으로 나에게 딸려있는 것이라고 교육받아 왔다면,

그것을 뒤집어서 내 몸이 나의 안식처이고 내가 유일하게 자유롭고 편안하게 거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을 갖자.

저자 다미 샤르프가 이토록 여러번 여러 이론을 들어가며 독자들을 치유의 길로 인도하기 위해 노력한 만큼,

독자인 나도 그의 가르침을 발판삼아 좀 더 나은 세상이 있음을 믿어보자.

그리고 내가 한 단계 도약하면, 그 도약을 남들과 나누기 위해 다른 이에게 손길을 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세상에, 내게 꼭 필요했던 책이 내 품에 이리도 적절히 찾아와 주었다니!

감사합니다.

복 된 한 해 입니다.

. 우리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건은 태어난 이후 불과 몇 년의 시간 안에 일어난다. 만성적으로 존재감을 무시당하거나 습관적으로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아도 트라우마는 남는다. 이것이 발달 트라우마의 특징이다. 10쪽

. 상처는 과거에 벌어진 일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자신의 삶과 통합한다는 뜻이다. 새로운 좋은 경험을 만들어서 옛 상처가 더는 지금의 삶을 지배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내가 살아가는 인생에서 유대감을 만드는 것이다. 12쪽

. 발달 트라우마는 어렸을 때 충분히 스킨십을 받지 못했거나 의사 표명을 했을 때 양육자에게 충분한 피드백을 받지 못했을 때도 생길 수 있다. 27쪽

. 몸에 대해 제대로 자각하지 못하면 욕구와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한다. '배-뇌'와 '심장-뇌'를 잘 파악해야 우리가 언제 무엇을 제한하고 쉬고, 먹고, 일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알 수 있다. 29쪽

. 이 세상이 위험한 곳이라는 생각이 너무 강해서 모든 주의력을 그것에 집중하는 사람과 이 세상 사람들이 자신에게 친절하고 자신의 편이 되어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현저하게 다른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30쪽

. 신경계가 자가 조절 능력을 상실한 상태가 오래 지속될수록 사람은 엄청난 피로감을 느낀다. 34쪽

. 가장 좋은 것은 언제나 자신의 욕망을 제대로 느끼고 몸과 감정을 잘 파악하는 것이다. 38쪽

. 만약 어떤 종류의 통증이나 불안 장애, 우울증 같은 증세가 나타난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자기 조절 능력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드러내는 신호이다. 41쪽

. 긴장 상태가 만성화되면 시간이 갈수록 몸의 자세가 굳어지고 성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52쪽

. 억압된 감정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신의 내면을 자각하고 새로운 경험을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정뿐 아니라 몸에도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52쪽

. 몸이 감정뿐 아니라 생각까지 결정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것을 잘 알게 되면 '몸'을 통해 감정과 생각도 바꿀 수 있다. 53쪽

. 사람들이 느끼는 고통 중 많은 부분은 몸을 제대로 느끼는 작업, 즉 '육체화'를 못했기 때문에 일어난다. 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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