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네
김현주 지음 / 바이시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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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으로 가득 차 신나게 놀았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꺼내 보기 딱 좋은 책을 만났는데

바로 김현주 작가님의 <그네>이다.

제목부터 뭔가 흔들흔들 재미있는 일이 생길 것만 같다.

 

난 어릴 때 그네를 좋아하기도 했고 잘 타기도 했다.

높이 올라가 뛰어내리기까지도 재미있어하는 아이였으니까.

 

남원 광한루엔 춘향이가 타는 긴 줄의 그네가 있었다.

줄이 길고 무거워서 어지간해서는 잘 굴러지지 않는다.

그 긴 줄의 그네도 타기를 시도했었고 절반의 성공도 했었다.

(처음엔 누군가 살짝 밀어줬었기 때문에)

 

난 지금도 밤 산책을 나가는 날은 가끔 아파트 놀이터에 있는 그네에 앉는다.

눕다시피 그네에 앉아 바라보는 밤하늘은 늘 포근하다.

그 느낌이 좋아 어른이 아이들 그네에 앉는 만행을 저지르곤 한다.

 

김현주 작가님은 자신의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타던 그네를 떠올리며

그네만 타면 집 마당이 우주만큼 커졌다고 고백한다. 그 기분을 알 것 같다.

 

oo....

그네하면 떠오르는 의태어를 만들어 가며

육지, 하늘, 바다의 동.식물 친구들이 하나 되는 그네놀이가 얼마나 재미있었을지는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다 보면 충분히 전해진다.

점점 늘어가는 친구들, 급기야는 줄이 끊어질 위기가 오는데

또 이것을 해결해 주는 멋진 친구도 등장한다.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친구들과 어울려 목젖이 보이도록 웃으며 놀면 좋겠다.

함께해서 즐겁고, 내 힘으로 친구들을 도와줘서 행복한 기쁨을 알게 되는 아이들.

그 세계가 <그네> 속에 들어있어서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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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1948 바람청소년문고 15
심진규 지음 / 천개의바람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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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시간 동안 가장 인기 있었던 여행지는 제주도였다.

사람들이 쉼과 일상의 여유를 누릴 수 있도록 아름다운 자연을 내어 주는 섬, 제주도.

하지만 그 아름다운 섬에도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아픔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였음이 부끄러울 정도로 근현대사에 관심을 두지 않았었고

제주 4.3항쟁에 대한 역사적인 사실을 알게 된 시기는 10여년이 조금 넘은 때였던 것 같다.

 

연수원에 근무하며 제주 4.3항쟁에 관한 연수프로그램을 접하게 되었고

자세히 알면 알수록 기가 막히고 어처구니 없는 사실에 부하가 치밀어 오르기도 했었다.

제주에서 진행된 연수 중 한OO 장학사의 강의는 너무너무 충격적이었고,

그 고통의 장소와 순간들을 보고 들으며 그동안 아름답기만 했던 제주가 아픔의 섬으로 다가왔었다.

내가 서 있던 그 장소에서 이유도 모른 채 죽어 갔던 많은 영혼들에게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만 가득했을 뿐 내가 뭘 해야 하나? 라는 숙제를 안고 왔던 시간이기도 했었다.

너븐숭이 기념관에서 만났던 그림 한 장면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죽은 어미의 저고리를 풀어 젖가슴을 찾던 아이의 그림...

 

이렇게 아픔의 섬 제주를 기억하기에 충분한 책 <, 1948>

<강을 건너는 아이>로 잘 알려진 심진규 작가의 역사 소설이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사형 집행 1호로 역사에 기록된

문상길과 손선호 두 사람을 주인공으로 씌여진 이 책에서 작가는

여러분, 제주 4.3민중 항쟁을 기억해 주십시오. 희생자들이 살아서 돌아올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우리 기억에서 잊히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한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내가 해야 할 숙제를 찾아 낸 기분이 들었다.

4.3항쟁에 대해 말하고 기억하고 전달하는 것.

이것이 내가 빚진 마음으로 찾아낸 숙제이다.

