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어린 시절이 울고 있다 - 몸에 밴 상처에서 벗어나는 치유의 심리학
다미 샤르프 지음, 서유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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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잘 만났다 싶은 책이 있다. 다미 샤르프 심리치료사 다미 샤르프의 <<당신의 어린 시절이 울고 있다>>라는 치유심리학 책이다.

내가 보는 세계관, 내가 느꼈던 그동안의 감정을 적나라하게 알려준 책이다.

책 전체에 줄을 얼마나 그었는지 모른다.

다 내 얘기같고, 내가 태아 때 분리당한 기억때문에 이러한 감정을 느꼈을 수 있겠구나 싶고, 충격적일만큼 적나라한 가르침에 '신체 심리치료'의 세계에 푹 빠져들었다.

신체 심리치료란 단어가 낯설었는데, 보통 마음, 정신세계에 집중해서 개인의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에서 나아가,

몸이 느끼는 감정, 몸이 기억하는 아픔에서부터 출발해 근원으로부터 치유하는 과정이 일리있어 보였다.

교보문고 대구점에 가니 이 책이 신간 코너에 있던데,

내가 30대 중반 지금 이 시기에 이 책을 알게 되고 다미 샤르프를 알게 된 건 다행스럽다. 감사하다.

책을 읽는 내내 내 몸에서 치유가 일어나는 듯 했다.

태아, 신생아 때의 경험, 그로부터 발생한 기억은 우리의 몸에 저장되고, 비록 어른이 되어 그것을 기억하지 못할 지언정,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세상은 위험한 것 투성이라든가, 사람을 믿을 수가 없다던가, 나와 다른 사람은 뭔가 다르다고 생각한다던가 하는)를 결정하고, 이 때의 기억이 평생 간다는 이론은 14개월 아기를 키우는 엄마인 내게 충격적이었다!

병원에서 자연분만이나 제왕절개를 하고 엄마와 아기는 원치 않아도 갈라진다.

아기의 인권이나 태아, 신생아 때의 기억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무시하는 현재의 의료업계 풍조 속에서 태어난 뽁이 또한,

이미 몸에 큰 상처를 입었을 터.

무서웠다, 이 아이에게 정말 잘 해줘야겠구나.

아기 때의 일을 기억이나 하겠나 싶었지만,

책을 읽다보면 절로 그렇겠구나, 싶어진다.

이 세상의 에너지는 서로 연결되어 있고 이 아이를 이루는 일생 또한 이 아이의 몸과 마음에서 상호작용을 통해 만들어진 생이란 생각에 이르자, 엄마인 내가 반드시 성숙해야겠단 사명감이 생겼다.

정말 잘 키워야겠구나.

아이 키우는 엄마에게 이보다 더 좋은 책이 있을까.

내가 겪은 트라우마를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는 방법을 공부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있을까.

이 책은 나의 육아관이나 아기의 주양육자로서의 책임감에 깊은 영감을 주었다.

특히, 신생아를 키우는 엄마, 아빠들이라면 이 책은 꼭 읽어보면 좋겠다고 권하고 싶다.

시중에 여러 육아서가 나와 있지만,

내가 진정한 어른이 되고 나서 내 아이를 진심으로 돌볼 수 있는 법.

일단은 부모 본인의 상처치유부터 우선이 되어야 하겠다.

어린 시절, 아니 지금까지도 트라우마나 상처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면,

<<당신의 어린 시절이 울고 있다>>를 꼭 읽어보면 좋겠다.

난 두고 두고 치유가 필요할 때마다 읽어볼 거다.

아기가 울 때 그냥 내버려둬야 독립심을 기른다던가 하는 말 다 무시해야 한다, 저자에 따르면.

아기가 울 때 제 때 욕구충족 해주고 스킨십 해주고 함께 있어줘야 아기가 세상에 대해 진정한 애착을 형성한다고 한다.

신생아를 부모가 자는 방과 다른 방에 별도로 재우는 것도 저자는 경고한다.

