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포옹 맑은아이 9
라나킴 지음 / 맑은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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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사람들의 옷 조각을 가지고 있으면

항상 함께 있는 기분이 들어서 행복해져요

 

<커다란 포옹>에 나오는 말이예요.

이 말은 라나킴 작가님이 천으로 만든 브로치 선물을 받고

떠올린 생각이었는데 그 생각이 다듬어져 책으로 만들어진 것이래요.

그래서 주인공 루루도 같은 말을 한답니다.

 

사람들이 좋은 루루는 엉뚱하게도 사람들의 옷을 조각내 가져와요.

덕분에 거리에는 배꼽이 보이거나 엉덩이가 보이는 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넘쳐나고 서로 깔깔거리며 웃어요.

그러다가 자신의 모습도 마찬가지라는 걸 알고는 불같이 화를 내지요.

 

가위를 든 루루를 발견한 사람들은

동네 외딴곳에 있는 루루의 집을 찾아갔다가 깜짝 놀랐어요.

자신들의 옷조각들이 루루의 집 거실에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에

예쁘게 장식되어 있는 게 아니겠어요?

알록달록 빛나는 모습으로요.

 

사람들을 그리워 하던 루루는 자신의 집에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게 너무 좋았지요.

그리고 옷에 구멍을 낸 걸 사과했어요.

 

루루의 진심을 알게 된 마을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가 어떤 일을 시작했는데

그 일은 무엇이었을까요?

책을 끝까지 읽으면 퀼트의 유래도 알수 있게 된답니다.

 

우리는 어떤 물건 속에서 함께한 사람들과의 추억을 떠올릴 때가 많지요.

거실 창 앞에 있던 흔들의자 한 개,

어릴 때 함께 한 애착 인형이나 이불,

엄마가 만들어 준 원피스....

 

그 물건 속엔 함께한 사람들의 사랑이 담겨 있어요.

사랑받고, 관심받고 싶었던 루루의 속마음을 알아 챈

마을 사람들의 따뜻한 사랑은 커다란 포옹이 되어 루루를 감싸 안았어요.

이제 외롭지 않게 된 루루가 더 행복해질 것 같아요.

루루에게도 좋아하는 사람들의 옷조각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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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돌멩이 올리 그림책 23
사카모토 치아키 지음, 황진희 옮김 / 올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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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면지 한 귀퉁이에 놓인 고양이 사료가 가득 담긴 그릇이

뒷 면지에서는 사료 몇 알만 남긴 채 깨끗이 비워져 있다.

<나는 돌멩이>를 읽기 전엔 무연고 고양이들을 돌보는 이야기인가? 했었는데

읽고 나서보니 상대에게 베푼 작은 관심과 사랑이

희망과 따뜻한 온기로 마음을 포근하게 덮어주는 이야기였다.

 

안녕, 반가워, 오늘은 어땠어?, 잘 먹을게, 고마워, 기뻐, 잘 자 등

일상에서 쓰는 상대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입을 꾹 다문 채 마음 문을 닫아 버린 누군가의 마음을 열어 준다면

그보다 더 기쁜 일은 없을 것이다.

 

한 자리에 앉아 소리 한마디 뱉어내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은 안으로만 삼켜버리고 마는 돌멩이처럼

외롭지 않기 위해, 상처받지 않기 위해 모든 이들에게

굳게 입을 다물어 버리고 몸 안 깊숙이 말을 삼켜버리는 고양이는

어느 날 먹이를 들고 나타난 소녀의 말 한마디에 변화를 일으킨다.

 

안녕

첫 마디 인사말과 정성껏 준비해 준 먹이를 먹던 고양이는

더 먹고 싶다는 간절한 갈망을 담아 큰 소리로

더 더 더 먹 고 싶 어라고 말한다.

드디어 몸 안 깊숙이 숨겨 뒀던 말을 밖으로 끄집어 낸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무심한 척 대했던 돌멩이에게 잘 지내라고 말한다.

