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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 가방 킨더랜드 픽처북스
나세 지음 / 킨더랜드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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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41일은 만우절이죠.

또 제가 근무하는 학교의 100주년 생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서지 정보에 딱 오늘이 생일인 책이 있네요.

바로 킨더랜드에서 나온 다람쥐 가방입니다.

 

A동 빌라에는 여러 동물 친구들이 모여 살아요.

1층에 사는 다람쥐는 가방 속에 그림자를 넣고 다닙니다.

점점 그림자가 커져서 가방이 터질려고 하는데도

다람쥐는 가방을 벗어버리면 너무 외로울까 봐 고민이래요.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2층에 사는 토끼를 찾아가지만

2층 토끼의 가방안에도 육아로 힘든 토끼 새끼들로 가득합니다.

어디 그것 뿐인가요?

3층 여우의 가방에는 메이크업 도구가

4층 타조의 가방에는 수많은 책들이

5층 원숭이 가방에는 다양한 기타가

6층 뱀의 가방에는 여러 옷들이

7층 코끼리 가방에는 여러 가지 음식이 가득 차서

모든 동물들의 가방도 터지기 일보 직전이네요.

 

너무 답답한 곰은 무거운 가방을 메고 살짝 열린 옥상에 올라갔는데

거기에서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과연 동물 친구들은 어떤 해결 방법을 찾았을까요?

우리는 수 많은 고민들을 안고 살아요.

금방 깔끔하게 해결되는 고민도 있지만

두고두고 생각하며 마음에 부담을 안고 살아가는 고민거리도 있지요.

그 고민거리를 메고 다니는 가방에 빗대어 쓴 이 책을 보면서

내 가방 속에 들어 있는 고민들도 찾아 보았어요.

요즘 저의 가장 큰 고민은 건강한 삶이더라구요.

살아있는 동안 온전한 정신과 두 다리로 움직일 수 있는 노후를 위해

준비할 일들이 있는데 자꾸 게으름을 부리니 고민입니다.

 

책 속 작가 소개란에 있는 작가의 말을 읽으며

동물 친구들의 고민은 물론 우리 사회와 이웃들의 고민에도

귀 기울여주고 마음 모아 줌으로써

공허함을 채워줄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전혀 풀리지 않을 것 같았던 나의 가방 속 고민도

주변 사람들과 나누다 보면 스르르 풀릴 때가 있습니다.

가방 속에 꽁꽁 쌓아 두었던 문제들이 해결되지는 않지만, 마음은 한결 가벼워집니다.

풍족한 사회지만 사람들에게는 공허함이 있습니다.

커다란 가방을 선뜻 내려놓지 못하는 사람들,

결핍이 커져서 터져 버릴 것만 같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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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간이 떠나요 딱따구리 그림책 32
베티나 오브레히트 지음, 율리 푈크 그림, 이보현 옮김 / 다산기획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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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잡아 놓은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시간이죠.

우리가 살아 낸 수많은 시간 중에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순간도 있고

할 수만 있다면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순간도 있을 거예요.

 

제가 기억하는 소중한 시간 중 하나는 첫 발령을 받고 멀리 무주에서 생활했던 2년여 시간이 떠오릅니다. 4학년을 담임했었는데 숙제를 안 하면 학교에 안 오는 친구가 있었어요.

그래서 1교시에 그 아이를 찾으러 학교 앞 냇가에도 가보고 어떤 날은 집으로 데리러 가기도 했지요. 지금처럼 휴대폰이 있던 시절도 아니고...

 

돌아보면 의욕만 앞서 배려가 부족했던 초보 교사 시절이었지만

그래도 나의 첫 아이들과의 추억은 소중하게 남아 있어요.

지금은 벌써 중년을 행해가는 나이들이 되었겠지만

그 친구들도 저와의 시간을 가끔이라도 떠올려 줄지 궁금합니다.

 

우린 가끔 일상 속에서 시간을 말할 때가 있어요.

이렇게라도 시간을 흘려 보내야 해

시간을 때우는 중이지

시간을 죽이는 중이야

모두 긍정적인 표현이 아니지요.

이 책의 주인공인 시간은 사람들이 쓰는 이런 표현들을 듣고 더 이상 머물 수 없다고 라라에게 말하고 떠납니다.

라라는 곧 시간을 쫓아 나가지만 시간을 만날 수는 없었어요.

시간을 봤냐는 라라의 물음에 만나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해요.

방금봤지” “아니, 어제 봤나?”

아니야, 지난주에 봤을걸?” “아니지, 내일은 되어야 오지 않을까?”

시간은 돈이란다

 

무심코 사용했던 시간에 관한 말들...