저자에 따르면, 내가 잘 하고 있구나. :)

내 몸이 자꾸 아픈 이유, 내가 자꾸 불안한 이유, 내가 잠을 설치는 이유 등 의사와 심리치료사에게 묻고 싶었던 내용이 이 책에 다 나와 있었다.

결국은 정신의 세계에 갇혀 몸의 세계에 집중하지 못한 결과로 일어나는 증상들이었다.

얕은 호흡(책에서는 '절약 호흡'이란 용어가 나온다)에서 깊은 심호흡으로 전환하자.

내 머릿속에 넘쳐나는 에너지를 내가 꼭 돌봐야 하는 몸에 흐르게 하자.

교감 신경계와 부교감 신경계의 자가조절능력 저하로 불면증, 불안, 외로움, 우울증이 올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 몸이 하찮은 것, 혹은 기본적으로 나에게 딸려있는 것이라고 교육받아 왔다면,

그것을 뒤집어서 내 몸이 나의 안식처이고 내가 유일하게 자유롭고 편안하게 거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을 갖자.

저자 다미 샤르프가 이토록 여러번 여러 이론을 들어가며 독자들을 치유의 길로 인도하기 위해 노력한 만큼,

독자인 나도 그의 가르침을 발판삼아 좀 더 나은 세상이 있음을 믿어보자.

그리고 내가 한 단계 도약하면, 그 도약을 남들과 나누기 위해 다른 이에게 손길을 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세상에, 내게 꼭 필요했던 책이 내 품에 이리도 적절히 찾아와 주었다니!

감사합니다.

복 된 한 해 입니다.

. 우리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건은 태어난 이후 불과 몇 년의 시간 안에 일어난다. 만성적으로 존재감을 무시당하거나 습관적으로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아도 트라우마는 남는다. 이것이 발달 트라우마의 특징이다. 10쪽

. 상처는 과거에 벌어진 일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자신의 삶과 통합한다는 뜻이다. 새로운 좋은 경험을 만들어서 옛 상처가 더는 지금의 삶을 지배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내가 살아가는 인생에서 유대감을 만드는 것이다. 12쪽

. 발달 트라우마는 어렸을 때 충분히 스킨십을 받지 못했거나 의사 표명을 했을 때 양육자에게 충분한 피드백을 받지 못했을 때도 생길 수 있다. 27쪽

. 몸에 대해 제대로 자각하지 못하면 욕구와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한다. '배-뇌'와 '심장-뇌'를 잘 파악해야 우리가 언제 무엇을 제한하고 쉬고, 먹고, 일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알 수 있다. 29쪽

. 이 세상이 위험한 곳이라는 생각이 너무 강해서 모든 주의력을 그것에 집중하는 사람과 이 세상 사람들이 자신에게 친절하고 자신의 편이 되어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현저하게 다른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30쪽

. 신경계가 자가 조절 능력을 상실한 상태가 오래 지속될수록 사람은 엄청난 피로감을 느낀다. 34쪽

. 가장 좋은 것은 언제나 자신의 욕망을 제대로 느끼고 몸과 감정을 잘 파악하는 것이다. 38쪽

. 만약 어떤 종류의 통증이나 불안 장애, 우울증 같은 증세가 나타난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자기 조절 능력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드러내는 신호이다. 41쪽

. 긴장 상태가 만성화되면 시간이 갈수록 몸의 자세가 굳어지고 성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52쪽

. 억압된 감정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신의 내면을 자각하고 새로운 경험을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정뿐 아니라 몸에도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52쪽

. 몸이 감정뿐 아니라 생각까지 결정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것을 잘 알게 되면 '몸'을 통해 감정과 생각도 바꿀 수 있다. 53쪽

. 사람들이 느끼는 고통 중 많은 부분은 몸을 제대로 느끼는 작업, 즉 '육체화'를 못했기 때문에 일어난다. 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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