 

따뜻한 관심과 환대는 누구에게나 자신의 능력을 깨닫게 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외로울까봐, 상처받을까봐 먼저 다가가기를 두려워하고

자신을 드러내기를 힘들어 했던 고양이가

먼저 돌멩이에게 말을 건네는 모습이라서 좋았다.

 

종이판화라는 독특한 방법으로 제작된 <나는 돌멩이>는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고 한다.

이렇게 마음 따뜻한 고양이 집사들이 많아진다면 길냥이라 할지라도 외롭지 않을 것 같다.

묘생의 삶을 살아가며 침묵했던 고양이와 길가에 뒹구는 돌멩이의 수다가 기대되는 책이다.

벌써 조잘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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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을 쓴 여우 - 2021년 화이트 레이븐스 선정작 함께 놀 궁리 6
솔 운두라가.무헤르 갈리나 지음, 문주선 옮김 / 놀궁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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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시사회에서 소개받고 서평단을 통해 책으로 만난 <수박을 쓴 여우>

내게 그리 편안하게만 다가온 책은 아니었다.

 

여우는 다 고기를 먹는 육식동물이라는 편견을 가진 토끼들은

채식주의자 여우 고기씨가 무서워 슬슬 피한다.

고기보다는 수박, , 축제 등을 좋아하는 고기씨.

어느날 채식주의자들의 골짜기에서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길을 떠났지만

자신을 닭 먹는 여우로 오해할까 봐 쉽게 축제장으로 가질 못한다

망원경으로 바라 본 축제 장소에는 다양한 동물들이 있다.

상식을 깬 다양한 모습으로...

 

며칠을 고민하다 꾀를 낸 고기씨는 수박을 반으로 잘라 속은 먹은 후

껍질에 구멍을 낸 다음 머리에 뒤집어 쓰고 수박 보트를 타고 축제장으로 들어갔다.

모두에게 환영받은 고기씨는 음악에 맞춰 즐겁게 춤을 추다가

바나나 껍질에 미끄러져 수박 투구가 벗겨져 버리고 말았다.

그 순간 망했다고 생각하는 고기씨와 달리

그곳에 모인 다른 동물들은 고기씨를 두려워하지 않고 달려와

치료를 해주고 안부를 물어주는게 아닌가?

고기씨의 노래에 맞춰 다른 동물들이 춤추는 모습으로 이야기는 마무리 된다.

 

사실 채식주의자들의 골짜기는 모든 게 용납되는 장소였다.

여우이지만 고기를 먹지 않을 수 있고,

수탉처럼 근육이 빵빵한 암탉도 있고,

판다와 사자가 서로 사랑하는 연인이기도 하고,

황소가 폴댄스도 추고...

자신의 존재 자체로 용납되는 사회가 바로 사실 채식주의자들의 골짜기였다.

 

<수박을 쓴 여우>는 그림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그림책이다.

보이는 겉모습에 신경 쓰며 사는 고기씨의 모습이 현대인의 모습과 겹쳐 보이고

다양한 고정관념과 편견들을 깰 수 있는 장치들을 그림 속에 표현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들이민다.

그래서 내가 이 책이 마냥 즐겁고 재미있는 책으로만 읽히지는 않았던 것 같다.

내 속에 존재하고 있는 고정관념과 편견들이

존재 자체로의 내 모습 그대로 세상에 드러내길 두려워하는 고기씨를 닮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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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 me through, Mumu! - <내 친구 무무> 영문판 그림책 숲 3
김희연 글.그림 / 브와포레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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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와포레에서 출간된 김희연 작가의 <내 친구 무무>

영어판 책 <Let me through, Mumu!>를 만났어요.

쉬운 영어 문장으로 되어 있어 초등 고학년 정도이면

대부분의 뜻을 이해하는데 크게 어렵지는 않을 것 같네요.

 

주인공 다빈이에게 생긴 고민.

그것은 단짝 친구인 솔이네 옆집에 새로운 사람들이 이사 오면서부터 생겼는데

그것은 바로 이사 온 집에 살고 있는 개 무무 때문이었지요.