 

진수와 친구들에게

진숙과 순옥에게

기욱과 상길과 선호에게

잊지 않겠다고, 기억하고 전하겠다고 다짐하며 이 책을 덮었다.

 

흰 눈밭에 쓰러진 선량한 시민들의 붉은 피가

벌겋게 피었다가 툭 떨어지는 동백꽃을 닮았다고 해서 4.3항쟁을 동백으로 비유하기도 한다.

제주 4.3항쟁을 기억하기 위한 그림책이며 소설들이 더 많이 나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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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치와 나
알리시아 아코스타 지음, 메르세 갈리 그림, 김혜진 옮김 / 명랑한책방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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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많은 누군가와 늘 이별하며 산다.

사랑하는 가족일 수도 있고,

애정을 쏟아부은 반려동물이나 반려식물일 수도 있고,

친구나 또는 나와 직접적인 상관없는 그 누군가와도...

 

그 애정의 정도와 깊이에 따라

이별 후에 느끼는 아픔도 각양각색일 것이고...

 

<뭉치와 나> 책 속에서 뭉치를 떠나 보낸 주인공은

그 슬픔을 머리 위에 내려 앉은 먹구름,

눈에 비누가 들어간 것 같은 눈물남,

그리고 숨조차 쉴 수 없도록 칭칭 감은 문어의 다리로 표현한다.

 

생각해 보니 정말 딱 맞는 비유인듯하다.

 

그럴 때 주인공은 아빠, 엄마, 할머니를 통해 그 감정들을 공감 받는다.

그리고 뭉치와의 즐거운 추억들을 떠올리며 그 슬픔의 무게를 줄여 나간다.

 

슬픔과 우울의 감정을 치유하는,

의외로 쉬운 방법을 깨달은 주인공은

머리 위 먹구름, 비누 같은 매운 눈물, 문어의 답답함이 조여올 때마다

마음 속에서 늘 자신의 곁을 지키는 뭉치를 떠올릴 수 있다.

함께 한 추억 속의 뭉치는 주인공에게 여전히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친구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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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 바닷가 - 1992 칼데콧 아너 상 수상작
페이스 링골드 지음, 조은 옮김 / 딸기책방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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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 위,아랫부분에 아름다운 퀼트천이 그려져 있다.

미국의 조지 워싱턴 다리 위를 날아다니는 작가의 어린 시절을 모습과 상상이 담긴

<옥상 바닷가>는 작가인 페이스 링골드의 퀼트 작품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다리 위의 여자들]이라는 5연작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며 현재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그래서 각 페이지의 아랫단에도 계속 퀼트 그림이 나오는구나!’

 

<옥상 바닷가>의 주인공인 캐시는 여덟 살이지만 가고픈 곳 어디든 자유로이 갈 수 있다.

물론 상상으로...

아파트 작은 옥상에서 보이는 조지 워싱턴 다리는 캐시가 태어난 날에 개통되었고,

아빠는 그 다리를 세울 때 그곳에서 일하셨다고 해서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다리였다.

캐시는 조지 워싱턴 다리 위도 날아보고, 아빠 일터에도 따라가 보았다.

피부가 검다는 이유로 아빠는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못됐지만

캐시의 상상 속에선 아빠께 노동조합의 건물도 선물하고,

아빠의 일자리도 구하며, 아무 걱정 없이 늦잠 자는 엄마도 있다.

또 매일 후식으로 아이스크림도 먹을 수 있고...

 

캐시의 상상 속 여행을 가능하게 해준 아파트 옥상.

할렘가 사람들은 검정색 방수페인트, 타르가 발라진 옥상을 해변이라 불렀다.

<옥상 바닷가>는 가난과 불평등에 서러움을 받던 캐시의 가족과 이웃들이 자유롭게 상상하며

미래의 희망을 꿈꿀 수 있었던 유일한 곳이기도 했다.

특히 캐시는 작가가 꿈꾸는 영웅적이고 창조적인 일을 하는 흑인 여성의 모델로서

흑인 노예들의 간절한 소망인 자유의 몸이 되는 장면을 날아다니는 장면으로 표현하고 있다.

