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사들은 어떻게 어학의 달인이 되었을까? 시즌2
김병두 외 지음 / 투나미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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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등학생 때 꿈이 일본어 통역사였다.

교내 일본어 경시대회에서 1등도 했고, 정지은 은사님께서 어려운 환경에서도 일본어를 열심히 공부하려는 내게 많은 용기를 주셨고, 늘 곁에서 가르침을 주시고 응원해 주셨다.

어른이 되어 일반회사에 취직했다.

여전히 일본어, 영어에 대한 감각은 놓지 않은 채, 앞으로도 계속 공부해야만 한다는 목표가 있었다.

할아버지께서도 일제시대 당시 3개국어를 하시던 분이고, 부모님도 외국어에 재능이 대단하신 것으로 보아,

나도 그 피를 물려받은 것 같다.

애살도 있지만,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발음이나 학습 진보 속도가 타 학생에 비해 좋다는 칭찬을 늘 들어왔다.

어디가서 그런 칭찬을 듣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내 스스로는 전혀 놀랍지 않으나, 다른 사람들 입을 통해 칭찬에 칭찬을 들으며,

나에게 재능이 있나보다 어렴풋이 생각은 했다.

이제 나는 안다.

난 외국어 능력으로 먹고 살 팔자구나. 이게 내 밥줄이고 밥그릇이구나.

그런데 세상엔 놀라울 정도의 대단한 언어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늘 내게 롤 모델이고, 그들의 학습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하여, 투나미스에서 나온 <<통역사들은 어떻게 어학의 달인이 되었을까? 시즌2>> 를 들어봤다.

9명의 통역사 저자들은 각자 어떤 학습법, 외국어 공부 태도, 마음가짐을 소개해 줄까?

2020년 새해엔 기똥찬 한 해를 보내고 싶어 일단 무턱대고 이번달부터 시작한 베트남어 입문과정.

모든 외국어가 그렇지만, 초급자에겐 더 빨리, 더 많이 단어를 외우고, 문장을 해석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이 책을 통해 습득한 팁들을 내 베트남어 공부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흥분된다.

                            

영어 - 저자 김병두 님

영어를 잘한다는 건 '독해력'이 좋다는 것.

영어에 대한 직관력은 영영사전을 통해 습득하자.

'이코노미스트'나 '뉴욕타임스' 등 신문, 잡지, 다양한 고전을 많이 읽으며 배경지식을 많이 늘리자.

앞으로는 특정 시험에 맞추어 공부하지 말고 "전천후로 적용할 수 있는 '범용 독해력'을 기르기 바란다.".

독일어 - 저자 김원아 님

독일어를 잘하고 싶다면 리스닝부터.

독일 고전을 집중적으로 읽고 토론하고 분석했다.

독일에서 생활하는 동안 언어적 능력뿐 아니라 독일의 선진화된 시스템과 합리주의에 의거한 경영철학 및 제도 등을 체득했다. 통번역 업무란 개인적인 경험과 능력을 발전과 도약으로 삼을 수 있는 기회를 의미.

"장인은 숙달해야 탄생한다!"

스페인어 - 곽은경 님

핵심은 전달력.

일대일대응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 우리말에 정확하게 대응하는 스페인어 표현은 고급으로 갈수록 찾아보기 어렵다.

사전에만 의존하지 말고 구글 검색과 친해져라.

뉴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여러번 듣고 핵심내용 파악 후, 처음으로 돌아가 2~3문장씩 듣고 바로 한국어로 통역해 본다.

"일단 시작하자."

러시아어 - 김지은 님

유튜브를 적극 활용하라.

책, 텍스트 읽기.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 혹은 이미 한국어로 예전에 읽어서 내용을 잘 알고 있는 책부터 시작하자.

SNS를 통해 원어민 친구 사귀기.

"너도 사람이고 나도 사람이다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비우고 외국인과 대화를 일단 시작해보자."

프랑스어 - 문소현 님

당신이 외향적인 사람이라면,

원어민이 있는 환경으로 본인을 자꾸 노출한다.

당신이 내향적인 사람이라면,

자투리 시간에는 듣기, 따로 빼놓은 시간에는 읽기와 쓰기, 섀도잉를 한다.

통째로 외워라.

다시 말해보기. 즉, 프랑스어를 프랑스어로 다시 옮겨본다.

"화려한 관광지에서 잠깐 사진 찍고 즐겁게 퇴장하는 것과 같은 마음으로 시작해서는 오래 지속할 수 없다."

<<통역사들은 어떻게 어학의 달인이 되었을까? 시즌2>>는 외국어 학습태도와 방법 그 자체에 관한 꿀팁이 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외국어를 좋아하는 내가 외국어를 더 깊이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하도록 자극했고,

더 깊이 공부하고자 하는 마음을 일게 했다.

외국어 학습 초기엔 멋모르고 일단 배워두는데 혈안이지만, 중급수준 이상이 될 때, 참으로 고민으로 다가오는,

언어문화 환경 차이로 인한, 뉘앙스의 정확한 번역, 해석에 관한 작업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경험담이 특히 흥미롭게 다가왔다. 나는 할 수 없는 부분이니까, 이런 답으로 번역에 결론을 짓는 저자들을 보며, 대단하단 생각이 절로 들었다.

또, 현직 통역사분들이 직장에서 마주하게 되는 상황들, 만나게 되는 다양한 사람들, 외국어를 공부하기 위해 선택한 공부과정 등,

나와는 다른 길을 가고 있는 분들의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세상엔 대단한 사람들이 많구나.

아무튼 일정 정도의 외국어 공부를 하다 잠시 손을 놓은 사람에게 이보다 더 큰 채찍질이 있을까?

"너가 공부해온 길보다 앞으로 더 가야할 길이 많다?"라며 야무지게 속삭여오는 책 덕분에,

올해 나의 외국어 부심은 치솟을 것 같다.

저자들의 경지에 도달할 정도까지 빡시게 공부해서 베트남어 달인이 되자.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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