어찌나 사납게 짖어대는지 무무를 지나쳐 솔이에게 가는 게 너무너무 무서웠거든요.

 

다빈이는 엄마 옷을 입고 어른처럼 꾸며 무무 앞을 지나가려 해봤지만 실패!

커다란 몬스터 인형도, 맛있는 케익도 소용없고

무무가 잠든 틈을 타 살금살금 지나가려던 노력도 다 물거품이 되고 말았어요.

 

어느 날 우연히 만난 무무의 주인 아줌마로부터 무무에 대해 얘기를 듣고

다빈이는 드디어 무무와 친구가 된답니다.

원래 무무는 그렇게 사나운 개가 아니었거든요.

이사 오면서 친구와 헤어지게 된 무무와

무무 때문에 솔이와 놀지 못하던 다빈이는 사실 같은 입장이었던 거지요.

 

친구와 놀고 싶은 마음을 이해한 다빈이의 해결책이 궁금하시면 이 책 꼭 만나보세요.

다빈이의 사려 깊고 따뜻한 마음을 만날 수 있으니까요.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려보고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해주는 다빈이는

건강하고 확실한 소통의 방법을 찾아 낸 것 같아요.

다빈이와 솔이, 그리고 무무와 친구는

오늘도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거예요.

<내 친구 무무><Let me through, Mumu!> 셋트가

다빈이와 솔이 같아요. 다정한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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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을 든 아이 곰곰그림책
안나 회그룬드 지음, 최선경 옮김 / 곰곰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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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스스로의 능력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어떤 어려움이 닥쳤을 때 훨씬 당당하고 자신 있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에게 우리는 용감하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우산을 들고 당당하게 앞을 향해 나아가는 빨간 옷의 여자 아이가 그려진

<거울을 든 아이>의 표지에서 용감하고 자존감 높은 아이를 만났다.

 

거인의 눈과 마주친 순간 돌로 변해 버리는 일이 생기며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다는 소식에

어린 딸과 함께 살던 용감한 기사 아빠는

온갖 무기를 가득 싣고 먼 길을 떠나 버린다.

 

얼마나 무섭고 두려웠을까?

그런데도 아이는 아빠가 떠난 바다를 보며 망가진 것들을 고쳤고

저녁이 되면 거울을 보며 거울에 비친 자신에게 잘 자.”라고 인사를 했다.

아빠가 오길 기다리며 밝혀 둔 촛불이 다 타고 꺼졌을 때도

아이는 무서워하지 않고 거울과 칼을 챙겨 바다로 나갔다.

결국 바다를 건넌 아이는 할머니의 도움으로

거인의 눈을 피할 우산을 받아 길을 떠났고

기지를 발휘해서 거인을 물리쳤다.

그것도 거인이 다른 사람들을 괴롭힌 방법 그대로......

 

극한의 공포감이 느껴졌을 우산 속에서

차분하고 지혜롭게 행동할 수 있었던 것은

아빠를 기다리며 보냈던 수많은 밤 동안 거울을 보며

자기 자신의 내면과 만났던 순간들이 쌓여 만들어졌을 거라고 생각했다.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자기 자신이 뭘 잘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며 보낸 그 시간이

고장 난 것들을 고치는 시간이었기에

거인들에 의해 고장 난 사람들이 소녀로 말미암아 고침을 받는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특징은

그림책의 매력인 글과 그림의 상호보완적 역할이 매우 잘 표현된 것이다.

이 책 어떤 장면에서도 파랑새에 대한 언급은 없지만

실제로 파랑새는 그림으로 표현되어 아이를 줄곧 따라 다닌다.

옮긴이는 이 파랑새를

몸은 떠났지만 아이 곁을 떠나지 못하는 아빠의 걱정스러운 마음일 수도 있고,

파랑새처럼 자신 곁에서 자신을 지켜봐 주는 아빠의 사랑을 바라는 모습이기도 하며,

아이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어떤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표현했는데

모두 동의가 되는 말들이었다.

짧지만 내용과 형식 모두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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