 

가난하지만 옥상 바닷가에서 꿈꾸는 곳으로 자유롭게 여행을 떠나는 캐시의 모습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던 사람들의 마음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렇게 꿈꾸던 소녀는 결국 자신의 소망을 이루는 멋진 삶을 살아냈다.

꿈꾸는 시간이 얼마나 우리 삶을 이끌어 가는 힘이 있는지 느낄 수 있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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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웜뱃 피아니스트, 월리 그림책 숲 29
로타 텝 지음, 카밀라 핀토나토 그림, 김여진 옮김 / 브와포레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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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의 최고보다 과정을 즐기고, 경쟁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책!

<세계 최고의 웜뱃 피아니스트 월리>를 소개하는 카피 문구다.

세계 최고가 되려면 얼마나 많은 경쟁을 이겨내야 했을 텐데

경쟁을 무의미하게 만든 책이라고?

그랜드 피아노 앞에서 인사하는 웜뱃 그림이 그려진 표지를 얼른 펼쳐 봤다.

 

월리는 피아노를 정말 좋아하는 웜뱃이다.

그리고 그는 세계 최고의 웜뱃 피아니스트가 되었다.

하지만 곧 더 뛰어난 웜뱃 피아니스트 와일리가 나타났다.

그래서 월리는 탭댄스를 추면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세계 최고의 웜뱃 피아니스트가 되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와일리가 탭댄스를 더 능숙하게 추며 더 뛰어난 웜뱃 피아니스트가 되었다.

 

자신이 노력한 결과보다 늘 한 수 위인 와일리와 경쟁하던 월리는 어느날 이렇게 외쳤다.

더 이상 못 하겠어!”

월리는 피아노를 덮어버리고 땅속 집으로 들어가 버렸다.

최고가 될 수 없다면 피아노를 그만 치는 게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와일리가 월리를 찾아와서 예전에 함께 피아노 연주하는 때가 그립다고 했다.

그제서야 와일리 덕분에 피아노를 더 열심히 치게 됐던 기억을 떠올린 월리는

와일리와 둘이 함께 공연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둘은 열심히 연습한 결과 성공적인 공연을 마쳤지만 머지않아

둘보다 더 뛰어난 피아니스트가 나타났다는 것을 확인하고 난감해한다.

 

, 그래서 경쟁의 의미가 없는 책이라고 했나보다.

내가 노력해서 이룬 것보다 더 잘하는 누군가는 꼭 나타나게 되어 있으니까 말이다.

 

스포츠의 세계도 그렇지 않는가?

기록은 깨기 위해서 존재한다는 말처럼 목표가 되는 기록이 있기 때문에

그 기록을 갱신하려는 선수들의 노력이 있고 그 결과로 기록은 점점 좋아지니까 말이다.

 

월리와 와일리는 어떤 피아니스트가 됐을까?

월리가 와일리 덕분에 피아노 실력이 좋아졌다고 말할 때 고마운 마음으로 고백했듯이

월리와 와일리가 자신들이 잘하는 것들을 찾아 즐기며 공연을 하는 피아니스트들이 되면 좋겠다.

패배감을 가지고 공연하는 피아니스트가 아니라 자신들이 먼저 즐길 수 있는 행복한 공연을 만들어 간다면 그 공연을 보는 관객들에게 월리와 와일리는 최고의 웜뱃 피아니스트로 남을테니까 ....

월리와 와일리가 단순히 피아노만 연주하는 피아니스트가 아니라

탭탠스, 공굴리기, 눈 가리고 외발자전거 타기, 불꽃 내뿜고 훌라후프 동리기 등을

융합해서 공연할 수 있었던 것은 피아노 연주를 정말 사랑해서 더 재밌게 즐길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어떤 일을 할 때 더 잘하고 싶은 스스로의 기대가 있고 그 기대는 만족감을 채워주기에 충분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우리 동네에 월리와 와일리의 합동 공연 무대가 찾아오면 좋겠다.

1등으로 R석을 예매할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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