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 2025년 전국 기적의 도서관 선정도서 한울림 꼬마별 그림책
김병하 지음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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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세상에서 정신없이 살다 보면

하찮고 작은 것들에 대해 무심해지고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어느 날 베란다 화분에서 수줍게 피어있는 꽃을 발견했을 때,

학교 텃밭의 사과나무에 해충이 잔뜩 끼어 잎은 말라지고 거미줄 투성일 때,

여름이 다가오는데 겨울 실내화를 꺼내 싣는 아이를 봤을 때도

바쁘다는 핑계로 마음 쓰지 못하고 지나쳐 버린 순간에 대한

주인, 어른으로서의 미안함과 속상함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작고, 여리고, 약한 것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따뜻한 그림과 글로 역어 낸

김병하 작가의 <미안해>를 보고 나니 더욱 그런 마음이다.

 

자신이 가꾸는 텃밭 작물들에게 온갖 정성을 다하는

김씨 아저씨 눈에는 온통 텃밭 채소만 보입니다.

텃밭의 작물을 수확해 돌아오던 중에 무심코 밟은 길가의 민들레를 발견하고

미안함에 쪼그려 앉아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

니가...

거기 있었구나....’

 

앞만 보고 달리느라 의식도 없이 밟아댔던 내 발걸음에 치어

부러지고, 떨어지고, 상처투성이가 되어버린 민들레에게 보내는

작가의 미안함과 부끄러움, 자책 등

얼마나 많은 감정들이 오갔을지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공감이 됐다.

내 것에만 집중하고 공들이는 것이 아니라

존재 자체를 귀히 여기고 늘 바라봐 주는 시선의 부재가

사람을 참 부끄럽게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상처난 민들레 주위에 동그랗게 돌담을 쌓아주는 마음은

김씨 아저씨의 사랑이었음을 기억한다.

 

어디 동, 식물에게만 그랬을까?

내 주변에 있는 약한 사람들에게 함부로 대함으로써

그들에게 마음 아픈 상처를 주지나 않았을지

조심스럽게 나를 들여다보게 만드는 따끔하면서도 따뜻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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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린고비
노인경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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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을 좋아한다.

먹었다 하면 한 줄로는 양이 차지 않아 기본이 두 줄 정도는 먹어야 한다.

그래서 김밥 한 줄 주면 섭섭하다.

우영우만 김밥을 좋아하는 건 아니다.

 

노인경 작가의 <자린고비>에 나오는 주인공 고비씨는

하루 두 끼 식사를 모두 김밥으로 해결한다.

그것도 최대한 천천히, 얇게 썰어 속을 하나씩 하나씩 빼먹는다.

그리고 일 년 내내 검정색 못만 입는다.

심지어 속옷까지도...

 

늘 걸어다니고

신선한 물건은 사 본 적이 없으며

여름엔 냉방 시설이 잘 된 도서관,

겨울엔 난방 텐트를 사용하며 살고 있으니

<자린 고비>라는 말과 딱 어울리는 주인공이다.

 

그렇다고 고비씨가 무일푼 가난쟁이는 또 아니다.

통장의 잔고는 제법 쌓여 있으니 말이다.

그림을 그리며 마감 날짜는 칼같이 지키는 덕분에

일상을 누리며 살만큼의 여유는 있으나

강박처럼 짠순이 생활을 벗지 못하는 고비씨에게

일을 의뢰하던 편집자가 건넨 신선한 방울토마토 한 팩으로

고비씨의 일상에 보이지 않는 틈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신선한 경험,

애써 누르며, 피하며 살았던 일상들을 조금씩 경험하며

자신의 틀을 깨기 시작한 고비씨가 드디어

점심 메뉴로 김밥이 아닌 떡볶이를 주문하던 날은

새로운 일상으로 걸어 들어간 순간이었다.

 

시작부터 내내 흑백이었던 그림은 그때부터 비로소 색을 입기 시작했다.

그것도 청량한 하늘빛 색을...

여전히 검정옷을 입고 있는 고비씨지만

일 년 사계절이 고유의 색으로 표현된 풍경 속에

고비씨가 담겨 있음이 너무 좋았다.

 

타인을 향해 던진 따뜻한 온기가

그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나는 누구에게 나의 온기를 전할 것인가?

나의 온기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없는가?

내 주변을 돌아보게 하는 시간을 만나고

따뜻한 온기 속으로 들어 온 고비씨의 다음 행보를 응원하며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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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마 게임 아저씨 마음똑똑 (책콩 그림책) 63
도네 겐고 지음, 김지연 옮김 / 책과콩나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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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지만

난 사우나나 참숯가마에서 땀 빼는 걸 정말 좋아한다.

날마다 하라고 해도 가능할 정도로 좋아하는 일이다.

어른이고 다행히 절제가 가능해서 나의 일상생활을 방해하지 않아 다행이지만

본인 스스로 절제할 수 없을 정도로 푹 빠진 일상이 있다면 고민되지 않을 수 없다.

 

<오지 마 게임 아저씨>의 주인공은 게임에 푸~~~욱 빠져있다.

주인공은 이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일이 게임이다.

안 해 본 게임이 없을 정도로 게임광인 주인공에게

새로운 게임을 선물해준 게임 아저씨가 등장한다.

이 게임 아저씨는 엄마의 부탁을 받고 주인공을 찾아 온 것이다.

 

첫 날 밤 늦게까지 신나게 게임을 하고 돌아간 게임 아저씨는

다음 날 또 다른 아저씨와 함께 찾아왔다.

그다음 날은 게임 아저씨가 세 명,

그다음 날은 네 명.....

