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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오 상담소 - 잘 보이지 않는 존재들에게 보내는 위로와 공감!
소복이 지음 / 청어람미디어(나무의말) / 2022년 11월
평점 :
나무의말 출판사에서 펀딩으로 제작한 소복이 작가의 책 <이백오 상담소>는
[잘 보이지 않는 존재들에게 건네는 위로와 공감] 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절판되었던 <이백오 상담소>를 그대로 복간한 책인데
복간되기 전에 이 책에 대한 호평을 많이 들었던 터라 복간 소식이 무척 반가웠다.
지난여름 만났던 소복이 작가는 정말 수수한 이웃집 친구 엄마처럼 느껴졌었다.
그리고 그 소박함과 푸근함을 가득 담고 있는 책이 <이백오 상담소>였다.
세련된 그림도 아니고
잘나가는 주인공도 아니고
무대가 화려한 장소도 아니고
스펙타클한 주제의 내용도 아닌
이 만화책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이유가 뭘까?
난 부제의 제목이 답이라고 생각했다.
‘잘 보이지 않는 존재들에게 건네는 위로와 공감’
예전 TV 프로그램 중 부채 도사로 분장한 강**이 나와
출연자들의 고민을 상담해 주는 프로그램이 생각났다.
작가의 청년 시절에 <이백오 상담소>를 썼던 장소를 무대 삼아
상담소를 열고 사람들의 고민에 명쾌한 해답을 내려주는 주인공이
부채도사의 강**과 오버랩 되었다.
사랑, 이별, 직장, 가족, 외로움 등 다양한 주제의 고민은
내 고민이기도 하고 내 주변 사람들의 일상적인 고민이기도 했다.
짝사랑하는 사람을 멀고 먼 섬에서 또다시 만난 것이
운명이냐고 묻는 주인공에게 짝사랑남은 운명이 아니고 우연이라고 했다.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일은 그저 자연스러운 일일 뿐이라며...
운명이라는 대답을 기대하며 질문했을 주인공의 맘과 달리
지극히 객관적인 모습으로 또 다른 상담사가 되어 준 짝사랑남의 대답이 멋졌다.
그 밖에도 깊은 공감을 하게 만든 주인공의 처방전이 곳곳에 숨어 있었다.
‘사는 장소보다 중요한 건 사는 태도다.’
‘다른 사람이 가진 걸 나도 다 가질 필요는 없지만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다.’
‘변명하지 말고 자학하지 마세요. 그냥 부족한 그 모습이 당신이에요.’
‘초등학생 때는 아무 고민이 없었지만 다시 초등학생이 되고 싶진 않다.’ 등등.
여기저기서 울고 있던 낯선 사람들을 만난 날 주인공은 이렇게 위로한다.
‘여기서(길 위) 실컷 울고 어두운 방에 들어가서 혼자 울지 말아요.’라고.
길 위에서 하늘과 땅과 나무와, 지나가는 사람들과 비둘기와 지렁이가
함께 울어 줄 것을 알고 있는 주인공이 건네는 위로에 책을 읽던 나는 울컥했다.
내게도 길 위에서 울고 있는 낯선 사람에게 내어 줄 마음이 있을까?
그리고 그 마음을 챙기고 싶다.
우리 모두 그 마음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