시간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은 항상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는데 사람들은 자신의 필요에 따라 시간을 평가하죠. 그리고 본인들이 기억하는 순간에만 시간을 떠올리기도 하고요. 우리 모두는 누구도 시간을 이길 수는 없어요. 다만 우리가 의식할 때 시간은 우리 곁에 머물기도 하고 흘러가기도 한답니다. 그만큼 마음의 여유가 생겨야 한다는 것이겠죠? 우리에게 지난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간을 선물해주고 편안하고 여유로운 모습으로 묵묵히 함께 해 준 시간이라는 보이지 않는 친구를 시각적으로 상상하게 해 준 멋진 책이였어요.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시간은 어떤 모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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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밤톨이
안즈 유키 지음, 가나자와 마유코 그림, 김숙 옮김 / 책연어린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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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이 끝나면 휴가지에 많은 반려 동물들이 버려진다고 하죠.

그럼 그 동물들은 떠돌이 개, 길고양이가 될테구요.

반려동물이라고 하지만 길거리에 어슬렁거리는 개나 고양이를 만나면 두려운 마음부터 들어요

제게도 이런 경험들이 몇 번 있었는데 책 속 주인공 아이도 그런가 봅니다.

 

다쿠토는 등굣길에 꼬질꼬질한 떠돌이 갈색 개를 봅니다.

친구들이 떠돌이 개를 놀리며 킥킥댔지만 다쿠토는 웃으면 갈색 개가 슬퍼할까 봐 웃지도 않아요. 집에 돌아온 다쿠토는 엄마랑 아침에 만났던 개에 대해 얘기 하다가 갈색 개를 데려와 기르기로 결정했어요. 문제는 떠돌이 개라 사람을 잘 따르지 않을 것 같다는 거죠.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전단지를 만들어 알린답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데려온 갈색 개에게 밤톨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지요. 밤톨이는 집에 와서 밥도 잘 먹고 점차 적응해 갑니다. 그리고 다쿠토는 밤톨이 소식을 새로운 전단지로 만들어 마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게시판에 붙였어요. 숲에 있던 개를 무사히 데리고 왔습니다라고요. 그리고 그 후에 정말 감동적인 장면이 나오는데 직접 책을 통해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2019년 일본 후쿠오카의 한 마을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을 작가 안즈 유키가 알게 되면서 쓰여졌다고 해요. 떠돌이 개를 사랑하는 마을 사람들의 마음이 감동을 주기에 충분한 이야기였죠. 유기견, 유기묘가 넘쳐나는 요즘 세상에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끝까지 책임지려는 다쿠토와 엄마 그리고 한 마음으로 자신이 지어준 이름으로 밤톨이를 불러 주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이웃들의 모습이 너무 따뜻하게 다가왔던 책이였어요.

 

그리고 가나자와 마유코 작가님의 그림으로 탄생한 밤톨이와 다쿠코의 그림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꼭 책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을 읽으며 아이들과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에 대해 얘기 나누면 좋을 것 같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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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공주와 마법 거울
나타샤 패런트 지음, 리디아 코리 그림, 김지은 옮김 / 사계절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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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라 하면 누구나 옛날이야기 속의 주인공을 떠올릴 것이다. 혹시 딸바보 아빠라면 자신의 예쁜 딸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현대에 와서 공주를 옛날처럼 신분의 구분에 따라 칭해지는 호칭으로 여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공주의 정의를 현대에 맞게 새롭게 해석해 놓은 재미있는 동화책, ‘여덟 공주와 마법 거울을 소개하고 싶다.

 

먼 옛날 머나먼 곳에 홀로 떨어져 있는 나라의 왕과 왕비가 딸을 낳고 강력한 능력을 지닌 마법사를 불러 이 아기의 대모가 되어 달라고 부탁하자 마법사는 훌륭한 공주로 자라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마법사는 거울에게 훌륭한 공주란 무엇인지알아 오라는 지시를 내렸고 거울은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간 여덟 명의 공주가 마법 거울의 도움을 받아 어떤 활약을 펼쳤는지 들려주는데 거울이 만난 여덟 공주는 각자 개성이 뚜렷한 공주들이었다.

 

첫 번째로 만난 엘로이즈 공주는 마녀를 상대할 수 없는 기사들을 대신해 온갖 무예 실력을 자랑하며 마녀를 상대하기 위해 길을 떠나는 지혜와 용기를 가진 공주였고, 두 번째로 만난 사막의 공주 레일라는 한 손에 칼을 들고 말 안장에 올라탄 채 바람에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모래 언덕을 가로지르고, 사막여우와 함께 할 수 있는 모험심 가득한 공주였다. 세 번째로 만난 아베요미 공주는 왕비에게 인정받기 위해 애쓰느라 동생처럼 동생처럼 돌보던 오데를 보살피지 못한 자신을 후회하고 결국 혼자 오데를 찾아 나서는 사랑스런 공주였고, 네 번째 만난 엘렌 공주는 다른 세 자매 공주들과 달리 동경하던 새로운 세상을 향한 항해를 위해 직접 배를 몰고 떠나서 바다의 공주였다. 다섯 번째로 만난 타카 공주는 자연의 동물들과 어울려 소통할 줄 알았던 공주였으며 여섯 번째로 만난 공주는 이야기를 모으고 귀 기울여 듣고 이야기를 말하는 시얼샤 공주였다. 그리고 일곱 번째로 만난 네 공주 소냐, 아냐, 페트라, 타티아나는 직접 일자리를 찾아 돈을 벌어 생활하며 궁전 밖에서도 공주의 위엄을 잃지 않았고 마지막 여덟 번째로 만난 이름만 공주였던 공주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을 보란 듯이 성공해 내는 멋진 공주였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거울은 무얼 배우고 왔는지 말해 달라는 마법사에게