너무 많은 게임 아저씨가 주인공과 게임하기를 원해

주인공은 드디어 폭탄선언을 하고 만다.

이제 게임 안 해!”

 

하루 종일 게임에 빠진 아들을 위해 엄마가 생각해 낸 방법은

게임 때문에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만든 거예요.

그토록 좋아했던 게임 때문에 이제는 친구들과 밖에서 놀지도 못하고

엄마 심부름도 못가고, 목욕도 못하는 상황이 되자

주인공은 게임만 하는 게 좋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고

이젠 게임이 아닌 다른 일들도 소중하고,

꼭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절실히 알게 된 것이었다.

 

만화처럼 단순하면서도 귀여운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이해하기 쉽고 친근한 그림으로 만화 한 편 읽은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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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체조대회 - 2022년 행복한 아침독서 추천도서, 2022년 제2회 도깨비 그림책 문학상 본심 선정도서,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이제경 지음 / 문화온도 씨도씨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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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출판사 책 한 권을 읽었는데 작가의 상상력이 무척 재미있다.

문화온도C°C 의 홈페이지를 가보니 출판, 전시, 교육, 문화기획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출판사인 것 같다.

[0도에서 100

액화되고 기화되는 문화의 온도] 라는 소개 카피를 보니

출판사 이름에 대한 이해도가 확 올라갔다.

 

<할머니 체조 대회>는 대회명 그대로 전 세계 할머니들의 체조 대회 이야기이다.

가족들을 위해 한평생 헌신하며 살아오신 할머니들의 몸은

날씬한 몸매도 아니고 유연한 몸도 아니다.

그런 몸으로 체조대회에 참여한 세계 각국의 할머니들의 소녀시절을 통해

참가국의 전통문화를 다양하게 엿볼 수 있어서 그 점도 재미있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할머니는 어떤 시절을 추억하셨을까?

책장을 넘기기 전 나만의 상상의 시간을 가졌다,

지금 할머니라면 고무줄놀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아님 김장 담그기? 동네 냇가에서 빨래하기?...

이런저런 상상을 하며 책장을 넘겼는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할머니의 출전 종목은 바로 뜀틀!

할머니가 뜀틀에 손을 대는 순간, 뜀틀은 거대한 밀가루 반죽으로 변했고

그 밀가루 반죽으로 수제비를 뜨는 이야기가 나왔다.

 

, 그래. 그럴 수 있겠구나.

가난한 시절 할머니가 어렸을 때 밀가루는 거의 주식이었을 거야.

수제비, 칼국수, 막걸리빵 등 맛있는 음식들이 생각날 연세이긴 하겠다

생각하며 혼자 미소 지었다.

 

출전국과 어울리는 체조 종목을 구상하고

그 나라의 문화와 연결지어 스토리를 구상한 작가의 아이디어가 신선하고

대회를 꼭 경쟁의 장으로 생각하지 않고 기차놀이를 통해

연대의 장으로 만든 마무리도 참 훈훈하고 좋았다.

 

한 평생 날고 싶고, 뛰고 싶고, 달리고 싶었을 할머니들의 인생을

체조대회를 통해 청춘시절을 회상하며

실수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하고 있는 할머니들의 모습은

우리 엄마이고, 내 어린 시절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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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뱀이 좋아 마음별 그림책 25
가니에 안즈 지음, 이구름 옮김 / 나는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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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과 쥐를 끔찍이도 싫어하는 내가

뱀이 좋다는 하나 이야기가 궁금한건 당연하겠지?

뱀과 빨간 뱀딸기 그리가 하나가 그려진 <하나는 뱀이 좋아> 책 표지의

제목 타이포에도 뱀이 그려져 있는 거 있어.

정말 하나는 뱀이 좋은가 봐.

 

그런데 하나는 뱀만 좋아하는 게 아니야.

좀뒤영벌이라고 들어 봤니?

벌침을 쏘지 않는 벌이라 하나는 연필에 실을 매달아

필통 속에 넣어 다기기도 한단다.

 

그리고 개구리, 도마뱀, 거미, 박쥐, 심지어 지렁이도 좋아해.

하나는 세상의 모든 동물들을 다 좋아하는 것 같아.

 

하나는 자기가 좋아하는 동물들을 데리가 가서

친구들에게 보여주지만 친구들은 다들 깜짝 놀라 도망가기 바빴어.

선생님은 몽땅 갖다 버리고 와.”라고 하시지 뭐야?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친구들과 선생님 때문에

다시는 좋아하는 것이 생겨도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하나에게

하루라는 친구의 반응은 달았어.

하나가 좋아하는 뱀이 예쁘다고 말해 주는 거 있지.

 

하나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관심 가져주고 좋아해 주는 하루가

너무너무 고마웠을 거야.

그리고 하루가 무얼 좋아하는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겠지?

하루가 자기에게 그런 관심을 보여주었던 것처럼 말이야.

 

나와 전혀 다른 취향을 가진 친구에게 선생님처럼 말하지 않으면 좋겠어.

다른 친구가 좋아하는 것들이 내 맘에 들지 않아도

그 친구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소중히 여겨주었으면 해.

나와 다른 생각, 다른 취미, 다른 성격인 친구를 만날 땐

그냥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친구를 대해주렴.

그러면 그 친구도 너에게 그렇게 대해 줄거야.

세상에 나랑 똑같은 사람만 산다면 그것도 재미없을 것 같지 않니?

서로 다른 사람들이 서로 다른 생각을 나누면서 사는 세상이

훨씬 신나고 재미있지 않을까?

무지개 색깔처럼 따로 또 같이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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