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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먼지 ㅣ 봄볕어린이문학 25
심순 지음, 정인하 그림 / 봄볕 / 2022년 11월
평점 :
작가들은 모두 천재다.
내가 내린 결론으로 늘 이렇게 말하고 다닌다.
어떻게 사소한 먼지까지도 이야기의 소재로 삼을 수 있는지,
그 발상이 기발하고 무궁무진하다.
<행복한 먼지>의 주인공은 유빈이네 집에 살고 있는
먼지 멍지네 가족의 바깥세상 모험 이야기이다.
창가로 햇빛이 쫙 들어오는 날 공기 중에 무수히 떠다니는 먼지들을
본 경험이 아마도 누구나 있을 것 같다.
깨끗한 방 안인 것 같았는데 햇빛에 드러내놓고 보니 결코 깨끗하지 않았던
그 먼지의 세계가 이 책의 무대이고 그 무수히 많았던 먼지들의 이야기이다.
결코 이 책을 만나기 전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이야기다.
멍지의 동경의 대상은 달먼지님이다.
위험이 닥칠 때마다 아빠, 엄마 먼지랑 손을 잡고 외우던 폴폴폴폴 주문과
청소기를 피할 수 있었던 제자리높이뛰기, 허리 비틀어 돌기 등의 신기술을
장착한 덕분에 지금까지 잘 버티고 있던 멍지네 가족이다.
그러나 항상 사건은 우연한 계기로, 미처 생각하지 못한 타이밍에 일어난다.
바깥세상은 늘 무섭고 더럽고 냄새나는 곳이라는 부모님 말씀 때문에
바깥으로 나갈 생각이 전혀 없던 멍지가 바깥세상으로 나가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그리고 멍지가 만난 바깥세상은 정말 부모님이 말씀하시던 그대로의 장소였을까?
생각지도 못한 먼지 이야기를 통해 성장과 배려라는 행복의 가치를 만났다.
작은 카펫 귀퉁이가 자신의 삶의 공간이었던 먼지 가족들이 카펫을 떠나
바깥세상으로 나가고 그곳에서 만나는 다양한 인물들과의 소통을 통해
서로 배려하고 힘이 되어주는 관계를 배운다.
그리고 최고의 경지를 꿈꾸던 삶에서 지금을 즐길 줄 아는 행복을 배워간다.
최고를 위해 현재를 포기하며 사는 삶이 아니라
최고는 아니지만 지금을 즐기고 누리는 삶이 주는 기쁨을 깨닫게 된
멍지네 가족이 지금 어딘가에서 폴폴폴폴 주문을 외우로 있을지도 모른다.
혹시 우리집 소파 밑에서 허리 비틀어 돌기 묘기를 연마하고 있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