공주들은 용감하고 용맹하고 아주 헌신적이었어요. 커다란 꿈을 가지고 있었고 그 꿈보다 더 큰 가슴이 있었어요. 늘 더 나은 세상을 간절히 바랐죠. 뜨거운 사랑을 품고 있었고, 그리고...“ ”저는 그냥 공주들의 대모가 마법사였기 때문에 공주들이 완벽했던 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공주들은 그 스스로 완벽했거든요. 그들은 훌륭한 사람들이었어요.“라고 대답했다.

마법 거울을 통해 훌륭한공주를 만들기 위한 방법을 찾고자 했던 마법사가 깨달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마법 거울의 이야기 속에서 자신의 뜻을 펼치고 바꾸어 나갈 넓은 세상을 향해 자신의 생각대로 뚜벅뚜벅 걸어 나가는 수 많은 공주들을 발견하지 않았을까?

다른 사람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삶을 찾아내고 그 삶을 향해 고난을 헤치며 걸어가는 또 다른 공주들, 아니 사람들이 많아지는 세상을 꿈꾸게 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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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말 사전 슬기사전 3
박효미 지음, 김재희 그림 / 사계절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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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에 신언서판(身言書判)이란 말이 있다.

인물을 고르는 표준으로 삼던 네 가지 조건으로 신수, 말씨, 문필, 판단력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렇듯 사람이 쓰는 말씨를 보면 그 사람의 됨됨이를 짐작할 수 있다는 뜻이고, 언어 생활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다.

 

나쁜 말 사전!’

제목부터 뭔가 할 얘기가 많을 것 같았다. 속어, 은어, 줄임말, 욕설, 신조어 등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책일 거라고 미리 짐작하고 책을 펼쳤다. 하지만 내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다.

 

나쁜 말만 쓰며 살던 나쁜말씨가 불의의 사고를 당해 염라대왕 앞에 가고, 세상 나쁜 말을 잡아 오면 불지옥을 면하게 해 준다는 염라대왕의 명을 받는다. 나쁜 말 사전을 받아 들고 세상의 나쁜 말들을 잡아 적기 위해 출발한 나쁜말씨는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나쁜말씨가 찾아낸 나쁜 말들을 보니 우리가 부지불식간 일상 생활 속에서 쓰고 있는 나쁜 말들이였는데 내가 생각했던 욕설이나 폭력적인 것이 아니라 성차별적 발언, 다른 사람을 비하하는 발언 등 차별과 혐오가 드러난 표현들로 작가가 생각하는 나쁜 말의 개념을 눈치 챌 수 있었다. 책을 읽고 나서야 , 그럴수 있겠구나라고 생각되는 말들이 의외로 많아서 나의 언어생활에도 많은 도움을 줄 것 같다.

 

특히 전혀 나쁜 말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유모차, 미망인,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애완동물, 단일민족, 몰래카메라 등은 책을 읽고서야 그 단어들이 왜 나쁜 말 인지를 깨닫게 되었고 그 대안으로 사용할 단어들을 책에 제시해 준 점은 매우 훌륭하다고 느꼈다.

 

우리가 무심코 쓰는 많은 말 중에 어떤 말들이 나쁜 말인지를 설명해주고, 왜 쓰면 안되는지와 사용 가능한 좋은 말을 제시해 줌으로써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의 언어 사용 수준을 높여준 박효미 작가의 아이디어가 뛰어난 책이였고 김재희 작가의 코믹하면서도 친근한 그림이 더 몰입도를 높여 주었다.

 

이 책은 아이들과 인권주제 수업 뿐 아니라 일상적인 언어 생활을 돌아보기 위한 수업 자료로 활용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아이들과 함께 차별과 혐오를 포함한 나쁜 말들을 더 찾아보고 좋은 말 사전을 만들어 보는 활동을 하면 친구를 존중하고 배려와 사랑이 담긴 따뜻한 언어를 사용하는 아이들이 되지 않을까?

물론 어른들에게도 깨달음을 주는 좋은 책이다. 나에게도 그랬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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